“살려주세요!” 바다로 뛰어든 선원들…어선 17척 불에 타

입력 2021.03.23 (16:37) 수정 2021.03.2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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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태안 신진항에 정박된 선박들에 큰 불

항구에 정박한 배들이 커다란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불은 배에서 배로 빠르게 번져 갑니다. 불기둥과 함께 검은 연기도 치솟습니다.

오늘(23일) 새벽 어스름인 3시 반쯤 충남 태안반도 끄트머리에 있는 신진항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 2명은 불을 피해 다급하게 바다로 뛰어내렸습니다. 아래 영상을 보면 바다로 뛰어든 선원이 부표를 잡고 버티고 있습니다. 이들을 구하기 위한 구조작전이 긴급하게 벌어졌습니다.

소방관들은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다행히 거리는 멀지 않았습니다. 물에 떠 있는 선원에게 접근하는 데 금세 성공합니다. 물 바깥에 있는 소방관이 소방 호스로 추정되는 줄을 던져 이들을 구해냅니다.

선원 중 1명은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 난 불은 초속 10m의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옆에 정박돼 있던 선박들로 번졌습니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해 해경과 함께 진화에 나섰습니다. 인력 270명과 소방차 등 33대가 동원됐습니다. 하지만 선박들이 불에 타기 쉬운 재질로 돼 있고 선내에 기름 등 인화물질도 많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불을 완전히 끈 건 오전 6시 50분쯤입니다. 3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선박 11척이 불에 탔습니다. 그런데 오전 10시 반쯤 꺼진 줄 알았던 불이 다시 번졌습니다.

불에 탄 어선에서 불꽃이 바람에 날리면서 처음 불이 난 곳에서 170m가량 떨어진 마도 방파제에 정박한 어선들로 다시 불이 번진 겁니다. 6척이 더 불에 탔습니다.

이번 화재로 완전히 불에 타거나 그을리는 등의 피해를 본 어선은 해양경찰의 공식 집계 결과 모두 17척으로 늘었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화재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불에 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선박들(드론 촬영)불에 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선박들(드론 촬영)

■ 어민 "선박 대피 안내 없었다"

바다에 떠 있는 배에서 불이 나면서 해경은 해양오염을 막기 위해 화재 선박 주변에 100m 넘는 길이의 기름 펜스를 설치했습니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 어민들은 주변 선박에 대한 불길 차단 작업이 부족했다고 주장합니다. 선박 대피 안내조차 없어 피해가 커졌다며 화재 대응 과정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화 작업 중인 소방당국과 해경진화 작업 중인 소방당국과 해경

실제 피해를 본 배의 한 선장은 "피할 수 있게 조치를 해줬어야 하는데 그게 안돼 있고 불이 붙은 배는 계속 바람에 밀려서 옆의 배를 다 전소시켰다"고 말했습니다. 화재 사실을 제때 알았으면 선박을 연결해둔 밧줄을 자르고 대피할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아직 정확한 피해 금액이 추산되지는 않았지만, 17척의 배가 불에 타 피해 금액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경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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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살려주세요!” 바다로 뛰어든 선원들…어선 17척 불에 타
    • 입력 2021-03-23 16:37:59
    • 수정2021-03-23 18:02:11
    취재K


■ 충남 태안 신진항에 정박된 선박들에 큰 불

항구에 정박한 배들이 커다란 화염에 휩싸였습니다. 불은 배에서 배로 빠르게 번져 갑니다. 불기둥과 함께 검은 연기도 치솟습니다.

오늘(23일) 새벽 어스름인 3시 반쯤 충남 태안반도 끄트머리에 있는 신진항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어선에 타고 있던 선원 2명은 불을 피해 다급하게 바다로 뛰어내렸습니다. 아래 영상을 보면 바다로 뛰어든 선원이 부표를 잡고 버티고 있습니다. 이들을 구하기 위한 구조작전이 긴급하게 벌어졌습니다.

소방관들은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었습니다. 다행히 거리는 멀지 않았습니다. 물에 떠 있는 선원에게 접근하는 데 금세 성공합니다. 물 바깥에 있는 소방관이 소방 호스로 추정되는 줄을 던져 이들을 구해냅니다.

선원 중 1명은 부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오늘 난 불은 초속 10m의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옆에 정박돼 있던 선박들로 번졌습니다.

불이 나자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해 해경과 함께 진화에 나섰습니다. 인력 270명과 소방차 등 33대가 동원됐습니다. 하지만 선박들이 불에 타기 쉬운 재질로 돼 있고 선내에 기름 등 인화물질도 많아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불을 완전히 끈 건 오전 6시 50분쯤입니다. 3시간 넘게 걸렸습니다. 선박 11척이 불에 탔습니다. 그런데 오전 10시 반쯤 꺼진 줄 알았던 불이 다시 번졌습니다.

불에 탄 어선에서 불꽃이 바람에 날리면서 처음 불이 난 곳에서 170m가량 떨어진 마도 방파제에 정박한 어선들로 다시 불이 번진 겁니다. 6척이 더 불에 탔습니다.

이번 화재로 완전히 불에 타거나 그을리는 등의 피해를 본 어선은 해양경찰의 공식 집계 결과 모두 17척으로 늘었습니다.

화재 현장에서 검은 연기가 치솟고 있다.
불에 타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선박들(드론 촬영)
■ 어민 "선박 대피 안내 없었다"

바다에 떠 있는 배에서 불이 나면서 해경은 해양오염을 막기 위해 화재 선박 주변에 100m 넘는 길이의 기름 펜스를 설치했습니다. 아직 정확한 화재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피해 어민들은 주변 선박에 대한 불길 차단 작업이 부족했다고 주장합니다. 선박 대피 안내조차 없어 피해가 커졌다며 화재 대응 과정에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진화 작업 중인 소방당국과 해경
실제 피해를 본 배의 한 선장은 "피할 수 있게 조치를 해줬어야 하는데 그게 안돼 있고 불이 붙은 배는 계속 바람에 밀려서 옆의 배를 다 전소시켰다"고 말했습니다. 화재 사실을 제때 알았으면 선박을 연결해둔 밧줄을 자르고 대피할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아직 정확한 피해 금액이 추산되지는 않았지만, 17척의 배가 불에 타 피해 금액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해경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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