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소녀는 미얀마 군인의 총탄에 어떻게 숨졌나

입력 2021.03.24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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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어제(23일) 한 소녀가 미얀마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숨진 소녀의 이름은 킨 묘 칫, 올해 나이는 7살입니다. 부모 품에서 한창 어리광을 부리며 사랑을 받기에도 모자랄 어린 나이입니다.

이 소녀는 쿠데타가 뭔지, 민주정부 복원이 뭔지 알았을까요?

어제 미얀마 군인들은 만달레이의 한 마을에서 시위대 색출 작전을 벌였습니다. 가가호호 샅샅이 뒤지면서 시위 의심자를 발견하면 총으로 마구 살해하는 식입니다.

군인들은 킨 묘 칫의 집에도 들이닥쳤습니다. 소녀는 아빠의 무릎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아빠와 딸의 평화로운 한때는 군인이 쏜 총에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군인이 소녀의 아빠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고 총탄은 아빠를 빗나갔습니다. 대신 7살 소녀의 가녀린 몸에 박혔습니다. 소녀는 아빠의 품에 안겨 싸늘히 식어갔습니다.

구조대가 황급히 현장을 찾았지만 소녀의 생명을 살릴 수는 없었습니다. 현지 언론매체 미얀마 나우가 전한 소녀의 죽음 소식입니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2월 1일 이후 군경에 의해 숨진 가장 나이 어린 희생자입니다.

미얀마 군정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기자회견에서, 앞서 벌어진 시위대의 사망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시위대가 미얀마를 무정부상태로 만들었다", "시위대가 폭력과 방화 행위에 책임이 있다"며,사태 악화의 책임을 시위대에 전가했습니다.

인권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지금까지 미얀마에서 어린이 20명 이상이 군경에 희생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2일에는 14살 소년이 자기 집에서 문을 잠그다가 군경이 쏜 총을 가슴에 맞고 숨졌고, 20일에는 한 찻집에서 일하던 15살 소년이 군경이 난사한 총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군경이 마구잡이로 구금한 어린이가 적어도 17명에 이르고 이들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억류된 어린이 중에는 11살 여자 어린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불 가리지 않는 군경의 무차별 유혈 진압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급속히 늘자 시위를 주도하는 민주진영은 전략을 바꿔 오늘(3월 24일) 하루, 외출도 하지 않고 상점도 철시하고 파업을 벌이는 '침묵 파업'을 전개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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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살 소녀는 미얀마 군인의 총탄에 어떻게 숨졌나
    • 입력 2021-03-24 15:20:20
    취재K
미얀마 제2의 도시 만달레이에서 어제(23일) 한 소녀가 미얀마 군인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숨진 소녀의 이름은 킨 묘 칫, 올해 나이는 7살입니다. 부모 품에서 한창 어리광을 부리며 사랑을 받기에도 모자랄 어린 나이입니다.

이 소녀는 쿠데타가 뭔지, 민주정부 복원이 뭔지 알았을까요?

어제 미얀마 군인들은 만달레이의 한 마을에서 시위대 색출 작전을 벌였습니다. 가가호호 샅샅이 뒤지면서 시위 의심자를 발견하면 총으로 마구 살해하는 식입니다.

군인들은 킨 묘 칫의 집에도 들이닥쳤습니다. 소녀는 아빠의 무릎 위에 앉아 있었습니다. 아빠와 딸의 평화로운 한때는 군인이 쏜 총에 산산이 부서졌습니다.

군인이 소녀의 아빠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고 총탄은 아빠를 빗나갔습니다. 대신 7살 소녀의 가녀린 몸에 박혔습니다. 소녀는 아빠의 품에 안겨 싸늘히 식어갔습니다.

구조대가 황급히 현장을 찾았지만 소녀의 생명을 살릴 수는 없었습니다. 현지 언론매체 미얀마 나우가 전한 소녀의 죽음 소식입니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2월 1일 이후 군경에 의해 숨진 가장 나이 어린 희생자입니다.

미얀마 군정 대변인인 조 민 툰 준장은 기자회견에서, 앞서 벌어진 시위대의 사망에 유감을 표하면서도 "시위대가 미얀마를 무정부상태로 만들었다", "시위대가 폭력과 방화 행위에 책임이 있다"며,사태 악화의 책임을 시위대에 전가했습니다.

인권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은 지금까지 미얀마에서 어린이 20명 이상이 군경에 희생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2일에는 14살 소년이 자기 집에서 문을 잠그다가 군경이 쏜 총을 가슴에 맞고 숨졌고, 20일에는 한 찻집에서 일하던 15살 소년이 군경이 난사한 총에 목숨을 잃었습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군경이 마구잡이로 구금한 어린이가 적어도 17명에 이르고 이들의 안전이 우려된다고 밝혔습니다. 억류된 어린이 중에는 11살 여자 어린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불 가리지 않는 군경의 무차별 유혈 진압으로 민간인 희생자가 급속히 늘자 시위를 주도하는 민주진영은 전략을 바꿔 오늘(3월 24일) 하루, 외출도 하지 않고 상점도 철시하고 파업을 벌이는 '침묵 파업'을 전개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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