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림막 뒤 백신 바꿔치기?’…문 대통령 AZ 백신 접종의 진실은?

입력 2021.03.24 (16:54) 수정 2021.03.24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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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23일)부터 요양병원과 시설, 정신요양시설 등에서 만 65세 이상 입소자·종사자들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대표단 11명은 오는 6월 예정된 G7 회의 참석을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받았는데요.
문 대통령은 공무상 국외 출장, 공익 목적의 국외 방문 등에 대해 적용되는 '필수목적 출국을 위한 예방접종 절차'에 따라 우선 접종받은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고령층 접종을 앞두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둘러싼 안전·효과성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하는 의미도 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런데 정작 어제는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문 대통령이 접종하는 백신을 바꿔치기했다'는 주장이 확산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 '백신 추출한 뒤 주사기 바꿔치기했다?'…방역당국 "바늘 오염 방지 차원"

먼저 접종 당시 상황을 보면, 문 대통령은 어제 오전 9시 5분쯤 서울 종로구보건소 내 접종실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았습니다.


당시 공개된 장면을 보면 간호사가 주사기를 들고 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추출한 뒤, 백신과 주사기를 들고 가림막 뒤로 갔다가 다시 나와 문 대통령에게 접종했습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에게 접종 직전, 주사기에 뚜껑이 씌어 있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리캡(뚜껑 다시 끼우기)' 논란이 생긴 겁니다. 주사기 뚜껑을 열고 백신을 추출했는데, 가림막 뒤로 갔다가 나오면서 뚜껑이 씌워져 있다는 건 주사기를 바꿔서 다른 백신을 접종한 게 아니냐는 거죠.

논란이 커지자 질병관리청이 해명에 나섰습니다. 결론적으로 주사기 바꿔치기는 전혀 없었고, 단지 '오염 방지'를 위한 것이었다는 겁니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오늘(24일) 출입기자단과의 온라인 브리핑에서 "질병청 차원에서도
종로구보건소에 문의해보니, 통상적으로는 분주(추출)한 뒤 바로 접종하는데 어제는 기자들께 (백신을) 분주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위로 들어 보이는 등 촬영을 위한 준비 시간이 있어서 뚜껑을 씌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팀장도 "바이알(병)에서 백신을 추출하고 나서 두 손이 자유로우면 바로 접종을 하는데, (접종자) 팔에 소독을 하는 등 다른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뚜껑을 씌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접종 시간이 조금 지체될 수 있는 상황에서, 백신을 추출한 주사기에 뚜껑을 씌워 오염을 방지하는 것은 의료인으로서 당연한 조치라는 겁니다.


■ "온라인에서 허위사실 유포…경찰청 등과 함께 대응"

아울러 방역당국은 문 대통령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가 이어지는 건 백신 접종에 대해 불안과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경찰청도 대구경찰청을 이 사건의 책임 관서로 지정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백신 접종이 확대되며 관련한 허위 정보도 확산하는 상황에 방역당국은 "세계보건기구와 유럽의약품청(EMA) 등 해외 기구, 그리고 전문가 등과 잘 소통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방역당국 본연의 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달부터 75세 이상 고령층 대상으로 화이자 접종을 시작하기에 앞서 오는 29일, 전문가와 함께 대국민 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안전성, 효과성 검증은 철저해야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과학적 근거와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토대로 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근거 없는 허위사실의 유포는 사람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일으키고, 백신을 꺼리게 해서 결과적으로 모두의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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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림막 뒤 백신 바꿔치기?’…문 대통령 AZ 백신 접종의 진실은?
    • 입력 2021-03-24 16:54:14
    • 수정2021-03-24 19:11:27
    취재K

어제(23일)부터 요양병원과 시설, 정신요양시설 등에서 만 65세 이상 입소자·종사자들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시작됐습니다. 같은 날, 문재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한 대표단 11명은 오는 6월 예정된 G7 회의 참석을 위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받았는데요.
문 대통령은 공무상 국외 출장, 공익 목적의 국외 방문 등에 대해 적용되는 '필수목적 출국을 위한 예방접종 절차'에 따라 우선 접종받은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고령층 접종을 앞두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둘러싼 안전·효과성 논란을 불식시키고자 하는 의미도 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그런데 정작 어제는 일부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문 대통령이 접종하는 백신을 바꿔치기했다'는 주장이 확산했는데요. 어떻게 된 일일까요?


■ '백신 추출한 뒤 주사기 바꿔치기했다?'…방역당국 "바늘 오염 방지 차원"

먼저 접종 당시 상황을 보면, 문 대통령은 어제 오전 9시 5분쯤 서울 종로구보건소 내 접종실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받았습니다.


당시 공개된 장면을 보면 간호사가 주사기를 들고 병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추출한 뒤, 백신과 주사기를 들고 가림막 뒤로 갔다가 다시 나와 문 대통령에게 접종했습니다.

그런데 문 대통령에게 접종 직전, 주사기에 뚜껑이 씌어 있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리캡(뚜껑 다시 끼우기)' 논란이 생긴 겁니다. 주사기 뚜껑을 열고 백신을 추출했는데, 가림막 뒤로 갔다가 나오면서 뚜껑이 씌워져 있다는 건 주사기를 바꿔서 다른 백신을 접종한 게 아니냐는 거죠.

논란이 커지자 질병관리청이 해명에 나섰습니다. 결론적으로 주사기 바꿔치기는 전혀 없었고, 단지 '오염 방지'를 위한 것이었다는 겁니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오늘(24일) 출입기자단과의 온라인 브리핑에서 "질병청 차원에서도
종로구보건소에 문의해보니, 통상적으로는 분주(추출)한 뒤 바로 접종하는데 어제는 기자들께 (백신을) 분주하는 모습 보여드리도록 위로 들어 보이는 등 촬영을 위한 준비 시간이 있어서 뚜껑을 씌웠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접종기획팀장도 "바이알(병)에서 백신을 추출하고 나서 두 손이 자유로우면 바로 접종을 하는데, (접종자) 팔에 소독을 하는 등 다른 작업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뚜껑을 씌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접종 시간이 조금 지체될 수 있는 상황에서, 백신을 추출한 주사기에 뚜껑을 씌워 오염을 방지하는 것은 의료인으로서 당연한 조치라는 겁니다.


■ "온라인에서 허위사실 유포…경찰청 등과 함께 대응"

아울러 방역당국은 문 대통령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과 관련해 허위사실 유포가 이어지는 건 백신 접종에 대해 불안과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만큼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경찰청도 대구경찰청을 이 사건의 책임 관서로 지정해 내사에 착수했습니다.

백신 접종이 확대되며 관련한 허위 정보도 확산하는 상황에 방역당국은 "세계보건기구와 유럽의약품청(EMA) 등 해외 기구, 그리고 전문가 등과 잘 소통해 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방역당국 본연의 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다음 달부터 75세 이상 고령층 대상으로 화이자 접종을 시작하기에 앞서 오는 29일, 전문가와 함께 대국민 설명회를 개최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안전성, 효과성 검증은 철저해야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과학적 근거와 명확한 사실관계 확인을 토대로 할 때 의미가 있습니다.

근거 없는 허위사실의 유포는 사람들에게 막연한 불안감을 일으키고, 백신을 꺼리게 해서 결과적으로 모두의 건강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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