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서방의 ‘노예 무역’까지 불러낸 중국의 반발

입력 2021.03.2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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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유럽연합(EU),영국,캐나다가 22일 전격적으로 중국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중국의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가 심각하다며 관련된 중국 관리와 단체 에 대해 자산동결과 입국을 금지시켰습니다.

이에 중국도 즉각 중국을 비난해 왔던 독일인 학자 아드리안 젠츠와 유럽의회, 네덜란드·벨기에·리투아니아 의회 의원, EU이사회 정치안전위원회의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입국을 막는 제재로 맞대응했습니다.

■ 신장 인권 문제로 영국 vs 중국 충돌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인권문제는 오랜기간 계속돼 왔지만 올해 초 영국 BBC의 보도가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BBC는 중국 정부가 신장(新疆) 지역에서 운영하는 재교육 수용소 여성들이 조직적으로 성폭행을 당했고 인권유린이 심각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BBC 보도가 근거없다며 일축했습니다.

파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아 양국 정부의 대응으로 번졌습니다.

영국은 2019년 런던에서 운영을 시작한 중국 국제텔레비전(CGTN)이 중국 공산당의 통제 아래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방송 면허를 취소했고 중국은 BBC 월드 뉴스의 자국 내 방영을 금지했습니다.

 화춘잉(华春莹) 중국 외교부 대변인 화춘잉(华春莹) 중국 외교부 대변인

■ 中 "서방 국가 제재는 중국 발전 막기 위한 것"

23일 오후,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는 많은 내외신 기자들이 몰렸습니다. 서방국가의 중국 제재와 이틀 동안 열린 중,러시아 외교 장관 회담 결과에 대해 질문할 게 많아서였습니다.

브리핑은 화춘잉(华春莹) 대변인이 맡았습니다. 평상시 차분한 톤으로 브리핑을 하던 화 대변인은 이날 더욱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미국와 유렵연합 등 서방국가에 대해 비난의 날을 세웠습니다.

화춘잉 대변인은 우선 미국과 유럽연합(EU),영국,캐나다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을 핑계로 제재를 가한 것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40년 동안 신장 위구르족 인구는 550만 명에서 1,280만 명으로 늘었고 평균 수명은 30세에서 72세로 늘었다며 위구르족을 포함한 신장 지역의 모든 민족들은 헌법과 법적인 모든 권리를 누린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도 허위 문건과 조작된 증거로 서방국가들이 중국을 압박하는 것은 중국의 성공과 발전을 보고 싶지 않아서라며 노골적인 내정 간섭, 주권과 안보 이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400년 전 '노예 무역'까지 거론…中 "인권문제 말할 자격 없어"

미국과 영국, 캐나다 외무장광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한데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서 화 대변인의 발언은 강도가 세졌습니다.

화 대변인은 미국과 영국,프랑스의 식민지 개척자들이 400년 동안 노예 무역에서 1,200만 명의 아프리카 노예를 아메리카 대륙으로 팔았고 1,000만 명의 노예가 이동중 사망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인권 심판관'으로 말하는 나라들이 치졸한 기록을 갖고 있다며 중국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미국에서는 여전히 흑인 인권 문제가 계속되고 있고 아프리카 후손들은 건강, 고용, 교육, 공정한 재판, 기타 권리에 대한 체계적인 인종차별을 받고 있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습니다.

독일에 대한 비난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독일 식민지 개척자들이 20세기 초 아프리카 나미비아 토착 부족들을 학살했고, 1904년과 1908년 사이에 독일군이 10만 명 이상의 토착민을 죽였다며 이는 20세기 최초의 대량 학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나치 독일은 100만 명의 어린이를 포함하여 거의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랑스 역시 도마 위에 올렸습니다. 프랑스군이 식민지 시절 알제리에서 550만 명을 학살한 것은 반인륜 범죄라고 꼽았습니다.

또 1870년대 캐나다 정부가 인디언 문화 말살 정책을 위해 기숙학교를 설립했고 여기서 5만 명의 어린이들이 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중국 제재에 동참한 국가들이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中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

한 기자가 화춘잉 대변인에게 물었습니다. " 서방국가에서 제재를 가했고 미국이 동맹국가들과 함께 연합해 중국을 고립시키려하는데 이에대한 생각은 어떻습니까?"

화 대변인은 한마디로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맞받았습니다. 미국와 영국 ,캐나다 3개 국의 인구는 세계 인구의 5.7%, 유럽연합까지 합하더라도 11% 남짓이라며 세계 5분의 1을 가진 중국 인구보다 적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런만큼 이들 나라들의 입장이 세계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깎아내렸습니다.

오히려 중국과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서방국가들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올바르게 인식하고 평등과 존중으로 다른 나라와 상대하는 법을 배우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 "120년 전 중국이 아니다"…실시간 검색어 1위

 인기 검색어 순위 (출처: 바이두) 인기 검색어 순위 (출처: 바이두)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의 오늘 오전 인기 검색어 순위입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미국 등 서방국가의 제재에 대한 반박글이 1위 검색어로 올랐습니다. 화 대변인은 기자회견 마무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오늘날의 중국은 120년 전의 중국이 아니다. 미국 등 서방 몇개 국가가 유언비언와 비방, 거짓말로 중국을 굴복시키려 하고 있지만 이같은 일은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우둔함과 오만함의 대가를 치를 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이 클릭수를 높인 것입니다.

120년 전에 있었던 일은 '신축조약'인데 청나라가 영국,미국 등 서방과 맺은 불평등 조약을 말하는 데,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이번 싸움이 인권 문제가 아니라 패권과 비패권의 문제라며 중국 네티즌들의 애국심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러시아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만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24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중동 6개국을 방문합니다.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핵심 목표인 '일대일로'의 촉진을 위해섭니다. 하지만 실제 목적은 서방에 대항할 우군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협상없이 끝난 미중 외교 고위급 회담과 서방국가의 제재 속에 중국의 발언 수위는 '주권침해', '내정간섭'이라는 평소 많이 접했던 단어에서 이제는 '노예 무역'과 '학살' 이라는 강도가 센 단어를 사용하면서 강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유럽 등 서방국가로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이 앞으로 어떤 단어를 사용해가며 발언 수위를 조절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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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서방의 ‘노예 무역’까지 불러낸 중국의 반발
    • 입력 2021-03-24 17:02:08
    특파원 리포트

미국과 유럽연합(EU),영국,캐나다가 22일 전격적으로 중국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중국의 신장(新疆)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가 심각하다며 관련된 중국 관리와 단체 에 대해 자산동결과 입국을 금지시켰습니다.

이에 중국도 즉각 중국을 비난해 왔던 독일인 학자 아드리안 젠츠와 유럽의회, 네덜란드·벨기에·리투아니아 의회 의원, EU이사회 정치안전위원회의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입국을 막는 제재로 맞대응했습니다.

■ 신장 인권 문제로 영국 vs 중국 충돌

신장위구르 자치구의 인권문제는 오랜기간 계속돼 왔지만 올해 초 영국 BBC의 보도가 촉매제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많습니다.

BBC는 중국 정부가 신장(新疆) 지역에서 운영하는 재교육 수용소 여성들이 조직적으로 성폭행을 당했고 인권유린이 심각하다고 보도했습니다. 그러나 중국은 BBC 보도가 근거없다며 일축했습니다.

파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아 양국 정부의 대응으로 번졌습니다.

영국은 2019년 런던에서 운영을 시작한 중국 국제텔레비전(CGTN)이 중국 공산당의 통제 아래 운영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방송 면허를 취소했고 중국은 BBC 월드 뉴스의 자국 내 방영을 금지했습니다.

 화춘잉(华春莹) 중국 외교부 대변인
■ 中 "서방 국가 제재는 중국 발전 막기 위한 것"

23일 오후, 중국 외교부 정례브리핑에는 많은 내외신 기자들이 몰렸습니다. 서방국가의 중국 제재와 이틀 동안 열린 중,러시아 외교 장관 회담 결과에 대해 질문할 게 많아서였습니다.

브리핑은 화춘잉(华春莹) 대변인이 맡았습니다. 평상시 차분한 톤으로 브리핑을 하던 화 대변인은 이날 더욱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미국와 유렵연합 등 서방국가에 대해 비난의 날을 세웠습니다.

화춘잉 대변인은 우선 미국과 유럽연합(EU),영국,캐나다가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을 핑계로 제재를 가한 것을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그러면서 지난 40년 동안 신장 위구르족 인구는 550만 명에서 1,280만 명으로 늘었고 평균 수명은 30세에서 72세로 늘었다며 위구르족을 포함한 신장 지역의 모든 민족들은 헌법과 법적인 모든 권리를 누린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런데도 허위 문건과 조작된 증거로 서방국가들이 중국을 압박하는 것은 중국의 성공과 발전을 보고 싶지 않아서라며 노골적인 내정 간섭, 주권과 안보 이익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 400년 전 '노예 무역'까지 거론…中 "인권문제 말할 자격 없어"

미국과 영국, 캐나다 외무장광들이 공동성명을 발표한데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서 화 대변인의 발언은 강도가 세졌습니다.

화 대변인은 미국과 영국,프랑스의 식민지 개척자들이 400년 동안 노예 무역에서 1,200만 명의 아프리카 노예를 아메리카 대륙으로 팔았고 1,000만 명의 노예가 이동중 사망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스스로를 '인권 심판관'으로 말하는 나라들이 치졸한 기록을 갖고 있다며 중국을 비난할 자격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미국에서는 여전히 흑인 인권 문제가 계속되고 있고 아프리카 후손들은 건강, 고용, 교육, 공정한 재판, 기타 권리에 대한 체계적인 인종차별을 받고 있다며 비난 수위를 높였습니다.

독일에 대한 비난도 멈추지 않았습니다.

독일 식민지 개척자들이 20세기 초 아프리카 나미비아 토착 부족들을 학살했고, 1904년과 1908년 사이에 독일군이 10만 명 이상의 토착민을 죽였다며 이는 20세기 최초의 대량 학살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제2차 세계대전 동안 나치 독일은 100만 명의 어린이를 포함하여 거의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했다고 덧붙였습니다.

프랑스 역시 도마 위에 올렸습니다. 프랑스군이 식민지 시절 알제리에서 550만 명을 학살한 것은 반인륜 범죄라고 꼽았습니다.

또 1870년대 캐나다 정부가 인디언 문화 말살 정책을 위해 기숙학교를 설립했고 여기서 5만 명의 어린이들이 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에 중국 제재에 동참한 국가들이 중국의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적반하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中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

한 기자가 화춘잉 대변인에게 물었습니다. " 서방국가에서 제재를 가했고 미국이 동맹국가들과 함께 연합해 중국을 고립시키려하는데 이에대한 생각은 어떻습니까?"

화 대변인은 한마디로 "조금도 걱정하지 않는다"라고 맞받았습니다. 미국와 영국 ,캐나다 3개 국의 인구는 세계 인구의 5.7%, 유럽연합까지 합하더라도 11% 남짓이라며 세계 5분의 1을 가진 중국 인구보다 적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그런만큼 이들 나라들의 입장이 세계를 대표하지 않는다며 깎아내렸습니다.

오히려 중국과 우호 관계를 맺고 있는 나라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서방국가들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올바르게 인식하고 평등과 존중으로 다른 나라와 상대하는 법을 배우기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 "120년 전 중국이 아니다"…실시간 검색어 1위

 인기 검색어 순위 (출처: 바이두)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인 '바이두'의 오늘 오전 인기 검색어 순위입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미국 등 서방국가의 제재에 대한 반박글이 1위 검색어로 올랐습니다. 화 대변인은 기자회견 마무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오늘날의 중국은 120년 전의 중국이 아니다. 미국 등 서방 몇개 국가가 유언비언와 비방, 거짓말로 중국을 굴복시키려 하고 있지만 이같은 일은 다시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우둔함과 오만함의 대가를 치를 것이다" 라고 말입니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이 클릭수를 높인 것입니다.

120년 전에 있었던 일은 '신축조약'인데 청나라가 영국,미국 등 서방과 맺은 불평등 조약을 말하는 데, 중국 관영매체인 환구시보는 이번 싸움이 인권 문제가 아니라 패권과 비패권의 문제라며 중국 네티즌들의 애국심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러시아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만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24일부터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등 중동 6개국을 방문합니다.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의 핵심 목표인 '일대일로'의 촉진을 위해섭니다. 하지만 실제 목적은 서방에 대항할 우군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협상없이 끝난 미중 외교 고위급 회담과 서방국가의 제재 속에 중국의 발언 수위는 '주권침해', '내정간섭'이라는 평소 많이 접했던 단어에서 이제는 '노예 무역'과 '학살' 이라는 강도가 센 단어를 사용하면서 강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유럽 등 서방국가로 확대되는 가운데 중국이 앞으로 어떤 단어를 사용해가며 발언 수위를 조절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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