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 미얀마인들 “우리 고국에 관심가져 주세요”

입력 2021.03.25 (08:25) 수정 2021.03.25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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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50일이 넘었는데요.

도심을 장악한 군경들이 주민을 폭행하고 살상하면서 민간인 사망자가 최소 26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에 거주하는 미얀마인들은 가족의 생사를 걱정하며 우리나라 국민에게 관심과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선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밤길을 가던 한 남성이 승용차 뒤로 급히 몸을 숨깁니다.

하지만 군인에게 붙잡혀 폭행을 당한 뒤 쓰러집니다.

길 가는 오토바이를 향해 조준 사격을 가하기도 합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가 집계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260여 명. 실제 희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얀마 양곤에 부모와 형제가 살고 있는 한니 씨는 가족 걱정에 밤잠을 설칩니다.

전화도 SNS도 보름 전부터는 모두 끊겼습니다.

동생의 친구인 임신부가 총에 맞거나 동네에 살던 10대 소녀의 주검을 찍은 사진만 받았을 뿐입니다.

[한니/미얀마인/한국 5년 거주 : "우리 동생 친구는 임신부에요. 임신부까지 다 죽었어요."]

한국인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대전역 광장 피켓 집회.

한달 전 열 댓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 주엔 전국에서 미얀마인 백여 명이 모였습니다.

["(군부독재 저항을) 보여줘! 반드시 이기는 거야!"]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자발적으로 성금 98만 원이 모아졌고, 성금을 기탁하는 단체장들도 있습니다.

[박정현/부여군수 : "우리 역사와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투쟁에 응원을 보냅니다."]

가족들 생사 확인이 안 돼 애타는 마음은 커지고, 군부의 무자비한 살상과 폭력에 분노만 쌓여가는 미얀마인들.

[한니/미얀마인/한국 5년 거주 : "이것은 사람과 사람간에 하는 짓이라고 생각 안합니다. 반역…. 반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거주 미얀마인은 2만여 명.

1980년 광주 민주화 항쟁의 아픈 역사를 지닌 우리 국민에게 민주화를 위한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촬영기자:서창석·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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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내 거주 미얀마인들 “우리 고국에 관심가져 주세요”
    • 입력 2021-03-25 08:25:15
    • 수정2021-03-25 08:54:23
    뉴스광장(대전)
[앵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50일이 넘었는데요.

도심을 장악한 군경들이 주민을 폭행하고 살상하면서 민간인 사망자가 최소 26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에 거주하는 미얀마인들은 가족의 생사를 걱정하며 우리나라 국민에게 관심과 지지를 호소하고 있습니다.

최선중 기자입니다.

[리포트]

밤길을 가던 한 남성이 승용차 뒤로 급히 몸을 숨깁니다.

하지만 군인에게 붙잡혀 폭행을 당한 뒤 쓰러집니다.

길 가는 오토바이를 향해 조준 사격을 가하기도 합니다.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가 집계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260여 명. 실제 희생자는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미얀마 양곤에 부모와 형제가 살고 있는 한니 씨는 가족 걱정에 밤잠을 설칩니다.

전화도 SNS도 보름 전부터는 모두 끊겼습니다.

동생의 친구인 임신부가 총에 맞거나 동네에 살던 10대 소녀의 주검을 찍은 사진만 받았을 뿐입니다.

[한니/미얀마인/한국 5년 거주 : "우리 동생 친구는 임신부에요. 임신부까지 다 죽었어요."]

한국인의 관심과 지지를 호소하기 위한 대전역 광장 피켓 집회.

한달 전 열 댓 명에 불과했지만 지난 주엔 전국에서 미얀마인 백여 명이 모였습니다.

["(군부독재 저항을) 보여줘! 반드시 이기는 거야!"]

시민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자발적으로 성금 98만 원이 모아졌고, 성금을 기탁하는 단체장들도 있습니다.

[박정현/부여군수 : "우리 역사와 너무나 닮아 있습니다. 미얀마 국민들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투쟁에 응원을 보냅니다."]

가족들 생사 확인이 안 돼 애타는 마음은 커지고, 군부의 무자비한 살상과 폭력에 분노만 쌓여가는 미얀마인들.

[한니/미얀마인/한국 5년 거주 : "이것은 사람과 사람간에 하는 짓이라고 생각 안합니다. 반역…. 반역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거주 미얀마인은 2만여 명.

1980년 광주 민주화 항쟁의 아픈 역사를 지닌 우리 국민에게 민주화를 위한 도움의 손길을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선중입니다.

촬영기자:서창석·박평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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