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예, 아니오로 답하세요” 의원 면전에서 조롱 트윗…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 CEO의 미국 청문회 대처방식

입력 2021.03.27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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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차이 구글 CEO,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돌시 트위터 CEO가(왼쪽부터) 25일(현지시간) 미 의회 에너지상무위원회 청문회 증인으로 나섰다.파차이 구글 CEO,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돌시 트위터 CEO가(왼쪽부터) 25일(현지시간) 미 의회 에너지상무위원회 청문회 증인으로 나섰다.

미 의회 청문회에 거물들이 등장했습니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 유튜브를 소유한 구글 CEO 순다르 파차이, 트위터 CEO인 잭 돌시가 한 자리에 선 겁니다. 물론 화상으로 이뤄진 청문회여서 가능했습니다만, 이들이 미 의회 증언대에 선 것이 처음은 아닙니다. 오히려 단골손님에 가깝습니다.

저커버그는 2018년 이후로 일곱 번이나 증언했고, 돌시는 다섯 번, 파차이는 네 번 증언대에 섰습니다. 미국 정가에서도 여론을 움직이는 것은 소셜미디어라는 것을 간파하고 이들을 들들 볶아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뭐, 볶는다고 볶이진 않는 걸 보면 대기업은 다 비슷한가 봅니다.)

현지시간 25일 열린 청문회는 미 하원의 에너지 상무위원회 소관 커뮤니케이션, 기술 분과와 소비자 보호 분과가 합동으로 연 청문회였습니다. 주제는 "잘못된 정보, 허위조작정보와의 싸움(Combating misinformation and disinformation).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는 제목입니다. 선거 때는 특히 그런데요.

미국에서도, 2020 대선의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윗, 이를 기반으로 한 정보들이 넘쳐난 페이스북, 유튜브가 잘못된 정보들을 매개하면서 결국 1월 6일 미 의사당 난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고 본 겁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심해서 소셜미디어 기업들을 규제해야 한다라고 나선 만큼 이들에 대한 법적 규제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소셜미디어에 규제가 시작되면 걱정되는 것은 나의 개인정보, 나의 포스팅, 내가 올린 댓글들이 혹시 검열당하는 건가일 텐데요. 저커버그, 파차이, 돌시 세 명의 청문회 대처법을 보면 각각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나갈 지가 살짝 엿보입니다.

■예, 아니오로 대답하세요!!!

한국만 그렇진 않더군요. 국회에서 의원님은 말을 많이 하고, 증인은 예, 아니오로만 답하라고 추궁하는 것 말입니다. '예, 아니오'로 답하라는 질문은 여러 번이었지만, 결국 핵심은 이 질문이었습니다. 의사당 난입 사태에 너희 플랫폼의 책임이 있느냐 없느냐.

여기에 트위터의 돌시 회장은 청문회에 출석해 있는 동안(물론 화상으로) 트윗을 날립니다. 예, 아니오 중 뭐가 맞는 것 같냐고 트윗으로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시작한 거죠. 돌시 회장의 팔로워는 530만 명입니다. 이 트윗은 즉각 반응을 일으켰고, 사람들은 예와 아니오 중 고르기 시작합니다. 이 사태를 의원들이 알아챈 것은 시간이 꽤 지난 뒤였습니다. 캐슬린 라이스 의원이 "멀티 태스킹 능력이 인상적이다"라고 비아냥거리면서 "그래서 예가 많냐, 아니오가 많냐"라고 물었더니 돌시 회장은 천연스럽게 "예가 많다"라고 답합니다.

 청문회 도중 잭 돌시 트위터 CEO가 날린 트윗. 청문회 도중 잭 돌시 트위터 CEO가 날린 트윗.

실제로 의사당 난입과 관련된 잘못되거나 허위조작정보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매개되었냐는 질문에 '예'라고 그대로 답한 사람은 트위터의 돌시 회장 한 명이었습니다. 직설적인 답변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더 넓은 생태계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 플랫폼 때문만은 아닙니다." 트위터가 증폭 역할을 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 시작이 과연 트위터였을까? 라는 반문.

이어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오늘날 우리가 보는 분열은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정치와 미디어 환경의 결과"라며 ""전직 대통령이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하고 (의사당 난입으로) 법을 어긴 사람들은 스스로의 불법 행위에 책임져야한다"고 맞받았습니다. 페이스북이 선거기간, 그리고 선거 이후에도 수억 건의 허위 조작 정보를 포스팅에서 삭제조치했고, 그로 인해 트래픽이 감소했다고도 했습니다. 예, 아니오 문제에서 슬쩍 피해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실은 정치인, 그리고 언론이 잘못한 걸 왜 우리에게 뒤집어 씌우냐는 항변입니다.

 순다르 파차이 구글 CEO 순다르 파차이 구글 CEO

순다르 파차이 회장은 어땠을까요? 파차이 회장은 모두 발언에서부터 "애틀랜타와 콜로라도에서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분들을 위해 애도한다"고 시작하며 "인터넷이 세상을 더 좋게, 더 낫게 바꿀 것이라는 믿음으로 회사에 합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에 퍼지는 허위 정보는 "쉬운 해답이 없는 큰 도전"을 안겨준다면서, 웹 상의 자유로운 정보 흐름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력한 힘이었다"고 완전히 답을 피해 버렸습니다.

■저커버그 씨, 아이들에 담배 한 개피를 건네고 평생동안 중독시키는 거 아닙니까?

사생활을 비교적 공개하는 편인 저커버그에게는 아이를 물고 늘어지는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유튜브를 볼 때 문제적 콘텐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아이들이 소셜미디어 때문에 자살을 많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담배에 중독되는 것처럼 술을 파는 것처럼 더 중독적이고 극단적인 알고리즘으로 끌고 가는 것 아니냐는 공격이었습니다.

공화당 하원의원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는 소셜미디어가 부모로서의 가장 큰 두려움이라며 "알고리즘이 아이들을 이끄는 곳을 관찰했습니다. 무섭습니다"라고 알고리즘의 극단성을 지적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이에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알고리즘을 디자인한 것은 단지 사람들이 우리의 서비스에 매순간 시간을 보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습니다. 페이스북이 이 문제를 내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본 연구는 소셜 앱을 이용해 다른 사람과 접속하면 건강상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유튜브 키즈에 대응하는 상품 이야기도 꺼냈습니다. 13세 이하 어린이를 위한 인스타그램 제품의 버전을 생각한다고 밝힌 겁니다. 유튜브 키즈 사용자들을 공략한 소셜미디어를 기획한다는 거죠.

■고양이가 스스로 목에 방울을 달겠다는 소리

결국 목적은 규제요, 바꿔야할 법은 통신품위법 230조입니다. 이 법은 방패법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제 3자가 만든 콘텐츠를 중간에서 매개하는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회사는 단지 중개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문제적 콘텐츠를 매개하더라도 법적 책임을 면하게 해주는 법입니다. 1996년도에 만들어진 꽤 오래된 법입니다. 그렇다고 불법 콘텐츠를 내버려 두라고 되어 있지는 않아서, 그간 빅테크 기업들이 자의적으로 콘텐츠를 삭제한다는 논란과 함께, 문제적 콘텐츠를 유포하고 있는 지적을 동시에 받고 있는 모순된 결과를 낳고 있기도 합니다.

청문회에서, 저커버그는 페이스북과 다른 실리콘 밸리의 인터넷 대기업들이 번창하는 것을 도운 통신 품위법 230조에 대한 규제를 제안했습니다.

저커버그는 "230조가 사람들을 위해 더 잘 작동하도록 하는 변화를 통해 우리는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라며 "특정 유형의 불법 콘텐츠 확산에 대응할 수 있는지 개별 기업의 능력에 따라 책임을 지우는 것이 조건화되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플랫폼들이 불법적인 내용을 식별하고 제거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풀어말하면, 어떤 콘텐츠를 삭제할 지, 말 지 여부에 대해 투명하게 조건을 지우고, 큰 회사일 경우에는 더 많은 책임을, 작은 회사는 더 적은 책임을 지우도록 하자는 얘깁니다.

스스로 규제를 이야기하는 기업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은 올 초 부터 TV와 각종 인터넷 광고에서 통신법이 너무 낡았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스스로 "규제가 필요하다"는 광고를 상당히 집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커버그의 이 제안은 통했을까요?

대다수의 의원들은 "고양이 목에 고양이 보고 방울을 달라는 얘기냐"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본다는 겁니다. 트위터 회장인 잭 돌시도 "큰 플랫폼과 작은 플랫폼은 어떻게 구별할 거냐"라고 돌직구를 날렸고요.

마지막으로 존슨 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매우 오만하군요. 고난이도의 질문들에 대해 답변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건드리지 마라라는 분위기입니다."

저커버그, 파차이, 돌시 3인방을 다시 볼 기회는 또 있을 것 같습니다. 법사위에서도 청문회를 열어 이들을 부르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으로 메시지를 폭넓게 퍼뜨리고, 공유하는 플랫폼 기업들의 책임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들도 그 책임을 알기 때문에 의회 청문회마다 나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참고로 이들 3인방을 불러 모아놓은 청문회는 5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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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예, 아니오로 답하세요” 의원 면전에서 조롱 트윗…페이스북·트위터·유튜브 CEO의 미국 청문회 대처방식
    • 입력 2021-03-27 10:01:53
    특파원 리포트
파차이 구글 CEO,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돌시 트위터 CEO가(왼쪽부터) 25일(현지시간) 미 의회 에너지상무위원회 청문회 증인으로 나섰다.
미 의회 청문회에 거물들이 등장했습니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 유튜브를 소유한 구글 CEO 순다르 파차이, 트위터 CEO인 잭 돌시가 한 자리에 선 겁니다. 물론 화상으로 이뤄진 청문회여서 가능했습니다만, 이들이 미 의회 증언대에 선 것이 처음은 아닙니다. 오히려 단골손님에 가깝습니다.

저커버그는 2018년 이후로 일곱 번이나 증언했고, 돌시는 다섯 번, 파차이는 네 번 증언대에 섰습니다. 미국 정가에서도 여론을 움직이는 것은 소셜미디어라는 것을 간파하고 이들을 들들 볶아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뭐, 볶는다고 볶이진 않는 걸 보면 대기업은 다 비슷한가 봅니다.)

현지시간 25일 열린 청문회는 미 하원의 에너지 상무위원회 소관 커뮤니케이션, 기술 분과와 소비자 보호 분과가 합동으로 연 청문회였습니다. 주제는 "잘못된 정보, 허위조작정보와의 싸움(Combating misinformation and disinformation).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다루고 있는 제목입니다. 선거 때는 특히 그런데요.

미국에서도, 2020 대선의 선거 패배를 인정하지 않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트윗, 이를 기반으로 한 정보들이 넘쳐난 페이스북, 유튜브가 잘못된 정보들을 매개하면서 결국 1월 6일 미 의사당 난입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고 본 겁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합심해서 소셜미디어 기업들을 규제해야 한다라고 나선 만큼 이들에 대한 법적 규제는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소셜미디어에 규제가 시작되면 걱정되는 것은 나의 개인정보, 나의 포스팅, 내가 올린 댓글들이 혹시 검열당하는 건가일 텐데요. 저커버그, 파차이, 돌시 세 명의 청문회 대처법을 보면 각각 페이스북, 유튜브, 트위터가 앞으로 어떻게 대응해나갈 지가 살짝 엿보입니다.

■예, 아니오로 대답하세요!!!

한국만 그렇진 않더군요. 국회에서 의원님은 말을 많이 하고, 증인은 예, 아니오로만 답하라고 추궁하는 것 말입니다. '예, 아니오'로 답하라는 질문은 여러 번이었지만, 결국 핵심은 이 질문이었습니다. 의사당 난입 사태에 너희 플랫폼의 책임이 있느냐 없느냐.

여기에 트위터의 돌시 회장은 청문회에 출석해 있는 동안(물론 화상으로) 트윗을 날립니다. 예, 아니오 중 뭐가 맞는 것 같냐고 트윗으로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시작한 거죠. 돌시 회장의 팔로워는 530만 명입니다. 이 트윗은 즉각 반응을 일으켰고, 사람들은 예와 아니오 중 고르기 시작합니다. 이 사태를 의원들이 알아챈 것은 시간이 꽤 지난 뒤였습니다. 캐슬린 라이스 의원이 "멀티 태스킹 능력이 인상적이다"라고 비아냥거리면서 "그래서 예가 많냐, 아니오가 많냐"라고 물었더니 돌시 회장은 천연스럽게 "예가 많다"라고 답합니다.

 청문회 도중 잭 돌시 트위터 CEO가 날린 트윗.
실제로 의사당 난입과 관련된 잘못되거나 허위조작정보가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매개되었냐는 질문에 '예'라고 그대로 답한 사람은 트위터의 돌시 회장 한 명이었습니다. 직설적인 답변은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더 넓은 생태계를 고려해야 합니다. 이는 단순히 우리가 사용하는 기술 플랫폼 때문만은 아닙니다." 트위터가 증폭 역할을 한 것은 인정하지만, 그 시작이 과연 트위터였을까? 라는 반문.

이어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오늘날 우리가 보는 분열은 사람들을 분열시키는 정치와 미디어 환경의 결과"라며 ""전직 대통령이 자신의 말에 책임을 져야 하고 (의사당 난입으로) 법을 어긴 사람들은 스스로의 불법 행위에 책임져야한다"고 맞받았습니다. 페이스북이 선거기간, 그리고 선거 이후에도 수억 건의 허위 조작 정보를 포스팅에서 삭제조치했고, 그로 인해 트래픽이 감소했다고도 했습니다. 예, 아니오 문제에서 슬쩍 피해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지만, 실은 정치인, 그리고 언론이 잘못한 걸 왜 우리에게 뒤집어 씌우냐는 항변입니다.

 순다르 파차이 구글 CEO
순다르 파차이 회장은 어땠을까요? 파차이 회장은 모두 발언에서부터 "애틀랜타와 콜로라도에서 총기 사고로 목숨을 잃은 분들을 위해 애도한다"고 시작하며 "인터넷이 세상을 더 좋게, 더 낫게 바꿀 것이라는 믿음으로 회사에 합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온라인에 퍼지는 허위 정보는 "쉬운 해답이 없는 큰 도전"을 안겨준다면서, 웹 상의 자유로운 정보 흐름은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력한 힘이었다"고 완전히 답을 피해 버렸습니다.

■저커버그 씨, 아이들에 담배 한 개피를 건네고 평생동안 중독시키는 거 아닙니까?

사생활을 비교적 공개하는 편인 저커버그에게는 아이를 물고 늘어지는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유튜브를 볼 때 문제적 콘텐츠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지, 아이들이 소셜미디어 때문에 자살을 많이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담배에 중독되는 것처럼 술을 파는 것처럼 더 중독적이고 극단적인 알고리즘으로 끌고 가는 것 아니냐는 공격이었습니다.

공화당 하원의원 캐시 맥모리스 로저스는 소셜미디어가 부모로서의 가장 큰 두려움이라며 "알고리즘이 아이들을 이끄는 곳을 관찰했습니다. 무섭습니다"라고 알고리즘의 극단성을 지적했습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이에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알고리즘을 디자인한 것은 단지 사람들이 우리의 서비스에 매순간 시간을 보내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단호히 선을 그었습니다. 페이스북이 이 문제를 내부적으로 조사하고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본 연구는 소셜 앱을 이용해 다른 사람과 접속하면 건강상 이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유튜브 키즈에 대응하는 상품 이야기도 꺼냈습니다. 13세 이하 어린이를 위한 인스타그램 제품의 버전을 생각한다고 밝힌 겁니다. 유튜브 키즈 사용자들을 공략한 소셜미디어를 기획한다는 거죠.

■고양이가 스스로 목에 방울을 달겠다는 소리

결국 목적은 규제요, 바꿔야할 법은 통신품위법 230조입니다. 이 법은 방패법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제 3자가 만든 콘텐츠를 중간에서 매개하는 구글, 트위터, 페이스북 같은 회사는 단지 중개자에 불과하기 때문에 문제적 콘텐츠를 매개하더라도 법적 책임을 면하게 해주는 법입니다. 1996년도에 만들어진 꽤 오래된 법입니다. 그렇다고 불법 콘텐츠를 내버려 두라고 되어 있지는 않아서, 그간 빅테크 기업들이 자의적으로 콘텐츠를 삭제한다는 논란과 함께, 문제적 콘텐츠를 유포하고 있는 지적을 동시에 받고 있는 모순된 결과를 낳고 있기도 합니다.

청문회에서, 저커버그는 페이스북과 다른 실리콘 밸리의 인터넷 대기업들이 번창하는 것을 도운 통신 품위법 230조에 대한 규제를 제안했습니다.

저커버그는 "230조가 사람들을 위해 더 잘 작동하도록 하는 변화를 통해 우리는 이익을 얻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라며 "특정 유형의 불법 콘텐츠 확산에 대응할 수 있는지 개별 기업의 능력에 따라 책임을 지우는 것이 조건화되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플랫폼들이 불법적인 내용을 식별하고 제거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도 했습니다. 풀어말하면, 어떤 콘텐츠를 삭제할 지, 말 지 여부에 대해 투명하게 조건을 지우고, 큰 회사일 경우에는 더 많은 책임을, 작은 회사는 더 적은 책임을 지우도록 하자는 얘깁니다.

스스로 규제를 이야기하는 기업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습니다. 페이스북은 올 초 부터 TV와 각종 인터넷 광고에서 통신법이 너무 낡았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고 스스로 "규제가 필요하다"는 광고를 상당히 집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저커버그의 이 제안은 통했을까요?

대다수의 의원들은 "고양이 목에 고양이 보고 방울을 달라는 얘기냐"라는 반응이었습니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고 본다는 겁니다. 트위터 회장인 잭 돌시도 "큰 플랫폼과 작은 플랫폼은 어떻게 구별할 거냐"라고 돌직구를 날렸고요.

마지막으로 존슨 의원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매우 오만하군요. 고난이도의 질문들에 대해 답변했지만, 전반적으로는 건드리지 마라라는 분위기입니다."

저커버그, 파차이, 돌시 3인방을 다시 볼 기회는 또 있을 것 같습니다. 법사위에서도 청문회를 열어 이들을 부르겠다고 벼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회적으로 메시지를 폭넓게 퍼뜨리고, 공유하는 플랫폼 기업들의 책임을 부인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이들도 그 책임을 알기 때문에 의회 청문회마다 나오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요? 참고로 이들 3인방을 불러 모아놓은 청문회는 5시간 동안 진행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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