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둥이와 주먹으로 온몸 폭행”…후배 때린 태권도 운동부 선배들

입력 2021.03.29 (07:00) 수정 2021.03.29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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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전국대회에서 1등을 하기도 했던 충청권의 한 대학 태권도 선수 양 모 씨, 지난 24일 새벽 충남 천안시의 한 길거리에 피를 흘린 채 발견됐습니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양 씨는 코와 입 등이 찢어지고 뇌진탕이 있어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입원 중입니다. 누가 그를 이 지경이 되도록 폭행을 한 걸까요?


■ 외박 이유로 선배가 몽둥이로 때리고, 고자질로 따로 폭행

양 씨를 폭행한 사람은 바로 한 학년 선배 A 씨입니다. 양 씨가 코치 등에게 고자질을 했다며 따로 불러 때렸다는 겁니다.

폭행이 있던 날 전날인 지난 23일, 양 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후배를 데리고 서울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외박하고 돌아왔습니다. 후배를 데리고 외박을 한 사실을 알게 된 다른 선배 선수가 플라스틱 봉으로 두 사람의 엉덩이를 여러 차례 때립니다.

단순히 후배와 외박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맞았다고 생각한 양 씨는 해당 사실을 코치에게 알렸고, 코치와 감독 등은 선배 선수들을 모아 주의를 줬습니다. 그리고 이후 A 씨는 양 씨를 고자질했다고 보고 다음날 새벽 불러 '때리지 말라'는 수차례의 호소에도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양 씨의 병원 진단서 일부 내용 양 씨의 병원 진단서 일부 내용

■ 학교 측 "징계 논의 예정"...학생 선수 폭력은 언제까지?

해당 학교 측은 선배 선수가 후배를 때리는 등의 폭행 사건이 있었던 적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징계 등을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학교운동부의 학교폭력 문제는 이번이 처음만은 아니죠. 지난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초중고 학생 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에 따르면, 일반 학생보다 학생 선수의 신체폭력 경험이 1.7배 높았습니다. 하지만 폭행 뒤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16%에 불과했습니다.

최근 유명 배구선수들 학교폭력 이슈 등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초중고 학생 선수 당사자 등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는 등 다시 한 번 체육계에는 폭력을 근절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도움을 요청했던 양 씨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도록 이번에는 적절한 조치가 동반돼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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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몽둥이와 주먹으로 온몸 폭행”…후배 때린 태권도 운동부 선배들
    • 입력 2021-03-29 07:00:36
    • 수정2021-03-29 08:5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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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전국대회에서 1등을 하기도 했던 충청권의 한 대학 태권도 선수 양 모 씨, 지난 24일 새벽 충남 천안시의 한 길거리에 피를 흘린 채 발견됐습니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진 양 씨는 코와 입 등이 찢어지고 뇌진탕이 있어 전치 4주 진단을 받고 입원 중입니다. 누가 그를 이 지경이 되도록 폭행을 한 걸까요?


■ 외박 이유로 선배가 몽둥이로 때리고, 고자질로 따로 폭행

양 씨를 폭행한 사람은 바로 한 학년 선배 A 씨입니다. 양 씨가 코치 등에게 고자질을 했다며 따로 불러 때렸다는 겁니다.

폭행이 있던 날 전날인 지난 23일, 양 씨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후배를 데리고 서울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외박하고 돌아왔습니다. 후배를 데리고 외박을 한 사실을 알게 된 다른 선배 선수가 플라스틱 봉으로 두 사람의 엉덩이를 여러 차례 때립니다.

단순히 후배와 외박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하게 맞았다고 생각한 양 씨는 해당 사실을 코치에게 알렸고, 코치와 감독 등은 선배 선수들을 모아 주의를 줬습니다. 그리고 이후 A 씨는 양 씨를 고자질했다고 보고 다음날 새벽 불러 '때리지 말라'는 수차례의 호소에도 주먹을 휘둘렀습니다.

 양 씨의 병원 진단서 일부 내용
■ 학교 측 "징계 논의 예정"...학생 선수 폭력은 언제까지?

해당 학교 측은 선배 선수가 후배를 때리는 등의 폭행 사건이 있었던 적은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번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징계 등을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학교운동부의 학교폭력 문제는 이번이 처음만은 아니죠. 지난 2019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초중고 학생 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에 따르면, 일반 학생보다 학생 선수의 신체폭력 경험이 1.7배 높았습니다. 하지만 폭행 뒤 도움을 요청한 경우는 16%에 불과했습니다.

최근 유명 배구선수들 학교폭력 이슈 등으로 서울시교육청은 초중고 학생 선수 당사자 등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는 등 다시 한 번 체육계에는 폭력을 근절하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도움을 요청했던 양 씨의 목소리가 묻히지 않도록 이번에는 적절한 조치가 동반돼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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