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에 갇힌 동물 수천 마리 굶어죽을 위기”

입력 2021.03.2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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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막히며 대기하는 배들에 실린 수천 마리 동물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28일(현지시각) 해양 모니터링 업체 ‘마린 트래픽’에 따르면, 수에즈 운하 통과를 기다리는 선박 가운데 13척이 살아있는 가축을 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중동으로 가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들 선박 가운데 몇 척은 루마니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가는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 양 수입국으로, 루마니아로부터 살아있는 양을 사들여 이슬람 방식으로 도축합니다.

29일 현재 수에즈 운하 통과를 기다리는 선박들. [자료:마린트래픽]29일 현재 수에즈 운하 통과를 기다리는 선박들. [자료:마린트래픽]

문제는 선박들이 가축을 먹이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사료 비축분이 넉넉지 않다는 겁니다. 유럽 비정부기구인 ‘애니멀 인터내셔널’ 측은 “수에즈 상황이 며칠 내로 해결되지 않으면 이들 선박으로 운송되는 수천 마리 동물이 아사할 수 있다”며 “2~6일 운하가 더 막히면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들 선박들로서는 예상치 못하게 운하가 막히며, 꼼짝없이 가축을 잃게 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겁니다.

살아있는 가축을 배로 운송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동물복지단체 ‘컴패션 인 월드파밍’의 피터 스티븐슨은 “배에 수천 마리 가축을 빽빽이 싣고 장기간 운송하는 방식은 질병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며 “일부 배는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다가 전용돼 가축 운송에 적합하지도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좌초한 에버기븐 호.좌초한 에버기븐 호.
한편 수에즈 운하는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Ever Given)호의 좌초로 엿새째 운항이 막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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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에즈에 갇힌 동물 수천 마리 굶어죽을 위기”
    • 입력 2021-03-29 13:36:16
    취재K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막히며 대기하는 배들에 실린 수천 마리 동물이 굶어 죽을 위기에 처했습니다.

28일(현지시각) 해양 모니터링 업체 ‘마린 트래픽’에 따르면, 수에즈 운하 통과를 기다리는 선박 가운데 13척이 살아있는 가축을 싣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대부분 유럽에서 중동으로 가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블룸버그는 이들 선박 가운데 몇 척은 루마니아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가는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계 최대 양 수입국으로, 루마니아로부터 살아있는 양을 사들여 이슬람 방식으로 도축합니다.

29일 현재 수에즈 운하 통과를 기다리는 선박들. [자료:마린트래픽]
문제는 선박들이 가축을 먹이기 위해 보유하고 있는 사료 비축분이 넉넉지 않다는 겁니다. 유럽 비정부기구인 ‘애니멀 인터내셔널’ 측은 “수에즈 상황이 며칠 내로 해결되지 않으면 이들 선박으로 운송되는 수천 마리 동물이 아사할 수 있다”며 “2~6일 운하가 더 막히면 재앙이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들 선박들로서는 예상치 못하게 운하가 막히며, 꼼짝없이 가축을 잃게 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겁니다.

살아있는 가축을 배로 운송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동물복지단체 ‘컴패션 인 월드파밍’의 피터 스티븐슨은 “배에 수천 마리 가축을 빽빽이 싣고 장기간 운송하는 방식은 질병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며 “일부 배는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다가 전용돼 가축 운송에 적합하지도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좌초한 에버기븐 호.한편 수에즈 운하는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Ever Given)호의 좌초로 엿새째 운항이 막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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