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미얀마에 투자한 한국 기업 어떻게 되나?

입력 2021.03.29 (18:07) 수정 2021.03.29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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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얀마 쿠데타 발생 두 달이 다 돼 갑니다.

군경의 유혈진압의 계속되면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도 하나둘 강화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미얀마에 투자한 우리 기업들의 영향은 없을까요?

방콕 연결합니다.

김원장 특파원, 미얀마의 경제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1인당 GDP가 1,500달러 정도니까 아주 가난한 나라죠.

소득이 베트남의 절반 수준입니다.

하지만 10년 전에 비해 경제가 2배 가까이 성장했고, 지금도 한 해 7~8%씩 성장하는 나라입니다.

거기에 5년 전 총선으로 아웅 산 수치 고문의 문민정부가 들어서서 20년 전 중국처럼, 5년 전 베트남처럼 본격적인 성장의 기회를 잡았는데 군사 쿠데타가 난 겁니다.

[앵커]

우리 기업들도 지난 10여 년 동안 활발하게 진출해 있지 않나요?

[기자]

네, 지난 2012년에 미얀마 군부가 15년간 가택연금을 당한 아웅 산 수 치 여사를 풀어주면서 미국이 경제 제재를 풀었습니다.

그때부터 해외투자가 급격히 늘었고, 300여 개 크고 작은 우리 기업들도 진출해 있습니다.

투자 규모로 치면 한국은 미얀마의 6번째 투자국인데, 현지에서 12만 명 정도를 고용하고 있고, 투자 금액은 60억 달러 정도니까 7조 원 정도 됩니다.

요즘 우리 기업들, LG가 미국 배터리 공장에 투자하는 돈이 5조 원 정도니까 우리 경제 규모로 봤을 때 아주 큰 투자 금액은 아닙니다.

[앵커]

현지 우리 교민들이 하는 봉제업 같은 업종은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일단 지금 미얀마 양곤이나 만달레이는 어디서 총탄이 날아올지, 군경이 누구를 잡아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현지 우리 기업인에게 직접 들어 봤습니다.

[조현오/미얀마 한인경제협회 부회장 : "(직원들이) 군인들 검문에 억류됐다가 아침이 돼서 풀려난 경우도 있습니다. 기업들의 수출입 통관업무, 그리고 은행업무를 비롯한 모든 경제활동이 마비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경영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미얀마 시민들의 중국 공장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방화도 이어지면서 우리 공장들은 지금 한국 공장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일부러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습니다.

[앵커]

유혈 진압이 계속되면서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정에 대한 경제 제재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죠?

일부에서 우리 기업의 미얀마 현지 수익금의 일부가 군부로 들어가니까 사업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요?

[기자]

포스코가 그 중심에 있죠.

포스코 인터내셔널.

과거 대우 인터내셔널이 직접 개발한 미얀마 가스전은 대표적인 자원 개발 성공사례입니다.

선진국이 다 포기했는데 결국 채굴에 성공했고, 포스코 인터내셔널은 여기서 영업이익만 해마다 3~4천억 원씩 벌고 있습니다.

함께 지분참여를 한 미얀마 가스공사(MOGE)에도 해마다 천억 원 넘게 수익을 가져갑니다.

유엔 특별인권보고관 등이 그런데 군부가 이 미얀마 가스공사 통해 돈을 가져간다고 이 돈줄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최근에는 임시정부 격인 연방의회대표위원회도 포스코 측에 공문을 보내서 군부로 가는 배당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포스코는 사업을 계속하려니 미얀마 군정과 임시정부 격인 연방의회대표위원회의 입장도 동시에 살펴야 하는 어려운 상황.

이 문제는 명분과 현실이 엇갈리는 아주 어려운 문젭니다.

반면 포스코강판이 미얀마에서 강판을 생산하는데, 이 회사는 아예 주주에 미얀마 군부가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얀마 군부와 같이 사업을 하고 있는 겁니다.

당연히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는데, 이 강판회사는 규모도 워낙 작고 수익이 나지 않아서 지난 3년 동안 미얀마 군부에 배당해 준 수익이 없습니다.

그래도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앵커]

동남아 투자가 저임금과 낮은 규제장벽 등 장점도 많지만, 역시 정치적 리스크가 있다는 게 또 증명됐어요?

[기자]

네, 그런데 한 해 8% 성장하는 나라들 중에 정치적으로 안정된 나라는 없습니다.

미얀마는 근로자 평균 임금이 월 2~30만 원 정돕니다.

중국이 지금 웬만한 대도시가 월 100만 원이 넘는데 미얀마는 베트남보다 인건비가 저렴합니다.

이밖에 지리적인 장점이나 성장 가능성 등을 포함해 우리 기업들이 미얀마에 잇달아 진출했는데, 결국 정치적 리스크가 터진 겁니다.

우리 정부는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적 관점에서 미얀마 시민들을 지지하지만, 이게 지나쳐 군정이 자칫 미얀마 내 우리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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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2021-03-29 18:2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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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얀마 쿠데타 발생 두 달이 다 돼 갑니다.

군경의 유혈진압의 계속되면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도 하나둘 강화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미얀마에 투자한 우리 기업들의 영향은 없을까요?

방콕 연결합니다.

김원장 특파원, 미얀마의 경제 규모가 어느 정도나 되나요?

[기자]

1인당 GDP가 1,500달러 정도니까 아주 가난한 나라죠.

소득이 베트남의 절반 수준입니다.

하지만 10년 전에 비해 경제가 2배 가까이 성장했고, 지금도 한 해 7~8%씩 성장하는 나라입니다.

거기에 5년 전 총선으로 아웅 산 수치 고문의 문민정부가 들어서서 20년 전 중국처럼, 5년 전 베트남처럼 본격적인 성장의 기회를 잡았는데 군사 쿠데타가 난 겁니다.

[앵커]

우리 기업들도 지난 10여 년 동안 활발하게 진출해 있지 않나요?

[기자]

네, 지난 2012년에 미얀마 군부가 15년간 가택연금을 당한 아웅 산 수 치 여사를 풀어주면서 미국이 경제 제재를 풀었습니다.

그때부터 해외투자가 급격히 늘었고, 300여 개 크고 작은 우리 기업들도 진출해 있습니다.

투자 규모로 치면 한국은 미얀마의 6번째 투자국인데, 현지에서 12만 명 정도를 고용하고 있고, 투자 금액은 60억 달러 정도니까 7조 원 정도 됩니다.

요즘 우리 기업들, LG가 미국 배터리 공장에 투자하는 돈이 5조 원 정도니까 우리 경제 규모로 봤을 때 아주 큰 투자 금액은 아닙니다.

[앵커]

현지 우리 교민들이 하는 봉제업 같은 업종은 힘겨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요?

[기자]

네, 일단 지금 미얀마 양곤이나 만달레이는 어디서 총탄이 날아올지, 군경이 누구를 잡아갈지 모르는 상황입니다.

현지 우리 기업인에게 직접 들어 봤습니다.

[조현오/미얀마 한인경제협회 부회장 : "(직원들이) 군인들 검문에 억류됐다가 아침이 돼서 풀려난 경우도 있습니다. 기업들의 수출입 통관업무, 그리고 은행업무를 비롯한 모든 경제활동이 마비되면서 많은 기업들이 경영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미얀마 시민들의 중국 공장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방화도 이어지면서 우리 공장들은 지금 한국 공장이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일부러 태극기를 게양하고 있습니다.

[앵커]

유혈 진압이 계속되면서 국제사회가 미얀마 군정에 대한 경제 제재를 잇달아 발표하고 있죠?

일부에서 우리 기업의 미얀마 현지 수익금의 일부가 군부로 들어가니까 사업를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데요?

[기자]

포스코가 그 중심에 있죠.

포스코 인터내셔널.

과거 대우 인터내셔널이 직접 개발한 미얀마 가스전은 대표적인 자원 개발 성공사례입니다.

선진국이 다 포기했는데 결국 채굴에 성공했고, 포스코 인터내셔널은 여기서 영업이익만 해마다 3~4천억 원씩 벌고 있습니다.

함께 지분참여를 한 미얀마 가스공사(MOGE)에도 해마다 천억 원 넘게 수익을 가져갑니다.

유엔 특별인권보고관 등이 그런데 군부가 이 미얀마 가스공사 통해 돈을 가져간다고 이 돈줄을 막아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최근에는 임시정부 격인 연방의회대표위원회도 포스코 측에 공문을 보내서 군부로 가는 배당을 중단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포스코는 사업을 계속하려니 미얀마 군정과 임시정부 격인 연방의회대표위원회의 입장도 동시에 살펴야 하는 어려운 상황.

이 문제는 명분과 현실이 엇갈리는 아주 어려운 문젭니다.

반면 포스코강판이 미얀마에서 강판을 생산하는데, 이 회사는 아예 주주에 미얀마 군부가 포함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얀마 군부와 같이 사업을 하고 있는 겁니다.

당연히 국제사회의 비난을 사고 있는데, 이 강판회사는 규모도 워낙 작고 수익이 나지 않아서 지난 3년 동안 미얀마 군부에 배당해 준 수익이 없습니다.

그래도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앵커]

동남아 투자가 저임금과 낮은 규제장벽 등 장점도 많지만, 역시 정치적 리스크가 있다는 게 또 증명됐어요?

[기자]

네, 그런데 한 해 8% 성장하는 나라들 중에 정치적으로 안정된 나라는 없습니다.

미얀마는 근로자 평균 임금이 월 2~30만 원 정돕니다.

중국이 지금 웬만한 대도시가 월 100만 원이 넘는데 미얀마는 베트남보다 인건비가 저렴합니다.

이밖에 지리적인 장점이나 성장 가능성 등을 포함해 우리 기업들이 미얀마에 잇달아 진출했는데, 결국 정치적 리스크가 터진 겁니다.

우리 정부는 인권이라는 인류 보편적 관점에서 미얀마 시민들을 지지하지만, 이게 지나쳐 군정이 자칫 미얀마 내 우리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지 않도록 수위를 조절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방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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