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견주의 자격’을 묻는 독일…입양 전 시험 보고 세금까지

입력 2021.03.31 (10:02) 수정 2021.03.31 (14:40)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베를린 시내 공원을 산책하는 반려견. 베를린에서 반려견과 외출할 때는 반드시 목줄을 해야 한다. 베를린 시내 공원을 산책하는 반려견. 베를린에서 반려견과 외출할 때는 반드시 목줄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1,500만 명에 이르고, 특히 반려견과 함께 사는 사람은 1,00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가족이자 친구지만, 반려동물을 둘러싼 갈등도 적지 않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 가운데 이웃 등 다른 사람과 분쟁을 겪은 경우가 56%가 넘는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심심치 않게 반려동물을 학대하거나 유기하는 상황도 목격됩니다. 대부분 반려견과 관련해서 생긴 일들입니다.

상대적으로 독일은 그런 일이 적다고 합니다. 실제 거리나 공원에서 마주친 독일의 반려견들은 개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얌전합니다. 견주와 산책을 할 때 반려견이 견주를 끌고 가는 모습은 보기 힘듭니다. 대개 바로 옆 또는 한 걸음 정도 뒤에서 따라옵니다. 잘 짖지도 않습니다. 교육을 잘 받은 거죠.

그 배경엔 독일에선 견주들에게 반려견을 키울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먼저 묻는 등 동물 복지와 관련한 제도가 잘 마련돼 있기 때문입니다.

웹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반려견 지식 증명 시험 예상 문제. 일부 주에선 시험을 통과해야만 반려견을 키울 수 있는 자격을 준다.웹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반려견 지식 증명 시험 예상 문제. 일부 주에선 시험을 통과해야만 반려견을 키울 수 있는 자격을 준다.

■입양 전 '견주의 자격' 묻는다

독일 대부분의 주에선 강아지를 키우기 전에 시험을 보게 합니다. 반려견 면허시험(Hundeführerschein)입니다.

특히 니더작센주는 2013년부터 견종에 상관없이 무조건 시험에 치러 합격을 해야만 반려견을 입양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었습니다. 시험은 강아지의 생태적 특성(예를 들면 성견의 이빨 개수)부터 강아지의 기분을 알아보는 법, 관련 법령까지 다양하게 출제됩니다. 80점 이상이면 합격입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반려견 입양 1년 이내에 '실기 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목줄을 달고 산책을 하는 것부터, 반려견이 '앉아', '멈춰' 등 견주의 간단한 명령을 알아듣고 수행할 수 있는지 평가합니다. 강아지에게 불안한 상황에서 견주가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반려견을 키울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면허증'을 발급해줍니다.

노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서는 대형견에 한해서 전문 인증서를 발급합니다. 성견일 때 어깨높이가 40cm 이상이고 몸무게가 20kg 이상의 개들이 대상입니다.

베를린은 2019년부터 집 외부에선 목줄이 필수입니다. 반려견 면허가 있다면 지정된 구역에서 목줄을 풀어 줄 수 있습니다.

베를린 시내 공원 안에 마련된 강아지 놀이터. 목줄에서 벗어나 신나게 뛰놀 수 있는 장소.베를린 시내 공원 안에 마련된 강아지 놀이터. 목줄에서 벗어나 신나게 뛰놀 수 있는 장소.

■하루 두 번 이상 산책 권고…반려견 세금도

자격을 갖춘 사람만 반려견을 키우는 건 아닙니다. 어디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방치되거나 학대받는 반려견은 독일에도 있습니다. 연방법이나 주법으로 동물복지와 관련된 내용을 규정해 놓았다는 건 그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겠죠.

독일에서 반려견을 이유 없이 학대하거나 목숨을 빼앗으면 3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반려견 산책도 하루 2회 이상, 두 시간 이상을 권고합니다. 집안에만 반려견을 두면 방치, 학대로 간주됩니다. 반려견이 집안에서만 배변 활동을 하는 것도 학대 행위입니다. 옆집 누군가가 구청에 신고하면 조사를 받게 됩니다. 처음에는 경고에 그치지만 거듭되면 반려견 양육권을 박탈당합니다.

반려견 세금도 부과됩니다. 주마다 다르지만 보통 1년에 100유로(약 13만 3,000원) 안팎입니다. 세금을 부과한다는 건 그만큼 반려견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반려견 보험에 드는 사람도 많습니다. 반려견이 '사고를 칠 경우'를 대비하는 겁니다.

참고로 고양이 집사는 면허도 필요 없고, 세금도 안 냅니다.

아래는 반려견 면허시험 문제입니다. 함께 풀어보시죠.

<반려견이 놀고 싶을 때 취하는 자세는 무엇인가요?>
a) 등을 둥글게 하고 꼬리를 다리 사이로 넣는다
b) 누워서 머리를 옆으로 돌린다
c) 앞다리를 땅에 붙이고 뒷다리를 세운 뒤 꼬리를 흔든다.
d) 목 뒤의 털을 세고, 꼬리를 똑바로 세운다.

<급하게 길에서 차를 세울 때 반려견을 어떻게 차에서 내리게 하겠습니까?>
a) 개가 내린 후 개를 불러 목줄을 한다
b) 개에 목줄을 차에서 하고 후에 내리게 한다
c) 개를 내리게 한 후 앉으라는 명령을 한다
d) 개가 차에서 내린 후 누우라는 명령으로 인도에 눕게 한다

<다음 중 옳은 말을 고르세요>
a) 암컷은 번식력이 있고 평생 번식 할 수 있습니다.
b) 암컷은 발정기 첫날부터 성공적으로 짝짓기할 수 있습니다.
c) 임신의 경우, 암컷의 발정기 11일째 되는 날과 14일째 되는 살 사이에 짝짓기를 해야 합니다.
d) 일반적으로 수컷은 8세까지만 짝짓기가 가능합니다.

<반려견 불안 문제의 가장 흔한 원인은 무엇입니까?>
a) 견주와 유대가 너무 가까운 것
b) 아이들이 많은 대가족
c) 특히 강아지 시절의 나쁜 경험
d) 반려견 공원에서 정기적인 훈련

(정답: c, b, a, c)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특파원 리포트] ‘견주의 자격’을 묻는 독일…입양 전 시험 보고 세금까지
    • 입력 2021-03-31 10:02:32
    • 수정2021-03-31 14:40:01
    특파원 리포트
 베를린 시내 공원을 산책하는 반려견. 베를린에서 반려견과 외출할 때는 반드시 목줄을 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1,500만 명에 이르고, 특히 반려견과 함께 사는 사람은 1,000만 명이 넘는다고 합니다.

누군가에게는 가족이자 친구지만, 반려동물을 둘러싼 갈등도 적지 않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들 가운데 이웃 등 다른 사람과 분쟁을 겪은 경우가 56%가 넘는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심심치 않게 반려동물을 학대하거나 유기하는 상황도 목격됩니다. 대부분 반려견과 관련해서 생긴 일들입니다.

상대적으로 독일은 그런 일이 적다고 합니다. 실제 거리나 공원에서 마주친 독일의 반려견들은 개들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얌전합니다. 견주와 산책을 할 때 반려견이 견주를 끌고 가는 모습은 보기 힘듭니다. 대개 바로 옆 또는 한 걸음 정도 뒤에서 따라옵니다. 잘 짖지도 않습니다. 교육을 잘 받은 거죠.

그 배경엔 독일에선 견주들에게 반려견을 키울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먼저 묻는 등 동물 복지와 관련한 제도가 잘 마련돼 있기 때문입니다.

웹사이트에 올려져 있는 반려견 지식 증명 시험 예상 문제. 일부 주에선 시험을 통과해야만 반려견을 키울 수 있는 자격을 준다.
■입양 전 '견주의 자격' 묻는다

독일 대부분의 주에선 강아지를 키우기 전에 시험을 보게 합니다. 반려견 면허시험(Hundeführerschein)입니다.

특히 니더작센주는 2013년부터 견종에 상관없이 무조건 시험에 치러 합격을 해야만 반려견을 입양할 수 있도록 법을 만들었습니다. 시험은 강아지의 생태적 특성(예를 들면 성견의 이빨 개수)부터 강아지의 기분을 알아보는 법, 관련 법령까지 다양하게 출제됩니다. 80점 이상이면 합격입니다.

이게 다가 아닙니다. 반려견 입양 1년 이내에 '실기 시험'을 치러야 합니다. 목줄을 달고 산책을 하는 것부터, 반려견이 '앉아', '멈춰' 등 견주의 간단한 명령을 알아듣고 수행할 수 있는지 평가합니다. 강아지에게 불안한 상황에서 견주가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반려견을 키울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면허증'을 발급해줍니다.

노트라인베스트팔렌 주에서는 대형견에 한해서 전문 인증서를 발급합니다. 성견일 때 어깨높이가 40cm 이상이고 몸무게가 20kg 이상의 개들이 대상입니다.

베를린은 2019년부터 집 외부에선 목줄이 필수입니다. 반려견 면허가 있다면 지정된 구역에서 목줄을 풀어 줄 수 있습니다.

베를린 시내 공원 안에 마련된 강아지 놀이터. 목줄에서 벗어나 신나게 뛰놀 수 있는 장소.
■하루 두 번 이상 산책 권고…반려견 세금도

자격을 갖춘 사람만 반려견을 키우는 건 아닙니다. 어디나 마찬가지일 겁니다. 방치되거나 학대받는 반려견은 독일에도 있습니다. 연방법이나 주법으로 동물복지와 관련된 내용을 규정해 놓았다는 건 그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겠죠.

독일에서 반려견을 이유 없이 학대하거나 목숨을 빼앗으면 3년 이하 징역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반려견 산책도 하루 2회 이상, 두 시간 이상을 권고합니다. 집안에만 반려견을 두면 방치, 학대로 간주됩니다. 반려견이 집안에서만 배변 활동을 하는 것도 학대 행위입니다. 옆집 누군가가 구청에 신고하면 조사를 받게 됩니다. 처음에는 경고에 그치지만 거듭되면 반려견 양육권을 박탈당합니다.

반려견 세금도 부과됩니다. 주마다 다르지만 보통 1년에 100유로(약 13만 3,000원) 안팎입니다. 세금을 부과한다는 건 그만큼 반려견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반려견 보험에 드는 사람도 많습니다. 반려견이 '사고를 칠 경우'를 대비하는 겁니다.

참고로 고양이 집사는 면허도 필요 없고, 세금도 안 냅니다.

아래는 반려견 면허시험 문제입니다. 함께 풀어보시죠.

<반려견이 놀고 싶을 때 취하는 자세는 무엇인가요?>
a) 등을 둥글게 하고 꼬리를 다리 사이로 넣는다
b) 누워서 머리를 옆으로 돌린다
c) 앞다리를 땅에 붙이고 뒷다리를 세운 뒤 꼬리를 흔든다.
d) 목 뒤의 털을 세고, 꼬리를 똑바로 세운다.

<급하게 길에서 차를 세울 때 반려견을 어떻게 차에서 내리게 하겠습니까?>
a) 개가 내린 후 개를 불러 목줄을 한다
b) 개에 목줄을 차에서 하고 후에 내리게 한다
c) 개를 내리게 한 후 앉으라는 명령을 한다
d) 개가 차에서 내린 후 누우라는 명령으로 인도에 눕게 한다

<다음 중 옳은 말을 고르세요>
a) 암컷은 번식력이 있고 평생 번식 할 수 있습니다.
b) 암컷은 발정기 첫날부터 성공적으로 짝짓기할 수 있습니다.
c) 임신의 경우, 암컷의 발정기 11일째 되는 날과 14일째 되는 살 사이에 짝짓기를 해야 합니다.
d) 일반적으로 수컷은 8세까지만 짝짓기가 가능합니다.

<반려견 불안 문제의 가장 흔한 원인은 무엇입니까?>
a) 견주와 유대가 너무 가까운 것
b) 아이들이 많은 대가족
c) 특히 강아지 시절의 나쁜 경험
d) 반려견 공원에서 정기적인 훈련

(정답: c, b, a, c)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