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내 앞을 막아?”…부산서 보복 운전자 첫 구속

입력 2021.03.31 (17:13) 수정 2021.03.3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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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보복운전 가해자와 피해자가 다투고 있다.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보복운전 가해자와 피해자가 다투고 있다.

늦은 밤 부산의 한 시내 도로. 지하차도를 빠져나오던 차량이 차선을 바꾸며 옆 차량을 추월합니다. 그런데 추월당한 운전자, 빠른 속도로 뒤쫓아 오더니 옆 차량 운전자에게 욕설을 내뱉습니다.

"거기서 깜빡이도 안 켜고 기어들어 오는 X이…."

차량에 침까지 내뱉은 이 운전자. 화가 난 피해차량 운전자가 이 차량을 뒤쫓기 시작합니다. 신호에 걸려 두 차량 모두 정차한 상황.

앞 차량에서 운전자가 내리더니 욕설을 하며 피해차량의 옆면을 손으로 치며 한 차례 더 위협합니다.

이후 보복운전 차량 운전자는 유유히 차를 타고 떠납니다. 피해차량 운전자와 동승자는 두려움에 떨며 "경찰에 신고하자"는 말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부산 금정구의 한 시내도로. 보복운전 차량 운전자가 뒤쪽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부산 금정구의 한 시내도로. 보복운전 차량 운전자가 뒤쪽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 최근 5개월 동안 5차례 보복운전

결국 경찰에 붙잡힌 이 운전자. 그런데 심상치가 않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보복운전을 일삼아 다른 경찰서에도 해당 운전자에 대한 진정이나 제보 등이 5차례나 접수돼 있었습니다.

자신의 차량 앞에 끼어드는 차가 있으면 추월을 해 급정지하거나 해당 차량에 자신의 차를 바짝 붙여 좌우로 밀어붙이는 등 위협운전을 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10월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앞선 차량이 서행한다는 이유로 욕설하고 심지어 운전자를 밀치는 등 폭행까지 했습니다. 해당 여성 운전자와 동승자는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 운전자는 적반하장으로 피해차량 운전자를 "보복운전으로 신고하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는데요.

지난해 9월에도 부산 북구의 한 고가도로에서 뒤따라오던 차량이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차에서 내려 심한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당시 고가도로 위에는 차량이 빠르게 달리고 있어 추돌사고의 위험까지 있었습니다.

슈퍼카 운전자와 옆 차량 운전자가 다투는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보배드림) 캡처슈퍼카 운전자와 옆 차량 운전자가 다투는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보배드림) 캡처

■ 잇따른 보복운전…부산서 첫 구속

경찰은 이 운전자를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찰은 지난 2015년부터 '보복운전' 범죄를 따로 분류해 정리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보복운전 사례는 잇따랐지만, 부산에서 보복운전을 이유로 구속까지 된 사례는 처음입니다.

이 운전자는 도로교통법령에 따라 운전면허도 취소됐습니다.

경찰은 이 운전자가 상습적으로 보복운전을 일삼은 데다 피해자들이 정신적 트라우마 등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는 점을 구속 이유로 들었습니다.

최근 해운대구 맥라렌, 연제구 벤츠 사건 등 보복운전 사례가 잇따르면서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산경찰청 문홍국 교통조사계장은 "보복운전의 경우 대형사고나 그로 인한 2차 사고의 위험성이 매우 높고 피해자들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등 그 피해가 심각한 범죄"라며 "피해가 중대하거나 상습 등 죄질이 불량한 경우 구속 수사하는 등 엄정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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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3-31 17:13:56
    • 수정2021-03-31 21:02:52
    취재K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보복운전 가해자와 피해자가 다투고 있다.
늦은 밤 부산의 한 시내 도로. 지하차도를 빠져나오던 차량이 차선을 바꾸며 옆 차량을 추월합니다. 그런데 추월당한 운전자, 빠른 속도로 뒤쫓아 오더니 옆 차량 운전자에게 욕설을 내뱉습니다.

"거기서 깜빡이도 안 켜고 기어들어 오는 X이…."

차량에 침까지 내뱉은 이 운전자. 화가 난 피해차량 운전자가 이 차량을 뒤쫓기 시작합니다. 신호에 걸려 두 차량 모두 정차한 상황.

앞 차량에서 운전자가 내리더니 욕설을 하며 피해차량의 옆면을 손으로 치며 한 차례 더 위협합니다.

이후 보복운전 차량 운전자는 유유히 차를 타고 떠납니다. 피해차량 운전자와 동승자는 두려움에 떨며 "경찰에 신고하자"는 말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부산 금정구의 한 시내도로. 보복운전 차량 운전자가 뒤쪽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 최근 5개월 동안 5차례 보복운전

결국 경찰에 붙잡힌 이 운전자. 그런데 심상치가 않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 보복운전을 일삼아 다른 경찰서에도 해당 운전자에 대한 진정이나 제보 등이 5차례나 접수돼 있었습니다.

자신의 차량 앞에 끼어드는 차가 있으면 추월을 해 급정지하거나 해당 차량에 자신의 차를 바짝 붙여 좌우로 밀어붙이는 등 위협운전을 했다고 합니다.

지난해 10월 부산 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는 앞선 차량이 서행한다는 이유로 욕설하고 심지어 운전자를 밀치는 등 폭행까지 했습니다. 해당 여성 운전자와 동승자는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었습니다.

이 운전자는 적반하장으로 피해차량 운전자를 "보복운전으로 신고하겠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는데요.

지난해 9월에도 부산 북구의 한 고가도로에서 뒤따라오던 차량이 경적을 울렸다는 이유로 차에서 내려 심한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당시 고가도로 위에는 차량이 빠르게 달리고 있어 추돌사고의 위험까지 있었습니다.

슈퍼카 운전자와 옆 차량 운전자가 다투는 모습. 인터넷 커뮤니티(보배드림) 캡처
■ 잇따른 보복운전…부산서 첫 구속

경찰은 이 운전자를 특수협박 등의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찰은 지난 2015년부터 '보복운전' 범죄를 따로 분류해 정리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보복운전 사례는 잇따랐지만, 부산에서 보복운전을 이유로 구속까지 된 사례는 처음입니다.

이 운전자는 도로교통법령에 따라 운전면허도 취소됐습니다.

경찰은 이 운전자가 상습적으로 보복운전을 일삼은 데다 피해자들이 정신적 트라우마 등 심각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는 점을 구속 이유로 들었습니다.

최근 해운대구 맥라렌, 연제구 벤츠 사건 등 보복운전 사례가 잇따르면서 운전자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우려는 취지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부산경찰청 문홍국 교통조사계장은 "보복운전의 경우 대형사고나 그로 인한 2차 사고의 위험성이 매우 높고 피해자들도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등 그 피해가 심각한 범죄"라며 "피해가 중대하거나 상습 등 죄질이 불량한 경우 구속 수사하는 등 엄정대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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