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풍력 발전기에 번호 표기하는 이유…“고사리 캐다가 길 잃어요”

입력 2021.04.01 (07:00) 수정 2021.04.01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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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 발전기에 번호 표기는 왜?

해마다 제주에서 고사리 채취를 하다 길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는 가운데 사고 방지를 위해 대형 풍력 발전기에 식별 번호를 표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제주시 구좌읍은 구좌파출소와 구좌119센터, (주)제주김녕풍력발전, 제주에너지공사 등 5개 기관과 협력해 구좌읍 김녕과 동복에 설치된 90m 높이의 풍력발전기 10기에 식별 번호를 표기한다고 밝혔다.

중산간 지역에서 길을 잃었을 때 풍력 발전기 번호를 토대로 위치를 확인해, 경찰과 119 등에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파출소와 119센터는 풍력발전기의 위도와 경도 등을 토대로 신고 발생 시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위치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최근 3년 동안 구좌지역에서 발생한 고사리 채취객 실종신고 건수는 35건(46명)으로, 매년 10여 건 안팎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고재완 구좌읍장은 “신속한 대응으로 주민 안전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계기관과 정기적으로 협업하고, 소통해 안전한 구좌읍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구좌읍은 제주에너지공사에서 관리하는 제주시 동복과 북촌 풍력발전기 15기에 대해서도 번호를 표기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제주도 자치경찰단 송당행복치안센터는 고사리 채취객이 많은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4월 한 달간 실종 예방을 위해 ‘귀가 사이렌’ 순찰 활동을 시행한다.

송당행복치안센터는 채취객이 많은 중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오후 4시~6시까지 도로를 따라 사이렌을 울리며 귀가를 독려한다.

자치경찰은 가족과 지인에게 행선지를 알리거나 차량에 연락처를 비치하고, 오후 5시 이후 고사리 채취를 지양하는 등의 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 길 잃음 사고 절반이 고사리 채취객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018~2020년 제주에서 발생한 길 잃음 사고는 212건으로, 이 가운데 62%인 133건이 4~5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고사리 채취로 길을 잃은 건수가 113건(53%)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오름 등반 59건(27.8%), 올레·둘레길 탐방 40건(18.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에는 70대 남성이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백약이오름 인근에 고사리를 캐러 나간 뒤 연락이 끊겨 실종돼 숨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소방안전본부는 ‘길 잃음 사고 안전주의보’를 발령하고 4~5월 집중 출동 태세 확립과 관련 기관과의 협조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봄철 맞이 정기적 행사는 대부분 취소됐지만, 도민과 관광객들의 고사리 채취, 올레길 탐방 등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항상 일행을 동반하고 휴대폰, 호각 등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는 장비를 휴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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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주 풍력 발전기에 번호 표기하는 이유…“고사리 캐다가 길 잃어요”
    • 입력 2021-04-01 07:00:17
    • 수정2021-04-01 10:56:43
    취재K

풍력 발전기에 번호 표기는 왜?

해마다 제주에서 고사리 채취를 하다 길을 잃는 사고가 발생하는 가운데 사고 방지를 위해 대형 풍력 발전기에 식별 번호를 표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제주시 구좌읍은 구좌파출소와 구좌119센터, (주)제주김녕풍력발전, 제주에너지공사 등 5개 기관과 협력해 구좌읍 김녕과 동복에 설치된 90m 높이의 풍력발전기 10기에 식별 번호를 표기한다고 밝혔다.

중산간 지역에서 길을 잃었을 때 풍력 발전기 번호를 토대로 위치를 확인해, 경찰과 119 등에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파출소와 119센터는 풍력발전기의 위도와 경도 등을 토대로 신고 발생 시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위치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최근 3년 동안 구좌지역에서 발생한 고사리 채취객 실종신고 건수는 35건(46명)으로, 매년 10여 건 안팎의 신고가 접수되고 있다.

고재완 구좌읍장은 “신속한 대응으로 주민 안전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관계기관과 정기적으로 협업하고, 소통해 안전한 구좌읍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구좌읍은 제주에너지공사에서 관리하는 제주시 동복과 북촌 풍력발전기 15기에 대해서도 번호를 표기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제주도 자치경찰단 송당행복치안센터는 고사리 채취객이 많은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4월 한 달간 실종 예방을 위해 ‘귀가 사이렌’ 순찰 활동을 시행한다.

송당행복치안센터는 채취객이 많은 중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오후 4시~6시까지 도로를 따라 사이렌을 울리며 귀가를 독려한다.

자치경찰은 가족과 지인에게 행선지를 알리거나 차량에 연락처를 비치하고, 오후 5시 이후 고사리 채취를 지양하는 등의 수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 길 잃음 사고 절반이 고사리 채취객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2018~2020년 제주에서 발생한 길 잃음 사고는 212건으로, 이 가운데 62%인 133건이 4~5월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고사리 채취로 길을 잃은 건수가 113건(53%)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오름 등반 59건(27.8%), 올레·둘레길 탐방 40건(18.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4월에는 70대 남성이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백약이오름 인근에 고사리를 캐러 나간 뒤 연락이 끊겨 실종돼 숨지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소방안전본부는 ‘길 잃음 사고 안전주의보’를 발령하고 4~5월 집중 출동 태세 확립과 관련 기관과의 협조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봄철 맞이 정기적 행사는 대부분 취소됐지만, 도민과 관광객들의 고사리 채취, 올레길 탐방 등은 이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항상 일행을 동반하고 휴대폰, 호각 등 자신의 위치를 알릴 수 있는 장비를 휴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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