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춘’ 운운한 교수 여전히 수업 중…징계 ‘미적’

입력 2021.04.01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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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한 사립대 강의실.  이 학교 한 교수가 지난해 온라인 수업 도중  성매매와 성 접대를 정당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부산의 한 사립대 강의실. 이 학교 한 교수가 지난해 온라인 수업 도중 성매매와 성 접대를 정당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해외 출장 가는 남편에게 피임기구를 챙겨주는 습관을 가져야 해요."

부산의 한 사립대학교 교수가 지난해 2학기 온라인 수업 도중 성병에 관해 설명하면서 던진 말입니다.

남자들이 외국으로 출장을 갈 경우 접대를 받거나 하면 '매춘부'와 관계를 맺게 된다며 꺼냈던 말인데요. 그러면서 "남편한테 만약에 당신이 접대를 받거나 할 경우에는 반드시 거절하지 못할 상황이 발생할 때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그런 지혜를 갖고 말할 수 있는 아내가 돼야 한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KBS 보도 이후 논란 커져…대학 측 "징계 절차"

해당 교수의 발언은 KBS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성매매와 성 접대를 정당화하는 듯한 발언에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남성과 여성 모두의 인권을 무시한 행동이라며 분노했습니다.

교수의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잇따랐습니다. 당시 해당 교수는 "성병 예방 차원에서 그 이야기를 꺼냈다. 한 학생이 민감하게 받아들인 모양"이라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교수는 학생들에게 사과했고 대학교 측은 해당 교수에 대한 징계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부산 한 사립대의 교수 연구실 앞.부산 한 사립대의 교수 연구실 앞.

■논란 이후 5개월…아직 징계 안돼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된 이후 벌써 5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이 교수에 대한 징계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해당 교수는 여전히 학생들을 만나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수업을 직접 들은 학생 중에 다시 이 교수의 다른 수업을 듣게 된 경우도 있었는데요.

일부 학생들은 경솔한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교수가 아무런 징계 없이 수업을 진행하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이 교수는 수업 도중 지난해 논란이 됐던 자신의 수업에 대해 스스로 언급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한 학생은 " 교수님 수업을 듣는 것 자체도 불편한데 그 일에 대해서 자꾸 언급한다. 반성의 기미는 없고 '어쩌다 잘못 걸린 것 같다.', '내가 너무 열강을 하다 보니….'이런 말씀을 하셔서 더 답답하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학교 측에서도 어떤 조처가 내려지는지 등에 대해 알려주지 않는다"며 징계를 서두르지 않고 학생들에게 아무런 공지도 하지 않는 대학 측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습니다.

■대학 측 "절차 따랐을 뿐…곧 결정 날 것"

대학 측은 징계가 늦어지는 게 아니라 절차를 따르고 있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보통 '성'과 관련된 사안일 경우 성 윤리위원회->인사위원회-> 교원 징계 제청->법인 내부 사실 조사->법인 이사회 심의->법인 징계위원회->최종 결정 단계 등을 거치는데 현재는 법인의 징계위원회를 앞두고 있다는 겁니다.

또 현재 징계가 결정되기 전인 만큼 해당 교수가 수업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는 없다고 하는데요. 해당 교수 본인에 대한 조사도 마친 만큼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징계 기간에만 반 년 가까이 걸리는 것에 대해, 대학 측이 안이하게 대응하는게 아니냐는 학내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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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매춘’ 운운한 교수 여전히 수업 중…징계 ‘미적’
    • 입력 2021-04-01 14:13:10
    취재K
부산의 한 사립대 강의실.  이 학교 한 교수가 지난해 온라인 수업 도중  성매매와 성 접대를 정당화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해외 출장 가는 남편에게 피임기구를 챙겨주는 습관을 가져야 해요."

부산의 한 사립대학교 교수가 지난해 2학기 온라인 수업 도중 성병에 관해 설명하면서 던진 말입니다.

남자들이 외국으로 출장을 갈 경우 접대를 받거나 하면 '매춘부'와 관계를 맺게 된다며 꺼냈던 말인데요. 그러면서 "남편한테 만약에 당신이 접대를 받거나 할 경우에는 반드시 거절하지 못할 상황이 발생할 때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그런 지혜를 갖고 말할 수 있는 아내가 돼야 한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습니다.

■KBS 보도 이후 논란 커져…대학 측 "징계 절차"

해당 교수의 발언은 KBS 보도로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성매매와 성 접대를 정당화하는 듯한 발언에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남성과 여성 모두의 인권을 무시한 행동이라며 분노했습니다.

교수의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잇따랐습니다. 당시 해당 교수는 "성병 예방 차원에서 그 이야기를 꺼냈다. 한 학생이 민감하게 받아들인 모양"이라고 해명하기도 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해당 교수는 학생들에게 사과했고 대학교 측은 해당 교수에 대한 징계절차에 들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부산 한 사립대의 교수 연구실 앞.
■논란 이후 5개월…아직 징계 안돼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된 이후 벌써 5개월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새 학기가 시작됐지만, 이 교수에 대한 징계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해당 교수는 여전히 학생들을 만나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논란이 됐던 수업을 직접 들은 학생 중에 다시 이 교수의 다른 수업을 듣게 된 경우도 있었는데요.

일부 학생들은 경솔한 발언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교수가 아무런 징계 없이 수업을 진행하는 데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특히 이 교수는 수업 도중 지난해 논란이 됐던 자신의 수업에 대해 스스로 언급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한 학생은 " 교수님 수업을 듣는 것 자체도 불편한데 그 일에 대해서 자꾸 언급한다. 반성의 기미는 없고 '어쩌다 잘못 걸린 것 같다.', '내가 너무 열강을 하다 보니….'이런 말씀을 하셔서 더 답답하다"고 털어놨습니다.

또 "학교 측에서도 어떤 조처가 내려지는지 등에 대해 알려주지 않는다"며 징계를 서두르지 않고 학생들에게 아무런 공지도 하지 않는 대학 측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습니다.

■대학 측 "절차 따랐을 뿐…곧 결정 날 것"

대학 측은 징계가 늦어지는 게 아니라 절차를 따르고 있을 뿐이라는 입장입니다. 보통 '성'과 관련된 사안일 경우 성 윤리위원회->인사위원회-> 교원 징계 제청->법인 내부 사실 조사->법인 이사회 심의->법인 징계위원회->최종 결정 단계 등을 거치는데 현재는 법인의 징계위원회를 앞두고 있다는 겁니다.

또 현재 징계가 결정되기 전인 만큼 해당 교수가 수업하지 못하도록 막을 수는 없다고 하는데요. 해당 교수 본인에 대한 조사도 마친 만큼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징계 기간에만 반 년 가까이 걸리는 것에 대해, 대학 측이 안이하게 대응하는게 아니냐는 학내 불만의 목소리도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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