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개발공사 퇴직 간부, 여의지구 땅 투기 의혹

입력 2021.04.05 (21:34) 수정 2021.04.05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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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LH발 부동산 투기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KBS 전주총국은 전라북도의 공공개발 지역 투기 의혹을 집중 취재하고 있는데요.

취재진이 전주시와 전북개발공사가 도시개발을 추진했던 전주 여의지구 토지 등기부를 모두 떼어 분석해 봤더니, 전북개발공사 퇴직 간부가 개발제한구역 고시 넉 달 전에 개발 예정지역 땅을 매입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서승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북혁신도시와 만성지구 사이에 있는 용정마을, 여의지구입니다.

6년 전 전주시와 전북개발공사는 이곳에 고밀도 아파트 단지를 포함해 신시가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진출입로가 없는 한 밭.

사람이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나무들을 빽빽하게 심어놨습니다.

[인근 농민/음성변조 : "너무 배게 심어가지고 저건 이제 쓰지도 못하잖아요. 베어내야 하잖아요. (그러면 그 당시 왜 그렇게 배게 심었을까요?) 보상받으려고 그랬겠죠. 모두 보상받으려고…."]

이 땅 등기부를 떼어보니, 2013년 퇴직한 전북개발공사 고위 간부 이름이 나타납니다.

이 간부는 퇴직 전까지 개발과 경영 관련 부서를 담당했습니다.

땅 매입 시기는 전주시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기 넉 달 전인 2015년 3월.

이른바 맹지 3천5백 제곱미터를 기존 소유주를 포함해 8명이 지분을 쪼개 매입했습니다.

LH 직원들의 수도권 3기 신도시 땅 투기 방식과 똑같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렇게 하면 토지 보상 외에 협의자 택지, 즉 단독주택 용지 우선 매수권 등 또 다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그게 일정하게 어느 정도 평수가 돼야 하지 땅 5평(16.5㎡) 갖고 있다고 해서는 주지 않거든요. 그걸 (노린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전북개발공사 퇴직 간부는 이 땅 지분을 4년 뒤 다른 사람에게 팔았습니다.

난개발 논란 끝에 전주시가 여의지구 개발 사업을 철회한 뒤인데, 여의지구는 지금도 민간 주도 개발 움직임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어떤 사람은 (3.3㎡당) 150만 원도 부르고 어떤 사람은 2백만 원도 부르고. 2백만 원까지는 아닐 거예요, 맹지는."]

해당 퇴직 간부는 투기로 볼 여지가 있지만, 자신은 친구에게 명의만 빌려줬을 뿐 이 같은 내용을 전혀 모른다고 해명했습니다.

매매 서류에 직접 도장을 찍었지만, 돈이 오간 적이 없어 이득을 챙긴 적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공식 인터뷰는 거절했습니다.

전북개발공사는 오래전 일이고 해당 간부가 퇴사해서 사실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7년 여의지구 개발 계획이 중단된 만큼 투기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도 덧붙였습니다.

[전북개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여의지구는 전주시에서 그냥 사업을 안 한다고 해서 끝난 거예요. 진행이 돼서 누군가가 이득을 취했다면 당연히 매를 맞아야 하지만 안 된 거를…."]

전북에서는 2천 년대 들어 전주 서부신시가지와 전북혁신도시 등 공공이 주도하는 신도시 조성과 택지 개발 사업이 잇따랐습니다.

내부 정보를 활용해 부당하게 이득을 취한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가 없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서승신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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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개발공사 퇴직 간부, 여의지구 땅 투기 의혹
    • 입력 2021-04-05 21:34:27
    • 수정2021-04-05 22:02:29
    뉴스9(전주)
[앵커]

LH발 부동산 투기의 후폭풍이 거셉니다.

KBS 전주총국은 전라북도의 공공개발 지역 투기 의혹을 집중 취재하고 있는데요.

취재진이 전주시와 전북개발공사가 도시개발을 추진했던 전주 여의지구 토지 등기부를 모두 떼어 분석해 봤더니, 전북개발공사 퇴직 간부가 개발제한구역 고시 넉 달 전에 개발 예정지역 땅을 매입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서승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북혁신도시와 만성지구 사이에 있는 용정마을, 여의지구입니다.

6년 전 전주시와 전북개발공사는 이곳에 고밀도 아파트 단지를 포함해 신시가지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진출입로가 없는 한 밭.

사람이 들어가기 힘들 정도로 나무들을 빽빽하게 심어놨습니다.

[인근 농민/음성변조 : "너무 배게 심어가지고 저건 이제 쓰지도 못하잖아요. 베어내야 하잖아요. (그러면 그 당시 왜 그렇게 배게 심었을까요?) 보상받으려고 그랬겠죠. 모두 보상받으려고…."]

이 땅 등기부를 떼어보니, 2013년 퇴직한 전북개발공사 고위 간부 이름이 나타납니다.

이 간부는 퇴직 전까지 개발과 경영 관련 부서를 담당했습니다.

땅 매입 시기는 전주시가 개발제한구역으로 묶기 넉 달 전인 2015년 3월.

이른바 맹지 3천5백 제곱미터를 기존 소유주를 포함해 8명이 지분을 쪼개 매입했습니다.

LH 직원들의 수도권 3기 신도시 땅 투기 방식과 똑같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렇게 하면 토지 보상 외에 협의자 택지, 즉 단독주택 용지 우선 매수권 등 또 다른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고 말합니다.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그게 일정하게 어느 정도 평수가 돼야 하지 땅 5평(16.5㎡) 갖고 있다고 해서는 주지 않거든요. 그걸 (노린 것) 같아요. 제가 보기에는…."]

전북개발공사 퇴직 간부는 이 땅 지분을 4년 뒤 다른 사람에게 팔았습니다.

난개발 논란 끝에 전주시가 여의지구 개발 사업을 철회한 뒤인데, 여의지구는 지금도 민간 주도 개발 움직임이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부동산 관계자/음성변조 : "어떤 사람은 (3.3㎡당) 150만 원도 부르고 어떤 사람은 2백만 원도 부르고. 2백만 원까지는 아닐 거예요, 맹지는."]

해당 퇴직 간부는 투기로 볼 여지가 있지만, 자신은 친구에게 명의만 빌려줬을 뿐 이 같은 내용을 전혀 모른다고 해명했습니다.

매매 서류에 직접 도장을 찍었지만, 돈이 오간 적이 없어 이득을 챙긴 적도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공식 인터뷰는 거절했습니다.

전북개발공사는 오래전 일이고 해당 간부가 퇴사해서 사실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2017년 여의지구 개발 계획이 중단된 만큼 투기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도 덧붙였습니다.

[전북개발공사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여의지구는 전주시에서 그냥 사업을 안 한다고 해서 끝난 거예요. 진행이 돼서 누군가가 이득을 취했다면 당연히 매를 맞아야 하지만 안 된 거를…."]

전북에서는 2천 년대 들어 전주 서부신시가지와 전북혁신도시 등 공공이 주도하는 신도시 조성과 택지 개발 사업이 잇따랐습니다.

내부 정보를 활용해 부당하게 이득을 취한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가 없었는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합니다.

KBS 뉴스 서승신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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