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이 늙어간다”…이대로면 30년 뒤 탄소흡수량 1/3토막

입력 2021.04.06 (07:34) 수정 2021.04.06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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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하면서, 유일한 탄소 흡수원인 나무와 숲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숲은 대부분 70년대에 조성돼 급격히 노령화되고 있습니다.

나이 든 숲은 탄소 흡수량이 줄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2050년엔 탄소 흡수량이 지금의 1/3 수준으로 떨어질 걸로 예측됐습니다.

김민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름드리나무가 우거진 울창한 숲입니다.

자세히 보면, 수십 년 전 식재된 엇비슷한 수종이 밀집해 있습니다.

나이별론 30년 넘은 나무가 70% 이상, 50년 넘는 나무도 10%에 이릅니다.

이렇게 우리나라 대부분의 숲은 70년대 산림녹화사업 당시 조성됐습니다.

당시엔 척박한 땅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수종 위주로 나무를 심었습니다.

오래된 나무들은 탄소를 잘 흡수할까요.

이 나무는 50년 된 리기다소나무입니다.

산림녹화 수종으로 많이 심었죠, 이 나무는 1헥타르당 연간 5.8톤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승용차 2대가 일 년간 내뿜는 탄소량과 비슷합니다.

반면에 이 나무는 15년 된 어린 소나무인데요, 탄소 흡수량이 일 년에 10.5톤 정도니까 두 배 가까이 많습니다.

다른 나무를 살펴볼까요.

이 백합나무는 조금 전 본 소나무와 나이는 같지만 1헥타르당 탄소흡수량은 연간 14톤이 넘습니다.

탄소의 흡수량은 이렇게 나무의 종류마다, 또 나이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납니다.

그래프로 볼까요, 일반적으로 탄소흡수량은 20~30년 사이 나무에서 가장 많고 이후에는 계속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정상훈/국립산림과학원 산림기술경영연구소 : "나이가 어릴수록 그만큼 활동량이 많고 생장도 좋기 때문에 그만큼 공중에 있는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50년 이상 된 '늙은 숲'은 2050년엔 전체 숲 면적의 7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흡수량도 2018년 4,560만 톤에서 2050년엔 1/3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산림청은 2050년까지, 오래된 나무는 베고 어린나무를 심는 방식으로 500여만 톤.

베어낸 나무로 화석연료를 대체해 480만 톤 등.

숲의 탄소 기여량을 애초 예상보다 1800만 톤 정도 더 늘리겠단 계획을 세웠습니다.

30년에 걸쳐 우리의 숲을 바꾸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인 만큼 신중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촬영기자:최원석/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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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06 07:34:37
    • 수정2021-04-06 07:5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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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2050년 탄소 중립을 선언하면서, 유일한 탄소 흡수원인 나무와 숲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내 숲은 대부분 70년대에 조성돼 급격히 노령화되고 있습니다.

나이 든 숲은 탄소 흡수량이 줄기 때문에 이대로라면 2050년엔 탄소 흡수량이 지금의 1/3 수준으로 떨어질 걸로 예측됐습니다.

김민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아름드리나무가 우거진 울창한 숲입니다.

자세히 보면, 수십 년 전 식재된 엇비슷한 수종이 밀집해 있습니다.

나이별론 30년 넘은 나무가 70% 이상, 50년 넘는 나무도 10%에 이릅니다.

이렇게 우리나라 대부분의 숲은 70년대 산림녹화사업 당시 조성됐습니다.

당시엔 척박한 땅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수종 위주로 나무를 심었습니다.

오래된 나무들은 탄소를 잘 흡수할까요.

이 나무는 50년 된 리기다소나무입니다.

산림녹화 수종으로 많이 심었죠, 이 나무는 1헥타르당 연간 5.8톤의 탄소를 흡수할 수 있습니다.

승용차 2대가 일 년간 내뿜는 탄소량과 비슷합니다.

반면에 이 나무는 15년 된 어린 소나무인데요, 탄소 흡수량이 일 년에 10.5톤 정도니까 두 배 가까이 많습니다.

다른 나무를 살펴볼까요.

이 백합나무는 조금 전 본 소나무와 나이는 같지만 1헥타르당 탄소흡수량은 연간 14톤이 넘습니다.

탄소의 흡수량은 이렇게 나무의 종류마다, 또 나이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납니다.

그래프로 볼까요, 일반적으로 탄소흡수량은 20~30년 사이 나무에서 가장 많고 이후에는 계속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정상훈/국립산림과학원 산림기술경영연구소 : "나이가 어릴수록 그만큼 활동량이 많고 생장도 좋기 때문에 그만큼 공중에 있는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습니다."]

50년 이상 된 '늙은 숲'은 2050년엔 전체 숲 면적의 72%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온실가스 흡수량도 2018년 4,560만 톤에서 2050년엔 1/3수준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산림청은 2050년까지, 오래된 나무는 베고 어린나무를 심는 방식으로 500여만 톤.

베어낸 나무로 화석연료를 대체해 480만 톤 등.

숲의 탄소 기여량을 애초 예상보다 1800만 톤 정도 더 늘리겠단 계획을 세웠습니다.

30년에 걸쳐 우리의 숲을 바꾸겠다는 장기적인 계획인 만큼 신중하고 체계적인 접근이 어느 때보다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김민경입니다.

촬영기자:최원석/그래픽:채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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