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ESG 경영 본격화…지배구조는 걸음마

입력 2021.04.06 (18:05) 수정 2021.04.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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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ESG라는 말이 경영계의 화두입니다.

환경과 사회적 가치. 지배구조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 본격화된 ESG 경영과 한계점에 대해서 짚어봅니다.

박대기 기자 나왔습니다.

먼저 다들 아시는 내용이지만 ESG가 뭔지 간단히 정리해보죠?

[기자]

네, 과거에는 그냥 지속가능한 경영이라는 말을 많이 썼는데, 이걸 정교하게 만든 것이 ESG입니다.

E는 환경보호, S는 사회적 책임 G가 회사 지배구조의 영문 약자입니다.

이 세 가지 관점에서 회사가 모범적이어야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앵커]

ESG경영 왜 화두가 된거죠?

[기자]

원래는 세계적인 금융자본들이 안정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서 만든 개념인데요.

사실 예전에는 보통 장부와 돈의 흐름을 보고 투자를 했는데요.

그랬더니 기상이변이나 금융위기, 회사 경영진의 잘못에 의한 타격 등을 예방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그 때문에 돈으로 환산되기 어려운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한다면 투자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발견한 것입니다.

특히 코로나19나 지구온난화를 겪으면서 돈이 아닌 다른 문제 때문에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는 점을 세계 금융자본도 알게된거죠.

이런 관점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ESG를 투자 결정의 최우선 순위로 삼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그냥 착한 경영이라서 옳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돈을 벌려면 환경과 사회, 기업 지배구조도 좋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앵커]

ESG는 누가 평가하는 것인가요?

[기자]

세계적인 평가 전문기관들이 여럿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관이 모건스탠리, S&P 등이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게 모건스탠리가 조사한 테슬라 자동차의 ESG평가 자료인데요.

업계 평균인 A등급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친환경 기술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노무관리가 부족하다면서 감점을 받은 결과입니다.

이런 식으로 국내 대기업들도 검색하면 ESG 등급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국내 대기업들도 ESG 경영에 나서고 있는데 평가는 어떤가요?

[기자]

탄소저감에 나서야 한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을 합니다.

그래서 환경보호 대책은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문제는 나머지 두 가지인 사회적 책임과 지배구조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특유의 재벌 구조에서 오는 구조적인 문제들이 있습니다.

'ESG 전도사'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2017년 SK실트론을 인수하면서 사익을 편취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주력계열사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판결도 받았습니다.

지난해 전 직원이 순환휴직에 들어가며 허리띠를 졸라멘 대한항공.

정작 총수인 조원태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자 자신의 연봉을 올려받았습니다.

최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도 이른바 '총수 리스크'는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불법행위를 견제하지 못한 사외이사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재벌문화가 ESG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재벌의 문제점을 개선해보고자 지난해 공정경제 3법도 도입했는데요.

변화가 있나요?

[기자]

올해 주주총회에서 다소 변화가 있었습니다.

공정경제 3법 입법 당시에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이 이른바 '3%룰'입니다.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1명을 뽑을때는 총수 등 3%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칙입니다.

실제 이 규정이 적용돼 이사회 구성이 바뀐 경우가 생겼습니다.

한국타이어의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최대주주는 지분 43%를 가진 조현범 사장입니다.

그런데 지분 19%를 가진 형인 조현식 부회장 측 후보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이 됐습니다.

지분 차이가 나지만 모두 3%로 의결권이 제한됐고 조 부회장 측이 소액주주 지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집안싸움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기 때문에 새 이사회가 제대로 일할지는 검증해봐야 합니다.

3% 룰은 해외 투기자본이 이용할 거란 우려도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는지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합니다.

ESG 개선, 아직 지배구조 면에서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대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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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06 18:05:51
    • 수정2021-04-06 18:3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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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ESG라는 말이 경영계의 화두입니다.

환경과 사회적 가치. 지배구조를 의미하는 단어입니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 본격화된 ESG 경영과 한계점에 대해서 짚어봅니다.

박대기 기자 나왔습니다.

먼저 다들 아시는 내용이지만 ESG가 뭔지 간단히 정리해보죠?

[기자]

네, 과거에는 그냥 지속가능한 경영이라는 말을 많이 썼는데, 이걸 정교하게 만든 것이 ESG입니다.

E는 환경보호, S는 사회적 책임 G가 회사 지배구조의 영문 약자입니다.

이 세 가지 관점에서 회사가 모범적이어야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앵커]

ESG경영 왜 화두가 된거죠?

[기자]

원래는 세계적인 금융자본들이 안정적인 투자를 하기 위해서 만든 개념인데요.

사실 예전에는 보통 장부와 돈의 흐름을 보고 투자를 했는데요.

그랬더니 기상이변이나 금융위기, 회사 경영진의 잘못에 의한 타격 등을 예방하기 어려웠던 것입니다.

그 때문에 돈으로 환산되기 어려운 회사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한다면 투자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발견한 것입니다.

특히 코로나19나 지구온난화를 겪으면서 돈이 아닌 다른 문제 때문에 경제위기가 올 수 있다는 점을 세계 금융자본도 알게된거죠.

이런 관점에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은 ESG를 투자 결정의 최우선 순위로 삼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그냥 착한 경영이라서 옳다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돈을 벌려면 환경과 사회, 기업 지배구조도 좋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앵커]

ESG는 누가 평가하는 것인가요?

[기자]

세계적인 평가 전문기관들이 여럿 있습니다.

대표적인 기관이 모건스탠리, S&P 등이 있습니다.

지금 보시는게 모건스탠리가 조사한 테슬라 자동차의 ESG평가 자료인데요.

업계 평균인 A등급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친환경 기술이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노무관리가 부족하다면서 감점을 받은 결과입니다.

이런 식으로 국내 대기업들도 검색하면 ESG 등급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앵커]

국내 대기업들도 ESG 경영에 나서고 있는데 평가는 어떤가요?

[기자]

탄소저감에 나서야 한다는 데는 모두가 공감을 합니다.

그래서 환경보호 대책은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습니다.

문제는 나머지 두 가지인 사회적 책임과 지배구조입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특유의 재벌 구조에서 오는 구조적인 문제들이 있습니다.

'ESG 전도사'로 불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2017년 SK실트론을 인수하면서 사익을 편취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주력계열사 SK이노베이션은 경쟁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판결도 받았습니다.

지난해 전 직원이 순환휴직에 들어가며 허리띠를 졸라멘 대한항공.

정작 총수인 조원태 회장은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자 자신의 연봉을 올려받았습니다.

최근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도 이른바 '총수 리스크'는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이재용 부회장의 불법행위를 견제하지 못한 사외이사의 연임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재벌문화가 ESG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재벌의 문제점을 개선해보고자 지난해 공정경제 3법도 도입했는데요.

변화가 있나요?

[기자]

올해 주주총회에서 다소 변화가 있었습니다.

공정경제 3법 입법 당시에 가장 주목을 받은 것이 이른바 '3%룰'입니다.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 1명을 뽑을때는 총수 등 3% 이상 지분을 가진 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칙입니다.

실제 이 규정이 적용돼 이사회 구성이 바뀐 경우가 생겼습니다.

한국타이어의 지주회사인 한국앤컴퍼니의 최대주주는 지분 43%를 가진 조현범 사장입니다.

그런데 지분 19%를 가진 형인 조현식 부회장 측 후보가 사외이사 겸 감사위원이 됐습니다.

지분 차이가 나지만 모두 3%로 의결권이 제한됐고 조 부회장 측이 소액주주 지지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집안싸움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기 때문에 새 이사회가 제대로 일할지는 검증해봐야 합니다.

3% 룰은 해외 투기자본이 이용할 거란 우려도 있기 때문에 부작용이 없는지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합니다.

ESG 개선, 아직 지배구조 면에서 갈 길은 멀어 보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대기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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