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조심해요!” 고속도로 뛰어든 말…다행히 경찰관에게

입력 2021.04.0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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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근길, 고속도로에 뛰어든 말

말 한 마리가 출근길 고속도로를 유유히 걸어갑니다. 도로를 차량 통행 방향과 반대로 거슬러 올라가고 차 사이로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비상등을 켠 차들은 말을 피해 급히 차선을 바꾸거나 멈춰서 말이 지나가길 기다립니다.

오늘(8일) 오전 8시쯤 충남 서산시 해미면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의 한 휴게소 앞 고속도로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고속도로에서 말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신고가 잇따라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중앙분리대를 막아서는 일이었습니다. 놀란 말이 중앙분리대를 넘어 건너편 차선으로 가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중앙분리대를 등지고 손짓을 하며 갓길 쪽으로 말을 유도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 참 말을 듣지 않습니다. 말은 갓길 쪽으로 가는가 싶더니 갑자기 고개를 돌려 다시 도로로 나옵니다.

도로에는 다행히 차량이 없었습니다. 말이 출몰한 지점에서 2~3km 전부터 경찰이 지그재그로 운전하며 차량 속도를 늦추는 '트래픽 브레이크'를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고속도로 휴게소로 말을 끌어내고 있다경찰이 고속도로 휴게소로 말을 끌어내고 있다

■ 화물차 기사가 건넨 밧줄…고삐처럼 걸고 끌어내

실랑이는 10분가량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감속 운행을 하던 화물차 운전기사가 밧줄을 건넸습니다. 말을 끌어내는데 쓰라는 거였는데요. 경찰은 이 밧줄을 말의 목에 '고삐처럼' 맸습니다.

말은 그제야 말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목에 묶인 밧줄을 잡아당겨 휴게소 쪽으로 말을 인도했습니다. 정체를 겪던 고속도로도 조금씩 속력을 회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고도 인명 피해도 없었습니다.

특히 빠르게 달리는 차량과 말이 부딪힐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앞차를 무리하게 앞지르지 않았습니다. 비상등을 켠 채 순서대로 천천히 주행했습니다. 말이 차량 사이를 지나다니는 모습이 오히려 평온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이 말은 어디서 온 걸까요? 고속도로 휴게소 옆 마을에서 키우던 두 마리 말 중 하나였습니다. 경찰은 이 말이 마을에서 휴게소 쪽으로 난 길을 따라 고속도로에 올라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오늘의 말 출몰 소동. 그저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던 건 운전자들의 준법 의식과 흥분하지 않도록 차분하게 또 적극적으로 말을 유도한 경찰관의 노력 덕분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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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 조심해요!” 고속도로 뛰어든 말…다행히 경찰관에게
    • 입력 2021-04-08 20:16:01
    취재K

■ 출근길, 고속도로에 뛰어든 말

말 한 마리가 출근길 고속도로를 유유히 걸어갑니다. 도로를 차량 통행 방향과 반대로 거슬러 올라가고 차 사이로 이리저리 돌아다니기도 합니다.

비상등을 켠 차들은 말을 피해 급히 차선을 바꾸거나 멈춰서 말이 지나가길 기다립니다.

오늘(8일) 오전 8시쯤 충남 서산시 해미면 서해안고속도로 하행선의 한 휴게소 앞 고속도로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고속도로에서 말이 돌아다니고 있다는 신고가 잇따라 경찰에 접수됐습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가장 먼저 한 일은 중앙분리대를 막아서는 일이었습니다. 놀란 말이 중앙분리대를 넘어 건너편 차선으로 가면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중앙분리대를 등지고 손짓을 하며 갓길 쪽으로 말을 유도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 참 말을 듣지 않습니다. 말은 갓길 쪽으로 가는가 싶더니 갑자기 고개를 돌려 다시 도로로 나옵니다.

도로에는 다행히 차량이 없었습니다. 말이 출몰한 지점에서 2~3km 전부터 경찰이 지그재그로 운전하며 차량 속도를 늦추는 '트래픽 브레이크'를 진행했기 때문입니다.

경찰이 고속도로 휴게소로 말을 끌어내고 있다
■ 화물차 기사가 건넨 밧줄…고삐처럼 걸고 끌어내

실랑이는 10분가량 이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감속 운행을 하던 화물차 운전기사가 밧줄을 건넸습니다. 말을 끌어내는데 쓰라는 거였는데요. 경찰은 이 밧줄을 말의 목에 '고삐처럼' 맸습니다.

말은 그제야 말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목에 묶인 밧줄을 잡아당겨 휴게소 쪽으로 말을 인도했습니다. 정체를 겪던 고속도로도 조금씩 속력을 회복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사고도 인명 피해도 없었습니다.

특히 빠르게 달리는 차량과 말이 부딪힐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운전자들은 앞차를 무리하게 앞지르지 않았습니다. 비상등을 켠 채 순서대로 천천히 주행했습니다. 말이 차량 사이를 지나다니는 모습이 오히려 평온해 보일 정도였습니다.

이 말은 어디서 온 걸까요? 고속도로 휴게소 옆 마을에서 키우던 두 마리 말 중 하나였습니다. 경찰은 이 말이 마을에서 휴게소 쪽으로 난 길을 따라 고속도로에 올라온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오늘의 말 출몰 소동. 그저 해프닝으로 끝날 수 있던 건 운전자들의 준법 의식과 흥분하지 않도록 차분하게 또 적극적으로 말을 유도한 경찰관의 노력 덕분이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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