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서해안 ‘기상해일’ 위험!…“새벽~아침 해안가 가지 마세요”

입력 2021.04.15 (18:40) 수정 2021.04.15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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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일'은 갑자기 바닷물이 크게 일어서 육지로 넘쳐 들어오는 현상을 뜻합니다. 흔히 '지진'을 원인으로 떠올리죠.

그런데 지진이 일어나지 않고도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날씨가 만드는 해일, 즉 '기상 해일'인데요. 내일(16일) 서해안에 이 '기상 해일' 발생 위험이 있는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 13년 전 충남 보령서 9명 목숨 앗아간 '기상 해일'


위 영상은 2008년 5월 충남 보령의 죽도에서 촬영했습니다. 비교적 잔잔하던 바다가 갑자기 물보라를 일으키더니 해안가로 넘친 건데요. 놀란 사람들이 황급히 뛰어오르지만, 바닷물에 휩쓸린 9명은 끝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정체를 알지 못했던 이 '괴파도'는 훗날 연구 결과 '기상 해일'로 밝혀졌습니다.

기상 해일 발생 모식도(자료 : 기상청)기상 해일 발생 모식도(자료 : 기상청)

지진의 여파로 일어나는 '지진 해일'과 달리, '기상 해일'은 저기압이 먼바다에서 바닷물을 끌어올리면서 시작됩니다.

공기의 밀도가 낮은 저기압 아래에서는 바닷물이 위로 들어올려질 수 있는데요. 주로 한 시간에 3hPa 정도의 기압 하강이 있을 만큼 강한 저기압이 접근할 때 이런 기상 해일이 발생합니다.

그 뒤 저기압이 시속 80km 정도의 빠른 속도로 해안으로 움직이면, 파도가 증폭돼 해안가에 해일로 밀려드는 겁니다.

■ '기압 하강·빠른 이동 속도·만조' 3박자 맞아 떨어져

물론 저기압이 다가온다고 항상 기상 해일이 발생하는 건 아닙니다. 몇 가지 조건이 맞아 떨어질 때 기상 해일이 발생하는데요. 바로 내일(16일) 아침 중부 서해안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원인은 내일 봄비를 몰고 올 저기압입니다. 발달한 저기압이 북서쪽에서 다가오면서 내일 새벽부터 오후 사이 전국에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됐는데요.

기상청 예측으로는 내일 오전 6시 백령도 부근부터 시간당 3hPa 이상의 기압 하강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기상 해일 발생의 첫 번째 조건이 맞아떨어진 겁니다.

내일(16일) 오전 6시 기압 변화 경향. 짙은 붉은색으로 표시된 백령도 부근에서 시간당 3hPa 안팎의 기압 하강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자료 : 기상청)내일(16일) 오전 6시 기압 변화 경향. 짙은 붉은색으로 표시된 백령도 부근에서 시간당 3hPa 안팎의 기압 하강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자료 : 기상청)

여기에 이 저기압은 이동 속도가 매우 빨라 한 시간에 75km의 속도로 서해안에 다가올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저기압 이동 속도 시속 80km 안팎'이라는 두 번째 조건에 해당합니다.

기상청 예측 모델에서 기상 해일의 발생 높이는 20~30cm 정도로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는데요. 문제는 내일 기상 해일 발생 시점이 서해안 지역의 만조 시간대와 겹친다는 겁니다.

가뜩이나 바닷물 높이가 높은 만조 시간에 기상 해일이 더해지면, 그만큼 바닷물이 육지로 밀려들기 쉬워지는 겁니다. 기상 해일의 세번째 조건까지 만족하는 셈입니다.

내일 아침 중부 서해안 주요 지역의 만조 시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16일 아침 중부 서해안 지역 만조 시각
▶ 강화 7시 39분 ▶ 인천 7시 9분 ▶ 안산 6시 55분
▶ 평택 6시 58분 ▶ 대산 6시 46분 ▶ 태안 6시 37분

■ 내일 아침 중부 서해안 지역에서는 해안가 접근 삼가야!

이에 따라 기상청이 기상 해일 발생 위험이 가장 크다고 예측한 지역은 인천과 경기 서해안, 충남 서해안 등 중부 서해안 지역입니다. 주의해야 할 시간은 내일(16일) 새벽 3시부터 아침 8시 사이입니다.

사람의 활동이 많지 않을 시간이지만, 새벽 낚시에 나섰거나 아침에 해안가를 산책하는 분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앞서 보령 죽도 사례에서 보신 것처럼 기상 해일은 해안가에서는 전혀 감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내일 아침 중부 서해안 지역에서는 해안가에 접근을 아예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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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 서해안 ‘기상해일’ 위험!…“새벽~아침 해안가 가지 마세요”
    • 입력 2021-04-15 18:40:03
    • 수정2021-04-15 18:40:58
    취재K

'해일'은 갑자기 바닷물이 크게 일어서 육지로 넘쳐 들어오는 현상을 뜻합니다. 흔히 '지진'을 원인으로 떠올리죠.

그런데 지진이 일어나지 않고도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날씨가 만드는 해일, 즉 '기상 해일'인데요. 내일(16일) 서해안에 이 '기상 해일' 발생 위험이 있는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 13년 전 충남 보령서 9명 목숨 앗아간 '기상 해일'


위 영상은 2008년 5월 충남 보령의 죽도에서 촬영했습니다. 비교적 잔잔하던 바다가 갑자기 물보라를 일으키더니 해안가로 넘친 건데요. 놀란 사람들이 황급히 뛰어오르지만, 바닷물에 휩쓸린 9명은 끝내 목숨을 잃었습니다.

당시 정체를 알지 못했던 이 '괴파도'는 훗날 연구 결과 '기상 해일'로 밝혀졌습니다.

기상 해일 발생 모식도(자료 : 기상청)
지진의 여파로 일어나는 '지진 해일'과 달리, '기상 해일'은 저기압이 먼바다에서 바닷물을 끌어올리면서 시작됩니다.

공기의 밀도가 낮은 저기압 아래에서는 바닷물이 위로 들어올려질 수 있는데요. 주로 한 시간에 3hPa 정도의 기압 하강이 있을 만큼 강한 저기압이 접근할 때 이런 기상 해일이 발생합니다.

그 뒤 저기압이 시속 80km 정도의 빠른 속도로 해안으로 움직이면, 파도가 증폭돼 해안가에 해일로 밀려드는 겁니다.

■ '기압 하강·빠른 이동 속도·만조' 3박자 맞아 떨어져

물론 저기압이 다가온다고 항상 기상 해일이 발생하는 건 아닙니다. 몇 가지 조건이 맞아 떨어질 때 기상 해일이 발생하는데요. 바로 내일(16일) 아침 중부 서해안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원인은 내일 봄비를 몰고 올 저기압입니다. 발달한 저기압이 북서쪽에서 다가오면서 내일 새벽부터 오후 사이 전국에 비를 뿌릴 것으로 예보됐는데요.

기상청 예측으로는 내일 오전 6시 백령도 부근부터 시간당 3hPa 이상의 기압 하강이 나타날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기상 해일 발생의 첫 번째 조건이 맞아떨어진 겁니다.

내일(16일) 오전 6시 기압 변화 경향. 짙은 붉은색으로 표시된 백령도 부근에서 시간당 3hPa 안팎의 기압 하강이 발생할 것으로 예측됐다.(자료 : 기상청)
여기에 이 저기압은 이동 속도가 매우 빨라 한 시간에 75km의 속도로 서해안에 다가올 것으로 예보됐습니다. '저기압 이동 속도 시속 80km 안팎'이라는 두 번째 조건에 해당합니다.

기상청 예측 모델에서 기상 해일의 발생 높이는 20~30cm 정도로 그리 높지 않을 것으로 예측됐는데요. 문제는 내일 기상 해일 발생 시점이 서해안 지역의 만조 시간대와 겹친다는 겁니다.

가뜩이나 바닷물 높이가 높은 만조 시간에 기상 해일이 더해지면, 그만큼 바닷물이 육지로 밀려들기 쉬워지는 겁니다. 기상 해일의 세번째 조건까지 만족하는 셈입니다.

내일 아침 중부 서해안 주요 지역의 만조 시각은 다음과 같습니다.

16일 아침 중부 서해안 지역 만조 시각
▶ 강화 7시 39분 ▶ 인천 7시 9분 ▶ 안산 6시 55분
▶ 평택 6시 58분 ▶ 대산 6시 46분 ▶ 태안 6시 37분

■ 내일 아침 중부 서해안 지역에서는 해안가 접근 삼가야!

이에 따라 기상청이 기상 해일 발생 위험이 가장 크다고 예측한 지역은 인천과 경기 서해안, 충남 서해안 등 중부 서해안 지역입니다. 주의해야 할 시간은 내일(16일) 새벽 3시부터 아침 8시 사이입니다.

사람의 활동이 많지 않을 시간이지만, 새벽 낚시에 나섰거나 아침에 해안가를 산책하는 분들에게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앞서 보령 죽도 사례에서 보신 것처럼 기상 해일은 해안가에서는 전혀 감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내일 아침 중부 서해안 지역에서는 해안가에 접근을 아예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예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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