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오늘(16일) 4.7 재·보궐선거 이후 차기 지도부의 운명을 가를 의원총회를 엽니다. 재보선 이후 일주일 동안 국민의힘 내부에선 야권 재편과 당권을 둘러싸고 진통이 이어졌는데요. 오늘 의원총회의 주요 쟁점 세 가지를 짚어봅니다.
■ 합당? 전당대회? .. 뭣이 중헌디!
재보선 이후 야권의 시선은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야권 후보 단일화로 서울시장 선거에 승리한 것처럼, 대선에서도 야권 후보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야권에서 힘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야권 대선 주자들이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옵니다.
사실 '합당 카드'를 먼저 공개적으로 꺼낸 것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입니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안 대표는 "서울시장이 되면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재보선 후, 안 대표에게 날을 세우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퇴임하고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합당에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당 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주호영 권한대행으로선 전당대회 전에 합당을 먼저 성사시키는 게 여러모로 유리할 거란 계산도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안 대표가 속도 조절에 나섰습니다. 재보선 이튿날 "야권 통합의 전제는 혁신"이라며, 일단 국민의당 당원들의 의견부터 듣겠다고 한 것입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합당 시점에 대한 의견이 정리 안된 걸로 알고 있다"며 "국민의힘 내부가 정리된 뒤에 합당을 요청해야 우리도 의견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가 시간을 끌면서, "합당이 먼저"라는 '통합론'과 "전당대회 준비가 먼저"라는 '자강론'이 당내에서 부딪히기 시작했습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과 정진석 의원 등이 '통합론'에 힘을 싣는 가운데, 전당대회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조경태, 홍문표 의원 등이 '자강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김종인 키즈'라고도 불리는 비대위원들을 중심으로, "합당 문제에 매몰되지 말고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당내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면서 '자중지란'이란 지적이 잇따르자, 주 권한대행은 여러 차례 "의원총회에서 합당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의원총회가 주목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 초선의 '단합력' 이어질까
재보선 직후 "개혁을 이끌겠다"며 하나의 목소리를 낸 초선 의원들이 세력화를 할 수 있을지도 주목할 지점입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56명으로. 전체 의석수(101석)의 절반이 넘습니다. 이들은 재보선 준비 과정에서부터 "차기 지도부에 초선 의원이 포함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논의해왔습니다. 특히, ▲초선 의원을 당 대표로 추대하는 방안, ▲초선 의원이 지도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집단지도체제' 구성, ▲최고위원 중 초선 의원을 반드시 포함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습니다.
하지만 초선들의 단합된 목소리가 조금씩 흩어지는 분위기도 읽힙니다. 한 초선 의원은 KBS와 만나 "전당대회 모드로 들어간 것이 아닐까"라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8일 초선 의원들이 "특정 지역 중심의 정당을 탈피하겠다"고 선언한 후, 일부 영남 지역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쓴소리가 나왔다고 합니다. 지역과 계파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초선 의원들이 중지를 모아 한 명의 당 대표 후보를 추천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집단지도체제도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최고위원중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사람을 당 대표로 뽑는 집단지도체제를 하기 위해서는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장 당헌·당규를 바꾸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재선 의원들이 "단일지도체제로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입장을 정리하자, 초선 의원들도 "그게 현실적"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기우는 분위깁니다.
초선과 중진의 미묘한 긴장감도 감지되는 가운데, 오늘 의원총회에서 '중도와 2030세대의 지지 호소'를 외치는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거세게 나올지 주목됩니다.
■ 주호영 권한대행의 행보는?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거취를 밝힐지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주 권한대행은 '영남의 맹주'로 불리며, 당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아, 당내에선 "빨리 거취를 정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이 주 권한대행을 향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다면 당과 원내정책의 안정성을 위해 조기에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초선 의원들이 "순리대로 거취를 정하라"고 요청했습니다. 같은 날 열린 중진 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주 권한대행에게 빠른 결정을 요구하는 의견이 잇따라 나왔다고 합니다.
주 권한대행은 당 대표에 출마하더라도, 일단은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매듭짓고 전당대회를 추진하는 '통합론'에 힘을 실어 왔습니다. 제1야당의 위상을 키운 다음 윤석열 전 총장까지 끌어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 권한대행은 어제(15일) CBS 라디오에서 '합당론'이 당내 다수 의견이라고 주장하며, 윤 전 총장에 대해 "제3지대가 당을 만들어 선거까지 간다면 야권 분열"이라고 말했습니다. 합당 후 윤 전 총장을 영입하고, 국민의힘 지도부를 중심으로 대선판을 짜겠다는 계산으로도 읽힙니다.
결국 주 권한대행의 거취와 국민의당 합당 문제는 밀접하게 맞물리게 됩니다. 오늘 의원총회에서 또다시 주목해야 할 지점입니다.
■ 합당? 전당대회? .. 뭣이 중헌디!
재보선 이후 야권의 시선은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야권 후보 단일화로 서울시장 선거에 승리한 것처럼, 대선에서도 야권 후보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야권에서 힘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야권 대선 주자들이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옵니다.
사실 '합당 카드'를 먼저 공개적으로 꺼낸 것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입니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안 대표는 "서울시장이 되면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재보선 후, 안 대표에게 날을 세우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퇴임하고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합당에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당 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주호영 권한대행으로선 전당대회 전에 합당을 먼저 성사시키는 게 여러모로 유리할 거란 계산도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안 대표가 속도 조절에 나섰습니다. 재보선 이튿날 "야권 통합의 전제는 혁신"이라며, 일단 국민의당 당원들의 의견부터 듣겠다고 한 것입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합당 시점에 대한 의견이 정리 안된 걸로 알고 있다"며 "국민의힘 내부가 정리된 뒤에 합당을 요청해야 우리도 의견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가 시간을 끌면서, "합당이 먼저"라는 '통합론'과 "전당대회 준비가 먼저"라는 '자강론'이 당내에서 부딪히기 시작했습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과 정진석 의원 등이 '통합론'에 힘을 싣는 가운데, 전당대회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조경태, 홍문표 의원 등이 '자강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김종인 키즈'라고도 불리는 비대위원들을 중심으로, "합당 문제에 매몰되지 말고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당내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면서 '자중지란'이란 지적이 잇따르자, 주 권한대행은 여러 차례 "의원총회에서 합당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의원총회가 주목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 초선의 '단합력' 이어질까
재보선 직후 "개혁을 이끌겠다"며 하나의 목소리를 낸 초선 의원들이 세력화를 할 수 있을지도 주목할 지점입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56명으로. 전체 의석수(101석)의 절반이 넘습니다. 이들은 재보선 준비 과정에서부터 "차기 지도부에 초선 의원이 포함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논의해왔습니다. 특히, ▲초선 의원을 당 대표로 추대하는 방안, ▲초선 의원이 지도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집단지도체제' 구성, ▲최고위원 중 초선 의원을 반드시 포함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습니다.
하지만 초선들의 단합된 목소리가 조금씩 흩어지는 분위기도 읽힙니다. 한 초선 의원은 KBS와 만나 "전당대회 모드로 들어간 것이 아닐까"라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8일 초선 의원들이 "특정 지역 중심의 정당을 탈피하겠다"고 선언한 후, 일부 영남 지역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쓴소리가 나왔다고 합니다. 지역과 계파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초선 의원들이 중지를 모아 한 명의 당 대표 후보를 추천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집단지도체제도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최고위원중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사람을 당 대표로 뽑는 집단지도체제를 하기 위해서는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장 당헌·당규를 바꾸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재선 의원들이 "단일지도체제로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입장을 정리하자, 초선 의원들도 "그게 현실적"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기우는 분위깁니다.
초선과 중진의 미묘한 긴장감도 감지되는 가운데, 오늘 의원총회에서 '중도와 2030세대의 지지 호소'를 외치는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거세게 나올지 주목됩니다.
■ 주호영 권한대행의 행보는?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거취를 밝힐지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주 권한대행은 '영남의 맹주'로 불리며, 당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아, 당내에선 "빨리 거취를 정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이 주 권한대행을 향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다면 당과 원내정책의 안정성을 위해 조기에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초선 의원들이 "순리대로 거취를 정하라"고 요청했습니다. 같은 날 열린 중진 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주 권한대행에게 빠른 결정을 요구하는 의견이 잇따라 나왔다고 합니다.
주 권한대행은 당 대표에 출마하더라도, 일단은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매듭짓고 전당대회를 추진하는 '통합론'에 힘을 실어 왔습니다. 제1야당의 위상을 키운 다음 윤석열 전 총장까지 끌어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 권한대행은 어제(15일) CBS 라디오에서 '합당론'이 당내 다수 의견이라고 주장하며, 윤 전 총장에 대해 "제3지대가 당을 만들어 선거까지 간다면 야권 분열"이라고 말했습니다. 합당 후 윤 전 총장을 영입하고, 국민의힘 지도부를 중심으로 대선판을 짜겠다는 계산으로도 읽힙니다.
결국 주 권한대행의 거취와 국민의당 합당 문제는 밀접하게 맞물리게 됩니다. 오늘 의원총회에서 또다시 주목해야 할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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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합당? 당권? 국민의힘 의원총회 관전포인트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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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04-16 06:01:21
국민의힘이 오늘(16일) 4.7 재·보궐선거 이후 차기 지도부의 운명을 가를 의원총회를 엽니다. 재보선 이후 일주일 동안 국민의힘 내부에선 야권 재편과 당권을 둘러싸고 진통이 이어졌는데요. 오늘 의원총회의 주요 쟁점 세 가지를 짚어봅니다.
■ 합당? 전당대회? .. 뭣이 중헌디!
재보선 이후 야권의 시선은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야권 후보 단일화로 서울시장 선거에 승리한 것처럼, 대선에서도 야권 후보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야권에서 힘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야권 대선 주자들이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옵니다.
사실 '합당 카드'를 먼저 공개적으로 꺼낸 것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입니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안 대표는 "서울시장이 되면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재보선 후, 안 대표에게 날을 세우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퇴임하고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합당에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당 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주호영 권한대행으로선 전당대회 전에 합당을 먼저 성사시키는 게 여러모로 유리할 거란 계산도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안 대표가 속도 조절에 나섰습니다. 재보선 이튿날 "야권 통합의 전제는 혁신"이라며, 일단 국민의당 당원들의 의견부터 듣겠다고 한 것입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합당 시점에 대한 의견이 정리 안된 걸로 알고 있다"며 "국민의힘 내부가 정리된 뒤에 합당을 요청해야 우리도 의견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가 시간을 끌면서, "합당이 먼저"라는 '통합론'과 "전당대회 준비가 먼저"라는 '자강론'이 당내에서 부딪히기 시작했습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과 정진석 의원 등이 '통합론'에 힘을 싣는 가운데, 전당대회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조경태, 홍문표 의원 등이 '자강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김종인 키즈'라고도 불리는 비대위원들을 중심으로, "합당 문제에 매몰되지 말고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당내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면서 '자중지란'이란 지적이 잇따르자, 주 권한대행은 여러 차례 "의원총회에서 합당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의원총회가 주목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 초선의 '단합력' 이어질까
재보선 직후 "개혁을 이끌겠다"며 하나의 목소리를 낸 초선 의원들이 세력화를 할 수 있을지도 주목할 지점입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56명으로. 전체 의석수(101석)의 절반이 넘습니다. 이들은 재보선 준비 과정에서부터 "차기 지도부에 초선 의원이 포함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논의해왔습니다. 특히, ▲초선 의원을 당 대표로 추대하는 방안, ▲초선 의원이 지도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집단지도체제' 구성, ▲최고위원 중 초선 의원을 반드시 포함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습니다.
하지만 초선들의 단합된 목소리가 조금씩 흩어지는 분위기도 읽힙니다. 한 초선 의원은 KBS와 만나 "전당대회 모드로 들어간 것이 아닐까"라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8일 초선 의원들이 "특정 지역 중심의 정당을 탈피하겠다"고 선언한 후, 일부 영남 지역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쓴소리가 나왔다고 합니다. 지역과 계파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초선 의원들이 중지를 모아 한 명의 당 대표 후보를 추천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집단지도체제도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최고위원중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사람을 당 대표로 뽑는 집단지도체제를 하기 위해서는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장 당헌·당규를 바꾸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재선 의원들이 "단일지도체제로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입장을 정리하자, 초선 의원들도 "그게 현실적"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기우는 분위깁니다.
초선과 중진의 미묘한 긴장감도 감지되는 가운데, 오늘 의원총회에서 '중도와 2030세대의 지지 호소'를 외치는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거세게 나올지 주목됩니다.
■ 주호영 권한대행의 행보는?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거취를 밝힐지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주 권한대행은 '영남의 맹주'로 불리며, 당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아, 당내에선 "빨리 거취를 정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이 주 권한대행을 향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다면 당과 원내정책의 안정성을 위해 조기에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초선 의원들이 "순리대로 거취를 정하라"고 요청했습니다. 같은 날 열린 중진 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주 권한대행에게 빠른 결정을 요구하는 의견이 잇따라 나왔다고 합니다.
주 권한대행은 당 대표에 출마하더라도, 일단은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매듭짓고 전당대회를 추진하는 '통합론'에 힘을 실어 왔습니다. 제1야당의 위상을 키운 다음 윤석열 전 총장까지 끌어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 권한대행은 어제(15일) CBS 라디오에서 '합당론'이 당내 다수 의견이라고 주장하며, 윤 전 총장에 대해 "제3지대가 당을 만들어 선거까지 간다면 야권 분열"이라고 말했습니다. 합당 후 윤 전 총장을 영입하고, 국민의힘 지도부를 중심으로 대선판을 짜겠다는 계산으로도 읽힙니다.
결국 주 권한대행의 거취와 국민의당 합당 문제는 밀접하게 맞물리게 됩니다. 오늘 의원총회에서 또다시 주목해야 할 지점입니다.
■ 합당? 전당대회? .. 뭣이 중헌디!
재보선 이후 야권의 시선은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야권 후보 단일화로 서울시장 선거에 승리한 것처럼, 대선에서도 야권 후보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야권에서 힘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야권 대선 주자들이 경쟁할 수 있는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의견이 당내에서 나옵니다.
사실 '합당 카드'를 먼저 공개적으로 꺼낸 것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입니다.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이 진행 중이던 지난달 안 대표는 "서울시장이 되면 국민의힘과 합당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재보선 후, 안 대표에게 날을 세우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퇴임하고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합당에 드라이브를 걸었습니다. 당 대표 출마를 고심 중인 주호영 권한대행으로선 전당대회 전에 합당을 먼저 성사시키는 게 여러모로 유리할 거란 계산도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엔 안 대표가 속도 조절에 나섰습니다. 재보선 이튿날 "야권 통합의 전제는 혁신"이라며, 일단 국민의당 당원들의 의견부터 듣겠다고 한 것입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현재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합당 시점에 대한 의견이 정리 안된 걸로 알고 있다"며 "국민의힘 내부가 정리된 뒤에 합당을 요청해야 우리도 의견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후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가 시간을 끌면서, "합당이 먼저"라는 '통합론'과 "전당대회 준비가 먼저"라는 '자강론'이 당내에서 부딪히기 시작했습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과 정진석 의원 등이 '통합론'에 힘을 싣는 가운데, 전당대회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조경태, 홍문표 의원 등이 '자강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김종인 키즈'라고도 불리는 비대위원들을 중심으로, "합당 문제에 매몰되지 말고 민생부터 챙겨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당내 다양한 의견이 분출되면서 '자중지란'이란 지적이 잇따르자, 주 권한대행은 여러 차례 "의원총회에서 합당에 대한 의견을 정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의원총회가 주목되는 첫 번째 이유입니다.
■ 초선의 '단합력' 이어질까
재보선 직후 "개혁을 이끌겠다"며 하나의 목소리를 낸 초선 의원들이 세력화를 할 수 있을지도 주목할 지점입니다.
국민의힘 초선 의원은 56명으로. 전체 의석수(101석)의 절반이 넘습니다. 이들은 재보선 준비 과정에서부터 "차기 지도부에 초선 의원이 포함돼야 한다"는 공감대를 갖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논의해왔습니다. 특히, ▲초선 의원을 당 대표로 추대하는 방안, ▲초선 의원이 지도부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집단지도체제' 구성, ▲최고위원 중 초선 의원을 반드시 포함하는 방안 등이 논의됐습니다.
하지만 초선들의 단합된 목소리가 조금씩 흩어지는 분위기도 읽힙니다. 한 초선 의원은 KBS와 만나 "전당대회 모드로 들어간 것이 아닐까"라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8일 초선 의원들이 "특정 지역 중심의 정당을 탈피하겠다"고 선언한 후, 일부 영남 지역 중진 의원들을 중심으로 쓴소리가 나왔다고 합니다. 지역과 계파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초선 의원들이 중지를 모아 한 명의 당 대표 후보를 추천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집단지도체제도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최고위원중 가장 많은 득표를 한 사람을 당 대표로 뽑는 집단지도체제를 하기 위해서는 당헌·당규를 개정해야 합니다. 그런데 대선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장 당헌·당규를 바꾸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에 재선 의원들이 "단일지도체제로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입장을 정리하자, 초선 의원들도 "그게 현실적"이라는 쪽으로 의견이 기우는 분위깁니다.
초선과 중진의 미묘한 긴장감도 감지되는 가운데, 오늘 의원총회에서 '중도와 2030세대의 지지 호소'를 외치는 초선 의원들의 목소리가 얼마나 거세게 나올지 주목됩니다.
■ 주호영 권한대행의 행보는?
유력한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이 거취를 밝힐지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주 권한대행은 '영남의 맹주'로 불리며, 당원들로부터 높은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직 전당대회 출마 여부를 명확히 하지 않아, 당내에선 "빨리 거취를 정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국민의힘 재선 의원들이 주 권한대행을 향해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다면 당과 원내정책의 안정성을 위해 조기에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한 데 이어, 지난 14일에는 초선 의원들이 "순리대로 거취를 정하라"고 요청했습니다. 같은 날 열린 중진 의원 연석회의에서도 주 권한대행에게 빠른 결정을 요구하는 의견이 잇따라 나왔다고 합니다.
주 권한대행은 당 대표에 출마하더라도, 일단은 국민의당과의 합당을 매듭짓고 전당대회를 추진하는 '통합론'에 힘을 실어 왔습니다. 제1야당의 위상을 키운 다음 윤석열 전 총장까지 끌어오는 구상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 권한대행은 어제(15일) CBS 라디오에서 '합당론'이 당내 다수 의견이라고 주장하며, 윤 전 총장에 대해 "제3지대가 당을 만들어 선거까지 간다면 야권 분열"이라고 말했습니다. 합당 후 윤 전 총장을 영입하고, 국민의힘 지도부를 중심으로 대선판을 짜겠다는 계산으로도 읽힙니다.
결국 주 권한대행의 거취와 국민의당 합당 문제는 밀접하게 맞물리게 됩니다. 오늘 의원총회에서 또다시 주목해야 할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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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sykb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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