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IT 거인들의 상하이모터쇼 진격…자동차 업계도 절치부심 역습

입력 2021.04.21 (06:02) 수정 2021.04.2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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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중국 상하이에서는 세계 최대, 중국 자동차 시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상하이 모터쇼가 한창입니다. 4월 19~20일 사전 언론 공개에 이어 28일까지 계속됩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부품업체 등이 대거 참여하며 신차만도 150종이 출품됐습니다. 글로벌 모터쇼들이 코로나19로 줄줄이 취소된 가운데 사실상 올 상반기 유일한 주요 자동차 전시회가 될 전망입니다.

■ 다시 확인한 '전기차 대세' 흐름

올해 상하이 모터쇼는 전기차가 대세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중국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선전하는 가운데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배터리 업체로 출발한 비야디, 가격 경쟁력으로 최대 판매 대수를 기록한 소형 전기차 우링 홍광 미니, 여기에 니오, 샤오펑 등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어엿한 중견 전기차 기업으로 도약한 기업들이 이번 전시회에서도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올해 1분기에만도 전기차가 4만대 넘게 인도됐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배 가량 되는 성장세입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 전체 자동차 시장의 20%를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는 동시에 2035년에는 내연 자동차를 아예 시장에서 퇴출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탄소 중립으로 상징되는 환경 정책의 영향이 큽니다. 여기에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기존 자동차 시장에서 후발 주자로서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산업 전략도 깔려있습니다.

■ 중국 IT 거인들의 전기차 시장 진격

KBS 취재진이 만난 비야디의 루오하오 홍보 총괄 책임자는 비야디 배터리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전기차가 인터넷망을 비롯한 정보통신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도 그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 IT 거인들이 전기차 시장에 직접 뛰어들고 있었습니다.

중국 대표 IT 기업 화웨이(왼쪽)와 바이두의 상하이모터쇼 전시장.(사진 조성원 기자)중국 대표 IT 기업 화웨이(왼쪽)와 바이두의 상하이모터쇼 전시장.(사진 조성원 기자)

중국 최대의 검색 포털업체 바이두는 아폴로라는 이름의 자율주행 기술 시스템을 다양한 자동차 업체에 제공하는 사실을 선전했습니다. 바이두는 이미 지리자동차와 합작해 전기차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IT 강자 화웨이의 전시장도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계에 직면한 화웨이가 전기차 시장 진출 의지를 과시하듯 제작에 참여한 자율주행차를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대표 공유차량 업체 디디추싱과 볼보가 협업해 만든 자율주행 차량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실제 중국 빅테크들의 전기차 시장 진출은 이미 큰 흐름을 이루고 있습니다. 화웨이는 베이징자동차와 바이두는 지리자동차, 알리바바는 상하이자동차와 협업중이고 샤오미는 아예 독자 개발을 선언했습니다.

■ 기존 자동차 강자들도 전기차 라인 확대하며 역공

또 하나의 흐름은 기존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라인을 확장하며 역공에 나선 현상입니다. 차이나데일리 등 현지 매체들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강호였던 아우디의 전기차 A6 e-tron 컨셉트 모델을 크게 주목했습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아우디의 적극적인 재공략 의지를 상징하는 사례로 해석했습니다. 폭스바겐과 볼보, 시트로엥, 포드 등 전통적인 내연 자동차 강자들도 이번 전시회에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상하이 모터쇼에 전시된 볼보(왼쪽)와 시트로엥의 전기차 모델. “미래는 전기, 우리도 그렇다”는 볼보 자동차의 구호가 눈에 띈다. (사진 조성원 기자)상하이 모터쇼에 전시된 볼보(왼쪽)와 시트로엥의 전기차 모델. “미래는 전기, 우리도 그렇다”는 볼보 자동차의 구호가 눈에 띈다. (사진 조성원 기자)

이같은 흐름에 한국 자동차 업체들도 올라탔습니다. 지난 몇 년 실적 부진을 겪어온 현대차와 기아도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 아이오닉5, EV6 등 전기차 모델을 공개하며 반등의 계기를 노리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역시 G80 전동화 모델을 공개하며 중국 고급차 시장 공략을 선언했습니다.

■ 한국 자동차 업체도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 시동...아직은 추격자

마커스 헨네 제네시스 중국 법인장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 공개는 전기화로 가는 여정의 첫 걸음이라면서 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상하이에서 이같은 행사를 갖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제네시스도 전기차 모델들을 공개하며 중국 고급차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사진 조성원 기자)제네시스도 전기차 모델들을 공개하며 중국 고급차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사진 조성원 기자)

다만 앞서 살펴본대로 전기차를 출시하거나 더욱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인 글로벌 또는 중국 전기차 기업들을 보면서 한국 자동차 업체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추격자의 위치라는 사실이 실감났습니다. 무엇보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전기차 시장 직접 진출은 모빌리티 시장의 판이 바뀌고 있다는 적신호로 읽혔습니다.

■ 코로나19 속 대규모 행사...철저한 방역

코로나19 유행 기간 이례적인 대규모 행사여서인지 이번 상하이모터쇼 주최측은 방역에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참관인들은 사전에 참가 신청을 할 때 핵산검사 음성 결과도 함께 등록해야 했습니다. 전시장 입구에서도 짐 검사는 물론 얼굴도 미리 등록해야 인식 장치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상하이 모터쇼는 격년으로 열립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그리고 플랫폼 기업들의 대거 진입을 보며 2년 뒤 모터쇼의 모습은 올해와는 사뭇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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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21 06:02:03
    • 수정2021-04-21 10:30:58
    특파원 리포트

지금 중국 상하이에서는 세계 최대, 중국 자동차 시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상하이 모터쇼가 한창입니다. 4월 19~20일 사전 언론 공개에 이어 28일까지 계속됩니다. 글로벌 자동차 기업과 부품업체 등이 대거 참여하며 신차만도 150종이 출품됐습니다. 글로벌 모터쇼들이 코로나19로 줄줄이 취소된 가운데 사실상 올 상반기 유일한 주요 자동차 전시회가 될 전망입니다.

■ 다시 확인한 '전기차 대세' 흐름

올해 상하이 모터쇼는 전기차가 대세라는 사실을 재확인하는 자리였습니다. 중국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선전하는 가운데 중국 토종 자동차 업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집니다. 배터리 업체로 출발한 비야디, 가격 경쟁력으로 최대 판매 대수를 기록한 소형 전기차 우링 홍광 미니, 여기에 니오, 샤오펑 등 스타트업으로 출발해 어엿한 중견 전기차 기업으로 도약한 기업들이 이번 전시회에서도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에서는 올해 1분기에만도 전기차가 4만대 넘게 인도됐습니다.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배 가량 되는 성장세입니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25년 전체 자동차 시장의 20%를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내다보는 동시에 2035년에는 내연 자동차를 아예 시장에서 퇴출시킬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탄소 중립으로 상징되는 환경 정책의 영향이 큽니다. 여기에 선진국들이 주도하는 기존 자동차 시장에서 후발 주자로서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산업 전략도 깔려있습니다.

■ 중국 IT 거인들의 전기차 시장 진격

KBS 취재진이 만난 비야디의 루오하오 홍보 총괄 책임자는 비야디 배터리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동시에 전기차가 인터넷망을 비롯한 정보통신 기술을 적극 활용하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도 그같은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중국 IT 거인들이 전기차 시장에 직접 뛰어들고 있었습니다.

중국 대표 IT 기업 화웨이(왼쪽)와 바이두의 상하이모터쇼 전시장.(사진 조성원 기자)
중국 최대의 검색 포털업체 바이두는 아폴로라는 이름의 자율주행 기술 시스템을 다양한 자동차 업체에 제공하는 사실을 선전했습니다. 바이두는 이미 지리자동차와 합작해 전기차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또 하나의 IT 강자 화웨이의 전시장도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미국의 제재로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계에 직면한 화웨이가 전기차 시장 진출 의지를 과시하듯 제작에 참여한 자율주행차를 전시하고 있었습니다. 중국의 대표 공유차량 업체 디디추싱과 볼보가 협업해 만든 자율주행 차량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실제 중국 빅테크들의 전기차 시장 진출은 이미 큰 흐름을 이루고 있습니다. 화웨이는 베이징자동차와 바이두는 지리자동차, 알리바바는 상하이자동차와 협업중이고 샤오미는 아예 독자 개발을 선언했습니다.

■ 기존 자동차 강자들도 전기차 라인 확대하며 역공

또 하나의 흐름은 기존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라인을 확장하며 역공에 나선 현상입니다. 차이나데일리 등 현지 매체들은 중국 자동차 시장의 강호였던 아우디의 전기차 A6 e-tron 컨셉트 모델을 크게 주목했습니다. 중국 시장에 대한 아우디의 적극적인 재공략 의지를 상징하는 사례로 해석했습니다. 폭스바겐과 볼보, 시트로엥, 포드 등 전통적인 내연 자동차 강자들도 이번 전시회에 다양한 전기차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상하이 모터쇼에 전시된 볼보(왼쪽)와 시트로엥의 전기차 모델. “미래는 전기, 우리도 그렇다”는 볼보 자동차의 구호가 눈에 띈다. (사진 조성원 기자)
이같은 흐름에 한국 자동차 업체들도 올라탔습니다. 지난 몇 년 실적 부진을 겪어온 현대차와 기아도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 아이오닉5, EV6 등 전기차 모델을 공개하며 반등의 계기를 노리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역시 G80 전동화 모델을 공개하며 중국 고급차 시장 공략을 선언했습니다.

■ 한국 자동차 업체도 중국 전기차 시장 공략 시동...아직은 추격자

마커스 헨네 제네시스 중국 법인장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 공개는 전기화로 가는 여정의 첫 걸음이라면서 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상하이에서 이같은 행사를 갖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제네시스도 전기차 모델들을 공개하며 중국 고급차 시장 공략을 선언했다.(사진 조성원 기자)
다만 앞서 살펴본대로 전기차를 출시하거나 더욱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인 글로벌 또는 중국 전기차 기업들을 보면서 한국 자동차 업체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추격자의 위치라는 사실이 실감났습니다. 무엇보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전기차 시장 직접 진출은 모빌리티 시장의 판이 바뀌고 있다는 적신호로 읽혔습니다.

■ 코로나19 속 대규모 행사...철저한 방역

코로나19 유행 기간 이례적인 대규모 행사여서인지 이번 상하이모터쇼 주최측은 방역에 각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었습니다. 참관인들은 사전에 참가 신청을 할 때 핵산검사 음성 결과도 함께 등록해야 했습니다. 전시장 입구에서도 짐 검사는 물론 얼굴도 미리 등록해야 인식 장치를 통과할 수 있었습니다.

상하이 모터쇼는 격년으로 열립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 그리고 플랫폼 기업들의 대거 진입을 보며 2년 뒤 모터쇼의 모습은 올해와는 사뭇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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