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떠나자 떠오른 사면론…‘도로 한국당’ 되나?

입력 2021.04.22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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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서병수 의원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
“많은 국민들이 저를 만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고 빨리 석방하도록 건의해 달라고 애절한 마음으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 (어제, 문재인 대통령 오찬 간담회)
“전직 대통령은 최고 시민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 저렇게 계셔서 마음 아프다. 오늘 저희 두 사람 불러주셨듯이 큰 통합을 조기에 재고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어제, 국회)
“우리 당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요구를 비판하는 취지는 공식적으로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4·7 재보선 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떠나자, 최다선(5선)인 서병수 의원에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사면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당 지지세 결집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도로 자유한국당”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 “사과 4개월 만에 사면론?”…‘김종인 키즈’ 쓴소리

국민의힘 김재섭 비상대책위원은 어제(21일) 비대위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사면론을 비판한 데 이어, 오늘(22일)은 아침 라디오에서 쓴소리를 이어갔습니다. 김 비대위원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원으로 발탁해 국민의힘 서울시 도봉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불과 4개월 전에 비대위 차원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과했다”며 “그리고 선거가 끝난 일주일 정도 지나서 다시 사면론을 꺼내는 것은 ‘저 당이 이제 좀 먹고살 만한가 보다’는 인상을 주기가 너무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이 과거로 다시 회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연락을 20, 30대 지지자에게서 굉장히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모습.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 당명과 정강·정책을 바꾸는 등 중도화 정책을 강행했고 4.7 재·보궐선거 승리 직후 당을 떠났다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모습.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 당명과 정강·정책을 바꾸는 등 중도화 정책을 강행했고 4.7 재·보궐선거 승리 직후 당을 떠났다

‘사면론’이 ‘탄핵 부정’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재보선 비전전략실장을 맡았던 김근식 교수도 오늘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나와 “‘전직 대통령 사면의 문제’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연동되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은 국민의힘이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초선의 조수진 의원도 어제 자신의 SNS에 “‘대통령 탄핵’도 역사”라며 “역사는 선택적으로 수용해선 안 되며, 일부를 부정해서도 안 된다”고 썼습니다.


■ 당권 주자들 “문 대통령 사면 결단해야”

이런 당 안팎의 우려에도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사면론은 커지고 있습니다. 차기 당 대표 유력 주자인 주호영 권한대행에 이어,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낸 의원들은 모두 사면론을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 권성동, 김태흠, 유의동 의원(왼쪽부터)국민의힘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 권성동, 김태흠, 유의동 의원(왼쪽부터)

김기현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전직 대통령) 두 분을 하루빨리 사면하고 복권하는 게 맞다”고 말했고, 권성동 의원도 지난 19일 국회에서 “사면은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습니다.

유의동 의원도 지난 20일 국회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한 데 이어, 오늘 김태흠 의원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민) 통합 차원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문재인 대통령이 (사면을) 결단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들과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을 중심으로 사면론이 분출되면서, 4·7 재보선의 승리 여세를 몰아 당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당내에서 사면론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당원의 의사가 크게 반영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들에 대한 구애의 제스처로 사면론이 활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로 한국당” 비판에도…‘사면론’ 이어질듯

최근 황교안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정계 복귀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 국민의힘이 이른바 ‘태극기 세력’으로 불리는 당내 강경파와 다시 가까워지고 중도와 멀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지만 ‘사면론’을 둘러싼 당 안팎의 진통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미리 ‘사면 문제’를 털고 가야 한다는 계산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당내 의원들은 대체로 사면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며 “당에선 대선까지 사면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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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인 떠나자 떠오른 사면론…‘도로 한국당’ 되나?
    • 입력 2021-04-22 11:53:31
    취재K
국민의힘 서병수 의원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
“많은 국민들이 저를 만나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고 빨리 석방하도록 건의해 달라고 애절한 마음으로 호소하고 있습니다.”

박형준 부산시장 (어제, 문재인 대통령 오찬 간담회)
“전직 대통령은 최고 시민이라 할 수 있는데 지금 저렇게 계셔서 마음 아프다. 오늘 저희 두 사람 불러주셨듯이 큰 통합을 조기에 재고해주시길 부탁드린다.”

국민의힘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 (어제, 국회)
“우리 당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요구를 비판하는 취지는 공식적으로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국민의힘에서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4·7 재보선 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을 떠나자, 최다선(5선)인 서병수 의원에 이어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사면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차기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당 지지세 결집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도로 자유한국당”으로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만만치 않습니다.


■ “사과 4개월 만에 사면론?”…‘김종인 키즈’ 쓴소리

국민의힘 김재섭 비상대책위원은 어제(21일) 비대위 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사면론을 비판한 데 이어, 오늘(22일)은 아침 라디오에서 쓴소리를 이어갔습니다. 김 비대위원은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비대위원으로 발탁해 국민의힘 서울시 도봉갑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김재섭 비대위원은 오늘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불과 4개월 전에 비대위 차원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해 사과했다”며 “그리고 선거가 끝난 일주일 정도 지나서 다시 사면론을 꺼내는 것은 ‘저 당이 이제 좀 먹고살 만한가 보다’는 인상을 주기가 너무 좋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이 과거로 다시 회귀하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연락을 20, 30대 지지자에게서 굉장히 많이 받았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월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모습. 김 전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 당명과 정강·정책을 바꾸는 등 중도화 정책을 강행했고 4.7 재·보궐선거 승리 직후 당을 떠났다
‘사면론’이 ‘탄핵 부정’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재보선 비전전략실장을 맡았던 김근식 교수도 오늘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새아침>에 나와 “‘전직 대통령 사면의 문제’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 연동되는 모습으로 비치는 것은 국민의힘이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초선의 조수진 의원도 어제 자신의 SNS에 “‘대통령 탄핵’도 역사”라며 “역사는 선택적으로 수용해선 안 되며, 일부를 부정해서도 안 된다”고 썼습니다.


■ 당권 주자들 “문 대통령 사면 결단해야”

이런 당 안팎의 우려에도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사면론은 커지고 있습니다. 차기 당 대표 유력 주자인 주호영 권한대행에 이어, 원내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낸 의원들은 모두 사면론을 옹호하고 나섰습니다.

국민의힘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 권성동, 김태흠, 유의동 의원(왼쪽부터)
김기현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전직 대통령) 두 분을 하루빨리 사면하고 복권하는 게 맞다”고 말했고, 권성동 의원도 지난 19일 국회에서 “사면은 빠를수록 좋다”고 말했습니다.

유의동 의원도 지난 20일 국회에서 “조속한 시일 내에 (사면이) 이뤄져야 한다는 바람이 있다”고 말한 데 이어, 오늘 김태흠 의원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국민) 통합 차원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문재인 대통령이 (사면을) 결단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들과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을 중심으로 사면론이 분출되면서, 4·7 재보선의 승리 여세를 몰아 당의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해 당내에서 사면론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당원의 의사가 크게 반영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원들에 대한 구애의 제스처로 사면론이 활용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도로 한국당” 비판에도…‘사면론’ 이어질듯

최근 황교안 전 대표와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정계 복귀도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 국민의힘이 이른바 ‘태극기 세력’으로 불리는 당내 강경파와 다시 가까워지고 중도와 멀어진다는 지적이 잇따르지만 ‘사면론’을 둘러싼 당 안팎의 진통은 이어질 전망입니다.

대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미리 ‘사면 문제’를 털고 가야 한다는 계산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의 한 재선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당내 의원들은 대체로 사면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있다”며 “당에선 대선까지 사면을 계속 요구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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