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간 건 벼슬’법 발의…이대남 돌아올까요?

입력 2021.04.26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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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다녀온 게 벼슬이냐?"

군대와 관련된 논쟁이 벌어지면 꼭 따라 나오는 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늘 (26일) 이 질문에 "'군대 간 것이 벼슬이냐'고 비아냥거리는 분들이 있는데 군대 간 것 벼슬 맞습니다. 어떤 벼슬보다 소중하고 귀한 벼슬입니다." 라고 답한 의원이 있습니다.

바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입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군 복무자를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는 제정법률안을 이번 주 안에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군 복무를 마친 사람들에 대해 기존 국가 유공자에게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취업과 주택 청약, 사회 복귀 적응 등에 있어 국방 '유공자'에 걸맞게 정당한 예우를 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입니다.

연방정부의 공무원을 임용할 경우 제대군인에게 5%의 가산점을, 상이군인에게는 10%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미국의 제대군인 우선 임용법(Veterans Employment Opportunities Act)을 예로 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은 국가가 책임지게 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김 의원이 발의하겠다는 이번 법률안.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진 법안일까요?


■ 민주당의 20대 남성을 향한 구애…핵심은 병역 문제 ?

당장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자) 표심 잡기' 의 또 다른 버전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민주당은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20대 남성들의 멀어진 표심과 마주했습니다. 70%가 넘는 20대 남성이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 힘을 선택한 선거 결과를 두 눈으로 확인한 겁니다. 이후 민주당의 발걸음, 매우 바빠졌습니다.

핵심은 군 문제였습니다. 군 복무 경력을 취업과 승진 과정에서 반영하는 법안들을 앞다퉈 발의하고 있습니다.

포문은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열었습니다. 김 의원은 지난 15일 국가공무원법 개정 등을 통해 전국 지자체에서 채용 시 군에서의 전문 경력이 인정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민주당의 최연소 초선 의원인 전용기 민주당 의원도 '제대군인 지원에 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공공기관과 공기업에서 의무복무자의 군 경력을 승진평가에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전 의원은 "20대 남성들의 희생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에 답하는 것이 국회의원으로서 의무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 역시 이대남 표심 잡기에 가세했습니다. 박 의원은 성별을 불문하고 남·녀 모두 40일 ~ 100일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아 예비군을 구성하는 남녀평등복무제를 제안했습니다.


■ 이대남(20대 남성)은 돌아올까요 ?

김병기 의원실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군 복무와 관련한 20대 남성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이 오랫동안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해온만큼 전문성을 발휘해 연이어 나오고 있는 민주당의 20대 남성 표심 잡기 법안들을 정리해서 발의했다"는 겁니다. 구체적인 법안 내용은 이번 주 수요일 이후면 알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잇따라 발의되는 이대남 표심 잡기 법안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습니다

과연 법안 발의에 앞서 충분한 숙의는 있었는지, 위헌 소지는 없는 것인지, 남녀 사이의 갈등을 불러올 여지는 없는지까지. 국회가 문제 해결을 위한 장(場)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민주당이 20대 남성들이 겪고 있는 취업난이나 주거, 불공정 문제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한 채 '젠더 갈등'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여야 모두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드러난 표심을 근거로, 다가올 내년 대선을 향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달라진 20대의 민심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과거보다 훨씬 더 치열해졌습니다.

하지만, 군 복무와 관련한 문제는 국가 안보, 국방 정책과 직결돼 있습니다. 분노한 20대 남성의 표심을 달래기 위해 단순히 '보여주기' 식으로 접근해선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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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대 간 건 벼슬’법 발의…이대남 돌아올까요?
    • 입력 2021-04-26 13:01:19
    취재K

"군대 다녀온 게 벼슬이냐?"

군대와 관련된 논쟁이 벌어지면 꼭 따라 나오는 말 가운데 하나입니다. 오늘 (26일) 이 질문에 "'군대 간 것이 벼슬이냐'고 비아냥거리는 분들이 있는데 군대 간 것 벼슬 맞습니다. 어떤 벼슬보다 소중하고 귀한 벼슬입니다." 라고 답한 의원이 있습니다.

바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입니다. 김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군 복무자를 국가유공자로 예우하는 제정법률안을 이번 주 안에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군 복무를 마친 사람들에 대해 기존 국가 유공자에게는 미치지 못할지라도 취업과 주택 청약, 사회 복귀 적응 등에 있어 국방 '유공자'에 걸맞게 정당한 예우를 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하는 법안입니다.

연방정부의 공무원을 임용할 경우 제대군인에게 5%의 가산점을, 상이군인에게는 10%의 가산점을 부여하는 미국의 제대군인 우선 임용법(Veterans Employment Opportunities Act)을 예로 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분들은 국가가 책임지게 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습니다.

김 의원이 발의하겠다는 이번 법률안.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진 법안일까요?


■ 민주당의 20대 남성을 향한 구애…핵심은 병역 문제 ?

당장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의 이른바 '이대남(20대 남자) 표심 잡기' 의 또 다른 버전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민주당은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 20대 남성들의 멀어진 표심과 마주했습니다. 70%가 넘는 20대 남성이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 힘을 선택한 선거 결과를 두 눈으로 확인한 겁니다. 이후 민주당의 발걸음, 매우 바빠졌습니다.

핵심은 군 문제였습니다. 군 복무 경력을 취업과 승진 과정에서 반영하는 법안들을 앞다퉈 발의하고 있습니다.

포문은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열었습니다. 김 의원은 지난 15일 국가공무원법 개정 등을 통해 전국 지자체에서 채용 시 군에서의 전문 경력이 인정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민주당의 최연소 초선 의원인 전용기 민주당 의원도 '제대군인 지원에 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습니다. 공공기관과 공기업에서 의무복무자의 군 경력을 승진평가에 반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전 의원은 "20대 남성들의 희생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에 답하는 것이 국회의원으로서 의무라고 생각한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 역시 이대남 표심 잡기에 가세했습니다. 박 의원은 성별을 불문하고 남·녀 모두 40일 ~ 100일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아 예비군을 구성하는 남녀평등복무제를 제안했습니다.


■ 이대남(20대 남성)은 돌아올까요 ?

김병기 의원실 관계자는 KBS와의 통화에서 군 복무와 관련한 20대 남성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김 의원이 오랫동안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해온만큼 전문성을 발휘해 연이어 나오고 있는 민주당의 20대 남성 표심 잡기 법안들을 정리해서 발의했다"는 겁니다. 구체적인 법안 내용은 이번 주 수요일 이후면 알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잇따라 발의되는 이대남 표심 잡기 법안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곱지만은 않습니다

과연 법안 발의에 앞서 충분한 숙의는 있었는지, 위헌 소지는 없는 것인지, 남녀 사이의 갈등을 불러올 여지는 없는지까지. 국회가 문제 해결을 위한 장(場)이 아니라 또 다른 갈등을 유발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민주당이 20대 남성들이 겪고 있는 취업난이나 주거, 불공정 문제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내놓지 못한 채 '젠더 갈등'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여야 모두 지난 재보궐 선거에서 드러난 표심을 근거로, 다가올 내년 대선을 향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달라진 20대의 민심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과거보다 훨씬 더 치열해졌습니다.

하지만, 군 복무와 관련한 문제는 국가 안보, 국방 정책과 직결돼 있습니다. 분노한 20대 남성의 표심을 달래기 위해 단순히 '보여주기' 식으로 접근해선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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