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재담 넘친 윤여정 소감 “두 아들 덕분”…브래드 피트 언급 왜?

배우 윤여정 씨가 미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오늘(26일) 오전 9시부터 열린 제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윤 씨는 함께 후보에 오른 '더 파더'의 올리비아 콜맨, '맹크'의 아만다 사이프리드 등을 제치고 영화 '미나리'로 여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윤 씨는 수상 소감에서 "저는 아마도 당신들(다른 여우조연상 후보)보다 운이 조금 더 좋았을 뿐일 것입니다"라며 겸손함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오스카 연기상을 받은 한국 최초의 배우가 된 윤 씨의 수상 소감 들어보시죠.


아래는 윤여정 씨의 수상 소감 전문입니다.

브래드 피트 씨. 드디어 만나게 돼 반갑습니다. 털사에서 '미나리'를 촬영하는 동안 어디에 계셨나요? 그래도 만나서 영광입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한국에서 왔습니다.

사실 제 이름은 '윤여정'인데요, 유럽인들 대부분은 저를 '여영'이라고 부르고 어떤 사람들은 저를 '유정'이라고 부르는데 오늘 밤은 (어떻게 부르든) 여러분 모두를 용서해 드리겠습니다.

대체로 저는 미국이 아닌 한국에서 살고 있어 아카데미상은 텔레비전으로만 보았습니다. 여느 다른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나 다를 바 없었죠. 하지만 이 자리에 혼자 서 있을 수 있다니 믿기지 않네요.

네 이제 마음을 좀 가다듬을게요. 제게 투표해주신 아카데미 회원들에게 크나큰 감사를 드립니다.

그리고 이다음 소감은, 보통 이렇게 말하던가요, 고맙습니다 '미나리' 가족들. 스티븐, 정이삭 감독님, 한예리, 노엘 우리 모두 영화를 찍으면서 가족이 됐습니다.

무엇보다도 정이삭 감독님이 없었다면 제가 오늘 밤 이 자리에 있을 수조차 없을 겁니다. 정이삭 감독님은 선장이자 감독이었습니다. 너무나 고맙습니다.

사실 저는 경쟁을 믿지 않습니다.

제가 어떻게 글렌 클로즈와 같은 배우를 능가하겠습니까? 글렌 클로즈 배우의 훌륭한 연기를 많이 지켜봤습니다.

여우 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다섯 명 모두 각각의 영화에서 수상자였습니다, 우리는 모두 다른 영화에서 제각기 다른 역할을 했기에 서로 경쟁한 게 아닙니다.

오늘 밤, 저는 아마도 당신들보다 운이 조금 더 좋았을 뿐입니다.

그리고 한국 배우에 대해 미국이 환대해 준 것일지도 모르죠. 어쨌든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

그리고 제 두 아들에게도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제게 나가서 배우 일을 하라고 다그쳤던 애들이죠. 사랑하는 아이들의 덕분에 엄마가 열심히 일해서 이런 상도 받았네요.

그리고 저의 첫 감독님이셨던 김기영 감독께도 감사드립니다. 매우 천재적인 감독님인데 제 첫 영화의 감독이셨죠. 살아계셨다면 저의 수상을 매우 기뻐해 주셨을 겁니다.

여러분, 너무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