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소액 투자 하세요, 저흰 수수료만 받아요” 하지만 결국엔?

입력 2021.04.26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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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뉴스에서 그런 사례 많이 봤어요. 그런데도 내가 당했다는 게 너무나 당황스럽고…."
"수익금 50%를 준다고 했어요. 원금은 절대 보장된다고 했고…. 아직 가족들은 몰라요."

외환 차익 거래 투자를 유도하는 카페 운영진외환 차익 거래 투자를 유도하는 카페 운영진


30대 주부는 석 달째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인터넷 카페에서 본 투자 홍보글이 화근이었습니다. 환율 변동성에 투자하는 외환 차익거래 등에 참여해 큰 수익을 벌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수백 명의 회원이 가입한데다 수익 성공 인증글을 본 뒤여서 믿음이 생겼습니다.

카페에 가입하자 개인 채팅방으로 카페 운영진이 대화를 걸어왔습니다. 자신들은 수수료만 받고, 수익이 날 때마다 수익금의 50%를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거기에 원금은 무조건 보장된다며 피해자를 유인했습니다.

처음 200만 원 정도로 시작한 투자는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운영진은 틈틈이 수익 인증 거래창 등을 보여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 금액을 요구했습니다. 그렇게 피해자가 20일 동안 입금한 금액만 9천8백만 원 상당.

수익금 지불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뒤늦게 원금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운영진은 "퀵으로 돈을 보내줄테니 퀵 보증금 4천만 원을 달라"는 엉뚱한 요구를 해왔습니다. 결국 경찰에 신고했지만, 연락이 두절된 뒤였습니다.

카페에 올라온 수익 인증글. 이 사진도 인터넷에서 무단으로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카페에 올라온 수익 인증글. 이 사진도 인터넷에서 무단으로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 해킹 계정 구매해 범행…실제 금융회사 자산관리자 명의까지 도용

이들은 처음에는 소액 투자를 유도한 뒤,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입금받고 추가 투자금을 유도했습니다.

피해자들은 경험 없이 주식 등 금융 투자를 해보려다 카페에 들어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카페별로 회원 수도 수백 명인데다 얼굴까지 올라온 수익 인증 글이 수두룩해 쉽게 속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카페에 회원수를 늘리기 위해 해킹된 아이디 수백 개를 구매하고, 사진도 무단으로 도용해 인증글 작성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실제 금융회사 자산관리자의 명의를 도용해 투자를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원금을 회수하거나 의심하려는 사람이 생기면 연락을 두절하거나 대담하게 추가 보증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일당을 이용해 가짜로 올린 인증글. 대부분 해킹한 계정을 이용해 글을 작성했다.일당을 이용해 가짜로 올린 인증글. 대부분 해킹한 계정을 이용해 글을 작성했다.

■ 피해액만 7억 7천만 원…추가 범행 여부 등 수사 확대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된 피해자는 50명이 넘었습니다. 피해액도 7억7천만 원 상당인데요. 적게는 1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까지 사기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부분 투자 내용 등을 확인하거나 의심을 하면 카페에서 탈퇴를 당하거나 활동이 중지돼 신고한 경우였습니다.

최근 금융 투자가 큰 인기를 끌며 각종 펀드 등 고위험 고수익 투자도 급증하고 있는데요. 경찰은 인터넷과 SNS 등에서 떠도는 정보를 가지고 묻지마 투자를 할 경우 이같은 사기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또 해킹 당한 계정 대부분이 해외에서 유입된 주소로 해킹이 이뤄져 계정 주인들도 사기 범죄에 이용당한 사실을 모르는 만큼, 이중 잠금 등 계정 보안을 강화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경찰은 20대 남성을 포함한 이들 일당 6명을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추가 범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 비슷한 수법에 당한 피해자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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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작은 “소액 투자 하세요, 저흰 수수료만 받아요” 하지만 결국엔?
    • 입력 2021-04-26 16:25:18
    취재K
<strong>"뉴스에서 그런 사례 많이 봤어요. 그런데도 내가 당했다는 게 너무나 당황스럽고…."<br />"수익금 50%를 준다고 했어요. 원금은 절대 보장된다고 했고…. 아직 가족들은 몰라요."<br /></strong>
외환 차익 거래 투자를 유도하는 카페 운영진

30대 주부는 석 달째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 1월 인터넷 카페에서 본 투자 홍보글이 화근이었습니다. 환율 변동성에 투자하는 외환 차익거래 등에 참여해 큰 수익을 벌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수백 명의 회원이 가입한데다 수익 성공 인증글을 본 뒤여서 믿음이 생겼습니다.

카페에 가입하자 개인 채팅방으로 카페 운영진이 대화를 걸어왔습니다. 자신들은 수수료만 받고, 수익이 날 때마다 수익금의 50%를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거기에 원금은 무조건 보장된다며 피해자를 유인했습니다.

처음 200만 원 정도로 시작한 투자는 점점 눈덩이처럼 불어났습니다. 운영진은 틈틈이 수익 인증 거래창 등을 보여주고 수수료 명목으로 추가 금액을 요구했습니다. 그렇게 피해자가 20일 동안 입금한 금액만 9천8백만 원 상당.

수익금 지불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뒤늦게 원금을 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운영진은 "퀵으로 돈을 보내줄테니 퀵 보증금 4천만 원을 달라"는 엉뚱한 요구를 해왔습니다. 결국 경찰에 신고했지만, 연락이 두절된 뒤였습니다.

카페에 올라온 수익 인증글. 이 사진도 인터넷에서 무단으로 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 해킹 계정 구매해 범행…실제 금융회사 자산관리자 명의까지 도용

이들은 처음에는 소액 투자를 유도한 뒤,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입금받고 추가 투자금을 유도했습니다.

피해자들은 경험 없이 주식 등 금융 투자를 해보려다 카페에 들어간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카페별로 회원 수도 수백 명인데다 얼굴까지 올라온 수익 인증 글이 수두룩해 쉽게 속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카페에 회원수를 늘리기 위해 해킹된 아이디 수백 개를 구매하고, 사진도 무단으로 도용해 인증글 작성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실제 금융회사 자산관리자의 명의를 도용해 투자를 유도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원금을 회수하거나 의심하려는 사람이 생기면 연락을 두절하거나 대담하게 추가 보증금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수법을 썼습니다.

일당을 이용해 가짜로 올린 인증글. 대부분 해킹한 계정을 이용해 글을 작성했다.
■ 피해액만 7억 7천만 원…추가 범행 여부 등 수사 확대

경찰 조사 결과 확인된 피해자는 50명이 넘었습니다. 피해액도 7억7천만 원 상당인데요. 적게는 1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까지 사기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대부분 투자 내용 등을 확인하거나 의심을 하면 카페에서 탈퇴를 당하거나 활동이 중지돼 신고한 경우였습니다.

최근 금융 투자가 큰 인기를 끌며 각종 펀드 등 고위험 고수익 투자도 급증하고 있는데요. 경찰은 인터넷과 SNS 등에서 떠도는 정보를 가지고 묻지마 투자를 할 경우 이같은 사기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또 해킹 당한 계정 대부분이 해외에서 유입된 주소로 해킹이 이뤄져 계정 주인들도 사기 범죄에 이용당한 사실을 모르는 만큼, 이중 잠금 등 계정 보안을 강화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경찰은 20대 남성을 포함한 이들 일당 6명을 사기 혐의 등으로 구속하고, 추가 범행 여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또 비슷한 수법에 당한 피해자가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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