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삭 감독은 왜 배우 윤여정을 캐스팅했을까?…‘미나리’ 감독 인터뷰, 그 뒷 이야기

입력 2021.04.27 (08:01) 수정 2021.04.27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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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여정 캐스팅 이유는?

"일단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연기력을 지녔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어요. 그런데다가 인간적 측면에서도 정말 좋은 분이라서 그 두 장점의 조화가 <미나리>의 할머니 '순자'역에 딱이라고 생각했죠."


많은 한국의 명 여배우들 가운데 배우 윤여정을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정이삭 감독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리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호평하는 이유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윤여정 선생님이 진짜 자기 할머니였으면 좋겠다고요.

아마도 <미나리>에서 윤 선생님이 연기하는 할머니를 보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할머니가 아주 먼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미국으로 이민 와서 그저 사랑만 주시잖아요.

영화에서 할머니의 역할이 그건데 윤 선생님이 연기하는 할머니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렇게 무한히 조건없는 사랑을 주던 가족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선생님의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 감독은 특히 자신의 부모와 할머니처럼 1980년대 초반(영화에서는 1982년) 미국으로 이민 온 1세대 이민자들의 경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마도 '모델(선례)'가 없다는 것이었을 거라면서, 인생의 선배로서 누군가가 '여기서는 이렇게 하라'고 조언해주는 사람이 전무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는 것이 맞고 틀리는 지 예측하기조차 어려웠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따라서 그 분들은 '용기'가 아주 필요했을 거라고…….


■ 정 감독 가족이 이민 오게 된 이유는?

실제로 자신의 가족이 미국으로의 이민을 결행하게 된 동기와 관련해서도 정 감독은 아버지의 '패기'를 들었다.

젊은 청년 시절 아버지가 서울 종로에서 보던 '영화' 속의 미국을 보고 이민을 꿈꾸게 되었다는 것이다. 드넓은 땅이 있고, 그런 곳에서 정 감독의 아버지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라고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용감한 한인 청년이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많은 새로운 '기회들'을 위해서 온 가족이 미국으로 오게 됐다고.

그리고 영화를 찍으면서 윤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출연진이 정말 '한 가족' 같이 됐다면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모두가 놀라고 있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또 그런 가족같은 맘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빛나는 배우 윤여정 씨를 응원한다는 말도.

"맘 속으로 윤 선생님에 대한 바람이 있는데요, 세계가 그분의 훌륭한 연기력에 주목하는 정말 좋은 기회를 만나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꼭 최고의 자리까지 가셨으면 좋겠어요."


정 감독은 배우 윤여정이 연기한 '순자'라는 할머니를 통해서 나타내고자 하는 할머니상에 대해서는 영화의 엔딩 장면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마무리했다.

"<미나리>는 '장소'에 관한 영화이기도 해요. 영화 속에서 '물'이 많이 나오고 '물을 찾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요, 그게 의미하는 바는 모든 사물에 제가 있을 알맞은 곳이 있다는 거예요.

그런 맥락에서 할머니는 삶을 바라보는 나름의 방식이 있으신 것 같아요. <미나리>의 순자 할머니도 일견 무서워보이는 낯선 물가로 내려와 거기에서 미나리를 심을 완벽한 장소를 찾아내시잖아요. 그래서 그런 의미로 영화를 맺고 싶었어요.

메시지는 아닌데 '할머니'라는 존재의 특성이랄까요. 자체로 '지혜'를 지닌 그런 존재. 지혜의 대명사죠. 강하고 재밌고, 그런 할머니를 윤 선생님이 정말 제대로 잘 표현해주셨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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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이삭 감독은 왜 배우 윤여정을 캐스팅했을까?…‘미나리’ 감독 인터뷰, 그 뒷 이야기
    • 입력 2021-04-27 08:01:49
    • 수정2021-04-27 08:15:39
    취재K
배우 윤여정 캐스팅 이유는?

"일단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연기력을 지녔다는 게 가장 큰 이유였어요. 그런데다가 인간적 측면에서도 정말 좋은 분이라서 그 두 장점의 조화가 <미나리>의 할머니 '순자'역에 딱이라고 생각했죠."


많은 한국의 명 여배우들 가운데 배우 윤여정을 캐스팅한 이유를 묻자 정이삭 감독은 이렇게 대답했다. 그리고 전 세계가 주목하고 호평하는 이유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누군가 그러더라고요, 윤여정 선생님이 진짜 자기 할머니였으면 좋겠다고요.

아마도 <미나리>에서 윤 선생님이 연기하는 할머니를 보면서 사람들이 느끼는 것은, 할머니가 아주 먼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미국으로 이민 와서 그저 사랑만 주시잖아요.

영화에서 할머니의 역할이 그건데 윤 선생님이 연기하는 할머니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그렇게 무한히 조건없는 사랑을 주던 가족 누군가를 떠올리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욱 선생님의 연기가 호평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 감독은 특히 자신의 부모와 할머니처럼 1980년대 초반(영화에서는 1982년) 미국으로 이민 온 1세대 이민자들의 경우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마도 '모델(선례)'가 없다는 것이었을 거라면서, 인생의 선배로서 누군가가 '여기서는 이렇게 하라'고 조언해주는 사람이 전무했기 때문에 어떻게 하는 것이 맞고 틀리는 지 예측하기조차 어려웠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따라서 그 분들은 '용기'가 아주 필요했을 거라고…….


■ 정 감독 가족이 이민 오게 된 이유는?

실제로 자신의 가족이 미국으로의 이민을 결행하게 된 동기와 관련해서도 정 감독은 아버지의 '패기'를 들었다.

젊은 청년 시절 아버지가 서울 종로에서 보던 '영화' 속의 미국을 보고 이민을 꿈꾸게 되었다는 것이다. 드넓은 땅이 있고, 그런 곳에서 정 감독의 아버지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라고 이른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용감한 한인 청년이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많은 새로운 '기회들'을 위해서 온 가족이 미국으로 오게 됐다고.

그리고 영화를 찍으면서 윤 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출연진이 정말 '한 가족' 같이 됐다면서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모두가 놀라고 있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또 그런 가족같은 맘으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에 빛나는 배우 윤여정 씨를 응원한다는 말도.

"맘 속으로 윤 선생님에 대한 바람이 있는데요, 세계가 그분의 훌륭한 연기력에 주목하는 정말 좋은 기회를 만나셨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꼭 최고의 자리까지 가셨으면 좋겠어요."


정 감독은 배우 윤여정이 연기한 '순자'라는 할머니를 통해서 나타내고자 하는 할머니상에 대해서는 영화의 엔딩 장면을 언급하면서 이렇게 마무리했다.

"<미나리>는 '장소'에 관한 영화이기도 해요. 영화 속에서 '물'이 많이 나오고 '물을 찾는 장면'이 자주 나오는데요, 그게 의미하는 바는 모든 사물에 제가 있을 알맞은 곳이 있다는 거예요.

그런 맥락에서 할머니는 삶을 바라보는 나름의 방식이 있으신 것 같아요. <미나리>의 순자 할머니도 일견 무서워보이는 낯선 물가로 내려와 거기에서 미나리를 심을 완벽한 장소를 찾아내시잖아요. 그래서 그런 의미로 영화를 맺고 싶었어요.

메시지는 아닌데 '할머니'라는 존재의 특성이랄까요. 자체로 '지혜'를 지닌 그런 존재. 지혜의 대명사죠. 강하고 재밌고, 그런 할머니를 윤 선생님이 정말 제대로 잘 표현해주셨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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