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3년 전 봄날’은 다시 올 수 있을까?

입력 2021.04.27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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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7일, 오늘은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 꼭 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3년 전 오늘, TV 화면을 통해 중계됐던 파격적인 장면들은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지만,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현재의 남북관계는 안갯속입니다.


■ 판문점 선언 3주년…조용한 '4·27'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그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싹트기 시작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의미있는 행사였습니다.

11년 만의 남북정상회담이기도 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처음 열린 남북정상회담이기도 했습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회담’ 모습. [사진 출처: 판문점 공동취재단=연합뉴스]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회담’ 모습. [사진 출처: 판문점 공동취재단=연합뉴스]

남북 정상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던 장면부터, 마치 무성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 했던 '도보다리 회담'까지,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파격의 연속이었죠.

한 달 뒤에는 당일 저녁에 사후 공개돼 놀라움을 안겼던 5월 26일 2차 판문점 정상회담이 열렸고, 6월 12일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등 남북미 정상의 이른바 '톱다운'식 정상외교가 파격을 거듭하며 기대를 한껏 높였습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들뜬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듬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관계의 경색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정부 차원의 기념행사도 열리지 않습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관계자들이 판문점 선언 3주년 하루 전인 26일 경기도 파주시 남북산림협력센터에서 열린 ‘탄소중립 평화의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 출처: 연합뉴스]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관계자들이 판문점 선언 3주년 하루 전인 26일 경기도 파주시 남북산림협력센터에서 열린 ‘탄소중립 평화의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 출처: 연합뉴스]

대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오늘(27일) 민간단체 등이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들에 참석해 축사를 하며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이는데요.

판문점 선언 1주년이었던 2019년 4월에는 판문점 남측 지역 회담장소를 무대로 '평화 퍼포먼스' 행사를 열었고, 2주년이던 지난해 4월에도 통일부와 국토교통부 주최로 강원도 제진역에서 '동해 북부선(강릉∼고성 제진) 추진 기념식'을 열었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통일부는 정부 차원의 공식 기념행사를 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코로나19로 대규모 대면행사 개최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남북관계가 교착을 거듭하는 상황과 무관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북한 역시 27일 오전까지 판문점선언 3주년과 관련해 별다른 메시지는 내지 않고 있습니다.


■ 지난 3년 남북관계는 '롤러코스터'

지난 3년간 남북관계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타듯 요동쳤습니다.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그해 9월에는 평양에서 정상회담이 열려 '평양 공동선언'과 판문점 선언의 부속합의서인 '9.19 군사합의서'가 채택됐습니다.

남북 정상간 합의서로는 처음으로 비교적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이 담겼고, 9.19 군사합의서는 남북간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의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습니다. 북한은 다시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 등 신형 무기들을 시험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해 6월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의 '깜짝 회동'이 성사되며 잠시 협상의 불씨를 살리는 듯 했지만, 10월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되면서 그해 연말은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운운하는 험악한 분위기까지 연출됐습니다.

2020년 남북관계는 한층 더 나빠졌습니다.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는 충격과 분노를 안겼고, 9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국민 감정은 더 악화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사과하면서 사태가 더 악화되지는 않았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 판문점 선언 주요 성과들, 현주소는?

3년이 지난 지금, 판문점 선언은 얼마나 이행됐을까요. 주요 성과로 꼽혔던 내용들은 어떤 상황에 놓여있을까요.

판문점 선언은 크게 남북관계 개선, 군사적 긴장 완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 한반도 평화체제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과 연동될 수밖에 없지만, 남북관계 개선과 군사적 긴장 완화는 남북간 우선 추진할 수 있는 일로서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래서 이 두 조항의 상징이자 판문점 선언의 최대 성과로 꼽히던 것이 바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9.19 군사합의였는데요.

3년이 지난 지금, 개성 연락사무소는 북한이 지난해 6월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삼아 폭파해 버린 채 현재까지 방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판문점 선언의 부속합의서로 그해 9월 평양정상회담에서 채택됐던 '9.19 군사합의'는 우발적 충돌 방지라는 취지는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다고 평가되나, 2019년 11월 북한의 서해 창린도 해안포 사격과 지난해 5월 GP 총격으로 2차례 위반하는 등 균열의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은 그해 8월 한 차례 성사된 이후 기약이 없고, 특히 양 정상이 합의했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하노이 노딜' 이후 긴 교착상태를 반복 중입니다.


■ '3년 전 봄날'의 강렬한 기억

'3년 전 판문점'의 기억은 북한 사람들에게도 꽤 인상적이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해 8월 기자가 국제유소년축구대회 취재를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만났던 사람들은 "역사적인 회담"이라고 입을 모았고,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됐던 장면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북한 당국 역시 '3년 전 봄날'을 몇 차례 언급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북한 최대의 정치이벤트인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한미연합훈련과 첨단무기 도입 등을 비난하면서 "남조선(남한) 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도 있다"며 여운을 남기는 듯한 표현을 썼습니다.

이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3월 한미연합훈련 실시를 비난하며 '이런 식이라면 3년 전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식의 담화를 냈는데요. 최고지도자와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그 여동생이 잇따라 '3년 전 봄날'이라는 수사를 사용한 것을 보면, 북한에게도 그날의 기억은 강렬하게 남아있는 듯 합니다.


■ 5월 한미정상회담이 '분수령' 될까

정부는 어제(26일) 코로나 시대 북한과의 '비대면 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화상회의 시스템' 시연회를 했습니다. 북한이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봉쇄하는 등 더더욱 대화에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화상회담' 준비까지 내보인 건데요.

보건협력 등 끊임없는 대화 제안에도 북한은 아직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이 최근 '도쿄올림픽 불참'을 전격 선언하면서 올림픽을 대화의 계기로 삼으려던 구상도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졌는데요.

미 대선 이후 아직 새로운 대북정책이 나오지 않은 시점, 미중 갈등이 격화되며 한반도 정세는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미국의 대북정책에 관심이 쏠립니다.

미국이 대북정책을 내놓는다 해도 당장은 큰 틀의 '원칙' 정도만 공개할 뿐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그 자체가 곧 협상과 연결되기 때문에 양측이 마주앉은 뒤에야 상호간에 패를 꺼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

그래서 다음달 열릴 한미정상회담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북한과의 본격적인 협상 준비에 앞서 한미가 대북정책을 조율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북미관계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논의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현 정권의 임기는 이제 1년 정도 남은 상황.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3년 전 봄날'의 기운을 되살릴 수 있는 마지막 분수령이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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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04-27 08:01:51
    취재K
4월 27일, 오늘은 판문점에서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지 꼭 3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3년 전 오늘, TV 화면을 통해 중계됐던 파격적인 장면들은 많은 이들에게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지만, 언제 그런 일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현재의 남북관계는 안갯속입니다.


■ 판문점 선언 3주년…조용한 '4·27'

2018년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그해 2월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싹트기 시작한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의미있는 행사였습니다.

11년 만의 남북정상회담이기도 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처음 열린 남북정상회담이기도 했습니다.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당시 ‘도보다리 회담’ 모습. [사진 출처: 판문점 공동취재단=연합뉴스]
남북 정상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던 장면부터, 마치 무성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 했던 '도보다리 회담'까지,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은 파격의 연속이었죠.

한 달 뒤에는 당일 저녁에 사후 공개돼 놀라움을 안겼던 5월 26일 2차 판문점 정상회담이 열렸고, 6월 12일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등 남북미 정상의 이른바 '톱다운'식 정상외교가 파격을 거듭하며 기대를 한껏 높였습니다.

그런데 3년이 지난 지금, 당시의 들뜬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듬해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남북관계의 경색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는 정부 차원의 기념행사도 열리지 않습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 등 관계자들이 판문점 선언 3주년 하루 전인 26일 경기도 파주시 남북산림협력센터에서 열린 ‘탄소중립 평화의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한 모습. [사진 출처: 연합뉴스]
대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오늘(27일) 민간단체 등이 주최하는 다양한 행사들에 참석해 축사를 하며 메시지를 낼 것으로 보이는데요.

판문점 선언 1주년이었던 2019년 4월에는 판문점 남측 지역 회담장소를 무대로 '평화 퍼포먼스' 행사를 열었고, 2주년이던 지난해 4월에도 통일부와 국토교통부 주최로 강원도 제진역에서 '동해 북부선(강릉∼고성 제진) 추진 기념식'을 열었던 것과 대조적입니다.

통일부는 정부 차원의 공식 기념행사를 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코로나19로 대규모 대면행사 개최가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남북관계가 교착을 거듭하는 상황과 무관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북한 역시 27일 오전까지 판문점선언 3주년과 관련해 별다른 메시지는 내지 않고 있습니다.


■ 지난 3년 남북관계는 '롤러코스터'

지난 3년간 남북관계는 그야말로 '롤러코스터'를 타듯 요동쳤습니다.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그해 9월에는 평양에서 정상회담이 열려 '평양 공동선언'과 판문점 선언의 부속합의서인 '9.19 군사합의서'가 채택됐습니다.

남북 정상간 합의서로는 처음으로 비교적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이 담겼고, 9.19 군사합의서는 남북간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의 위험을 획기적으로 낮췄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듬해 2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되면서, 남북관계는 급격히 얼어붙습니다. 북한은 다시 단거리 미사일과 방사포 등 신형 무기들을 시험발사하기 시작했습니다.

그해 6월 판문점에서 남북미 정상의 '깜짝 회동'이 성사되며 잠시 협상의 불씨를 살리는 듯 했지만, 10월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되면서 그해 연말은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운운하는 험악한 분위기까지 연출됐습니다.

2020년 남북관계는 한층 더 나빠졌습니다.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는 충격과 분노를 안겼고, 9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으로 국민 감정은 더 악화됐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사과하면서 사태가 더 악화되지는 않았지만,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 판문점 선언 주요 성과들, 현주소는?

3년이 지난 지금, 판문점 선언은 얼마나 이행됐을까요. 주요 성과로 꼽혔던 내용들은 어떤 상황에 놓여있을까요.

판문점 선언은 크게 남북관계 개선, 군사적 긴장 완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 중 한반도 평화체제는 북미간 비핵화 협상과 연동될 수밖에 없지만, 남북관계 개선과 군사적 긴장 완화는 남북간 우선 추진할 수 있는 일로서 기대를 모았습니다.

그래서 이 두 조항의 상징이자 판문점 선언의 최대 성과로 꼽히던 것이 바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와 9.19 군사합의였는데요.

3년이 지난 지금, 개성 연락사무소는 북한이 지난해 6월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삼아 폭파해 버린 채 현재까지 방치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판문점 선언의 부속합의서로 그해 9월 평양정상회담에서 채택됐던 '9.19 군사합의'는 우발적 충돌 방지라는 취지는 어느 정도 지켜지고 있다고 평가되나, 2019년 11월 북한의 서해 창린도 해안포 사격과 지난해 5월 GP 총격으로 2차례 위반하는 등 균열의 가능성도 상존하고 있습니다.

이산가족 상봉은 그해 8월 한 차례 성사된 이후 기약이 없고, 특히 양 정상이 합의했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은 '하노이 노딜' 이후 긴 교착상태를 반복 중입니다.


■ '3년 전 봄날'의 강렬한 기억

'3년 전 판문점'의 기억은 북한 사람들에게도 꽤 인상적이었던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그해 8월 기자가 국제유소년축구대회 취재를 위해 평양을 방문했을 때 만났던 사람들은 "역사적인 회담"이라고 입을 모았고, 북한 조선중앙TV를 통해 공개됐던 장면들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북한 당국 역시 '3년 전 봄날'을 몇 차례 언급한 바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북한 최대의 정치이벤트인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한미연합훈련과 첨단무기 도입 등을 비난하면서 "남조선(남한) 당국의 태도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3년 전 봄날로 돌아갈 수도 있다"며 여운을 남기는 듯한 표현을 썼습니다.

이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3월 한미연합훈련 실시를 비난하며 '이런 식이라면 3년 전 따뜻한 봄날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식의 담화를 냈는데요. 최고지도자와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그 여동생이 잇따라 '3년 전 봄날'이라는 수사를 사용한 것을 보면, 북한에게도 그날의 기억은 강렬하게 남아있는 듯 합니다.


■ 5월 한미정상회담이 '분수령' 될까

정부는 어제(26일) 코로나 시대 북한과의 '비대면 회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화상회의 시스템' 시연회를 했습니다. 북한이 코로나19를 이유로 국경을 봉쇄하는 등 더더욱 대화에 응하지 않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화상회담' 준비까지 내보인 건데요.

보건협력 등 끊임없는 대화 제안에도 북한은 아직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이 최근 '도쿄올림픽 불참'을 전격 선언하면서 올림픽을 대화의 계기로 삼으려던 구상도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졌는데요.

미 대선 이후 아직 새로운 대북정책이 나오지 않은 시점, 미중 갈등이 격화되며 한반도 정세는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내세우고 있는 만큼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미국의 대북정책에 관심이 쏠립니다.

미국이 대북정책을 내놓는다 해도 당장은 큰 틀의 '원칙' 정도만 공개할 뿐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그 자체가 곧 협상과 연결되기 때문에 양측이 마주앉은 뒤에야 상호간에 패를 꺼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인데요.

그래서 다음달 열릴 한미정상회담이 더욱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북한과의 본격적인 협상 준비에 앞서 한미가 대북정책을 조율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이자, 북미관계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할지도 논의할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현 정권의 임기는 이제 1년 정도 남은 상황. 이번 한미정상회담이 '3년 전 봄날'의 기운을 되살릴 수 있는 마지막 분수령이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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