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서 60대 부부와 반려견 숨져…‘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입력 2021.04.28 (06:00) 수정 2021.04.28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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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욕장에 설치된 텐트 안에서 60대 부부와 반려견이 숨진 채 발견됐다.해수욕장에 설치된 텐트 안에서 60대 부부와 반려견이 숨진 채 발견됐다.

■ 텐트에서 발견된 60대 부부와 반려견

"캠핑을 떠난 부모님과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은 충남 당진의 한 해수욕장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식당과 편의점 등에 물었지만, 이들 60대 부부의 행방을 아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수색 끝에 해변 끝자락에 세워져 있던 이들의 차량을 발견했고, 위치 추적을 통해 텐트도 찾아냈습니다.

경찰은 텐트 안에서 숨져있는 이들 부부와 반려견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이 캠핑을 떠난 지 나흘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텐트 안에는 부탄가스를 이용하는 온수매트가 설치돼 있었고, 자살이나 타살 혐의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고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해변서 50대 사망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해변에서 비슷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텐트 안에서 숯을 피우고 식사와 음주를 한 일행 3명이 그대로 잠이 들었고, 이 중 50대 여성 1명이 다음날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겁니다.

나머지 2명도 호흡곤란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역시 숯에 불을 피울 때 나온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소방당국은 통계를 따로 관리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사고가 빈번하게 접수된다며, 무엇보다 '환기'에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난방기기 대신 이불, 침낭을 이용하거나 일산화탄소 감지기를 갖추는 것도 방법이다.난방기기 대신 이불, 침낭을 이용하거나 일산화탄소 감지기를 갖추는 것도 방법이다.

■ 텐트 내 취사·난방 피해야..감지기 사용도 방법

전문가들은 원칙적으로 가스를 이용한 텐트 내 취사와 난방은 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도 위험하고, 불완전 연소로 가스가 새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밤사이 체온 유지를 위해서는 이불이나 침낭 등 보온용품을 사용하는 것을 권고했습니다.

불가피하게 가스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에는 개인용 일산화탄소 감지기를 갖추는 것도 사고를 막을 수 있는 한 방법입니다.

방문객이 설치한 텐트 위에 텐트를 치지 말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방문객이 설치한 텐트 위에 텐트를 치지 말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텐트 설치 금지구역..당진시는 관리 책임 없나?

사실 사고가 난 해수욕장은 텐트 설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당진시는 위반 시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현수막도 달아놨습니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사고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수욕장에 텐트를 펴놓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을 마냥 탓할 수는 없습니다.

방문을 무자르듯 막아서는 것도 잠시 숨을 돌리려는 시민들이나 주변 상권에는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막을 생각이 없다면, 차라리 양성화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당진시나 경찰이 해당 지역을 순찰하면서 불미스러운 사건·사고도 예방하고, 불을 피우는 사람들에게는 '환기'요령을 알려주는 건 어떨까요?

[연관기사] 해수욕장 텐트서 60대 부부 숨진 채 발견…‘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172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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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텐트서 60대 부부와 반려견 숨져…‘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 입력 2021-04-28 06:00:44
    • 수정2021-04-28 10:48:55
    취재K
해수욕장에 설치된 텐트 안에서 60대 부부와 반려견이 숨진 채 발견됐다.
■ 텐트에서 발견된 60대 부부와 반려견

"캠핑을 떠난 부모님과 연락이 닿지 않습니다."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은 충남 당진의 한 해수욕장을 샅샅이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주변 식당과 편의점 등에 물었지만, 이들 60대 부부의 행방을 아는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수색 끝에 해변 끝자락에 세워져 있던 이들의 차량을 발견했고, 위치 추적을 통해 텐트도 찾아냈습니다.

경찰은 텐트 안에서 숨져있는 이들 부부와 반려견을 발견했습니다.

이들이 캠핑을 떠난 지 나흘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텐트 안에는 부탄가스를 이용하는 온수매트가 설치돼 있었고, 자살이나 타살 혐의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경찰은 이를 근거로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인한 사고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해변서 50대 사망

지난해 10월에도 같은 해변에서 비슷한 사고가 있었습니다.

텐트 안에서 숯을 피우고 식사와 음주를 한 일행 3명이 그대로 잠이 들었고, 이 중 50대 여성 1명이 다음날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겁니다.

나머지 2명도 호흡곤란 등으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습니다.

역시 숯에 불을 피울 때 나온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것이 원인이었습니다.

소방당국은 통계를 따로 관리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사고가 빈번하게 접수된다며, 무엇보다 '환기'에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난방기기 대신 이불, 침낭을 이용하거나 일산화탄소 감지기를 갖추는 것도 방법이다.
■ 텐트 내 취사·난방 피해야..감지기 사용도 방법

전문가들은 원칙적으로 가스를 이용한 텐트 내 취사와 난방은 피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도 위험하고, 불완전 연소로 가스가 새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밤사이 체온 유지를 위해서는 이불이나 침낭 등 보온용품을 사용하는 것을 권고했습니다.

불가피하게 가스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에는 개인용 일산화탄소 감지기를 갖추는 것도 사고를 막을 수 있는 한 방법입니다.

방문객이 설치한 텐트 위에 텐트를 치지 말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 텐트 설치 금지구역..당진시는 관리 책임 없나?

사실 사고가 난 해수욕장은 텐트 설치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습니다.

당진시는 위반 시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3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현수막도 달아놨습니다.

하지만 지켜지지 않았고, 사고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해수욕장에 텐트를 펴놓고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시민들을 마냥 탓할 수는 없습니다.

방문을 무자르듯 막아서는 것도 잠시 숨을 돌리려는 시민들이나 주변 상권에는 도움이 안 되기 때문입니다.

막을 생각이 없다면, 차라리 양성화하는 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당진시나 경찰이 해당 지역을 순찰하면서 불미스러운 사건·사고도 예방하고, 불을 피우는 사람들에게는 '환기'요령을 알려주는 건 어떨까요?

[연관기사] 해수욕장 텐트서 60대 부부 숨진 채 발견…‘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http://news.kbs.co.kr/news/view.do?ncd=51724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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