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들 얼굴 붉히지만, 흥행은 빨간 불…민주당 대표 선거

입력 2021.04.29 (06:02) 수정 2021.04.2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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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어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가 시작되며 막판 표심 잡기 경쟁이 치열한데요. 후보 간 신경전도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보들이 저마다 쇄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그 '방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렇다 보니 세 후보 간에 뭐가 다르다는 건지, 민주당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냉랭한 반응도 많습니다. 투표 전 마지막 열린 KBS 토론에서는 어떤 말들이 오갔을까요? 후보 간 신경전을 벌였던 장면, 쟁점별로 짚어봤습니다.

■ '백신 확보' 앞세운 송영길…홍영표 "정쟁화 말라"

'유능한 개혁'을 내건 송영길 후보는 "핵심 민생 문제인 백신 확보를 위해 정부 노력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송 후보는 앞서 러시아 백신 확보 필요성 등을 주장하며 직접 "협력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이야기해왔는데요.


이에 대해 홍영표 후보는 '러시아 백신 놓고 갈라진 與' 란 제목의 조간신문 한 면을 펼쳐 들며 논쟁을 유발한 당사자가 송 후보라고 말했습니다. 홍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정부가 백신을 위해서 노력하고 현재까지 해놓은 여러 구매, 공급 계획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플랜 B를 이야기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는데요. 송후보의 행동이 '차별화'하려는 것으로, 팀플레이를 해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송영길 후보는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정부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홍 의원께서 항상 당이 중심이 되는 민주당이 돼야 된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손 놓고 정부가 하는 것만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협의해서 서로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플랜 B, 오히려 이런 문제 제기를 하니까 보수언론에 악용되는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맞받았습니다.

■ 같은 듯 다른 '부동산 정책'…송 '대출 규제 완화'에 홍·우 "반대"

현행 종부세 유지 기조에는 세 후보가 대체로 동의했지만, 대출 규제 완화를 놓고는 송영길 후보와 홍영표, 우원식 후보의 기조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종부세 유지 기조도 하나씩 따져보면 조금 다른 기류를 느낄 수 있습니다. 홍영표, 우원식 후보는 송영길 후보보다 강경합니다.

홍 후보는 "부동산 정책 핵심은 일관성이고, 보유세 강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종부세는 현행을 유지하고, 공시지가는 현실화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 후보도 "사실상 종부세라고 하는 게 지금 (공시가격) 10억 기준으로 한다고 해도 40만 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며 "종부세를 깎아줄 수 있다고 하는 것을 국회의원들이 자꾸 이야기하는 것은 시장에 잘못된 사인을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송 후보는 "종부세 부과 기준을 9억에서 12억으로 올리는 것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공제 범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 보유 시 받는 공제 혜택을 늘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한 송 후보 정책에는 두 후보가 모두 강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우 후보는 "LTV, DTI를 90%까지 확대하자는 건 시장에 오히려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지나치다고 송영길 후보를 비판했습니다.

홍 후보 역시 부채 증가 가능성, 즉 빚내서 집 사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90%까지는 너무 과하다, 대출 규제를 완화해서 이렇게 해놓으면 집값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 "민생 소극적" 공격에 "어이가 없다"

홍영표, 우원식 후보는 '손실보상'의 소급적용 문제를 놓고 세게 맞붙었습니다.

우 후보는 홍 후보가 손실보상 문제에 소극적이라며 공세를 시작했습니다. 우 후보는 "누적된 손실이 현재의 손실"이라며 "위헌까지 이야기하면서 소극적으로 하면 안 된다, 민생을 챙기는 일에 있어 정말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홍 후보 바로 반발했습니다. "소급 적용하지 않으면 민생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에 대해 참 동의하기 어렵다"며 "우 후보만이 민생에 관심 있고 의지가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어이가 없다"고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이야기가 나오며 두 후보의 설전은 더 거칠어졌습니다. 홍 후보가 "정부가 어떻게 보면 대통령까지도 의지가 없어서 (손실보상을) 안 하는 것처럼 말하는 건 잘못된 평가"라며 비판하자 우 후보는 "대통령이 혼자 말하면 뭐하냐, (관료와 당이) 뒷받침해야 하지 않냐"고 맞받았습니다.


■ "내가 민주당 구원투수"…'당심 호소' 나선 후보들

당 대표 선거에서 가장 높은 투표 비중을 차지하는 건 대의원(45%)과 권리당원(40%)입니다. 특히 온라인 등에서 의견 개진이 활발한 권리당원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세 후보는 저마다의 강점을 부각하며 막판 당심 호소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요. 그제 우원식 후보에 이어 어제는 송영길, 홍영표 후보가 KBS <사사건건>에 출연했습니다.

"왜 내가 당 대표가 돼야 하는가"라는 공통 질문에 세 후보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홍영표/민주당 대표 후보

대선이 있는(당 후보를 선출하는) 해입니다. 그래서 당을 안정과 단결 속에서 잘 이끄는 것, 그런 단결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또 하나는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서 당이 중심이 돼서 잘 뒷받침해야 된다, 하는 데 있어서 어떤 책임의 리더십,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송영길/민주당 대표 후보

정치 생활 23년 중에 대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경선 단계에서부터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뛰었던 것은 문재인 후보가 처음입니다. 성공적 마무리를 해야 될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위기의 민주당을 구할 수 있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잘 준비된 후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원식/민주당 대표 후보

8년 전부터 을지로위원회를 만들어서 현장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국민들의 삶을 개선해 가는 그런 노력을 해왔던 현장 정치인, 민생 정치인이다, 이렇게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시기에 최적화돼 있는 후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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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후보들 얼굴 붉히지만, 흥행은 빨간 불…민주당 대표 선거
    • 입력 2021-04-29 06:02:12
    • 수정2021-04-29 08:16:17
    취재K

더불어민주당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어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 온라인 투표가 시작되며 막판 표심 잡기 경쟁이 치열한데요. 후보 간 신경전도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후보들이 저마다 쇄신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그 '방법'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그렇다 보니 세 후보 간에 뭐가 다르다는 건지, 민주당이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겠다는 건지 모르겠다는 냉랭한 반응도 많습니다. 투표 전 마지막 열린 KBS 토론에서는 어떤 말들이 오갔을까요? 후보 간 신경전을 벌였던 장면, 쟁점별로 짚어봤습니다.

■ '백신 확보' 앞세운 송영길…홍영표 "정쟁화 말라"

'유능한 개혁'을 내건 송영길 후보는 "핵심 민생 문제인 백신 확보를 위해 정부 노력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송 후보는 앞서 러시아 백신 확보 필요성 등을 주장하며 직접 "협력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이야기해왔는데요.


이에 대해 홍영표 후보는 '러시아 백신 놓고 갈라진 與' 란 제목의 조간신문 한 면을 펼쳐 들며 논쟁을 유발한 당사자가 송 후보라고 말했습니다. 홍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이나 정부가 백신을 위해서 노력하고 현재까지 해놓은 여러 구매, 공급 계획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플랜 B를 이야기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는데요. 송후보의 행동이 '차별화'하려는 것으로, 팀플레이를 해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송영길 후보는 "정부와 긴밀히 협의해 정부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홍 의원께서 항상 당이 중심이 되는 민주당이 돼야 된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손 놓고 정부가 하는 것만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협의해서 서로 역할 분담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플랜 B, 오히려 이런 문제 제기를 하니까 보수언론에 악용되는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맞받았습니다.

■ 같은 듯 다른 '부동산 정책'…송 '대출 규제 완화'에 홍·우 "반대"

현행 종부세 유지 기조에는 세 후보가 대체로 동의했지만, 대출 규제 완화를 놓고는 송영길 후보와 홍영표, 우원식 후보의 기조가 극명하게 엇갈렸습니다.


종부세 유지 기조도 하나씩 따져보면 조금 다른 기류를 느낄 수 있습니다. 홍영표, 우원식 후보는 송영길 후보보다 강경합니다.

홍 후보는 "부동산 정책 핵심은 일관성이고, 보유세 강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며 "종부세는 현행을 유지하고, 공시지가는 현실화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우 후보도 "사실상 종부세라고 하는 게 지금 (공시가격) 10억 기준으로 한다고 해도 40만 원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며 "종부세를 깎아줄 수 있다고 하는 것을 국회의원들이 자꾸 이야기하는 것은 시장에 잘못된 사인을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송 후보는 "종부세 부과 기준을 9억에서 12억으로 올리는 것에는 부정적"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공제 범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장기 보유 시 받는 공제 혜택을 늘려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대출 규제 완화에 대한 송 후보 정책에는 두 후보가 모두 강하게 반대 의사를 밝혔습니다. 우 후보는 "LTV, DTI를 90%까지 확대하자는 건 시장에 오히려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며 지나치다고 송영길 후보를 비판했습니다.

홍 후보 역시 부채 증가 가능성, 즉 빚내서 집 사라는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90%까지는 너무 과하다, 대출 규제를 완화해서 이렇게 해놓으면 집값은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 "민생 소극적" 공격에 "어이가 없다"

홍영표, 우원식 후보는 '손실보상'의 소급적용 문제를 놓고 세게 맞붙었습니다.

우 후보는 홍 후보가 손실보상 문제에 소극적이라며 공세를 시작했습니다. 우 후보는 "누적된 손실이 현재의 손실"이라며 "위헌까지 이야기하면서 소극적으로 하면 안 된다, 민생을 챙기는 일에 있어 정말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홍 후보 바로 반발했습니다. "소급 적용하지 않으면 민생에 대한 의지가 없다고 단정하는 것에 대해 참 동의하기 어렵다"며 "우 후보만이 민생에 관심 있고 의지가 있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어이가 없다"고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이야기가 나오며 두 후보의 설전은 더 거칠어졌습니다. 홍 후보가 "정부가 어떻게 보면 대통령까지도 의지가 없어서 (손실보상을) 안 하는 것처럼 말하는 건 잘못된 평가"라며 비판하자 우 후보는 "대통령이 혼자 말하면 뭐하냐, (관료와 당이) 뒷받침해야 하지 않냐"고 맞받았습니다.


■ "내가 민주당 구원투수"…'당심 호소' 나선 후보들

당 대표 선거에서 가장 높은 투표 비중을 차지하는 건 대의원(45%)과 권리당원(40%)입니다. 특히 온라인 등에서 의견 개진이 활발한 권리당원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가 당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세 후보는 저마다의 강점을 부각하며 막판 당심 호소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데요. 그제 우원식 후보에 이어 어제는 송영길, 홍영표 후보가 KBS <사사건건>에 출연했습니다.

"왜 내가 당 대표가 돼야 하는가"라는 공통 질문에 세 후보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홍영표/민주당 대표 후보

대선이 있는(당 후보를 선출하는) 해입니다. 그래서 당을 안정과 단결 속에서 잘 이끄는 것, 그런 단결의 리더십이 필요한 시기라고 봅니다. 또 하나는 문재인 정부 성공을 위해서 당이 중심이 돼서 잘 뒷받침해야 된다, 하는 데 있어서 어떤 책임의 리더십,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송영길/민주당 대표 후보

정치 생활 23년 중에 대선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경선 단계에서부터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뛰었던 것은 문재인 후보가 처음입니다. 성공적 마무리를 해야 될 책임이 저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위기의 민주당을 구할 수 있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잘 준비된 후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우원식/민주당 대표 후보

8년 전부터 을지로위원회를 만들어서 현장에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또 국민들의 삶을 개선해 가는 그런 노력을 해왔던 현장 정치인, 민생 정치인이다, 이렇게 자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시기에 최적화돼 있는 후보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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