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쉰의 중소기업 사장, 변호사 되다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53살의 나이에 변호사 합격증을 거머쥔 남성이 있습니다.
광주의 한 중소기업 대표이사인 신희동 씨입니다. 신 씨는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뒤 평생을 산업분야에만 종사해왔습니다.
그런 신 씨가 돌연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 하도급 계약 해지한 원청에 맞서 직접 소송 준비
신 씨가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을 결심한 땐 2018년이었습니다. 당시 신 씨의 나이는 50살이었습니다.
오십 평생을 산업분야에만 매달려왔던 신 씨였습니다.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뒤 화학회사를 거쳐 중소기업 대표를 맡았습니다.
이런 신 씨가 '법'을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따로 있었습니다. 일감을 주는 원청이 하도급 계약을 갑자기 해지하자 법적 소송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신 씨가 고용한 변호사는 소극적이었다고 합니다. 대기업인 원청에 맞서 싸운 경험이 없었던데다 수임료에 비해 소송이 까다롭고 복잡했기 때문입니다.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이런 통보를 받아야 하는지 억울했고, 억울함을 법적인 판단으로 입증해 내는 건 더 어려웠습니다. 결국 5개월이 넘는 실랑이 끝에, 원청이 하도급계약을 원상복구 하는 걸로 갈등은 일단락됐습니다.
신 씨는 중소기업을 대변할 변호사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신 씨는 2018년, 법학전문대학원 동기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최연장자 입학생이 됐습니다.
■ 올해 치른 첫 시험에서 '합격'…하루 13시간 공부에 매달려
법전 한 장을 읽는데 다섯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설상가상으로 2학년 1학기 땐 가족이 아파, 학업과 시험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처음 치른 변호사 시험에서 당당히 합격증을 거머쥐었습니다. 신 씨는 "조금 재수 없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합격을 예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신 씨가 얼마나 확신을 하고 치열하게 공부해왔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 "선한 영향력 행사하는 가난한 변호사 될 것"
신 씨는 과거 홀로 원청과 맞서야 했던 설움을 회상하며, 지방 산업도시 인근에서 기업 관련 분쟁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가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50살의 나이에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첫 변호사 시험에서 당당히 합격한 신희동 씨.
그의 꿈은 이제 시작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나이 쉰의 중소기업 사장, 변호사 되다
-
- 입력 2021-04-29 06:02:25
- 수정2021-04-29 11:44:59
53살의 나이에 변호사 합격증을 거머쥔 남성이 있습니다.
광주의 한 중소기업 대표이사인 신희동 씨입니다. 신 씨는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뒤 평생을 산업분야에만 종사해왔습니다.
그런 신 씨가 돌연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 하도급 계약 해지한 원청에 맞서 직접 소송 준비
신 씨가 법학전문대학원 입학을 결심한 땐 2018년이었습니다. 당시 신 씨의 나이는 50살이었습니다.
오십 평생을 산업분야에만 매달려왔던 신 씨였습니다.
대학에서 공학을 전공한 뒤 화학회사를 거쳐 중소기업 대표를 맡았습니다.
이런 신 씨가 '법'을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따로 있었습니다. 일감을 주는 원청이 하도급 계약을 갑자기 해지하자 법적 소송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신 씨가 고용한 변호사는 소극적이었다고 합니다. 대기업인 원청에 맞서 싸운 경험이 없었던데다 수임료에 비해 소송이 까다롭고 복잡했기 때문입니다.
결국, 신 씨는 직접 소송을 준비했습니다. 변호사의 도움 없이 600여 쪽에 달하는 서류를 작성했습니다.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이런 통보를 받아야 하는지 억울했고, 억울함을 법적인 판단으로 입증해 내는 건 더 어려웠습니다. 결국 5개월이 넘는 실랑이 끝에, 원청이 하도급계약을 원상복구 하는 걸로 갈등은 일단락됐습니다.
이는 신 씨가 아예 법학전문대학원을 가야겠다고 결심한 계기가 됐습니다. 대기업 협력업체들이 지방 산업도시 인근에 모여있지만, 이들의 억울함을 대변할 변호사는 드뭅니다.
신 씨는 중소기업을 대변할 변호사가 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렇게 신 씨는 2018년, 법학전문대학원 동기들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은 최연장자 입학생이 됐습니다.
■ 올해 치른 첫 시험에서 '합격'…하루 13시간 공부에 매달려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았습니다. 가장 어려운 건 생소한 '법률 용어'였습니다. 법학 용어사전을 끼고 살았습니다. 처음엔 좀처럼 진도가 나가지 않았습니다.
법전 한 장을 읽는데 다섯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설상가상으로 2학년 1학기 땐 가족이 아파, 학업과 시험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포기란 없었습니다. 3학년 땐 다시 하루 13시간씩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아침 8시에 학교로 가 밤 10시 30분이 다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졸업자격시험에 응시한 166명 중에서 25등을 차지했습니다.
그렇게 처음 치른 변호사 시험에서 당당히 합격증을 거머쥐었습니다. 신 씨는 "조금 재수 없게 들릴 수도 있겠지만 합격을 예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습니다.
신 씨가 얼마나 확신을 하고 치열하게 공부해왔는지 엿볼 수 있습니다.
■ "선한 영향력 행사하는 가난한 변호사 될 것"
신 씨의 아버지와 아내는 신 씨에게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난한 변호사가 돼라"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고 합니다. 신 씨의 꿈은 중소기업을 돕는 변호사가 되는 것입니다.
신 씨는 과거 홀로 원청과 맞서야 했던 설움을 회상하며, 지방 산업도시 인근에서 기업 관련 분쟁을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가 되겠다고 말했습니다.
50살의 나이에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첫 변호사 시험에서 당당히 합격한 신희동 씨.
그의 꿈은 이제 시작입니다.
-
-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김애린 기자의 기사 모음
-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
좋아요
0
-
응원해요
0
-
후속 원해요
0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