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구 안전 관리, AI로봇이 책임진다!

입력 2021.04.29 (08:02) 수정 2021.04.29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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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2018년 11월)KT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2018년 11월)

■ 통신구 화재로 막대한 피해 발생

지난 2018년 11월. 서울시 서대문구 KT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불이 났습니다. 10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피해가 막심했습니다. 광케이블이 지나가는 곳이다 보니 통신이 모두 끊어진 겁니다.

서울 마포구와 중구, 서대문구와 용산구, 그리고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에서 KT 통신이 마비됐습니다. 유선전화는 물론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먹통이 됐습니다. 상인들이 카드 결제에 사용하는 단말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화 주문도 예약도 안 되니 심지어 문을 닫았다는 오해를 받은 곳도 있었습니다.

연기 냄새를 맡고 집 밖으로 나온 한 시각장애인은 평소 부르던 콜택시도 연락이 안 됐습니다. 이 분이 느꼈을 세상과의 단절,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통신이 마비됐던 지역에 있던 사람 대부분이 느꼈을 감정입니다.

지하 공동구 관리 인공지능 로봇/충북 청주시 오창 공동구지하 공동구 관리 인공지능 로봇/충북 청주시 오창 공동구

■ ETRI, 지하공동구 관리 인공지능 로봇 개발

위의 사례에서 불이 난 곳은 통신구였지만, 지하 공동구에는 더 많은 시설이 집약돼있습니다. 여기에서는 통신은 물론, 전기와 가스, 수도, 하수관 같은 지하 매설물을 공동으로 수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공동구에 불이 난다면? 상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충북 청주에 있는 '오창 지하 공동구'에 로봇을 설치했습니다. 천장에 달린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로봇입니다. 이 로봇에는 인공지능이 내장돼 있습니다. 1920×1080 해상도의 FULL HD 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도 설치됐습니다. 온도와 습도, 산소,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를 감지하는 센서도 있습니다.

이 로봇은 지하 공동구를 누비며 장착된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이상 징후를 살핍니다. 30분 충전해 10km를 이동할 수 있는 배터리를 탑재했습니다. 공동구 내부에서 이상이 발생해 전기를 공급받지 못해도 움직일 수 있는 거죠. 통신 역시 와이파이를 이용해 무선으로 할 수 있습니다. 700m까지는 무선 통신이 가능한 성능입니다.

인공지능 순찰 로봇 공동구 감시 영상/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인공지능 순찰 로봇 공동구 감시 영상/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기존에는 공동구 근무자가 공동구 시설과 설비를 육안으로 점검하고 순찰하는 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합니다. 이 로봇은 최대 30분으로 순찰 시간을 단축했습니다. 소요 시간이 사람의 4분의 1입니다.

순찰하다 불꽃이나 연기, 고온과 같은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능동적으로 관제실에 이를 통보합니다. 거리가 먼 곳에서 이상이 감지됐다면 초속 10m 속도로 현장에 접근해 정보를 추가로 수집합니다. 속도가 단거리 육상 선수 수준입니다.

연구진은 점검과 순찰 과정을 무인화·자동화해서 평상시에도 재난 징후를 선제적으로 찾아내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또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도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현실 세계를 가상 공간에 똑같이 복사/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현실 세계를 가상 공간에 똑같이 복사/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 '디지털 트윈' 기술로 더욱 효율적 관리

전자통신연구원은 특히 이 공동구 관리 시스템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 트윈은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면서 결과를 예측하거나 문제점을 해결하는 기술입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재난요인·위험인자 사전 인지를 통한 초기 예방 조치 ▲재난 발생 시 정확한 현장 상황과 피해 예측 정보공유 기반 신속 현장 대응 ▲관할 소방서·군·경찰과 연계한 현장 상황 정보 공유 등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작전 지휘를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 순찰 로봇에 화재 위험 징후가 있는 곳은 초동 진화할 수 있는 소화 장비를 올 하반기까지 개발해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화재 진압까지 하게 하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자통신연구원은 이 기술이 지하철과 지하상가, 산업현장 등에서 안전을 확보하고 인명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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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동구 안전 관리, AI로봇이 책임진다!
    • 입력 2021-04-29 08:02:51
    • 수정2021-04-29 08:16:13
    취재K
KT아현지사 지하 통신구 화재(2018년 11월)
■ 통신구 화재로 막대한 피해 발생

지난 2018년 11월. 서울시 서대문구 KT아현지사 지하 통신구에서 불이 났습니다. 10시간 만에 진화됐지만 피해가 막심했습니다. 광케이블이 지나가는 곳이다 보니 통신이 모두 끊어진 겁니다.

서울 마포구와 중구, 서대문구와 용산구, 그리고 은평구와 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에서 KT 통신이 마비됐습니다. 유선전화는 물론 휴대전화와 인터넷이 먹통이 됐습니다. 상인들이 카드 결제에 사용하는 단말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화 주문도 예약도 안 되니 심지어 문을 닫았다는 오해를 받은 곳도 있었습니다.

연기 냄새를 맡고 집 밖으로 나온 한 시각장애인은 평소 부르던 콜택시도 연락이 안 됐습니다. 이 분이 느꼈을 세상과의 단절,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통신이 마비됐던 지역에 있던 사람 대부분이 느꼈을 감정입니다.

지하 공동구 관리 인공지능 로봇/충북 청주시 오창 공동구
■ ETRI, 지하공동구 관리 인공지능 로봇 개발

위의 사례에서 불이 난 곳은 통신구였지만, 지하 공동구에는 더 많은 시설이 집약돼있습니다. 여기에서는 통신은 물론, 전기와 가스, 수도, 하수관 같은 지하 매설물을 공동으로 수용하고 있습니다. 만약 공동구에 불이 난다면? 상상하고 싶지 않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 충북 청주에 있는 '오창 지하 공동구'에 로봇을 설치했습니다. 천장에 달린 레일을 따라 움직이는 로봇입니다. 이 로봇에는 인공지능이 내장돼 있습니다. 1920×1080 해상도의 FULL HD 카메라와 열화상 카메라도 설치됐습니다. 온도와 습도, 산소, 이산화탄소, 일산화탄소, 이산화질소를 감지하는 센서도 있습니다.

이 로봇은 지하 공동구를 누비며 장착된 카메라와 센서를 이용해 이상 징후를 살핍니다. 30분 충전해 10km를 이동할 수 있는 배터리를 탑재했습니다. 공동구 내부에서 이상이 발생해 전기를 공급받지 못해도 움직일 수 있는 거죠. 통신 역시 와이파이를 이용해 무선으로 할 수 있습니다. 700m까지는 무선 통신이 가능한 성능입니다.

인공지능 순찰 로봇 공동구 감시 영상/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기존에는 공동구 근무자가 공동구 시설과 설비를 육안으로 점검하고 순찰하는 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합니다. 이 로봇은 최대 30분으로 순찰 시간을 단축했습니다. 소요 시간이 사람의 4분의 1입니다.

순찰하다 불꽃이나 연기, 고온과 같은 이상 징후를 감지하면 능동적으로 관제실에 이를 통보합니다. 거리가 먼 곳에서 이상이 감지됐다면 초속 10m 속도로 현장에 접근해 정보를 추가로 수집합니다. 속도가 단거리 육상 선수 수준입니다.

연구진은 점검과 순찰 과정을 무인화·자동화해서 평상시에도 재난 징후를 선제적으로 찾아내고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또 사고가 발생할 경우에도 더욱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현실 세계를 가상 공간에 똑같이 복사/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제공
■ '디지털 트윈' 기술로 더욱 효율적 관리

전자통신연구원은 특히 이 공동구 관리 시스템에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적용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디지털 트윈은 컴퓨터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고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면서 결과를 예측하거나 문제점을 해결하는 기술입니다.

연구진은 이를 통해 ▲재난요인·위험인자 사전 인지를 통한 초기 예방 조치 ▲재난 발생 시 정확한 현장 상황과 피해 예측 정보공유 기반 신속 현장 대응 ▲관할 소방서·군·경찰과 연계한 현장 상황 정보 공유 등으로 신속하고 정확한 작전 지휘를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인공지능 순찰 로봇에 화재 위험 징후가 있는 곳은 초동 진화할 수 있는 소화 장비를 올 하반기까지 개발해 설치하기로 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화재 진압까지 하게 하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전자통신연구원은 이 기술이 지하철과 지하상가, 산업현장 등에서 안전을 확보하고 인명을 보호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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