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점포 절도 기승…경비시스템·보험은 ‘무용지물’

입력 2021.05.10 (21:49) 수정 2021.05.1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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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관리자 없이 손님이 자율적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계산까지 하는 무인 점포가 요즘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막상 피해를 보면 경비업체와 계약을 맺었더라도 보상받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양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7일 새벽, 경기도 안산의 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입니다.

한 남성이 가게에 들어와, 긴 쇠 막대를 꺼냅니다.

매장 금고를 열더니, 불과 2분 만에 현금 90만 원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매장 업주는 한 달에 9만 원씩 내고 'ADT캡스'와 경비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합니다.

문을 닫고, 경비시스템을 작동해야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였습니다.

[조 씨/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업주 : "'문을 잠그고, 경비를 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네는 책임이 없다'라고 하는데...그런데 이건 24시간 무인 매장인데 그럼 장사를 못한다는 얘기잖아요."]

경비 계약을 맺을 때 한 달에 만 2천 원씩 더 내고, '도난 보상 보험'도 들었지만 보험금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보험사는 약관을 말하면서 이거는 경비 중이 아니고 영업 중이기 때문에 보상이 안 된다. 이건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말장난도 아니고."]

이에 대해 ADT캡스는 출입문이 잠겨 있지 않거나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도난은 보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24시간 무인매장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업주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A 씨/수도권 무인 매장 업주/음성변조 : "몰랐죠. 아 그러면은 안심, 도난 안심 이거 보험을 굳이 들 필요는 없는 거죠. 그렇게 된다면."]

전문가들은 무인 점포의 특성상 경비 업체가 해당 조항을 정확히 설명했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계환/변호사 : "설명을 들었다고 하면은 가입을 아예 안 했거나 조건을 바꿨을 것이 거의 분명하거든요. 그래서 적어도 설명 의무 위반이 의심되는 상황인 건 맞아요."]

취재가 시작되자, ADT캡스는 고객이 보상 조건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어, 별도의 보상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여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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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인점포 절도 기승…경비시스템·보험은 ‘무용지물’
    • 입력 2021-05-10 21:49:51
    • 수정2021-05-10 21:5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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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관리자 없이 손님이 자율적으로 물건을 구입하고 계산까지 하는 무인 점포가 요즘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고 있습니다.

막상 피해를 보면 경비업체와 계약을 맺었더라도 보상받기가 쉽지 않다고 합니다.

왜 그런지 양민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27일 새벽, 경기도 안산의 한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입니다.

한 남성이 가게에 들어와, 긴 쇠 막대를 꺼냅니다.

매장 금고를 열더니, 불과 2분 만에 현금 90만 원을 훔쳐 달아났습니다.

매장 업주는 한 달에 9만 원씩 내고 'ADT캡스'와 경비 서비스 계약을 체결했지만, 소용이 없었다고 합니다.

문을 닫고, 경비시스템을 작동해야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이유였습니다.

[조 씨/무인 아이스크림 매장 업주 : "'문을 잠그고, 경비를 울리지 않았기 때문에 자기네는 책임이 없다'라고 하는데...그런데 이건 24시간 무인 매장인데 그럼 장사를 못한다는 얘기잖아요."]

경비 계약을 맺을 때 한 달에 만 2천 원씩 더 내고, '도난 보상 보험'도 들었지만 보험금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보험사는 약관을 말하면서 이거는 경비 중이 아니고 영업 중이기 때문에 보상이 안 된다. 이건 좀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말장난도 아니고."]

이에 대해 ADT캡스는 출입문이 잠겨 있지 않거나 외부 침입 흔적이 없는 도난은 보상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24시간 무인매장을 운영하는 대부분의 업주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A 씨/수도권 무인 매장 업주/음성변조 : "몰랐죠. 아 그러면은 안심, 도난 안심 이거 보험을 굳이 들 필요는 없는 거죠. 그렇게 된다면."]

전문가들은 무인 점포의 특성상 경비 업체가 해당 조항을 정확히 설명했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김계환/변호사 : "설명을 들었다고 하면은 가입을 아예 안 했거나 조건을 바꿨을 것이 거의 분명하거든요. 그래서 적어도 설명 의무 위반이 의심되는 상황인 건 맞아요."]

취재가 시작되자, ADT캡스는 고객이 보상 조건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어, 별도의 보상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양민철입니다.

촬영기자:송혜성/영상편집:여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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