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서 소화기 난사한 폴란드 극우 의원…“유대 명절은 사탄 숭배” [현장영상]

입력 2023.12.14 (15:26) 수정 2023.12.1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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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한 극우 의원이 의회에 마련된 유대교 촛대 '메노라'에 소화기를 뿌리면서 반유대주의 성향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폴란드의 극우 정당 '폴란드 왕관 연합' 소속 하원의원 그제고시 브라운은 이날 도날트 투스크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를 앞두고 의회 한편에 마련된 메노라에 소화기를 뿌렸습니다.

유대교에는 8일 동안 이어지는 대표적 겨울 명절인 '하누카' 기간 메노라에 불을 밝히는 전통이 있습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브라운 의원이 주변에 놓인 소화기를 집어 들더니 메노라를 향해 마구잡이로 분사하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이로 인해 의회 내부가 뿌옇게 변했고 옆에서 브라운 의원을 말리던 여성은 소화기 연기를 심하게 마셔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브라운은 하누카를 "사탄의 행사"라고 표현했습니다.

사건 직후 부끄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부끄러워해야 하는 건 사탄 숭배 행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폴란드 의회는 브라운 의원에게 하루 정직 처분을 내렸습니다.

또, 브라운 의원은 3달 치 월급의 절반과 6개월분의 의회 경비를 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브라운 의원은 이전부터 폴란드를 '유대인 국가'로 만들려는 음모가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동성애를 범죄화할 것을 요구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이날 의회 신임투표를 통과한 투스크 총리는 이번 사건을 '수치'로 규정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시몬 홀로브니아 하원의장은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반유대주의에 대한 관용은 없을 것"이라며 브라운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브레진스키 폴란드 주재 미국 대사도 SNS 엑스(X)를 통해 "폴란드 국회의원 중 한 명이 오늘 저지른 비열한 반유대주의 행위에 분노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7년간 폴란드 의회에서 메노라에 불을 붙여온 랍비 스홀롬 베르 스탐블레르는 "(브라운 의원의 행동은) 정반대의 효과를 냈다"며 "이제는 관용이 얼마나 필요한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인식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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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의 한 극우 의원이 의회에 마련된 유대교 촛대 '메노라'에 소화기를 뿌리면서 반유대주의 성향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로이터 등에 따르면 폴란드의 극우 정당 '폴란드 왕관 연합' 소속 하원의원 그제고시 브라운은 이날 도날트 투스크 총리에 대한 신임투표를 앞두고 의회 한편에 마련된 메노라에 소화기를 뿌렸습니다.

유대교에는 8일 동안 이어지는 대표적 겨울 명절인 '하누카' 기간 메노라에 불을 밝히는 전통이 있습니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브라운 의원이 주변에 놓인 소화기를 집어 들더니 메노라를 향해 마구잡이로 분사하는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이로 인해 의회 내부가 뿌옇게 변했고 옆에서 브라운 의원을 말리던 여성은 소화기 연기를 심하게 마셔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브라운은 하누카를 "사탄의 행사"라고 표현했습니다.

사건 직후 부끄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부끄러워해야 하는 건 사탄 숭배 행위에 참여하는 사람들"이라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폴란드 의회는 브라운 의원에게 하루 정직 처분을 내렸습니다.

또, 브라운 의원은 3달 치 월급의 절반과 6개월분의 의회 경비를 받지 못하게 됐습니다.

브라운 의원은 이전부터 폴란드를 '유대인 국가'로 만들려는 음모가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동성애를 범죄화할 것을 요구하는 등의 행보를 보여왔습니다.

이날 의회 신임투표를 통과한 투스크 총리는 이번 사건을 '수치'로 규정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시몬 홀로브니아 하원의장은 "인종차별, 외국인 혐오, 반유대주의에 대한 관용은 없을 것"이라며 브라운 의원을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마크 브레진스키 폴란드 주재 미국 대사도 SNS 엑스(X)를 통해 "폴란드 국회의원 중 한 명이 오늘 저지른 비열한 반유대주의 행위에 분노한다"고 밝혔습니다.

지난 17년간 폴란드 의회에서 메노라에 불을 붙여온 랍비 스홀롬 베르 스탐블레르는 "(브라운 의원의 행동은) 정반대의 효과를 냈다"며 "이제는 관용이 얼마나 필요한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인식이 더욱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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