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장 없어요'

입력 2000.05.22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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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 새벽 서울 고속버스 노조원들의 시위로 고속버스
운행이 4시간여 동안 중단됐습니다. 터미널에 주차공간이 부족
해 불편이 극심해지자 버스 운전기사들이 실력행사에 나선 것
입니다. 엄경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창 운행중이어야 할 고속버스가 오히려 버스 출구를
일렬로 막고 있습니다. 호남선과 영동선 버스출구가 막혀 새벽
4시 첫차부터 꼼짝도 못 하고 서 있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버
스에 탄 승객들이 기다리다 지쳐 버스에서 내립니다.
⊙승객: 노인양반들 시골 가려고 먼데서 와 가지고 이게 무슨
짓이냐고!
⊙기자: 매표소에도 승객들의 항의가 쏟아집니다.
⊙승객: 월요일 날 출근하는 날 이렇게 하시는 이유가 뭐에요?
그리고 시민들한테 알리지도 않았잖아요, 다른 대책을 마련하
게 하셨어야죠.
⊙기자: 고속버스 운행을 중단시킨 사람은 다름 아닌 버스기사
들입니다.
⊙고속버스 운전기사: 전주서 서울오는 시간보다 여기 경부선
사거리 여기 들어오는 시간이 더 걸려요.
⊙기자: 서울시와 경찰의 중재로 버스운행이 4시간 30분 만에
재개됐지만 버스 110여 대가 제때 출발하지 못 했습니다. 서울
터미널로 들어오는 이 진입로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버스들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늘어서 있습니다.
⊙승객: 강남 터미널까지 돈을 줬는데 저 법원 저쪽에서부터
차가 삐득 오다가 손님들 갑갑하게 거기서 내려서 여기까지
걸어옵니다.
⊙기자: 터미널 주차장 공간이 부족해진 것은 최근 호텔과 백
화점 등 각종 건물이 이곳 터미널에 들어서 버스 100여 대가
공간을 잠식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고속터미널 관리회사 관계자: 필요없이 그다음 날 나갈 차까
지 모두 여기에 주차하니까 문제예요.
⊙기자: 법적 주차공간의 3배 이상을 이미 확보해 문제가 없고
오히려 자체 주차장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운행하는 버스회사
탓으로 돌립니다.
⊙고속버스회사 관계자: 규정상 운수업자가 차고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서울에는 없어요.
⊙기자: 그러나 버스회사도 지방이든 서울이든 자체 주차장만
갖추면 규정상 문제가 없어 이 같은 사태를 부추겼습니다. 뒤
늦게 서울시는 임시 해결방안을 내놓고 교통영평가를 다시 실
시할 방침이지만 오늘과 같은 승객을 볼모로 하는 운행중단
사태의 불신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KBS뉴스 엄경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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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차장 없어요'
    • 입력 2000-05-22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뉴스 9
⊙앵커: 오늘 새벽 서울 고속버스 노조원들의 시위로 고속버스 운행이 4시간여 동안 중단됐습니다. 터미널에 주차공간이 부족 해 불편이 극심해지자 버스 운전기사들이 실력행사에 나선 것 입니다. 엄경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한창 운행중이어야 할 고속버스가 오히려 버스 출구를 일렬로 막고 있습니다. 호남선과 영동선 버스출구가 막혀 새벽 4시 첫차부터 꼼짝도 못 하고 서 있습니다. 영문도 모르고 버 스에 탄 승객들이 기다리다 지쳐 버스에서 내립니다. ⊙승객: 노인양반들 시골 가려고 먼데서 와 가지고 이게 무슨 짓이냐고! ⊙기자: 매표소에도 승객들의 항의가 쏟아집니다. ⊙승객: 월요일 날 출근하는 날 이렇게 하시는 이유가 뭐에요? 그리고 시민들한테 알리지도 않았잖아요, 다른 대책을 마련하 게 하셨어야죠. ⊙기자: 고속버스 운행을 중단시킨 사람은 다름 아닌 버스기사 들입니다. ⊙고속버스 운전기사: 전주서 서울오는 시간보다 여기 경부선 사거리 여기 들어오는 시간이 더 걸려요. ⊙기자: 서울시와 경찰의 중재로 버스운행이 4시간 30분 만에 재개됐지만 버스 110여 대가 제때 출발하지 못 했습니다. 서울 터미널로 들어오는 이 진입로에는 지방에서 올라온 버스들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늘어서 있습니다. ⊙승객: 강남 터미널까지 돈을 줬는데 저 법원 저쪽에서부터 차가 삐득 오다가 손님들 갑갑하게 거기서 내려서 여기까지 걸어옵니다. ⊙기자: 터미널 주차장 공간이 부족해진 것은 최근 호텔과 백 화점 등 각종 건물이 이곳 터미널에 들어서 버스 100여 대가 공간을 잠식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고속터미널 관리회사 관계자: 필요없이 그다음 날 나갈 차까 지 모두 여기에 주차하니까 문제예요. ⊙기자: 법적 주차공간의 3배 이상을 이미 확보해 문제가 없고 오히려 자체 주차장을 제대로 갖추지 않고 운행하는 버스회사 탓으로 돌립니다. ⊙고속버스회사 관계자: 규정상 운수업자가 차고지를 확보해야 하는데 서울에는 없어요. ⊙기자: 그러나 버스회사도 지방이든 서울이든 자체 주차장만 갖추면 규정상 문제가 없어 이 같은 사태를 부추겼습니다. 뒤 늦게 서울시는 임시 해결방안을 내놓고 교통영평가를 다시 실 시할 방침이지만 오늘과 같은 승객을 볼모로 하는 운행중단 사태의 불신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KBS뉴스 엄경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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