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추척>죽음의 물 '지하수'

입력 2000.06.16 (21:00) 수정 2018.08.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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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청남도 태안반도의 한 마을 주민들이 집단으로 장염을 앓거나 마비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오염된 지하수를 그 원인으로 꼽고 있는데 KBS 취재 결과 지하수질이 매우 나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에 김덕원 기자입니다.
⊙기자: 25가구 100여 명이 사는 충청남도 태안반도의 한 마을.
이 마을 주민 가운데 20여 명이 장염을 앓아왔습니다.
또 다른 주민 10여 명은 전신마비 증세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최금순(마을 주민): 쓰러질려고 하면서 마비가 온 몸이 편쪽에 온다는 게 아니라 전체가 이상하게 이렇게 말을 듣지를 않을 정도로 마비가 와요.
⊙기자: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주민들은 이곳에서 며칠 동안 지하수를 마신 외부인들도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며 원인으로 물을 꼽았습니다.
⊙김주태(마을 주민): 다른 데서 오는 사람들은 배탈나고 죽는다니까.
물이 아주 나뻐요, 여기는.
⊙기자: 물이 좋기로 소문난 이 마을에서 이런 현상이 처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5년 전부터입니다.
바로 이 물이 주민들이 먹어온 물입니다.
주민들은 이 물을 먹으며 고통을 호소해 왔지만 수질검사는 한번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KBS 취재진은 이 지역의 수질을 알아보기 위해 네 군데 지하수를 채취했습니다.
수질검사를 맡은 곳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검사 결과 네곳 지하수에서 각각 일반세균이 기준치의 80배, 콩팥과 신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불소가 기준치보다 두 배 이상 검출됐습니다.
구토와 근육조정 불능, 그리고 신진대사를 방해하는 중금속 물질인 아연이 1리터당 1.145mg이 검출됐습니다.
유아청색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산성질소가 검출되는 등 모두 부적격 판정이 나왔습니다.
⊙짐주형(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오염된 물이기 때문에 수인성 전염병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수인성 전염병은 콜레라, 이질 등을 의미하며 장기간 복용시에는 인체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가 있습니다.
⊙기자: 그래서 주민들은 지난 몇 년 사이 위암 등으로 죽은 5명의 발병원인이 물과 관련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편광민(당뇨병 사마자 가족): 물이나쁘니까 항상 괴로워 했어요.
⊙기자: 이에 따라 주민들은 지난 94년부터 해당 관청을 찾아다니며 수질개선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태안군 환경보호과 직원: 마셔서 물이 나빠 가지고 병에 걸렸다는 얘기도 못 들었고...
⊙기자: 이렇게 마실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된 지하수는 전체의 30%...
지하수 오염으로 물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의 수자원은 갈수록 고갈돼 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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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추척>죽음의 물 '지하수'
    • 입력 2000-06-16 21:00:00
    • 수정2018-08-29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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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충청남도 태안반도의 한 마을 주민들이 집단으로 장염을 앓거나 마비증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오염된 지하수를 그 원인으로 꼽고 있는데 KBS 취재 결과 지하수질이 매우 나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취재에 김덕원 기자입니다. ⊙기자: 25가구 100여 명이 사는 충청남도 태안반도의 한 마을. 이 마을 주민 가운데 20여 명이 장염을 앓아왔습니다. 또 다른 주민 10여 명은 전신마비 증세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최금순(마을 주민): 쓰러질려고 하면서 마비가 온 몸이 편쪽에 온다는 게 아니라 전체가 이상하게 이렇게 말을 듣지를 않을 정도로 마비가 와요. ⊙기자: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을까. 주민들은 이곳에서 며칠 동안 지하수를 마신 외부인들도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며 원인으로 물을 꼽았습니다. ⊙김주태(마을 주민): 다른 데서 오는 사람들은 배탈나고 죽는다니까. 물이 아주 나뻐요, 여기는. ⊙기자: 물이 좋기로 소문난 이 마을에서 이런 현상이 처음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5년 전부터입니다. 바로 이 물이 주민들이 먹어온 물입니다. 주민들은 이 물을 먹으며 고통을 호소해 왔지만 수질검사는 한번도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KBS 취재진은 이 지역의 수질을 알아보기 위해 네 군데 지하수를 채취했습니다. 수질검사를 맡은 곳은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검사 결과 네곳 지하수에서 각각 일반세균이 기준치의 80배, 콩팥과 신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불소가 기준치보다 두 배 이상 검출됐습니다. 구토와 근육조정 불능, 그리고 신진대사를 방해하는 중금속 물질인 아연이 1리터당 1.145mg이 검출됐습니다. 유아청색증을 일으킬 수 있는 질산성질소가 검출되는 등 모두 부적격 판정이 나왔습니다. ⊙짐주형(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오염된 물이기 때문에 수인성 전염병을 일으킬 수가 있습니다. 수인성 전염병은 콜레라, 이질 등을 의미하며 장기간 복용시에는 인체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가 있습니다. ⊙기자: 그래서 주민들은 지난 몇 년 사이 위암 등으로 죽은 5명의 발병원인이 물과 관련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편광민(당뇨병 사마자 가족): 물이나쁘니까 항상 괴로워 했어요. ⊙기자: 이에 따라 주민들은 지난 94년부터 해당 관청을 찾아다니며 수질개선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이루어진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태안군 환경보호과 직원: 마셔서 물이 나빠 가지고 병에 걸렸다는 얘기도 못 들었고... ⊙기자: 이렇게 마실 수 없을 정도로 오염된 지하수는 전체의 30%... 지하수 오염으로 물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의 수자원은 갈수록 고갈돼 가고 있습니다. KBS뉴스 김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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