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심각

입력 2013.12.31 (12:32) 수정 2013.12.3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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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심각한 재난이나 사고 뒤에 느끼는 불안장애를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라고 하는데요.

소방공무원 상당수가 이 불안장애에 시달리고 있지만, 제대로 된 치료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정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딩동 구급출동~"

구급대원들이 바삐 움직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사고현장을 누비다 보면, 남모를 고민에 사로잡힙니다.

<인터뷰> 신혜미(인천 남부소방서 구급대원) : "기분도 가라앉고. 꿈에서도 조금씩 그런 일부 부분(사고 장면)이 보이는 부분도 좀 있고"

1년여 전, 화마에 동료를 잃은 소방대원은 아직 그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녹취> 소방관(음성변조) : "잠도 안 오고. 내가 왜 소방관을 선택을 했을까. 항상 출동을 할 때에는 약간 두려운..."

전국 소방공무원의 13.9%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위험군입니다.

사고현장의 충격적인 모습은 수면장애나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집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공무원은 모두 32명에 이릅니다.

같은 기간 순직한 소방관과 거의 맞먹는 수치입니다.

이 때문에 인천 등 일부 소방본부가 민간 심리상담은 물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산소방'을 처음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있고, 전문적인 치료가 가능한 병원도 서울에 단 한 곳밖에 없습니다.

'공무중 부상'으로도 인정하지 않아, 제대로 된 치료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석민(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외상적 사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이 증상이 점점 좋아지지 않고 나빠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소방관들은 타오르는 화마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과도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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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방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심각
    • 입력 2013-12-31 12:32:58
    • 수정2013-12-31 1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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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심각한 재난이나 사고 뒤에 느끼는 불안장애를 '외상후스트레스' 장애라고 하는데요.

소방공무원 상당수가 이 불안장애에 시달리고 있지만, 제대로 된 치료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정성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녹취> "딩동 구급출동~"

구급대원들이 바삐 움직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사고현장을 누비다 보면, 남모를 고민에 사로잡힙니다.

<인터뷰> 신혜미(인천 남부소방서 구급대원) : "기분도 가라앉고. 꿈에서도 조금씩 그런 일부 부분(사고 장면)이 보이는 부분도 좀 있고"

1년여 전, 화마에 동료를 잃은 소방대원은 아직 그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했습니다.

<녹취> 소방관(음성변조) : "잠도 안 오고. 내가 왜 소방관을 선택을 했을까. 항상 출동을 할 때에는 약간 두려운..."

전국 소방공무원의 13.9%가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위험군입니다.

사고현장의 충격적인 모습은 수면장애나 우울증으로까지 이어집니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소방공무원은 모두 32명에 이릅니다.

같은 기간 순직한 소방관과 거의 맞먹는 수치입니다.

이 때문에 인천 등 일부 소방본부가 민간 심리상담은 물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산소방'을 처음 도입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일회성 행사에 그치고 있고, 전문적인 치료가 가능한 병원도 서울에 단 한 곳밖에 없습니다.

'공무중 부상'으로도 인정하지 않아, 제대로 된 치료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인터뷰> 김석민(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외상적 사건에) 반복적으로 노출되기 때문에 이 증상이 점점 좋아지지 않고 나빠질 가능성이 점점 높아진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추운 겨울, 소방관들은 타오르는 화마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과도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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