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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개를 사랑해서 투견장에 보낸다고요?
입력 2014.03.11 (11:49) | 수정 2014.03.11 (11:50) 단신뉴스
[취재후] 개를 사랑해서 투견장에 보낸다고요?
어둠이 깔린 주말 밤 10시, 경남 진주시의 한 야산! 투견장에서 맹견 두 마리가 맞붙었습니다. 가로, 세로 4미터의 철제 사각 링에는 두 맹견들이 서로 물어뜯어 흘린 피가 낭자합니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한 마리가 쓰러지고, 2분 동안 꼼짝하지 않자 경기가 종료됩니다.

머리와 목덜미에 깊은 송곳니가 수차례 박혔던 개는 지혈 뒤 항생제를 맞는 등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이틀 만에 죽고 말았습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린데다 목덜미에 상처가 덧나면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는 겁니다. 그 뒤, 개의 운명은 알 수가 없습니다. 보신탕 집으로 팔려갔는지, 양지 바른 곳에 묻혔는지요.



경남경찰청이 지난 3개월 동안 진주와 김해 등 야산과 공터를 돌며 불법 투견 도박판을 벌인 33명을 검거했습니다. 잡고 보니 이들은 굉장히 잘 짜여진 조직이었습니다. 일명 '프로모터'라고 불리는 총책이 경기 날짜를 잡으면, 다른 누군가는 진행자(매치)를 자처해 도박참가자를 모으고, 투견 장소를 통보합니다. 심판과 부심은 투견의 쓰러진 시간을 기록해 승패를 가리고 배팅금액을 승자에게 분배하는 일을 도맡습니다. 또 투견 경기가 심야에 이뤄지는 만큼 누군가는 투견장에 전기를 공급하거나 야식을 판매하고, 다른 사람은 외지 사람들을 도박장으로 안내하는 도우미까지 역할분담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도박꾼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농민과 일반 회사원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투견 주인들입니다. 한번 대진료로 100만 원을 내고 경기에서 이기면 그 2배를 받아갑니다. 하루 저녁에 이뤄지는 투견 횟수는 최소 한번에서 많게는 8번입니다. 게임이 많은 날은 16마리의 개가 사각의 링 위에 올라간다는 계산이 됩니다. 이 가운데 싸움에서 진 절반의 개들은 머리가 깨지든 출혈이 심하든 경기가 끝난 뒤 보통 사흘 안에 죽는다는 게 경찰의 말입니다.



경찰에 붙잡힌 개 주인들은 한결같이 자신은 '개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항변했습니다. 주로 맹견으로 사육되는 종인 핏불테리어와 도사견들에게 스태미나에 좋다는 인삼 달인 물부터 낙지, 심지어 비싼 한우까지 사 먹인다는 겁니다. 깨끗한 거적으로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거나 향나무로 개집을 지어주는 개 주인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개는 죽습니다. 게임이 진행되는 30분 안에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으니 상대 목덜미를 파고들기 위해 타고난 본능을 최대한 발휘할 겁니다. 불독과 테리어의 교배종인 '핏불테리어',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다는 맹견이니 찰나의 방심이 곧바로 죽음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만약 이번 경기에서 운 좋게 살아남더라도 다음 경기에선 또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경기가 열리는 곳마다 쓰다만 항생제가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들에게 도박장 개장과 상습도박뿐만 아니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동물보호법 위반의 형량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지금까지 사례를 비춰볼 때는 실형보다는 대부분 벌금에 그쳤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현장에서 붙잡힌 개 주인 26명도 대부분이 불구속입건 됐습니다. 개들을 사랑한다면서 주말 저녁마다 죽음의 링으로 내몬 투견 주인들, 이들의 앞뒤 안 맞는 얘기를 검찰은, 또 재판부는 어떻게 최종 판단할까요? 지켜볼 일입니다.
  • [취재후] 개를 사랑해서 투견장에 보낸다고요?
    • 입력 2014.03.11 (11:49)
    • 수정 2014.03.11 (11:50)
    단신뉴스
[취재후] 개를 사랑해서 투견장에 보낸다고요?
어둠이 깔린 주말 밤 10시, 경남 진주시의 한 야산! 투견장에서 맹견 두 마리가 맞붙었습니다. 가로, 세로 4미터의 철제 사각 링에는 두 맹견들이 서로 물어뜯어 흘린 피가 낭자합니다. 경기 시작 10분 만에 한 마리가 쓰러지고, 2분 동안 꼼짝하지 않자 경기가 종료됩니다.

머리와 목덜미에 깊은 송곳니가 수차례 박혔던 개는 지혈 뒤 항생제를 맞는 등 응급처치를 받았지만 이틀 만에 죽고 말았습니다. 피를 너무 많이 흘린데다 목덜미에 상처가 덧나면서 숨도 제대로 쉴 수 없었다는 겁니다. 그 뒤, 개의 운명은 알 수가 없습니다. 보신탕 집으로 팔려갔는지, 양지 바른 곳에 묻혔는지요.



경남경찰청이 지난 3개월 동안 진주와 김해 등 야산과 공터를 돌며 불법 투견 도박판을 벌인 33명을 검거했습니다. 잡고 보니 이들은 굉장히 잘 짜여진 조직이었습니다. 일명 '프로모터'라고 불리는 총책이 경기 날짜를 잡으면, 다른 누군가는 진행자(매치)를 자처해 도박참가자를 모으고, 투견 장소를 통보합니다. 심판과 부심은 투견의 쓰러진 시간을 기록해 승패를 가리고 배팅금액을 승자에게 분배하는 일을 도맡습니다. 또 투견 경기가 심야에 이뤄지는 만큼 누군가는 투견장에 전기를 공급하거나 야식을 판매하고, 다른 사람은 외지 사람들을 도박장으로 안내하는 도우미까지 역할분담을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도박꾼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농민과 일반 회사원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투견 주인들입니다. 한번 대진료로 100만 원을 내고 경기에서 이기면 그 2배를 받아갑니다. 하루 저녁에 이뤄지는 투견 횟수는 최소 한번에서 많게는 8번입니다. 게임이 많은 날은 16마리의 개가 사각의 링 위에 올라간다는 계산이 됩니다. 이 가운데 싸움에서 진 절반의 개들은 머리가 깨지든 출혈이 심하든 경기가 끝난 뒤 보통 사흘 안에 죽는다는 게 경찰의 말입니다.



경찰에 붙잡힌 개 주인들은 한결같이 자신은 '개를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라고 항변했습니다. 주로 맹견으로 사육되는 종인 핏불테리어와 도사견들에게 스태미나에 좋다는 인삼 달인 물부터 낙지, 심지어 비싼 한우까지 사 먹인다는 겁니다. 깨끗한 거적으로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하거나 향나무로 개집을 지어주는 개 주인도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개는 죽습니다. 게임이 진행되는 30분 안에 상대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으니 상대 목덜미를 파고들기 위해 타고난 본능을 최대한 발휘할 겁니다. 불독과 테리어의 교배종인 '핏불테리어', 한번 물면 절대 놓지 않는다는 맹견이니 찰나의 방심이 곧바로 죽음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만약 이번 경기에서 운 좋게 살아남더라도 다음 경기에선 또 어떻게 될지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러다 보니 경기가 열리는 곳마다 쓰다만 항생제가 널브러져 있었습니다.

경찰은 이들에게 도박장 개장과 상습도박뿐만 아니라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를 추가했습니다. 동물보호법 위반의 형량은 1년 이하 징역 또는 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지금까지 사례를 비춰볼 때는 실형보다는 대부분 벌금에 그쳤습니다. 실제로 이번에 현장에서 붙잡힌 개 주인 26명도 대부분이 불구속입건 됐습니다. 개들을 사랑한다면서 주말 저녁마다 죽음의 링으로 내몬 투견 주인들, 이들의 앞뒤 안 맞는 얘기를 검찰은, 또 재판부는 어떻게 최종 판단할까요? 지켜볼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