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명 주소 명칭 변경 3년새 200여 건…이유는?

입력 2014.08.28 (21:14) 수정 2014.08.2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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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도로명 주소의 전면 시행이 아홉달째 돼 가고 있지만, 아직 정착되기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이 도로명 주소는 해당 주소 사용자의 20% 이상이 발의하고, 과반수 이상 찬성하면 바꿀 수 있습니다.

또 개별 건물들 주소는 일정한 기준만 맞추면 더 쉽게 변경이 가능합니다.

이러다 보니 익숙해질 만하면 주소가 바뀌는 경우도 있는데요.

실제로 3년 전 도로명 주소 도입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서 200건 넘게 도로명이 바꿨고, 전면 시행된 올해만도 벌써 47곳의 주소가 바뀌었습니다.

도로명 주소가 왜 이렇게 많이 바뀌는지 최형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성남 야탑동의 한 주택가.

이 곳의 주소 도로명은 '야탑남로'인데 다음달부터는 '판교로'로 바뀝니다.

주소가 바뀌는 겁니다.

<인터뷰> 김기환(야탑남로 주민) : "판교로가 아무래도 신도시고 깨끗하고 그런 이미지가 좀 좋잖아요."

이 곳 도로명은 4년전에도 판교로 였습니다.

야탑동 도로에 판교로란 이름이 붙자 판교동 주민들이 반발했고, 이에 야탑남로로 도로명이 바뀌었습니다.

그랬는데 이번에는 야탑동 주민들이 주도해 판교로로 도로명 주소를 되돌린 겁니다.

<인터뷰> 주변 상가 상인 : "(야탑남로 주민들이) 민원을 막 넣고 해가지고 판교로로 만든 거에요. 그렇게 해야 집값도 올라가고..."

4년새 세 차례나 주소가 바뀐 셈입니다.

<인터뷰> 김배선(집배원) : "주소가 완전히 바뀌는 거니까 저희도 다 다시 새롭게 외우는 거죠."

서울 강남구에 있는 이 지역은 도로명 주소 전면 시행 두 달만인 올 초 '남부순환로'에서 '삼성로'로 주소가 변경됐습니다.

강남의 부자동네 소릴 듣던 대치동에서 남부순환로로 주소가 바뀌자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을 우려한 주민 민원 때문이었습니다.

이처럼 부동산 가치를 둘러싼 주소 변경 민원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희정(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 "주소가 자주 바뀌게 되면 행정적인 측면에서나 주민 생활 측면에서도 불편함을 초래하게 되죠."

더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도로명 주소제의 도입 취지가 잦은 변경 민원 탓에 빛이 바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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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로명 주소 명칭 변경 3년새 200여 건…이유는?
    • 입력 2014-08-28 21:15:21
    • 수정2014-08-28 22: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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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도로명 주소의 전면 시행이 아홉달째 돼 가고 있지만, 아직 정착되기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이 도로명 주소는 해당 주소 사용자의 20% 이상이 발의하고, 과반수 이상 찬성하면 바꿀 수 있습니다.

또 개별 건물들 주소는 일정한 기준만 맞추면 더 쉽게 변경이 가능합니다.

이러다 보니 익숙해질 만하면 주소가 바뀌는 경우도 있는데요.

실제로 3년 전 도로명 주소 도입 이후 지금까지 전국에서 200건 넘게 도로명이 바꿨고, 전면 시행된 올해만도 벌써 47곳의 주소가 바뀌었습니다.

도로명 주소가 왜 이렇게 많이 바뀌는지 최형원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리포트>

경기도 성남 야탑동의 한 주택가.

이 곳의 주소 도로명은 '야탑남로'인데 다음달부터는 '판교로'로 바뀝니다.

주소가 바뀌는 겁니다.

<인터뷰> 김기환(야탑남로 주민) : "판교로가 아무래도 신도시고 깨끗하고 그런 이미지가 좀 좋잖아요."

이 곳 도로명은 4년전에도 판교로 였습니다.

야탑동 도로에 판교로란 이름이 붙자 판교동 주민들이 반발했고, 이에 야탑남로로 도로명이 바뀌었습니다.

그랬는데 이번에는 야탑동 주민들이 주도해 판교로로 도로명 주소를 되돌린 겁니다.

<인터뷰> 주변 상가 상인 : "(야탑남로 주민들이) 민원을 막 넣고 해가지고 판교로로 만든 거에요. 그렇게 해야 집값도 올라가고..."

4년새 세 차례나 주소가 바뀐 셈입니다.

<인터뷰> 김배선(집배원) : "주소가 완전히 바뀌는 거니까 저희도 다 다시 새롭게 외우는 거죠."

서울 강남구에 있는 이 지역은 도로명 주소 전면 시행 두 달만인 올 초 '남부순환로'에서 '삼성로'로 주소가 변경됐습니다.

강남의 부자동네 소릴 듣던 대치동에서 남부순환로로 주소가 바뀌자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을 우려한 주민 민원 때문이었습니다.

이처럼 부동산 가치를 둘러싼 주소 변경 민원이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희정(서울시립대 도시공학과 교수) : "주소가 자주 바뀌게 되면 행정적인 측면에서나 주민 생활 측면에서도 불편함을 초래하게 되죠."

더 쉽게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도로명 주소제의 도입 취지가 잦은 변경 민원 탓에 빛이 바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최형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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