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리면 치명적인 ‘광견병’ 예방이 상책

입력 2014.10.06 (16:15) 수정 2014.10.0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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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을 맞아 전국적으로 광견병 예방접종이 실시되고 있다.

광견병 예방접종은 국가적으로 봄,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지는데 각 지자체와 자치구별로 일정기간을 정해 시행한다.

광견병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가축이나 애완동물은 의무적으로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1년에 한번만 접종 받으면 된다.

본래 광견병 예방백신은 2만원 정도인데, 접종기간에는 국가에서 보조해주기 때문에 5천원 미만의 저렴한 가격으로 접종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경우 생후 3개월 이상 된 건강한 개와 고양이가 접종 대상인데, 건강이 안 좋은 경우엔 접종을 피하는 것이 좋다.

지자체 조례에 따라 다르지만, 예방접종을 시키지 않은 것이 적발될 경우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정부가 일일이 접종 여부를 조사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려동물과 보호자 모두의 건강을 위해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까지 광견병 예방접종을 독려하는 이유는 광견병이 그만큼 무서운 질환이기 때문이다.



◇ 치사율 100%에 육박하는 광견병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광견병은 사람을 비롯한 모든 온혈동물에게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분류된다.

광견병 바이러스는 주로 여우, 너구리, 박쥐 등 야생동물이 전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광견병이라는 병명 때문에 개가 옮기는 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야생 동물로부터 감염된 개나 고양이, 소, 돼지 등의 가축이 사람을 물면 타액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광견병에 감염되면 대개 치료가 불가능하다. 치사율은 100%에 육박한다.

우리나라에선 경기도 북부와 강원도 북부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며 2001년~2003년에는 광견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1명씩 해마다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대대적인 예방접종과 야생동물에 대한 미끼 예방약 살포로 인해 더 이상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동물에 대한 광견병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호주, 뉴질랜드, 남극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발생하는데, 특히 인도와 중국,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지난 2008년에는 휴양지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서 광견병이 발생해 한 해 동안 주민 100여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사람이 광견병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발열, 두통, 무기력감,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또한 극도의 불안감과 공격성, 정신착란, 환각, 근육경련 등의 다양한 뇌염 증세를 보이게 된다.

특히 환자의 대다수가 물을 마실 때 인·후두와 음식물을 삼키는데 사용되는 연하근의 경련으로 극심한 고통을 느껴 물을 두려워해 공수병(恐水病)으로도 불린다.

증상이 발현되면 심부전과 뇌압상승, 경련, 탈수, 고열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다.

잠복기는 일주일에서 1년 이상으로 다양하지만, 평균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된 뒤 3주~6주 정도 지나면 발병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이 나타난 뒤 약 4일~10일 사이에 사망하게 된다.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들도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보통 10일~2개월 가량의 잠복기를 거쳐 바이러스가 신경세포를 공격하면 극도의 불안, 경련, 과민증세로 공격성향을 보이다 말초부위의 근육이 마비돼 10일 이내에 폐사하게 된다.



◇ 물리면 ‘빠른 대처’ 그 전에 ‘철저한 예방’이 필수 

사실 개에 물렸다고 해서 바로 광견병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애완견일 경우 광견병에 걸려있을 확률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등산, 캠핑, 농사 등 야외 활동 시 야생동물에게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야생동물이 당장 광견병 증세를 보이지 않더라도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은 상존하기 때문이다.

일단 동물에게 물렸을 경우 즉시 상처부위를 소독액으로 닦거나 흐르는 물에 비누를 이용해 깨끗이 씻어내고 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광견병이 아니라 하더라도 파상풍이나 기타 질병에 감염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자신을 공격한 동물이 광견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면 가능한 신속하게 백신과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해야 한다. 사람에 대한 감염은 워낙 드물어 대부분의 일반병원에는 사람용 백신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서 '한국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백신을 구해야 한다.

광견병 감염여부를 신속히 알고자 한다면 자신을 공격한 동물을 사살하거나 생포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경황없는 상황에서 동물을 확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우리나라의 경우 야생동물에게 물렸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면 해당 동물을 사살한 후 척수와 뇌 조직을 검사해 감염여부를 확인한다. 만약 동물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 일단 광견병 동물에게 물린 것으로 간주하고 치료를 수행한다.

애완동물인 경우에는 즉시 도살하지 않고 가까운 수의사에게 인계해 1주일정도 관찰기간을 두고 검사한 후 결과에 따라 조치한다.

도심과 달리 야생동물과의 접촉이 빈번한 시골·산간지역에서는 사람은 물론 가축과의 접촉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인도나 중국 등 광견병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을 여행하다 개나 원숭이 같은 동물에게 공격받을 경우 즉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광견병 발생률이 높은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은 미리 예방접종을 맞으면 좋다.

동물과 접촉할 기회가 많은 수의사들은 그만큼 광견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주기적으로 광견병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일단 걸리면 치료할 수 없는 광견병.
발 빠른 대처와 철저한 예방으로 광견병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자문: 서울대학교병원·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질병관리본부, 농림수산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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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물리면 치명적인 ‘광견병’ 예방이 상책
    • 입력 2014-10-06 16:15:53
    • 수정2014-10-06 18: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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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철을 맞아 전국적으로 광견병 예방접종이 실시되고 있다.

광견병 예방접종은 국가적으로 봄,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지는데 각 지자체와 자치구별로 일정기간을 정해 시행한다.

광견병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가축전염병 예방법에 따라 가축이나 애완동물은 의무적으로 가까운 동물병원에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한다. 1년에 한번만 접종 받으면 된다.

본래 광견병 예방백신은 2만원 정도인데, 접종기간에는 국가에서 보조해주기 때문에 5천원 미만의 저렴한 가격으로 접종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경우 생후 3개월 이상 된 건강한 개와 고양이가 접종 대상인데, 건강이 안 좋은 경우엔 접종을 피하는 것이 좋다.

지자체 조례에 따라 다르지만, 예방접종을 시키지 않은 것이 적발될 경우 최고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정부가 일일이 접종 여부를 조사해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아니지만 반려동물과 보호자 모두의 건강을 위해 접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면서까지 광견병 예방접종을 독려하는 이유는 광견병이 그만큼 무서운 질환이기 때문이다.



◇ 치사율 100%에 육박하는 광견병 

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는 광견병은 사람을 비롯한 모든 온혈동물에게 감염될 수 있는 인수공통전염병으로 분류된다.

광견병 바이러스는 주로 여우, 너구리, 박쥐 등 야생동물이 전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광견병이라는 병명 때문에 개가 옮기는 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야생 동물로부터 감염된 개나 고양이, 소, 돼지 등의 가축이 사람을 물면 타액을 통해 감염될 수 있다.

광견병에 감염되면 대개 치료가 불가능하다. 치사율은 100%에 육박한다.

우리나라에선 경기도 북부와 강원도 북부지역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며 2001년~2003년에는 광견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1명씩 해마다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대대적인 예방접종과 야생동물에 대한 미끼 예방약 살포로 인해 더 이상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고 있지만 동물에 대한 광견병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호주, 뉴질랜드, 남극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에서 발생하는데, 특히 인도와 중국, 필리핀, 방글라데시 등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많이 발생한다.

지난 2008년에는 휴양지로 유명한 인도네시아 발리 섬에서 광견병이 발생해 한 해 동안 주민 100여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사람이 광견병에 감염되면 초기에는 발열, 두통, 무기력감,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 또한 극도의 불안감과 공격성, 정신착란, 환각, 근육경련 등의 다양한 뇌염 증세를 보이게 된다.

특히 환자의 대다수가 물을 마실 때 인·후두와 음식물을 삼키는데 사용되는 연하근의 경련으로 극심한 고통을 느껴 물을 두려워해 공수병(恐水病)으로도 불린다.

증상이 발현되면 심부전과 뇌압상승, 경련, 탈수, 고열 등의 합병증을 예방하는 것 이외에 별다른 치료방법이 없다.

잠복기는 일주일에서 1년 이상으로 다양하지만, 평균적으로 바이러스에 노출된 뒤 3주~6주 정도 지나면 발병한다. 대부분의 환자는 증상이 나타난 뒤 약 4일~10일 사이에 사망하게 된다.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들도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보통 10일~2개월 가량의 잠복기를 거쳐 바이러스가 신경세포를 공격하면 극도의 불안, 경련, 과민증세로 공격성향을 보이다 말초부위의 근육이 마비돼 10일 이내에 폐사하게 된다.



◇ 물리면 ‘빠른 대처’ 그 전에 ‘철저한 예방’이 필수 

사실 개에 물렸다고 해서 바로 광견병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애완견일 경우 광견병에 걸려있을 확률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등산, 캠핑, 농사 등 야외 활동 시 야생동물에게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야생동물이 당장 광견병 증세를 보이지 않더라도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은 상존하기 때문이다.

일단 동물에게 물렸을 경우 즉시 상처부위를 소독액으로 닦거나 흐르는 물에 비누를 이용해 깨끗이 씻어내고 바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광견병이 아니라 하더라도 파상풍이나 기타 질병에 감염될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자신을 공격한 동물이 광견병에 걸린 것으로 추정된다면 가능한 신속하게 백신과 면역글로불린을 투여해야 한다. 사람에 대한 감염은 워낙 드물어 대부분의 일반병원에는 사람용 백신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병원에서 '한국 희귀의약품센터'를 통해 백신을 구해야 한다.

광견병 감염여부를 신속히 알고자 한다면 자신을 공격한 동물을 사살하거나 생포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경황없는 상황에서 동물을 확보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

우리나라의 경우 야생동물에게 물렸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되면 해당 동물을 사살한 후 척수와 뇌 조직을 검사해 감염여부를 확인한다. 만약 동물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 일단 광견병 동물에게 물린 것으로 간주하고 치료를 수행한다.

애완동물인 경우에는 즉시 도살하지 않고 가까운 수의사에게 인계해 1주일정도 관찰기간을 두고 검사한 후 결과에 따라 조치한다.

도심과 달리 야생동물과의 접촉이 빈번한 시골·산간지역에서는 사람은 물론 가축과의 접촉도 최대한 피해야 한다.

인도나 중국 등 광견병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을 여행하다 개나 원숭이 같은 동물에게 공격받을 경우 즉시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광견병 발생률이 높은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려는 사람들은 미리 예방접종을 맞으면 좋다.

동물과 접촉할 기회가 많은 수의사들은 그만큼 광견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 주기적으로 광견병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일단 걸리면 치료할 수 없는 광견병.
발 빠른 대처와 철저한 예방으로 광견병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자문: 서울대학교병원·세브란스병원 감염내과, 질병관리본부, 농림수산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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