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터넷 수준이 이 정도야?

입력 2014.12.24 (11:18) 수정 2014.12.2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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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터넷망의 불통 상태(다운)가 연이틀 발생하면서 북한의 인터넷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인터넷망은 어제(23일) 10시간 동안 다운됐다 복구됐지만 오늘(24일) 또 다시 마비됐다.

이번 사건은 북한이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를 만든 소니픽처스를 해킹한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일어났다는 점에서 보복 공격 가능성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추측만 무성할 뿐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북한 당국도 인터넷망 다운과 관련해 어떤 의견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 사이트는 국내에서는 연결이 막혀 있지만, 미국 등 외국에서는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다.



■ 북한 인터넷 실상

북한은 인터넷을 개방하지 않은 국가지만 광케이블도 깔려 있고 PC방도 존재한다.

북한 주민들은 북한 내부에서만 서로 연결되는 인트라넷(광명)을 통해 사이버 세상을 이용하고 있다.

북한 내부에 한정돼 있지만 이메일은 물론 채팅이나 게임도 할 수 있다.

일반가정용 인터넷망은 여전히 힘들지만 외국인을 상대로 한 PC방도 영업 중이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PC방으로는 세계식량계획(WFP) 평양사무소가 운영하는 PC방과 평양의 대사관 구역에 한국의 인터넷업체인 훈넷이 만든 PC방이 대표적이다.

또 평양시 만경대 지역의 지하철 광복역 앞에 자리한 첨단기술서비스센터의 PC방에는 100대의 컴퓨터가 설치돼 있어 각 컴퓨터는 광케이블(초당 100Mbps)로 국가 인트라넷과 연결되어 있다.

북한은 2003년 인터넷상에서 북한을 나타내는 최상위 도메인 명인 '.kp'를 사용한 과학기술전시관(http://www.stic.ac.kp), 의학과학정보센터(http://www.icms.he.kp) 등의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제적인 루트서버와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에 등록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접속할 수는 없다.

다만, 북한은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에 있는 동포들로 하여금 조선통신(kcna.co.jp)을 비롯해, 조선신보(korea-np.co.jp), 평양타임즈(times.dprkorea.com), 조선인포뱅크(dprkorea.com), 우리민족끼리(uriminzokkiri.com), 실리은행(www.silibank.com) 등 여러 개의 웹사이트를 만들어 북한의 공식 또는 비공식 소식을 전하고 있다.

2003년 영국에 개설된 천리마그룹(chollima-group.com)은 북한의 각종 민속ㆍ문화 제품과 관광여행 상품을 취급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다.

현재 북한의 인터넷 이용자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숫자는 없다.

지난 2012년 말 평양과학기술대학교 초청을 받아 이 대학과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컴퓨터를 가르친 윌 스콧 교수에 따르면, 극소수의 교수와 대학원생들 평양의 고위층들 및 대남선전 일꾼 등이 연구목적으로 특정 장소에서 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터넷 기록은 실시간으로 감시되고 있기 때문에 대학원생들도 인터넷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윌 교수는 전했다. 북한 주민들도 북한 당국의 감시 때문에 거의 이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북한의 인터넷 이용자수는 인구의 10분의 1 수준인 200만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IP(Internet Protocol)주소도 1,024개에 불과해 우리의 IP 보유건수(약 1억1,200만개)와 비교하면 10만분의 1 수준이다.

북한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3년 동안 인트라넷용 광케이블을 주요 도시와 읍까지 연결했다. 

평양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70∼80Mbps, 지방 속도는 10Mbps로 한국의 2000년 수준이다.

그러나 2006년 6월 평양의 한 누리꾼이 '번개'를 제의, 실제로 300여 명이 평양체육관에 모이는 사건이 발생하자 가정에서의 인트라넷 접속이 모두 차단됐다. 그 사건 이후 북한의 인트라넷은 가정에서는 접속이 불가능하며 기관을 통해서만 접속이 가능하다.



■ 북한 인터넷 이용자 증가 가능성은?
 
전문가들은 현재의 북한 상황에서 인터넷 이용자 증가는 북한 체제 존속을 위해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재 북한 주민들의 인터넷 사용은 거의 힘들다”며 “북한 당국은 지금과 같은 주민 통제를 유지해야 김정은 체제의 안정화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보고 앞으로도 강력하게 (인터넷)통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도 “정권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김정은이 주민들의 사상, 이념 강화를 위해서라도 인터넷을 지금처럼 통제할 것으로 본다”며 “현재로서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인터넷을 허용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희박하지만 북한당국이 조만간 인터넷을 개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북한이 최근 경제개발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고 국제적인 경제협력은 인터넷 환경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만큼 교역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인터넷 통제도 완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북한에서 최근 휴대전화 등 개인 미디어가 확산하고 있는 현상 역시 인터넷 개방을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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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4-12-24 11:18:57
    • 수정2014-12-24 14:25:11
    정치
북한 인터넷망의 불통 상태(다운)가 연이틀 발생하면서 북한의 인터넷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인터넷망은 어제(23일) 10시간 동안 다운됐다 복구됐지만 오늘(24일) 또 다시 마비됐다.

이번 사건은 북한이 김정은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를 만든 소니픽처스를 해킹한 사건과 관련해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일어났다는 점에서 보복 공격 가능성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추측만 무성할 뿐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으며, 북한 당국도 인터넷망 다운과 관련해 어떤 의견도 내놓지 않고 있다.

북한 사이트는 국내에서는 연결이 막혀 있지만, 미국 등 외국에서는 자유롭게 접속할 수 있다.



■ 북한 인터넷 실상

북한은 인터넷을 개방하지 않은 국가지만 광케이블도 깔려 있고 PC방도 존재한다.

북한 주민들은 북한 내부에서만 서로 연결되는 인트라넷(광명)을 통해 사이버 세상을 이용하고 있다.

북한 내부에 한정돼 있지만 이메일은 물론 채팅이나 게임도 할 수 있다.

일반가정용 인터넷망은 여전히 힘들지만 외국인을 상대로 한 PC방도 영업 중이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PC방으로는 세계식량계획(WFP) 평양사무소가 운영하는 PC방과 평양의 대사관 구역에 한국의 인터넷업체인 훈넷이 만든 PC방이 대표적이다.

또 평양시 만경대 지역의 지하철 광복역 앞에 자리한 첨단기술서비스센터의 PC방에는 100대의 컴퓨터가 설치돼 있어 각 컴퓨터는 광케이블(초당 100Mbps)로 국가 인트라넷과 연결되어 있다.

북한은 2003년 인터넷상에서 북한을 나타내는 최상위 도메인 명인 '.kp'를 사용한 과학기술전시관(http://www.stic.ac.kp), 의학과학정보센터(http://www.icms.he.kp) 등의 홈페이지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제적인 루트서버와 국제인터넷주소관리기구(ICANN)에 등록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접속할 수는 없다.

다만, 북한은 일본이나 중국 등 해외에 있는 동포들로 하여금 조선통신(kcna.co.jp)을 비롯해, 조선신보(korea-np.co.jp), 평양타임즈(times.dprkorea.com), 조선인포뱅크(dprkorea.com), 우리민족끼리(uriminzokkiri.com), 실리은행(www.silibank.com) 등 여러 개의 웹사이트를 만들어 북한의 공식 또는 비공식 소식을 전하고 있다.

2003년 영국에 개설된 천리마그룹(chollima-group.com)은 북한의 각종 민속ㆍ문화 제품과 관광여행 상품을 취급하는 전자상거래 사이트다.

현재 북한의 인터넷 이용자에 대해 정확히 밝혀진 숫자는 없다.

지난 2012년 말 평양과학기술대학교 초청을 받아 이 대학과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컴퓨터를 가르친 윌 스콧 교수에 따르면, 극소수의 교수와 대학원생들 평양의 고위층들 및 대남선전 일꾼 등이 연구목적으로 특정 장소에서 쓸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터넷 기록은 실시간으로 감시되고 있기 때문에 대학원생들도 인터넷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고 윌 교수는 전했다. 북한 주민들도 북한 당국의 감시 때문에 거의 이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게 현실이다.

북한의 인터넷 이용자수는 인구의 10분의 1 수준인 200만명 정도가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북한이 보유한 IP(Internet Protocol)주소도 1,024개에 불과해 우리의 IP 보유건수(약 1억1,200만개)와 비교하면 10만분의 1 수준이다.

북한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3년 동안 인트라넷용 광케이블을 주요 도시와 읍까지 연결했다. 

평양의 데이터 전송속도는 70∼80Mbps, 지방 속도는 10Mbps로 한국의 2000년 수준이다.

그러나 2006년 6월 평양의 한 누리꾼이 '번개'를 제의, 실제로 300여 명이 평양체육관에 모이는 사건이 발생하자 가정에서의 인트라넷 접속이 모두 차단됐다. 그 사건 이후 북한의 인트라넷은 가정에서는 접속이 불가능하며 기관을 통해서만 접속이 가능하다.



■ 북한 인터넷 이용자 증가 가능성은?
 
전문가들은 현재의 북한 상황에서 인터넷 이용자 증가는 북한 체제 존속을 위해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재 북한 주민들의 인터넷 사용은 거의 힘들다”며 “북한 당국은 지금과 같은 주민 통제를 유지해야 김정은 체제의 안정화를 지속시킬 수 있다고 보고 앞으로도 강력하게 (인터넷)통제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송봉선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도 “정권 안정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김정은이 주민들의 사상, 이념 강화를 위해서라도 인터넷을 지금처럼 통제할 것으로 본다”며 “현재로서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인터넷을 허용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희박하지만 북한당국이 조만간 인터넷을 개방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북한이 최근 경제개발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놓고 있고 국제적인 경제협력은 인터넷 환경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는 만큼 교역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인터넷 통제도 완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이와 함께 북한에서 최근 휴대전화 등 개인 미디어가 확산하고 있는 현상 역시 인터넷 개방을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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