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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교’역은 우리 것” 역 이름 쟁탈전…법정 토론까지
입력 2015.02.13 (14:17) 수정 2015.02.13 (14:53) 경제
“‘광교’역은 우리 것” 역 이름 쟁탈전…법정 토론까지
지난 7일 경기도 수원 원천동에 있는 수원지방법원. 광교신도시에 들어서는 신분당선 역사 3개의 역 명칭을 두고 시민배심법정이 열렸다. 3개 역명은 가칭 경기도청역(SB05역), 경기대역(SB05-1역), 신대역(SB04역)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역명 확정을 앞두고, 주민간 저마다 '광교역'이라는 명칭을 쓰겠다고 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주민간 갈등이 확산하자, 수원시가 결국 시민배심법정을 열었다. 시민배심원단의 의견을 들어본 뒤 최종 결론을 내겠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 역명 쟁탈전 ‘치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철역이 지속적으로 개발되면서, 전철역 명칭을 두고 주민들의 의견과 이해 당사자의 주장, 옛 지명 등이 얽히고 설키고 있다. 그야말로 '역명 쟁탈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미지=DX LINE 홈페이지 캡쳐)

신분당선 역사 3개의 역명 선정은 몇 달간 진통을 겪고 있다. 역이 들어설 각 인근의 주민들이 저마다 '광교'라는 명칭을 써야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제 2의 판교'라 불리는 광교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상징성이 높은 광교라는 명칭을 서로 유치하기 위해 빚어진 갈등이다.

이미 최종 확정된 전철 명칭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내달 28일 개통하는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5개 역 중 봉은사역이 주인공이다. 서울시는 작년 12월 이 역명을 최종 확정했는데, 개통을 앞두고 개신교계가 "역명 제정을 재고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코엑스와 봉은사 사이에 위치한 이 역은 코엑스역과 봉은사역 명칭 중 결국 봉은사역으로 결정됐다.

9호선 언주역의 경우, 서울 논현동 차병원사거리에 위치해 '차병원사거리역'으로도 검토됐지만, 결국 옛 지명인 언주역으로 확정됐다. 9호선인 삼성중앙역은 당초 '학당골역'이란 역명이 유력했지만, 주민들이 "납골당을 연상시킨다"며 삼성중앙역으로 변경을 요구해 받아들여진 사례다.

내년 완공되는 경전철 우이선(우이~신설동) 역 이름을 놓고도, 인근에 위치한 서경대, 국민대, 덕성여대는 역명 유치 경쟁에 들어갔다.

◆ 전철역 명칭 변경 요구도 많아

기존 명칭을 바꿔달라는 요구도 많다. 서울 강동구는 지하철 5호선 강동역과 굽은다리역의 명칭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명과 무관하게 역명이 지어지면서 주민들 민원이 계속되자 개정 요구에 나선 것이다. 이미 개통한 8호선 장지역은 묫자리가 떠오른다는 이유로 역명 교체를 원하는 주민들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도봉구도 4호선 쌍문역을 '쌍문(둘리)역'으로 개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보류된 바 있다.

상당 부분 수용된 경우도 있다. 작년 3월에는 수도권 전철 경의선 서강역이 서강대역으로 바뀌었다. 서강대는 2012년부터 대책위원회를 꾸려 서명 운동과 거리 시위까지 벌일 정도였다. 또 6호선 녹사평역이 녹사평(옛 용산구청)역으로, 2호선 왕십리역이 왕십리(옛 성동구청)역으로 변경됐다. 2013년에는 지하철 1호선 성북역이 광운대역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앞서 지하철 2·4·5호선 환승역인 동대문운동장역 이름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바뀌었고, 1호선 청량리역은 서울시립대입구역, 지하철 4호선 미아역은 서울사이버대학역으로 병기됐다.

역명과 관련해, 이를 수익 사업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코레일과 부산교통공사, 대구도시철도공사, 인천교통공사 등은 역명 병행 표기 사업을 수익원으로 활용한다. 대체로 병원이나 대학 등과 역명 병기 계약을 하는데, 사용료가 최대 수천만원에 이르는데도 수요가 많다.

이 때문에 역명이 복잡해지거나 너무 길어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도 있다. 가령 부산 지하철 2호선에는 '국제금융센터·부산은행'역이 있는데 무려 11자나 된다. 국내에서 가장 긴 역명이다. 이 때문에 '국부역'이라고 비꼬는 부산 시민도 많다. 대구 지하철 1호선에는 3~4개의 개인병원 명칭이 기존 전철 역명과 병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 역명에 사활거는 이유는?



이처럼 역명 유치나 변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건, 인근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전철역 명칭이 지역의 첫 인상이 되고, 역세권 부동산으로 홍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근 주민들이 상당히 민감하게 받아 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역명이 지역의 상징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이유는 이미지나 인지도 상승을 기대하는 경우다. 특히 대학이나 지자체, 기업 등이 대표적이다. 가령 광운대의 경우, 지난 2013년 성북역에서 광운대역으로 역명이 바뀐 후, 지방 수험생들로부터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자체 분석한다. 하지만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이나 지하철 4호선 총신대입구(이수)역은 실제 대학과 거리가 1km 이상으로, 역명을 보고 찾아온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역명은 대부분 지자체 지명위원회 심의를 통해 확정된다. 실무 부서에서 검토한 뒤 심의를 올리는 것인데, 대부분 옛 지명을 최우선으로 반영한다. 문화재나 고유명사처럼 쓰는 공공시설 명칭이 있으면 차선으로 검토된다는 게 각 지자체의 설명이다. 서울시 측은 "특정 문화시설이나 기업 등을 홍보하기 위해 역명을 정하거나 병기하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전국 지자체별로 역명 선정 기준이 제각각이니, 명확한 법적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 “‘광교’역은 우리 것” 역 이름 쟁탈전…법정 토론까지
    • 입력 2015.02.13 (14:17)
    • 수정 2015.02.13 (14:53)
    경제
“‘광교’역은 우리 것” 역 이름 쟁탈전…법정 토론까지
지난 7일 경기도 수원 원천동에 있는 수원지방법원. 광교신도시에 들어서는 신분당선 역사 3개의 역 명칭을 두고 시민배심법정이 열렸다. 3개 역명은 가칭 경기도청역(SB05역), 경기대역(SB05-1역), 신대역(SB04역)으로 불렸다. 하지만 최근 역명 확정을 앞두고, 주민간 저마다 '광교역'이라는 명칭을 쓰겠다고 하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주민간 갈등이 확산하자, 수원시가 결국 시민배심법정을 열었다. 시민배심원단의 의견을 들어본 뒤 최종 결론을 내겠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 역명 쟁탈전 ‘치열’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철역이 지속적으로 개발되면서, 전철역 명칭을 두고 주민들의 의견과 이해 당사자의 주장, 옛 지명 등이 얽히고 설키고 있다. 그야말로 '역명 쟁탈 전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미지=DX LINE 홈페이지 캡쳐)

신분당선 역사 3개의 역명 선정은 몇 달간 진통을 겪고 있다. 역이 들어설 각 인근의 주민들이 저마다 '광교'라는 명칭을 써야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제 2의 판교'라 불리는 광교신도시가 개발되면서, 상징성이 높은 광교라는 명칭을 서로 유치하기 위해 빚어진 갈등이다.

이미 최종 확정된 전철 명칭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기도 한다. 내달 28일 개통하는 지하철 9호선 2단계 구간 5개 역 중 봉은사역이 주인공이다. 서울시는 작년 12월 이 역명을 최종 확정했는데, 개통을 앞두고 개신교계가 "역명 제정을 재고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코엑스와 봉은사 사이에 위치한 이 역은 코엑스역과 봉은사역 명칭 중 결국 봉은사역으로 결정됐다.

9호선 언주역의 경우, 서울 논현동 차병원사거리에 위치해 '차병원사거리역'으로도 검토됐지만, 결국 옛 지명인 언주역으로 확정됐다. 9호선인 삼성중앙역은 당초 '학당골역'이란 역명이 유력했지만, 주민들이 "납골당을 연상시킨다"며 삼성중앙역으로 변경을 요구해 받아들여진 사례다.

내년 완공되는 경전철 우이선(우이~신설동) 역 이름을 놓고도, 인근에 위치한 서경대, 국민대, 덕성여대는 역명 유치 경쟁에 들어갔다.

◆ 전철역 명칭 변경 요구도 많아

기존 명칭을 바꿔달라는 요구도 많다. 서울 강동구는 지하철 5호선 강동역과 굽은다리역의 명칭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명과 무관하게 역명이 지어지면서 주민들 민원이 계속되자 개정 요구에 나선 것이다. 이미 개통한 8호선 장지역은 묫자리가 떠오른다는 이유로 역명 교체를 원하는 주민들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앞서 도봉구도 4호선 쌍문역을 '쌍문(둘리)역'으로 개명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보류된 바 있다.

상당 부분 수용된 경우도 있다. 작년 3월에는 수도권 전철 경의선 서강역이 서강대역으로 바뀌었다. 서강대는 2012년부터 대책위원회를 꾸려 서명 운동과 거리 시위까지 벌일 정도였다. 또 6호선 녹사평역이 녹사평(옛 용산구청)역으로, 2호선 왕십리역이 왕십리(옛 성동구청)역으로 변경됐다. 2013년에는 지하철 1호선 성북역이 광운대역으로 이름이 변경됐다.



앞서 지하철 2·4·5호선 환승역인 동대문운동장역 이름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으로 바뀌었고, 1호선 청량리역은 서울시립대입구역, 지하철 4호선 미아역은 서울사이버대학역으로 병기됐다.

역명과 관련해, 이를 수익 사업으로 활용하는 경우도 있다. 코레일과 부산교통공사, 대구도시철도공사, 인천교통공사 등은 역명 병행 표기 사업을 수익원으로 활용한다. 대체로 병원이나 대학 등과 역명 병기 계약을 하는데, 사용료가 최대 수천만원에 이르는데도 수요가 많다.

이 때문에 역명이 복잡해지거나 너무 길어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이 늘어나는 등 부작용도 있다. 가령 부산 지하철 2호선에는 '국제금융센터·부산은행'역이 있는데 무려 11자나 된다. 국내에서 가장 긴 역명이다. 이 때문에 '국부역'이라고 비꼬는 부산 시민도 많다. 대구 지하철 1호선에는 3~4개의 개인병원 명칭이 기존 전철 역명과 병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 역명에 사활거는 이유는?



이처럼 역명 유치나 변경에 대해 관심이 쏠리는 건, 인근 부동산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전철역 명칭이 지역의 첫 인상이 되고, 역세권 부동산으로 홍보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근 주민들이 상당히 민감하게 받아 들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부동산업체 관계자는 "역명이 지역의 상징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이유는 이미지나 인지도 상승을 기대하는 경우다. 특히 대학이나 지자체, 기업 등이 대표적이다. 가령 광운대의 경우, 지난 2013년 성북역에서 광운대역으로 역명이 바뀐 후, 지방 수험생들로부터 인지도가 높아졌다고 자체 분석한다. 하지만 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이나 지하철 4호선 총신대입구(이수)역은 실제 대학과 거리가 1km 이상으로, 역명을 보고 찾아온 시민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역명은 대부분 지자체 지명위원회 심의를 통해 확정된다. 실무 부서에서 검토한 뒤 심의를 올리는 것인데, 대부분 옛 지명을 최우선으로 반영한다. 문화재나 고유명사처럼 쓰는 공공시설 명칭이 있으면 차선으로 검토된다는 게 각 지자체의 설명이다. 서울시 측은 "특정 문화시설이나 기업 등을 홍보하기 위해 역명을 정하거나 병기하는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전국 지자체별로 역명 선정 기준이 제각각이니, 명확한 법적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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