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포털, 취재 들어가자 ‘변종’ 블로그 제동

입력 2015.03.17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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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취재파일K를 통해 방송된 '맛집'의 숨겨진 거래는 색다른 시도의 연속이었습니다. 우선 헬리캠과 미니 스테디캠을 이용한 촬영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조리 장면에 그만큼 신경을 썼다는 의미입니다. 또 포털 검색 만족도에 대한 시민인터뷰도 미리 준비한 회사원들을 대상으로 사무공간에서 '원 테이크'촬영기법을 본떠서 진행해봤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변종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국내 포털사이트들의 무관심이었습니다.

취재파일K팀은 대형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측 관계자와 인터뷰를 위해서 정말 '삼고초려'를 해야 했습니다. 사전에 전화로 3, 4차례 접촉을 하면서 모든 과정을 녹음해야 할 정도로 신경을 썼는데, 결국 한 회사는 대면 인터뷰를 거부했습니다. 이 때문에 전화 인터뷰한 내용을 사용해야 했고, 이같은 녹취에 대한 사용허가도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양측은 모두 서면 답변을 이메일로 보내왔는데, 네이버 측의 입장 변화는 매우 이례적이었습니다.



네이버는 취재파일 K 팀과 지난 4일 인터뷰에서는 진정한 이용 후기를 올리는 블로그들이 더 많아서 너무 어두운 면을 부각해서 볼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밝혔는데 이후 갑자기 입장이 바뀐 것입니다. 오해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우선 방송 인터뷰 내용을 네이버, 다음카카오 관계자 순서로 다시 올려봅니다.

0 네이버 관계자: "이것이 해외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그렇게 약간 어두운 측면을 굳이 부각하지 않는다면 사실은 굉장히 플랫폼을 긍정적으로 활용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셔서 그 부분은 사실 대단히 밝게 보고 있습니다."

0 다음카카오 관계자: "그런 것들을 제대로 지켜달라고 하는 권고에 대한 이메일을 발송해 드립니다. 따를 수는 있지만, 증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가 이걸 따로 감시할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하지만 취재가 진행되자 네이버 측은 먼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알림 메일을 통해 개선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12일에 밝혀왔습니다. 15일 취재파일 K의 본 방송을 앞 둔 상황이었습니다. 그 내용을 살펴볼까요. 네이버는 자료를 통해 "최근 들어 블로그, 카페 등에 대가성 사용 후기가 자주 눈에 띈다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리뷰글 노출 로직 등 검색 서비스 전반을 점검해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앞으로 ‘OO 맛집’ 등과 같이 다른 이용자의 리뷰글을 찾으려는 의도가 높은 검색어에 대해서는 신뢰할만한 문서의 노출을 늘리는 한편, 검색 품질을 훼손할 수 있는 대가성 리뷰글을 검색 결과에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구체적으로 검색어 예시까지 언급했습니다.



왜 이런 시점에 네이버는 이런 개선방안을 발표한 것일까요. 네이버 측 관계자는 'KBS의 취재 때문에 자료를 낸 것은 아니다'라고 확실히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KBS가 포인트(핵심)를 잘 잡았고 이용자들의 관련 민원이 많아지는 상황이라서 고민해왔던 문제"라고 인터뷰 당시와 다른 견해를 밝혀왔습니다.

다음 카카오 측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에 따를 것을 블로그들에 권고하는 수준에서 변종 마케팅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 이외에는 추가 설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단 두 회사 모두 방송에 '자신들도 피해자'란 입장을 넣어달라고 부탁을 해왔습니다.

무슨 논리일까요. 우선 블로그나 검색 맨 윗부분에 홍보성 글이 많아지면 검색 속도와 만족도가 떨어지면 이용자들이 피해고, 포털입장에서도 이용자 이탈이 우려돼 피해라고 주장하는 셈입니다. 이런 포털사이트들의 주장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독과점에 가까운 구조가 깨져야 할 텐데, 과연 한국의 인터넷 생태계에서 가능한 일이지 인터넷 콘텐츠 전문가들도 의문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요즘 음식점을 운영하는 분들, 식당 주인들은 '최악의 경제상황'이라고 입을 모아서 말합니다. 그만큼 직장인,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에 영향을 받는 업종이란 뜻이겠지요. 그래서 '맛집'의 숨겨진 거래는 취재, 제작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당당하게 돈을 내고 '맛집'으로 등극했다고 말해줄 음식점주가 없기 때문입니다.

취재파일K 작가와 취재진은 진솔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오랜 시간 휴대전화에 매달려야 했습니다. 화면에 나온 분들은 모두 음식 점주로 양심이 살아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한때 블로그 마케팅을 활용했을지언정 현재는 맛과 질 좋은 재료로 경쟁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용감하게 카메라 앞에 나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취재후'를 계기로 말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맛집과 관련해 진짜 이용 후기를 쓰는 블로거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취재진도 알고 있습니다. 또 정보로 가치가 많아서 앞으로 더 권장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의 그릇된 행위로 전체가 비난받는 일을 막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애정이 어린 비판을 한 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방송에 나간 유명 블로거란 사람은 실제 유명 블로거가 아닙니다. 하지만 돈을 받고 글을 쓰는 유명 블로거, 이른바 '파워블로거'란 분들과 접촉이 너무 어려웠으므로 업체의 의뢰로 홍보를 진행해본 경험자를 어렵게 찾아 인터뷰했습니다. 파워 블로거들의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관련기사]
☞ <취재파일K> ‘맛집’의 숨겨진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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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포털, 취재 들어가자 ‘변종’ 블로그 제동
    • 입력 2015-03-17 10:39:35
    취재후·사건후
지난 15일 취재파일K를 통해 방송된 '맛집'의 숨겨진 거래는 색다른 시도의 연속이었습니다. 우선 헬리캠과 미니 스테디캠을 이용한 촬영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맛있는 음식과 조리 장면에 그만큼 신경을 썼다는 의미입니다. 또 포털 검색 만족도에 대한 시민인터뷰도 미리 준비한 회사원들을 대상으로 사무공간에서 '원 테이크'촬영기법을 본떠서 진행해봤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변종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국내 포털사이트들의 무관심이었습니다. 취재파일K팀은 대형 포털인 네이버와 다음카카오 측 관계자와 인터뷰를 위해서 정말 '삼고초려'를 해야 했습니다. 사전에 전화로 3, 4차례 접촉을 하면서 모든 과정을 녹음해야 할 정도로 신경을 썼는데, 결국 한 회사는 대면 인터뷰를 거부했습니다. 이 때문에 전화 인터뷰한 내용을 사용해야 했고, 이같은 녹취에 대한 사용허가도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양측은 모두 서면 답변을 이메일로 보내왔는데, 네이버 측의 입장 변화는 매우 이례적이었습니다. 네이버는 취재파일 K 팀과 지난 4일 인터뷰에서는 진정한 이용 후기를 올리는 블로그들이 더 많아서 너무 어두운 면을 부각해서 볼 필요가 없다는 식으로 밝혔는데 이후 갑자기 입장이 바뀐 것입니다. 오해가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우선 방송 인터뷰 내용을 네이버, 다음카카오 관계자 순서로 다시 올려봅니다. 0 네이버 관계자: "이것이 해외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그렇게 약간 어두운 측면을 굳이 부각하지 않는다면 사실은 굉장히 플랫폼을 긍정적으로 활용하시는 분들도 많이 계셔서 그 부분은 사실 대단히 밝게 보고 있습니다." 0 다음카카오 관계자: "그런 것들을 제대로 지켜달라고 하는 권고에 대한 이메일을 발송해 드립니다. 따를 수는 있지만, 증거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저희가 이걸 따로 감시할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하지만 취재가 진행되자 네이버 측은 먼저 출입기자들에게 보낸 알림 메일을 통해 개선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12일에 밝혀왔습니다. 15일 취재파일 K의 본 방송을 앞 둔 상황이었습니다. 그 내용을 살펴볼까요. 네이버는 자료를 통해 "최근 들어 블로그, 카페 등에 대가성 사용 후기가 자주 눈에 띈다는 이용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리뷰글 노출 로직 등 검색 서비스 전반을 점검해 개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앞으로 ‘OO 맛집’ 등과 같이 다른 이용자의 리뷰글을 찾으려는 의도가 높은 검색어에 대해서는 신뢰할만한 문서의 노출을 늘리는 한편, 검색 품질을 훼손할 수 있는 대가성 리뷰글을 검색 결과에서 줄여나갈 계획"이라고 구체적으로 검색어 예시까지 언급했습니다. 왜 이런 시점에 네이버는 이런 개선방안을 발표한 것일까요. 네이버 측 관계자는 'KBS의 취재 때문에 자료를 낸 것은 아니다'라고 확실히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KBS가 포인트(핵심)를 잘 잡았고 이용자들의 관련 민원이 많아지는 상황이라서 고민해왔던 문제"라고 인터뷰 당시와 다른 견해를 밝혀왔습니다. 다음 카카오 측은 공정거래위원회의 표준에 따를 것을 블로그들에 권고하는 수준에서 변종 마케팅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는 설명 이외에는 추가 설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단 두 회사 모두 방송에 '자신들도 피해자'란 입장을 넣어달라고 부탁을 해왔습니다. 무슨 논리일까요. 우선 블로그나 검색 맨 윗부분에 홍보성 글이 많아지면 검색 속도와 만족도가 떨어지면 이용자들이 피해고, 포털입장에서도 이용자 이탈이 우려돼 피해라고 주장하는 셈입니다. 이런 포털사이트들의 주장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독과점에 가까운 구조가 깨져야 할 텐데, 과연 한국의 인터넷 생태계에서 가능한 일이지 인터넷 콘텐츠 전문가들도 의문스럽다는 입장입니다. 요즘 음식점을 운영하는 분들, 식당 주인들은 '최악의 경제상황'이라고 입을 모아서 말합니다. 그만큼 직장인, 서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에 영향을 받는 업종이란 뜻이겠지요. 그래서 '맛집'의 숨겨진 거래는 취재, 제작이 정말 힘들었습니다. 당당하게 돈을 내고 '맛집'으로 등극했다고 말해줄 음식점주가 없기 때문입니다. 취재파일K 작가와 취재진은 진솔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오랜 시간 휴대전화에 매달려야 했습니다. 화면에 나온 분들은 모두 음식 점주로 양심이 살아 있는 분들이었습니다. 한때 블로그 마케팅을 활용했을지언정 현재는 맛과 질 좋은 재료로 경쟁하는 분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용감하게 카메라 앞에 나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취재후'를 계기로 말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맛집과 관련해 진짜 이용 후기를 쓰는 블로거들이 더 많다는 사실을 취재진도 알고 있습니다. 또 정보로 가치가 많아서 앞으로 더 권장해 나가야 할 부분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의 그릇된 행위로 전체가 비난받는 일을 막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애정이 어린 비판을 한 것입니다. 또 한가지는 방송에 나간 유명 블로거란 사람은 실제 유명 블로거가 아닙니다. 하지만 돈을 받고 글을 쓰는 유명 블로거, 이른바 '파워블로거'란 분들과 접촉이 너무 어려웠으므로 업체의 의뢰로 홍보를 진행해본 경험자를 어렵게 찾아 인터뷰했습니다. 파워 블로거들의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관련기사] ☞ <취재파일K> ‘맛집’의 숨겨진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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