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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퍼] 인공습지 10년…그 곳에 수달 일가족이 산다!
입력 2015.03.21 (14:51) 수정 2015.03.21 (16:35) 디지털퍼스트
[디·퍼] 인공습지 10년…그 곳에 수달 일가족이 산다!

■ 안산갈대습지공원을 아시나요?



한 때 '죽음의 호수'로 불렸던 시화호는 20년이란 긴 시간이 흘러 이제 겨우 생명의 호수로 거듭나는 중입니다. 시화호는 바다를 막는 방조제를 만들어 생겨났습니다. 바닷물을 빼낸 뒤 소금기 없는 '담수호'를 만들고 그 물을 인근 간척지에 농업용수로 대겠다는 계획이었지요. 하지만 2년도 채 못 돼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기 시작합니다. 수질이 급격히 나빠진 거죠. 오염이 심해지자 결국 정부는 시화호 담수화를 포기합니다. 농업용수로도 쓰지 않기로 하고 바닷물을 유통합니다.

'죽음의 호수'로 변해버린 56.5㎢ 의 거대한 인공호수를 되살리려는 노력도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이런 시화호 수질개선 대책의 하나로 만들어 진 게 안산갈대습지공원입니다. 안산과 화성시를 지나는 반월천, 동화천, 삼화천이 합쳐지는 시화호 상류 103만㎡에 갈대를 심고, 인공 습지를 만든 겁니다. 대규모 인공습지론 국내 최초입니다. 갈대 같은 수생식물들이 자연 정화작용을 하다보면 시화호의 수질 개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거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 인공습지 10년…그리고 찾아온 변화

1997년에 시작된 인공습지 조성공사는 10년 전인 2005년에 마무리됐습니다. 자연학습장도 있고, 시민들이 찾는 휴식공간 역할도 합니다.

인공섬이 있고, 각종 어류가 서식하는 곳도 있습니다. 실제로 보면 거대한 갯벌에 갈대밭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10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눈을 거슬리게 하는 인공적인 분위기는 크게 느낄 수 없습니다. 나무로 길게 만든 산책로와 그늘을 만들기 위해 세운 정자를 빼면 그냥 자연습지라고 해도 믿길 정돕니다.

생태 상태도 훌륭한 편입니다.

지난해 안산시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원앙, 황조롱이, 저어새 등 천연기념물 11종과 멸종위기종 9종 등 조류 111종 2천929개체가 관찰됐습니다. 멸종위기종 2급 양서류인 맹꽁이와 금개구리,역시 멸종 위기종 2급인 삵과 고라니,너구리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동물들이 보금자리를 만들었다는 건 그만큼 먹을거리도 풍부하고, 주변 환경도 좋아졌다는 거겠죠.



■ 수달 일가족 서식 확인

지난 월요일(16일) 시화호 20년을 고스란히 지켜본 안산시청 '시화호지킴이' 최종인 선생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안산갈대습지공원에서 수달이 목격됐다는 겁니다. 그것도 6마리 일가족!

카카오톡으로 보내온 사진에는 둥근 코에 똘망똘망 고운 눈을 가진 얼굴만 물 밖으로 나와 있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카메라를 정면으로 쳐다보고 있습니다. 물속에서 몸을 세우고 새끼들과 장난을 치는 모습. 짤막한 귀, 미끈미끈 광택이 있는 털, 멸종위기종 1급,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입니다.

지금까지 목격된 수달은 모두 6마리. 성체 두 마리와 지난해 태어난 것으로 보이는 새끼 4마리. 일가족으로 추정됩니다. 오전 7~8시 사이에 일가족이 나와서 물장구를 치고 노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낮에는 보금자리에서 쉬다가 밤이 되면 슬쩍슬쩍 다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수달의 배설물은 이미 지난해부터 갈대습지공원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인근 반월천에서 수달이 더러 목격되기도 했는데, 시화호와 안산천 주변에 서식하다가 안산천에 수중보가 만들어지면서 갈대습지공원으로 찾아와 보금자리를 만든 것으로 짐작되고 있습니다.



■ ‘국제 람사르습지’ 등재 추진

안산갈대습지공원측은 수달 일가족에게 보금자리를 만들어줬습니다. 갈대밭 쪽으로 지붕이 있는 공간을 만든 뒤 눈에 띄지 않게 갈대를 덮고 물 쪽으론 앉아 쉴 수 있는 널빤지를 냈습니다. 수달 일가족이 사람이 만들어준 보금자리를 마음에 들어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만든 인공습지에 찾아와준 걸 보니 시간이 지나면 인공 보금자리도 수달 일가족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인공습지 조성 10년 만에 수달이 찾아온 건 참 반가운 소식입니다.

안산시는 지난해부터 안산갈대습지공원과 시화호 주변 대송단지 일대 자연습지에 대해 '국제 람사르습지' 등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곳은 경남 창녕우포늪, 전남 신안 장도습지, 순천만 등 모두 19곳인데 모두 자연습지입니다. 안산갈대습지공원이 등재되면 국내 인공습지 가운데서는 처음이 됩니다. 이런 순간에 수달 일가족이 찾아온 건 아마도 좋은 소식이겠죠.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선생이 늘 하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사람에게 그렇듯 동물에게도 살아가는 땅이 중요합니다. 일회성 정책들은 소용이 없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땅과 물을 바꿔야 비로소 생명이 찾아오는 것이죠."


※ 이 기사는 3월 21일 KBS 뉴스9에서 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디·퍼(디지털 퍼스트)는 KBS가 깊이있게 분석한 기사를 인터넷을 통해 더 빨리 제공하기 위해 마련한 디지털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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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퍼] 인공습지 10년…그 곳에 수달 일가족이 산다!
    • 입력 2015.03.21 (14:51)
    • 수정 2015.03.21 (16:35)
    디지털퍼스트
[디·퍼] 인공습지 10년…그 곳에 수달 일가족이 산다!

■ 안산갈대습지공원을 아시나요?



한 때 '죽음의 호수'로 불렸던 시화호는 20년이란 긴 시간이 흘러 이제 겨우 생명의 호수로 거듭나는 중입니다. 시화호는 바다를 막는 방조제를 만들어 생겨났습니다. 바닷물을 빼낸 뒤 소금기 없는 '담수호'를 만들고 그 물을 인근 간척지에 농업용수로 대겠다는 계획이었지요. 하지만 2년도 채 못 돼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기 시작합니다. 수질이 급격히 나빠진 거죠. 오염이 심해지자 결국 정부는 시화호 담수화를 포기합니다. 농업용수로도 쓰지 않기로 하고 바닷물을 유통합니다.

'죽음의 호수'로 변해버린 56.5㎢ 의 거대한 인공호수를 되살리려는 노력도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이런 시화호 수질개선 대책의 하나로 만들어 진 게 안산갈대습지공원입니다. 안산과 화성시를 지나는 반월천, 동화천, 삼화천이 합쳐지는 시화호 상류 103만㎡에 갈대를 심고, 인공 습지를 만든 겁니다. 대규모 인공습지론 국내 최초입니다. 갈대 같은 수생식물들이 자연 정화작용을 하다보면 시화호의 수질 개선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거라는 기대가 있었습니다.



■ 인공습지 10년…그리고 찾아온 변화

1997년에 시작된 인공습지 조성공사는 10년 전인 2005년에 마무리됐습니다. 자연학습장도 있고, 시민들이 찾는 휴식공간 역할도 합니다.

인공섬이 있고, 각종 어류가 서식하는 곳도 있습니다. 실제로 보면 거대한 갯벌에 갈대밭이 끝도 없이 펼쳐져 있습니다. 10년이란 시간이 흐르면서 눈을 거슬리게 하는 인공적인 분위기는 크게 느낄 수 없습니다. 나무로 길게 만든 산책로와 그늘을 만들기 위해 세운 정자를 빼면 그냥 자연습지라고 해도 믿길 정돕니다.

생태 상태도 훌륭한 편입니다.

지난해 안산시가 전문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를 보면 원앙, 황조롱이, 저어새 등 천연기념물 11종과 멸종위기종 9종 등 조류 111종 2천929개체가 관찰됐습니다. 멸종위기종 2급 양서류인 맹꽁이와 금개구리,역시 멸종 위기종 2급인 삵과 고라니,너구리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 동물들이 보금자리를 만들었다는 건 그만큼 먹을거리도 풍부하고, 주변 환경도 좋아졌다는 거겠죠.



■ 수달 일가족 서식 확인

지난 월요일(16일) 시화호 20년을 고스란히 지켜본 안산시청 '시화호지킴이' 최종인 선생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안산갈대습지공원에서 수달이 목격됐다는 겁니다. 그것도 6마리 일가족!

카카오톡으로 보내온 사진에는 둥근 코에 똘망똘망 고운 눈을 가진 얼굴만 물 밖으로 나와 있습니다.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카메라를 정면으로 쳐다보고 있습니다. 물속에서 몸을 세우고 새끼들과 장난을 치는 모습. 짤막한 귀, 미끈미끈 광택이 있는 털, 멸종위기종 1급,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입니다.

지금까지 목격된 수달은 모두 6마리. 성체 두 마리와 지난해 태어난 것으로 보이는 새끼 4마리. 일가족으로 추정됩니다. 오전 7~8시 사이에 일가족이 나와서 물장구를 치고 노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낮에는 보금자리에서 쉬다가 밤이 되면 슬쩍슬쩍 다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수달의 배설물은 이미 지난해부터 갈대습지공원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인근 반월천에서 수달이 더러 목격되기도 했는데, 시화호와 안산천 주변에 서식하다가 안산천에 수중보가 만들어지면서 갈대습지공원으로 찾아와 보금자리를 만든 것으로 짐작되고 있습니다.



■ ‘국제 람사르습지’ 등재 추진

안산갈대습지공원측은 수달 일가족에게 보금자리를 만들어줬습니다. 갈대밭 쪽으로 지붕이 있는 공간을 만든 뒤 눈에 띄지 않게 갈대를 덮고 물 쪽으론 앉아 쉴 수 있는 널빤지를 냈습니다. 수달 일가족이 사람이 만들어준 보금자리를 마음에 들어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만든 인공습지에 찾아와준 걸 보니 시간이 지나면 인공 보금자리도 수달 일가족에게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인공습지 조성 10년 만에 수달이 찾아온 건 참 반가운 소식입니다.

안산시는 지난해부터 안산갈대습지공원과 시화호 주변 대송단지 일대 자연습지에 대해 '국제 람사르습지' 등재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람사르습지로 등록된 곳은 경남 창녕우포늪, 전남 신안 장도습지, 순천만 등 모두 19곳인데 모두 자연습지입니다. 안산갈대습지공원이 등재되면 국내 인공습지 가운데서는 처음이 됩니다. 이런 순간에 수달 일가족이 찾아온 건 아마도 좋은 소식이겠죠.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 선생이 늘 하는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사람에게 그렇듯 동물에게도 살아가는 땅이 중요합니다. 일회성 정책들은 소용이 없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땅과 물을 바꿔야 비로소 생명이 찾아오는 것이죠."


※ 이 기사는 3월 21일 KBS 뉴스9에서 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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