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후] ‘착한 빅 데이터’ 아세요?…데이터가 해결사

입력 2015.05.08 (15:18) 수정 2015.05.0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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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정보 팔아 넘기는 대기업의 나쁜 손

얼마전 홈플러스가 경품행사를 하면서 수집한 개인 정보를 보험회사에 팔아넘겨 수백억원이 넘는 돈을 챙겼다는 뉴스를 전해드렸는데요, 검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경품 행사 응모 고객 780만 명을 포함해 회원들의 개인정보 2400만 건을 팔아 231억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홈플러스는 BMW와 아우디, 벤츠 등 고급 외제 승용차와 다이아몬드, 순금, 고가의 가전제품 등을 경품으로 내걸어 고객을 끌어모은 뒤 응모권에 생년월일과 자녀 수, 부모 동거 여부까지 적어내도록 하는 방식으로 고객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응모권에는 개인정보가 본인 확인이나 당첨시 연락용으로 쓰인다는 점만 강조하고 보험사에 제공된다는 사실을 아예 표기하지 않거나 고객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게 표시했습니다. 경품행사의 주제도 ‘고객감사 대축제’, ‘가정의 달 경품대축제’ 등으로만 표현해 사은행사로 착각하게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홈플러스가 고객들이 행사 응모 여부를 결정할 때 중요한 사항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며 이는 고객 기만적인 광고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홈플러스에 겨우 과징금 4억 3천만 원을 부과해 너무 솜방망이 처벌을 한게 아니냐며 소비자단체들을 중심으로 홈플러스 불매운동이 일어나며 소비자의 분노를 샀습니다.

기업들에게 개인 정보는 매우 중요한 데이터입니다. 홈플러스는 보험회사에 개인 정보를 넘기면서 수백억대의 돈을 벌어들였는데요, IT 정보화시대에 개인 정보가 범람하면서 기업들은 더 쉽고 간편하게 마케팅을 할수 있는 수단으로 개인정보를 서로 사고 팝니다. 이번 홈플러스 사건은 기업 윤리가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지를 생각하게 해 주는 사례입니다. 경품행사라는 미끼로 당첨했을때 연락할 방법이 필요하니 이름과 휴대전화, 주소 등을 기재해 경품 신청을 하라고 하고서 그걸 통째로 보험회사에 팔았다니....정말 양심이 있고 기업윤리가 있는 회사라면 그런 일을 할 수 있는건지 한심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이것이 사후에 팔아 넘긴 것이 아니라 미리 경품행사를 하면서 이런 개인정보를 팔아 넘길 의도였다라는 거죠. 아주 깨알같은 글씨로 보험회사 제공 목적을 명시했다고 홈플러스가 항변하니 더 기가 막힙니다.

■ 대형마트가 먼저 안 고등학생 딸의 임신

보험회사는 이 개인 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병력이나 가족 관계등을 토대로 맞춤형 보험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가입을 권유할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는 이처럼 빅데이터로 모아져 보다 중요하고 내밀한 고객 정보를 알아낼수 있는 기본 자료로 활용됩니다. 개인의 구매 이력, 이동 경로 등 관련 정보들이 얼마나 중요한 마케팅 자료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기업들이 개인 정보를 얼마나 기막히게 잘 활용하는지에 대해서 아주 재밌는 사례를 들어 본 적이 있는데요, 미국 대형마트 타겟(Target)이 일반 가정집에 미성년자인 딸의 이름으로 출산용품을 살때 저렴하게 구매할수 있는 할인쿠폰을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대노하며 미네소타 주 미니아폴리스 외곽에 있는 이 대형마트 매장에 찾아가 매장 담당자를 불러 호통을 쳤습니다. 아버지는 딸에게 이 대형마트가 보낸 쿠폰을 들어 보이며 고등학생인 자신의 딸에게 신생아 옷 쿠폰과 신생아 침대 쿠폰을 보낸 것이 마치 딸이 임신하라고 부추기는 거냐며 소리를 쳤습니다. 매장 담당자는 아버지에게 정중하게 사과했지만 그러나 놀랍게도 그 아버지의 딸은 임신한 상태였습니다. 이 대형마트가 딸의 온라인 이용 행태와 구매 패턴들을 분석해 정확히 임신했음을 간파한 것입니다. 이 사례는 빅데이터가 얼마나 극적이며 막강한 능력이 있는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글로벌 기업들은 적게는 1억명에서 많게는 20억명의 개인 정보를 보유하며 맞춤형 광고나 상권분석 등 자사의 마케팅 자료로 활용합니다. 소중한 개인정보가 축적된 빅 데이터가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것이 조금 씁쓸하기도 합니다.



■ 실생활 도움주는 착한 빅데이터 바람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영리 목적으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빅 데이터와 달리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토대로 빅데이터를 공익적으로 활용하자는 움직임이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습니다. 한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빅데이터 사업도 그중에 하나인데요, 시민들이 운전시 움푹 패인 도로(포트홀,Pot hole)를 지날 때 발생하는 진동 충격을 스마트폰 네비게이션 앱이 이 정보를 수집합니다. 이 앱업체에서 보면 특정 위치에서 다수의 차량들이 진동 충격이 발생한 것으로 자료가 보고되면 이는 십중팔구 도로 포트홀(Pot hole)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기존에 그냥 도로를 운전하다 육안으로 포트홀 위치와 상태를 확인해 주먹구구식으로 땜질식 보수를 했다면 이번에는 보다 과학적으로 포트홀을 보수하는 길이 열린겁니다. 네비게이션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보내주는 위치별 진동 충격을 추적해 포트홀 위치를 확인하면 거의 실시간 보수가 가능해 집니다. 이 지자체는 파악한 포트홀만 5만개가 넘는다고 추정하는데 특히 해빙기가 끝나는 봄에는 겨우내 눈과 얼음을 녹이기 위해 무차별 살포한 염화칼슘의 영향으로 도로내 구멍이 뚫려 훼손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따라서 봄철 집중 포트홀 개보수에 이 제도를 활용하면 훨씬 효과적으로 일을 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경기도의 한 지자체는 그동안 각종 흉악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흉악범죄의 도시라는 오명을 벗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일환으로 시작한 것이 CCTV 사업인데요, 최근 고화질 CCTV가 범죄 퇴치에 큰 몫을 하고 있지만 1대에 2천만 원 정도로 비싸 설치 장소를 잘못 잡으면 예산이 낭비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 지자체는 유동 인구 수와 1인 가구 비율, 여성 비율, 소득과 교육수준 등 주요 정보를 빅 데이터 기술로 분석해 CCTV 설치 지역을 우선 선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범지대가 어디인지, 범죄가 예상되는 지역이 어디 인지를 빅데이터 기술로 알수 있어 이곳에 CCTV를 집중 설치하는 것이 범죄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얘기입니다. 영화 <마이너러티 리포트>에서 보면 미래 사회에 범죄를 예측해 살인 사건을 예방한다는 설정이 있는데요, 이런 영화같은 일이 이제는 현실이 돼 미국 LA에서는 현재 특정 지역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범죄를 예측해 실시간으로 경찰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www.prepol.com) 이것은 방대한 양의 범죄 자료를 이른바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해 가능해진 것인데요, 우리나라도 CCTV 설치 예에서 보듯이 어느정도 범죄를 예견하고 예방할수 있는 것은 기존 범죄 기록과 유형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객곽적 자료(주민들의 인구수, 가족형태, 소득 수준 등)를 잘 접목해 데이터를 돌리면 어느정도 미래 범죄나 문제가 일어날 개연성 있는 사건을 예상할수도 있을듯합니다. 이 지자체는 올해 빅데이터 기법을 통해 CCTV를 298소에 1,069대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공공 빅데이터를 활용해 전염병 확산을 막은 좋은 사례도 있습니다. AI(조류독감인플루엔자)가 한창일때 그 원인을 놓고도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할때 한 기업 연구소에서 AI의 전염 확산 경로를 보다 우연히 확산 경로가 고속도로 주변의 양계장, 농장을 중심으로 전염병이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급기야 여러 다른 패턴들을 토대로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AI 확산의 주범은 조류의 변이나 조류 자체들의 이동성때문이 아닌 것을 확인했습니다. 바로 사료를 실어 나르는 트럭이나 가축자체를 이 농장에서 저 농장으로 옮기는 가축 차량을 통해 AI가 전국적 규모로 맹위를 떨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원인을 알게 되자 자연히 어디를 집중 방역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어떤 길목을 지키고 있으면서 가축 차량들의 통행을 어떻게 차단해야 전염병 확산을 막을수 있는지 알수 있었기때문에 더 큰 피해를 막을수 있었습니다. 만약 원인 규명도 치료방법도 몰랐다면 그저 하염없이 조류 등 축산물을 생매장해 살처분하며 그 동물들에게 억울한 고통과 희생을 강요했을수 있고 인간들도 더 공포에 질려했을수 있습니다. 이 AI 원인 규명 사례는 매우 획기적인 업적으로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염병을 조기에 잘 진화하고 전염병을 차단시킬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빅데이터, 투명하고 객관적인 정책 결정에 도움

지자체들이 활용하는 빅데이터 사업들을 취재하면서 취재원한테 들은 얘기는 빅데이터 결과를 토대로 CCTV 설치 지역을 선정하다 보니 주민들의 불만이나 항의가 적어졌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지역민들이 서로 자기네 동네에 CCTV를 많이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고 그런 민원이나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영향을 미쳐 주먹구구식으로 민원이 빗발치는 곳에 CCTV를 더 많이 단 사례도 있었다고 얘기하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빅데이터 자료에 근거해 하다보니 우선 설치 지역의 필요성과 이유 등도 타당하고 과학적인 자료로 방증할수 있으니 그냥 우리 동네 먼저 달아달라고 떼쓰는 게 안 먹힌다는 것입니다. CCTV 이외에도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지역 사업이 많은데 이것을 객관적인 검증 자료에 근거해 각 지자체별로 예산을 배정하고 분배할수 있어 불만을 잠재울수 있고 정책적으로 불요불급한 지역이 어디인지, 지금 당장 꼭 필요한 지역이나 대상은 어디인지를 규명할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남긴 빅데이터 전문가의 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데이터는 모든 걸 다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사실 저희는 그동안 데이터를 보지 않았는데, 데이터를 보게 되면 어떻게 공익사업을 혁신할수 있는지, 기존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개선해야 하는지 답이 보입니다. 이것이 공익사업을 하는데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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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재후] ‘착한 빅 데이터’ 아세요?…데이터가 해결사
    • 입력 2015-05-08 15:18:39
    • 수정2015-05-09 10:08:30
    취재후·사건후
■ 개인정보 팔아 넘기는 대기업의 나쁜 손

얼마전 홈플러스가 경품행사를 하면서 수집한 개인 정보를 보험회사에 팔아넘겨 수백억원이 넘는 돈을 챙겼다는 뉴스를 전해드렸는데요, 검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경품 행사 응모 고객 780만 명을 포함해 회원들의 개인정보 2400만 건을 팔아 231억 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홈플러스는 BMW와 아우디, 벤츠 등 고급 외제 승용차와 다이아몬드, 순금, 고가의 가전제품 등을 경품으로 내걸어 고객을 끌어모은 뒤 응모권에 생년월일과 자녀 수, 부모 동거 여부까지 적어내도록 하는 방식으로 고객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응모권에는 개인정보가 본인 확인이나 당첨시 연락용으로 쓰인다는 점만 강조하고 보험사에 제공된다는 사실을 아예 표기하지 않거나 고객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작게 표시했습니다. 경품행사의 주제도 ‘고객감사 대축제’, ‘가정의 달 경품대축제’ 등으로만 표현해 사은행사로 착각하게 만들기까지 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홈플러스가 고객들이 행사 응모 여부를 결정할 때 중요한 사항을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며 이는 고객 기만적인 광고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홈플러스에 겨우 과징금 4억 3천만 원을 부과해 너무 솜방망이 처벌을 한게 아니냐며 소비자단체들을 중심으로 홈플러스 불매운동이 일어나며 소비자의 분노를 샀습니다.

기업들에게 개인 정보는 매우 중요한 데이터입니다. 홈플러스는 보험회사에 개인 정보를 넘기면서 수백억대의 돈을 벌어들였는데요, IT 정보화시대에 개인 정보가 범람하면서 기업들은 더 쉽고 간편하게 마케팅을 할수 있는 수단으로 개인정보를 서로 사고 팝니다. 이번 홈플러스 사건은 기업 윤리가 얼마나 중요한 덕목인지를 생각하게 해 주는 사례입니다. 경품행사라는 미끼로 당첨했을때 연락할 방법이 필요하니 이름과 휴대전화, 주소 등을 기재해 경품 신청을 하라고 하고서 그걸 통째로 보험회사에 팔았다니....정말 양심이 있고 기업윤리가 있는 회사라면 그런 일을 할 수 있는건지 한심하기만 합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이것이 사후에 팔아 넘긴 것이 아니라 미리 경품행사를 하면서 이런 개인정보를 팔아 넘길 의도였다라는 거죠. 아주 깨알같은 글씨로 보험회사 제공 목적을 명시했다고 홈플러스가 항변하니 더 기가 막힙니다.

■ 대형마트가 먼저 안 고등학생 딸의 임신

보험회사는 이 개인 정보를 활용해 개인의 병력이나 가족 관계등을 토대로 맞춤형 보험 상품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가입을 권유할수 있습니다. 개인정보는 이처럼 빅데이터로 모아져 보다 중요하고 내밀한 고객 정보를 알아낼수 있는 기본 자료로 활용됩니다. 개인의 구매 이력, 이동 경로 등 관련 정보들이 얼마나 중요한 마케팅 자료가 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에서 기업들이 개인 정보를 얼마나 기막히게 잘 활용하는지에 대해서 아주 재밌는 사례를 들어 본 적이 있는데요, 미국 대형마트 타겟(Target)이 일반 가정집에 미성년자인 딸의 이름으로 출산용품을 살때 저렴하게 구매할수 있는 할인쿠폰을 보냈습니다. 아버지는 대노하며 미네소타 주 미니아폴리스 외곽에 있는 이 대형마트 매장에 찾아가 매장 담당자를 불러 호통을 쳤습니다. 아버지는 딸에게 이 대형마트가 보낸 쿠폰을 들어 보이며 고등학생인 자신의 딸에게 신생아 옷 쿠폰과 신생아 침대 쿠폰을 보낸 것이 마치 딸이 임신하라고 부추기는 거냐며 소리를 쳤습니다. 매장 담당자는 아버지에게 정중하게 사과했지만 그러나 놀랍게도 그 아버지의 딸은 임신한 상태였습니다. 이 대형마트가 딸의 온라인 이용 행태와 구매 패턴들을 분석해 정확히 임신했음을 간파한 것입니다. 이 사례는 빅데이터가 얼마나 극적이며 막강한 능력이 있는지 알려주는 것입니다. 구글과 아마존, 페이스북 같은 거대 글로벌 기업들은 적게는 1억명에서 많게는 20억명의 개인 정보를 보유하며 맞춤형 광고나 상권분석 등 자사의 마케팅 자료로 활용합니다. 소중한 개인정보가 축적된 빅 데이터가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것이 조금 씁쓸하기도 합니다.



■ 실생활 도움주는 착한 빅데이터 바람

분야를 막론하고 다양한 기업들이 영리 목적으로 방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빅 데이터와 달리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토대로 빅데이터를 공익적으로 활용하자는 움직임이 전세계적으로 불고 있습니다. 한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빅데이터 사업도 그중에 하나인데요, 시민들이 운전시 움푹 패인 도로(포트홀,Pot hole)를 지날 때 발생하는 진동 충격을 스마트폰 네비게이션 앱이 이 정보를 수집합니다. 이 앱업체에서 보면 특정 위치에서 다수의 차량들이 진동 충격이 발생한 것으로 자료가 보고되면 이는 십중팔구 도로 포트홀(Pot hole)인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다면 기존에 그냥 도로를 운전하다 육안으로 포트홀 위치와 상태를 확인해 주먹구구식으로 땜질식 보수를 했다면 이번에는 보다 과학적으로 포트홀을 보수하는 길이 열린겁니다. 네비게이션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보내주는 위치별 진동 충격을 추적해 포트홀 위치를 확인하면 거의 실시간 보수가 가능해 집니다. 이 지자체는 파악한 포트홀만 5만개가 넘는다고 추정하는데 특히 해빙기가 끝나는 봄에는 겨우내 눈과 얼음을 녹이기 위해 무차별 살포한 염화칼슘의 영향으로 도로내 구멍이 뚫려 훼손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따라서 봄철 집중 포트홀 개보수에 이 제도를 활용하면 훨씬 효과적으로 일을 할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경기도의 한 지자체는 그동안 각종 흉악범죄가 잇따라 발생해 흉악범죄의 도시라는 오명을 벗기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런 일환으로 시작한 것이 CCTV 사업인데요, 최근 고화질 CCTV가 범죄 퇴치에 큰 몫을 하고 있지만 1대에 2천만 원 정도로 비싸 설치 장소를 잘못 잡으면 예산이 낭비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이 지자체는 유동 인구 수와 1인 가구 비율, 여성 비율, 소득과 교육수준 등 주요 정보를 빅 데이터 기술로 분석해 CCTV 설치 지역을 우선 선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범지대가 어디인지, 범죄가 예상되는 지역이 어디 인지를 빅데이터 기술로 알수 있어 이곳에 CCTV를 집중 설치하는 것이 범죄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얘기입니다. 영화 <마이너러티 리포트>에서 보면 미래 사회에 범죄를 예측해 살인 사건을 예방한다는 설정이 있는데요, 이런 영화같은 일이 이제는 현실이 돼 미국 LA에서는 현재 특정 지역에서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범죄를 예측해 실시간으로 경찰들에게 알려주고 있습니다.(www.prepol.com) 이것은 방대한 양의 범죄 자료를 이른바 '빅데이터 기술'로 분석해 가능해진 것인데요, 우리나라도 CCTV 설치 예에서 보듯이 어느정도 범죄를 예견하고 예방할수 있는 것은 기존 범죄 기록과 유형들을 면밀히 분석하고 객곽적 자료(주민들의 인구수, 가족형태, 소득 수준 등)를 잘 접목해 데이터를 돌리면 어느정도 미래 범죄나 문제가 일어날 개연성 있는 사건을 예상할수도 있을듯합니다. 이 지자체는 올해 빅데이터 기법을 통해 CCTV를 298소에 1,069대를 설치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공공 빅데이터를 활용해 전염병 확산을 막은 좋은 사례도 있습니다. AI(조류독감인플루엔자)가 한창일때 그 원인을 놓고도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할때 한 기업 연구소에서 AI의 전염 확산 경로를 보다 우연히 확산 경로가 고속도로 주변의 양계장, 농장을 중심으로 전염병이 무서운 속도로 번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급기야 여러 다른 패턴들을 토대로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AI 확산의 주범은 조류의 변이나 조류 자체들의 이동성때문이 아닌 것을 확인했습니다. 바로 사료를 실어 나르는 트럭이나 가축자체를 이 농장에서 저 농장으로 옮기는 가축 차량을 통해 AI가 전국적 규모로 맹위를 떨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원인을 알게 되자 자연히 어디를 집중 방역하는 것이 효과적인지, 어떤 길목을 지키고 있으면서 가축 차량들의 통행을 어떻게 차단해야 전염병 확산을 막을수 있는지 알수 있었기때문에 더 큰 피해를 막을수 있었습니다. 만약 원인 규명도 치료방법도 몰랐다면 그저 하염없이 조류 등 축산물을 생매장해 살처분하며 그 동물들에게 억울한 고통과 희생을 강요했을수 있고 인간들도 더 공포에 질려했을수 있습니다. 이 AI 원인 규명 사례는 매우 획기적인 업적으로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전염병을 조기에 잘 진화하고 전염병을 차단시킬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훌륭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 빅데이터, 투명하고 객관적인 정책 결정에 도움

지자체들이 활용하는 빅데이터 사업들을 취재하면서 취재원한테 들은 얘기는 빅데이터 결과를 토대로 CCTV 설치 지역을 선정하다 보니 주민들의 불만이나 항의가 적어졌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지역민들이 서로 자기네 동네에 CCTV를 많이 설치해 달라고 요구하고 그런 민원이나 주민들의 요구사항이 영향을 미쳐 주먹구구식으로 민원이 빗발치는 곳에 CCTV를 더 많이 단 사례도 있었다고 얘기하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빅데이터 자료에 근거해 하다보니 우선 설치 지역의 필요성과 이유 등도 타당하고 과학적인 자료로 방증할수 있으니 그냥 우리 동네 먼저 달아달라고 떼쓰는 게 안 먹힌다는 것입니다. CCTV 이외에도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지역 사업이 많은데 이것을 객관적인 검증 자료에 근거해 각 지자체별로 예산을 배정하고 분배할수 있어 불만을 잠재울수 있고 정책적으로 불요불급한 지역이 어디인지, 지금 당장 꼭 필요한 지역이나 대상은 어디인지를 규명할수 있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남긴 빅데이터 전문가의 말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데이터는 모든 걸 다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사실 저희는 그동안 데이터를 보지 않았는데, 데이터를 보게 되면 어떻게 공익사업을 혁신할수 있는지, 기존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개선해야 하는지 답이 보입니다. 이것이 공익사업을 하는데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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