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話] 동전 22만 개 ‘끌고’ 쇼핑 온 스님…“입이 딱”

입력 2015.05.21 (06:00) 수정 2015.05.21 (07:3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1위안(약 180 원)은 지폐도 있고 동전도 있다. 그런데 사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말고는 1위안을 쓸 일이 별로 없다. 그런데 1위안의 10분의 1정도 값어치에 해당하는 ‘마오’(毛) 혹은 ‘자오’(角)라는 동전이 있다. 이 동전은 존재하지만 거의 쓰지 않는 돈이다. 우리나라 1원짜리 동전과도 같은 처지다. 중국 언론 보도를 보면 가끔 ‘5毛(마오)’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한다. 정부기관이나 학교 등에서 사람을 고용해 전문적으로 인터넷 댓글 활동을 벌이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정원 댓글 사건이나 국군 사이버 사령부 댓글 활동이 모두 이 ‘5毛(마오)’에 해당한다. 인터넷 댓글 활동을 이렇게 부르는 이유는 뭘까? 중국에서 이런 여론 조작을 위해 처음으로 ‘5毛(마오)’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4년 10월의 일이다. 당시 중국 공산당 후난성(湖南省) 창사시(長沙市) 위원회 선전부가 600 위안(약 11만 원)의 월급을 주고 전문적으로 댓글을 다는 사람을 고용했다. 이 사람들이 댓글 하나를 달 때 마다 ‘5毛(마오)를 보너스로 받으면서 ‘5마오’란 말이 생겨났다. 댓글 10개를 달면 50 ‘마오'(毛), 즉, 5위안을 받는 식이다. 이렇게 유래된 ‘5마오’는 요즘 전문 인터넷 쇼핑몰이나 정당 등에서 은밀히 사람을 고용해 호감을 나타내거나 악성 댓글을 달아 여론을 조작하는 일, 이른바 ‘알바’로 진화했다.

▲ 중국 스님, 1자오 동전 22만 개 들고 와



이 만큼 ‘마오’(毛)와 ‘자오’(角)는 돈으로서 가치가 가장 작은 화폐 단위다. 예전에 ‘마오’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펀’(分)이 있었지만 현재 사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이 1 ‘자오’ 짜리 동전을 들고 가전 상가를 찾은 한 스님 얘기가 화제다. 상하이 진산구(金山區) 펑징전(楓涇鎮) 성각사(性覺寺)의 한 스님이 사찰에서 쓸 온수기를 사려고 가전 상가를 찾았다. 그런데 이 스님이 지불하겠다고 들고 온 돈이 1 ‘자오’(角) 짜리 동전이다. 그것도 동전 한두 닢이 아니라 한 무더기다. 수레에 끌고 온 동전은 수십 개씩 신문지로 돌돌 싸서 가져왔다. 수많은 동전에 입이 딱 벌어진 상가 측은 이렇게 많은 돈을 어떻게 셀까 궁리한 끝에 거래하는 중국 농업은행 상하이 진산 지점에 도움을 요청했다. 은행 직원까지 동원돼 동전을 세는 데만 무려 13시간이나 걸렸다. 잠시도 쉬지 않고 돈을 헤아려 보니 모두 223,840 ‘자오’로 집계됐다. 22,384 위안, 약 400만 원 정도 하는 돈이다. 동전을 센 직원들은 돈을 세다 손에 쥐가 날 지경이었다며 피로를 호소했다. 이 동전들은 성각사에서 향을 피운 뒤 신도나 관광객이 시주함 안에 던진 향불 돈으로 이미 몇 년 동안 묵혀 있던 동전이라고 한다.

▲ 22만 개 동전 헤아리는데 13시간 걸려



상가에 따르면 며칠 전 성각사의 회계 직원이 상가 측에 1 ‘자오’ 동전으로 온수기를 살 수 있는지 물어왔다고 한다. 그래서 1자오 동전으로도 온수기를 살 수 있다고 말하자 성각사측에서 바로 달려와 16대의 온수기를 산 것이다. 만약 안 된다고 했다면 아마 1대만 구입했을 것이라고 상가측은 말한다. 이 상가 점장은 성각사의 스님이 "이전에 이미 몇 군데 가전 상가에 연락을 취했지만 모두들 완곡하게 거절했다"며 그동안의 어려움을 설명했다고 한다.

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자오’(角)동전 1개는 3.2g으로 22만 여 동전의 무게는 716 kg에 달해 황소 3마리의 무게와 비슷하다. 또 동전 한 개의 두께는 1.67mm로 22만 개의 동전을 쌓으면 높이가 370 m를 넘어 미국 뉴욕의 명물인 102층 높이의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 (Empire State Building) 주 건물에 거의 맞먹는다.

▲ 중국 스님 “다음에 동전 들고 와서 에어컨 살게”



상가에 따르면 성각사 측이 22만 개의 1 자오 짜리 동전을 받아준 것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조만간 1 자오 동전으로 에어컨 등 다른 가전 제품을 또다시 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해당 상가 측의 입이 딱 벌어질 만 하다. 중국 전역에 있는 수많은 사찰에서 이 소문을 듣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동전을 싸들고 이 상가를 찾아오겠다고 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지 궁금하다.

[연관 기사]

☞ [중국話] 농부 할아버지가 환경미화원이 된 사연, 손자 때문?

☞ [중국話] 1위안에 1주일 여행 상품이 있다?

☞ [중국話] 레이싱 걸들 다 어디로 갔나 했더니…

☞ [중국話] 호주산 젖소가 중국으로 간 까닭은?

☞ [중국話] 페이스북에 올라온 여성 연예인 사진…‘발칵’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중국話] 동전 22만 개 ‘끌고’ 쇼핑 온 스님…“입이 딱”
    • 입력 2015-05-21 06:00:59
    • 수정2015-05-21 07:34:57
    중국話
중국에서 1위안(약 180 원)은 지폐도 있고 동전도 있다. 그런데 사실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말고는 1위안을 쓸 일이 별로 없다. 그런데 1위안의 10분의 1정도 값어치에 해당하는 ‘마오’(毛) 혹은 ‘자오’(角)라는 동전이 있다. 이 동전은 존재하지만 거의 쓰지 않는 돈이다. 우리나라 1원짜리 동전과도 같은 처지다. 중국 언론 보도를 보면 가끔 ‘5毛(마오)’라는 표현이 등장하기도 한다. 정부기관이나 학교 등에서 사람을 고용해 전문적으로 인터넷 댓글 활동을 벌이는 것을 뜻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정원 댓글 사건이나 국군 사이버 사령부 댓글 활동이 모두 이 ‘5毛(마오)’에 해당한다. 인터넷 댓글 활동을 이렇게 부르는 이유는 뭘까? 중국에서 이런 여론 조작을 위해 처음으로 ‘5毛(마오)’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04년 10월의 일이다. 당시 중국 공산당 후난성(湖南省) 창사시(長沙市) 위원회 선전부가 600 위안(약 11만 원)의 월급을 주고 전문적으로 댓글을 다는 사람을 고용했다. 이 사람들이 댓글 하나를 달 때 마다 ‘5毛(마오)를 보너스로 받으면서 ‘5마오’란 말이 생겨났다. 댓글 10개를 달면 50 ‘마오'(毛), 즉, 5위안을 받는 식이다. 이렇게 유래된 ‘5마오’는 요즘 전문 인터넷 쇼핑몰이나 정당 등에서 은밀히 사람을 고용해 호감을 나타내거나 악성 댓글을 달아 여론을 조작하는 일, 이른바 ‘알바’로 진화했다.

▲ 중국 스님, 1자오 동전 22만 개 들고 와



이 만큼 ‘마오’(毛)와 ‘자오’(角)는 돈으로서 가치가 가장 작은 화폐 단위다. 예전에 ‘마오’의 10분의 1에 해당하는 ‘펀’(分)이 있었지만 현재 사용되지 않는다. 그런데 최근 이 1 ‘자오’ 짜리 동전을 들고 가전 상가를 찾은 한 스님 얘기가 화제다. 상하이 진산구(金山區) 펑징전(楓涇鎮) 성각사(性覺寺)의 한 스님이 사찰에서 쓸 온수기를 사려고 가전 상가를 찾았다. 그런데 이 스님이 지불하겠다고 들고 온 돈이 1 ‘자오’(角) 짜리 동전이다. 그것도 동전 한두 닢이 아니라 한 무더기다. 수레에 끌고 온 동전은 수십 개씩 신문지로 돌돌 싸서 가져왔다. 수많은 동전에 입이 딱 벌어진 상가 측은 이렇게 많은 돈을 어떻게 셀까 궁리한 끝에 거래하는 중국 농업은행 상하이 진산 지점에 도움을 요청했다. 은행 직원까지 동원돼 동전을 세는 데만 무려 13시간이나 걸렸다. 잠시도 쉬지 않고 돈을 헤아려 보니 모두 223,840 ‘자오’로 집계됐다. 22,384 위안, 약 400만 원 정도 하는 돈이다. 동전을 센 직원들은 돈을 세다 손에 쥐가 날 지경이었다며 피로를 호소했다. 이 동전들은 성각사에서 향을 피운 뒤 신도나 관광객이 시주함 안에 던진 향불 돈으로 이미 몇 년 동안 묵혀 있던 동전이라고 한다.

▲ 22만 개 동전 헤아리는데 13시간 걸려



상가에 따르면 며칠 전 성각사의 회계 직원이 상가 측에 1 ‘자오’ 동전으로 온수기를 살 수 있는지 물어왔다고 한다. 그래서 1자오 동전으로도 온수기를 살 수 있다고 말하자 성각사측에서 바로 달려와 16대의 온수기를 산 것이다. 만약 안 된다고 했다면 아마 1대만 구입했을 것이라고 상가측은 말한다. 이 상가 점장은 성각사의 스님이 "이전에 이미 몇 군데 가전 상가에 연락을 취했지만 모두들 완곡하게 거절했다"며 그동안의 어려움을 설명했다고 한다.

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자오’(角)동전 1개는 3.2g으로 22만 여 동전의 무게는 716 kg에 달해 황소 3마리의 무게와 비슷하다. 또 동전 한 개의 두께는 1.67mm로 22만 개의 동전을 쌓으면 높이가 370 m를 넘어 미국 뉴욕의 명물인 102층 높이의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 (Empire State Building) 주 건물에 거의 맞먹는다.

▲ 중국 스님 “다음에 동전 들고 와서 에어컨 살게”



상가에 따르면 성각사 측이 22만 개의 1 자오 짜리 동전을 받아준 것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조만간 1 자오 동전으로 에어컨 등 다른 가전 제품을 또다시 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해당 상가 측의 입이 딱 벌어질 만 하다. 중국 전역에 있는 수많은 사찰에서 이 소문을 듣고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동전을 싸들고 이 상가를 찾아오겠다고 한다면 어떤 반응을 보이게 될지 궁금하다.

[연관 기사]

☞ [중국話] 농부 할아버지가 환경미화원이 된 사연, 손자 때문?

☞ [중국話] 1위안에 1주일 여행 상품이 있다?

☞ [중국話] 레이싱 걸들 다 어디로 갔나 했더니…

☞ [중국話] 호주산 젖소가 중국으로 간 까닭은?

☞ [중국話] 페이스북에 올라온 여성 연예인 사진…‘발칵’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