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도 낮추는 도시 숲…선진국의 절반

입력 2014.07.27 (07:20) 수정 2014.07.27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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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한여름 무더위에 달궈진 도심에서 숲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인데요,

한낮의 열기를 식혀주는 도시 숲이 우리나라 대도시의 경우 선진국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도시 숲을 늘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정훈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찜통더위 속에 갇힌 도심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했습니다.

빌딩과 아스팔트는 뙤약볕에 붉게 달궈졌고, 건물 그늘도 주변 빌딩과 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가득합니다.

그런데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공원 숲길.

안으로 들어갈수록 온도가 확연히 낮아져 열기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이종희(서울시 영등포구) : "엄청 더웠어요. 타월도 꺼내서 닦고 왔는데 일단 공원에 들어오니까 너무 시원하고 좋아요."

실제로 숲 속의 온도는 아스팔트 위보다는 4도, 건물 그늘에 비해서도 2도나 낮았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 결과에서도 숲이 최대 4도 정도의 냉각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거진 숲이 햇볕을 가려주는데다, 나뭇잎에서 물이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빼앗아 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찬열(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나뭇잎은 물이라는 액체를 수증기라는 기체로 만드는 과정에서 나무 주변의 기온을 낮춰줍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효과 덕분에 도시 숲을 늘린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사이의 폭염 순위까지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대구는 과거에 대표적인 폭염 도시였지만, 지금은 전주와 밀양의 여름 기온이 더 높습니다.

또 대전의 경우 30년 동안 여름철 기온이 거의 오르지 않았습니다.

대구가 폭염의 도시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었던 건 지난 20년 가까이 도심의 자투리 공간을 숲으로 가꾸는 노력의 결과란 분석입니다.

대구의 도심 속 한 공원, 마치 산속에 들어온 것처럼 울창한 숲이 이어집니다.

4.2제곱킬로미터의 작은 공간이지만, 도심 속 휴식처가 됩니다.

높이 20미터가량의 가로수가 넓은 그늘을 만들어냅니다.

<인터뷰> 강점문(대구시 공원녹지과장) : "더위의 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필요성이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전의 둔산지구는 도시 계획 단계부터 숲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상가 건물이 곧바로 짙은 녹지로 이어집니다.

점심식사 뒤 바로 숲길을 걸으며 신선하고 시원한 공기를 만끽합니다.

그러나 국내 대도시에서 1인당 도시 숲의 면적은 서울이 4제곱미터에 불과하고, 전국 평균은 8제곱미터 정도로, 뉴욕과 파리 등 OECD 선진국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신원(산림청 도시숲경관과장) : "도심지 인근의 자투리땅, 유휴 공한지 등을 적극 활용해서 앞으로 도시 숲을 많이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가로수 확충과 함께, 옥상 텃밭 가꾸기 등도 도시 숲을 늘리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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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도 낮추는 도시 숲…선진국의 절반
    • 입력 2014-07-27 07:23:20
    • 수정2014-07-27 07:5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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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무더위에 달궈진 도심에서 숲은 사막의 오아시스 같은 존재인데요,

한낮의 열기를 식혀주는 도시 숲이 우리나라 대도시의 경우 선진국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도시 숲을 늘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이정훈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리포트>

찜통더위 속에 갇힌 도심을 열화상 카메라로 촬영했습니다.

빌딩과 아스팔트는 뙤약볕에 붉게 달궈졌고, 건물 그늘도 주변 빌딩과 차량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로 가득합니다.

그런데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둔 공원 숲길.

안으로 들어갈수록 온도가 확연히 낮아져 열기가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인터뷰> 이종희(서울시 영등포구) : "엄청 더웠어요. 타월도 꺼내서 닦고 왔는데 일단 공원에 들어오니까 너무 시원하고 좋아요."

실제로 숲 속의 온도는 아스팔트 위보다는 4도, 건물 그늘에 비해서도 2도나 낮았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의 조사 결과에서도 숲이 최대 4도 정도의 냉각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우거진 숲이 햇볕을 가려주는데다, 나뭇잎에서 물이 증발할 때 주변의 열을 빼앗아 가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박찬열(국립산림과학원 박사) : "나뭇잎은 물이라는 액체를 수증기라는 기체로 만드는 과정에서 나무 주변의 기온을 낮춰줍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효과 덕분에 도시 숲을 늘린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사이의 폭염 순위까지 바뀌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대구는 과거에 대표적인 폭염 도시였지만, 지금은 전주와 밀양의 여름 기온이 더 높습니다.

또 대전의 경우 30년 동안 여름철 기온이 거의 오르지 않았습니다.

대구가 폭염의 도시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었던 건 지난 20년 가까이 도심의 자투리 공간을 숲으로 가꾸는 노력의 결과란 분석입니다.

대구의 도심 속 한 공원, 마치 산속에 들어온 것처럼 울창한 숲이 이어집니다.

4.2제곱킬로미터의 작은 공간이지만, 도심 속 휴식처가 됩니다.

높이 20미터가량의 가로수가 넓은 그늘을 만들어냅니다.

<인터뷰> 강점문(대구시 공원녹지과장) : "더위의 도시, 대구의 이미지를 불식시키고,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필요성이 원동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대전의 둔산지구는 도시 계획 단계부터 숲을 함께 만들었습니다.

상가 건물이 곧바로 짙은 녹지로 이어집니다.

점심식사 뒤 바로 숲길을 걸으며 신선하고 시원한 공기를 만끽합니다.

그러나 국내 대도시에서 1인당 도시 숲의 면적은 서울이 4제곱미터에 불과하고, 전국 평균은 8제곱미터 정도로, 뉴욕과 파리 등 OECD 선진국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인터뷰> 강신원(산림청 도시숲경관과장) : "도심지 인근의 자투리땅, 유휴 공한지 등을 적극 활용해서 앞으로 도시 숲을 많이 지속적으로 확충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가로수 확충과 함께, 옥상 텃밭 가꾸기 등도 도시 숲을 늘리는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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