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녀’는 유럽계 여성? ‘코리안 이브’의 비밀

입력 2014.09.1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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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되고 싶었던 곰이 쑥과 마늘을 먹으며 인고 끝에 사람이 됐고, 환웅과 결혼해 아들을 낳으니 그가 곧 한민족의 시원 단군왕검이다.'

우리 민족의 시원(始原) '웅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우리는 단일 혈통으로 이루어진 단일 민족일까?

2011년 부산 가덕도에서 7000여 년 전 인골 48구와 신석기 시대 유물이 무더기로 발굴됐다. 국내에서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는 인골이 발견된 것 자체만으로도 고고학계에서 의미있는 발견이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DNA 검사 결과였다.

7000년 전 이 땅의 주인이었던 그들에게서 유럽인만의 독특한 모계 유전자가 검출된 것이다. 이는 현재 한국인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DNA로, 당시 한반도를 지키고 있던 이들에 대한 궁금증이 이어진다. 대체 그들은 누구이고, 어디서 어떻게 왔을까. KBS 탐사팀이 최첨단 유전자 분석을 통해 우리 민족 근원 '코리안 이브(Eve)'를 찾아 나섰다.



◆ "가덕도 굴장, 한국에 없던 장법"

가덕도 유적에서 주목할 것 중 하나가 매장방식이다. 총 48개의 인골은 '신전장'과 '굴장' 두 가지 방식으로 묻혀있었다. 신전장은 하늘을 향해 얼굴을 두고 두 다리를 곧게 뻗은 매장법이고, 굴장은 팔다리를 구부린 채 하반신을 상반신에 붙여 옆으로 묻는 방식을 말한다.

신전장은 우리나라에서 흔한 매장법이지만, 굴장은 보기 드문 매장법이기에 관련 학자들의 이목을 모았다. 이에 대해 김재현 부산 동아대학교 교수는 "가덕도에서 나온 굴장은 여태까지 한국에 없었던 예"라며 "그러한 것이 일반적으로 신석기시대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 확인된 장법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 "서양인과 유사한 얼굴에 유럽계 모계 유전자?"

전쟁포로나 실종자 유해 확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살피는 것이 인골의 얼굴 뼈다. 머리뼈 중에서도 얼굴 뼈가 인종을 구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얼굴 뼈의 길이나 턱의 발달 정도, 코뼈의 높낮이는 인종구분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렇다면 가덕도에서 발굴된 인골은 어떨까? 고성능 3D 스캔과 컴퓨터 단층촬영을 이용해 밝혀낸 가덕도 인골의 머리뼈는 서양인과 유사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원준 머리뼈 복원 전문가(서울대 박사)는 "현대 한국인과는 다른 긴 머리뼈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런 형태는 한국이나 동아시아인보다는 서양인에서 보이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DNA분석 결과도 놀랍다. 연구를 맡은 이광호 중앙대학교 교수는 "가덕도 인골 중 일부는 동양계, 일부는 유럽계의 모계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했다. 발굴된 인골 중 분석이 가능한 17구 중 일부에서 유럽계 모계 유전자가 검출된 것이다.



KBS 1TV 'KBS 파노라마'는 오늘(11일)과 내일 밤 10시 '코리안 이브(Eve)'를 통해 최초의 한국인에 대해 알아본다. 이를 위해 최첨단 유전자분석 기술과 체질인류학을 동원해 6만 년 전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 유라시아 대륙 각지로 이동을 시작한 현생 인류가 한국에 도착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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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웅녀’는 유럽계 여성? ‘코리안 이브’의 비밀
    • 입력 2014-09-11 17:2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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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되고 싶었던 곰이 쑥과 마늘을 먹으며 인고 끝에 사람이 됐고, 환웅과 결혼해 아들을 낳으니 그가 곧 한민족의 시원 단군왕검이다.' 우리 민족의 시원(始原) '웅녀'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우리는 단일 혈통으로 이루어진 단일 민족일까? 2011년 부산 가덕도에서 7000여 년 전 인골 48구와 신석기 시대 유물이 무더기로 발굴됐다. 국내에서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는 인골이 발견된 것 자체만으로도 고고학계에서 의미있는 발견이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DNA 검사 결과였다. 7000년 전 이 땅의 주인이었던 그들에게서 유럽인만의 독특한 모계 유전자가 검출된 것이다. 이는 현재 한국인에게는 찾아볼 수 없는 DNA로, 당시 한반도를 지키고 있던 이들에 대한 궁금증이 이어진다. 대체 그들은 누구이고, 어디서 어떻게 왔을까. KBS 탐사팀이 최첨단 유전자 분석을 통해 우리 민족 근원 '코리안 이브(Eve)'를 찾아 나섰다. ◆ "가덕도 굴장, 한국에 없던 장법" 가덕도 유적에서 주목할 것 중 하나가 매장방식이다. 총 48개의 인골은 '신전장'과 '굴장' 두 가지 방식으로 묻혀있었다. 신전장은 하늘을 향해 얼굴을 두고 두 다리를 곧게 뻗은 매장법이고, 굴장은 팔다리를 구부린 채 하반신을 상반신에 붙여 옆으로 묻는 방식을 말한다. 신전장은 우리나라에서 흔한 매장법이지만, 굴장은 보기 드문 매장법이기에 관련 학자들의 이목을 모았다. 이에 대해 김재현 부산 동아대학교 교수는 "가덕도에서 나온 굴장은 여태까지 한국에 없었던 예"라며 "그러한 것이 일반적으로 신석기시대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 확인된 장법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 "서양인과 유사한 얼굴에 유럽계 모계 유전자?" 전쟁포로나 실종자 유해 확인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살피는 것이 인골의 얼굴 뼈다. 머리뼈 중에서도 얼굴 뼈가 인종을 구분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얼굴 뼈의 길이나 턱의 발달 정도, 코뼈의 높낮이는 인종구분에 중요한 단서가 된다. 그렇다면 가덕도에서 발굴된 인골은 어떨까? 고성능 3D 스캔과 컴퓨터 단층촬영을 이용해 밝혀낸 가덕도 인골의 머리뼈는 서양인과 유사한 특징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원준 머리뼈 복원 전문가(서울대 박사)는 "현대 한국인과는 다른 긴 머리뼈 형태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라며 "이런 형태는 한국이나 동아시아인보다는 서양인에서 보이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DNA분석 결과도 놀랍다. 연구를 맡은 이광호 중앙대학교 교수는 "가덕도 인골 중 일부는 동양계, 일부는 유럽계의 모계 유전자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고 했다. 발굴된 인골 중 분석이 가능한 17구 중 일부에서 유럽계 모계 유전자가 검출된 것이다. KBS 1TV 'KBS 파노라마'는 오늘(11일)과 내일 밤 10시 '코리안 이브(Eve)'를 통해 최초의 한국인에 대해 알아본다. 이를 위해 최첨단 유전자분석 기술과 체질인류학을 동원해 6만 년 전 아프리카 대륙을 떠나 유라시아 대륙 각지로 이동을 시작한 현생 인류가 한국에 도착하는 과정을 과학적으로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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