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로 전한다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

입력 2014.04.13 (17:22) 수정 2014.04.13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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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뉴스를 PC나 모바일 기기로 보는 사람들이 늘면서 온라인 뉴스의 형식과 내용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요즘 눈길 끄는 게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보기 좋고 이해하기 쉽도록 만든 이른바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입니다.

하지만 국내 신문들의 경우 아직 초보단계여서 극복해야 할 점도 적지 않습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의 등장 의미, 최서희 기자와 짚어봅니다.

<리포트>

“자, 부딪혔습니다. 4피트 존에 멈출까요?”

“한국이 역전으로 캐나다를 꺾고 4강에 진출했습니다.”

컬링 여자 국가대표팀의 올림픽 도전기를 다룬 이 기사는 선수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통해 컬링 대표팀이 어떻게 난관을 극복하고 발전해 가는지를 보여줍니다.

<녹취> 매일경제 <내 사랑 스톤> 선수 인터뷰: “팀원들이 각자 자기 갈 길을 생각하고 그러니까 이게 잘 맞지 않았던 거예요. 저도 그때 포기하려고 했었어요. 다른 일을 찾아볼까 생각을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운동을 처음 시작했는데 마지막 끝까지 올림픽을 나가봐야겠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컬링의 경기 방식이나 용어에 대해서는 상세한 그래픽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노인을 제외한 사람들은 잘 찾지 않는 섬 같은 도심 속 공원을 무대로 한 기삽니다.

이곳을 찾는 노인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현장의 다양한 사진과 육성을 곁들여 전하면서 대한민국 노인들이 처한 현실의 단편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복잡다단한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을 다룬 이 온라인 기사는 한 편의 소설을 연상시킵니다.

사건에 얽힌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인터뷰> 최민영(경향신문 미디어기획팀 팀장): “기자들도 사실 알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건이어서 기자들도 알아보기 힘든데 일반인은 어떨까. 그럼 보통 시민들이 굉장히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보자.”

이같은 뉴스들은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기사라고 해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라고 부릅니다. 또, 독자들이 적극적으로 선택해서 내용을 볼 수 있고 의견도 제시할 수 있어 상호작용적인 뉴스라는 의미에서 ‘인터렉티브 뉴스’라고도 합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는 단순히 이야기만 나열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뒷받침해주는 생생한 현장 영상과 인터뷰, 그래픽을 곳곳에 배치해 온라인 매체의 장점을 최대한 살립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 속속 등장한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

현재까지 신문사 10여 곳이 다양한 주제의 기사들을 선보였습니다.

국내 언론들의 이같은 시도는 해외 주요 신문사들이 내놓은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의 연이은 성공이 자극제가 됐습니다. 지난 2012년 12월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스노 폴>이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지난 2012년 미국 워싱턴 주의 캐스캐이드 산악 스키장에서 일어난 눈사태로 세 명의 스키어가 목숨을 잃은 사건이 기사의 소잽니다.

기사에는 생존자들의 인터뷰와 현장 영상, 무선 교신 내역, 항공사진 등 풍부한 자료가 곁들여졌고 작가는 소설의 정교한 문체로 사건을 그려내듯 글을 썼습니다.

독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기사가 게재된 지 6일 만에 290만 명이 방문해 350만 페이지를 둘러봤습니다.

존 브랜치 기자는 이 기사로 지난해 미국의 저명한 언론상인 퓰리처상과, 방송계의 퓰리처상이라 불리는 피버디상을 수상했습니다.

<인터뷰> 최진순(건국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 한국경제신문 기자): “독자들은 이런 뉴스를 보면서 하나의 완결된 영화같은 대서사를 보는 것 같이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고요. 무겁고 어려운 정보가 아니라 재밌고 아름다운 정보라고 하는 새로운 관점을 부여하죠."

국내 신문사들은 이같은 해외의 성공적인 사례들을 모델 삼아 자사가 취재한 내용에 적용해 보는, 실험적인 단계를 거치고 있습니다.

종이 신문 구독자 수가 점점 줄어들고 낚시성 온라인 뉴스가 범람하는 시기에 차별화된 콘텐츠와 멀티미디어 뉴스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섭니다.

<인터뷰> 최민영(경향신문 미디어기획팀 팀장): "과연 우리가 뷰 수에만 얽매이는 일차원적인 디지털 기사 생산에만 머물 것이냐, 아니면 우리가 좀 더 독자의 높이에 맞는 고급 콘텐츠를 생산해서 기획하고 제작할 것이냐에 대해서 동시다발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종이 신문을 잘 읽지 않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온라인 뉴스로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한 목표 중에 하납니다.

실제로 젊은 세대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대학생들에게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를 접하게 한 뒤 소감을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신서란(숙명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1학년): "종이신문이나 그냥 인터넷 기사를 읽을 때는 기자가 보고 듣고 취재한 내용을 전달받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런 디지털 스토리텔링 형식의 기사를 보니까 제가 직접 그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 들었고 그렇다 보니까 더 생생하고 실감나게 그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를 이해할 수 있었고요."

<인터뷰> 강유진(숙명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1학년): "선택해서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장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동영상을 보고 싶으면 동영상을 그곳에서 볼 수 있고 또한 사진들도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원하는 사진들을 선택해서 콘텐츠를 분류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에 대한 관심은 독자들이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에 접속해 페이지를 읽어본 횟수와 체류 시간을 따져봐도 잘 나타납니다.

기사 열람횟수는 매일경제의 ‘내사랑 스톤’이 61만 건, 경향신문 ‘그놈 손가락’이 40만 건 등입니다.

독자들이 기사를 읽으며 머문 평균시간은 일반 기사가 보통 1분 정도인데 비해, 시사인의 ‘응답하라 7452’ 가 3분, 아시아 경제의 ‘그 섬 파고다’는 5분이나 됐습니다.

문제는 신문사들이 고비용의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낼 수 있느냐 여붑니다.

해외에 비해 후발주자인 국내 언론들은 짧게는 2주, 길게는 3개월이라는 비교적 단기간에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를 만들어낸 곳이 많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2009년부터 편집국 내에 인터렉티브 뉴스팀을 신설하고 사내 인력과는 별도로 30명 정도로 구성된 뉴스룸을 꾸린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내에선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를 위해 독자적으로 새로운 내용을 기획하기보다는 기존에 취재했던 내용을 재구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익모델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아직 시작 단계여서 유료화하거나 광고를 유치하는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도 않아 현재는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 자체를 알리는 데 주력하는 단계입니다.

또, 많은 독자들이 대형 포털을 거쳐 뉴스를 접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독자들을 자사의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로 접속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은 언론사들이 꼭 모색해야 할 중요한 과젭니다.

<인터뷰> 백재현(아시아경제 뉴미디어본부장): “국내 뉴스 소비가 포털 위주로 워낙 돼있어서 뉴스 소비에서 당장은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적합한 콘텐츠라고 하지만 독자들이 관심을 보이다가도 여전히 포털 위주로 뉴스가 소비된다면 언론사들이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용한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좀 걸림돌이 될 것 같고요.”

전문가들은 디지털 스토리텔링 방식이 성공하려면 단순한 형식의 변화보다는 각 언론사들만의 심층화된 콘텐츠로 기사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뉴욕타임스의 차별화된 콘텐츠는 유료 구독자수의 증가로 이어져 지난해말 기준 유료 구독자수는 1년 전 구독자 수 보다 19% 늘어난 76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인터뷰> 이민규(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 어떤 이야기를 서로 논의해야 될지 공론의 장에 대해서 고민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재 선택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이 소재를 통해서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밀접하고 생각해야 될 문제들을 언론은 끊임없이 고민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국 국가안보국 NSA의 무분별한 정보 수집 실태를 특종 보도한 영국의 가디언의 경우 탄탄한 발굴 취재 내용을 기본으로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강자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정보 수집과 관련된 의회, 업계 전문가의 심층적이고 다면적인 인터뷰와 함께 미국 NSA가 어떤 첨단 기술을 동원해 전세계의 주요 정보를 수집하는지 각종 데이터를 정돈된 그래픽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진순(건국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 한국경제신문 기자): "언론사 내부에, 뉴스룸 내부에 그만한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어야 하고, 특정 사안에 대해서 가치중립적으로 다룰 수 있는 고도의 저널리즘적 관점이 있어야 되고요. 장기적인 투자가 많이 이뤄져서 가급적이면 독자들하고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토대를 갖춤으로써 참여 저널리즘의 연장선상에서 다뤄질 때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가치, 또 발전 가능성이 담보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국내에 도입된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는 분명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가 강합니다.

그러나 이런 기사들이 한 때의 유행처럼 ‘스노우 폴’의 형식만 정교하게 복제하는 실험을 거치다 소리없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뉴스를 담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라는 새 그릇이 새로운 소재 발굴과 심층적인 취재를 독려하고 건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 소통의 도구로 소중히 쓰여질 수 있는 방법을 더욱 고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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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로 전한다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
    • 입력 2014-04-13 17:24:17
    • 수정2014-04-13 22: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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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뉴스를 PC나 모바일 기기로 보는 사람들이 늘면서 온라인 뉴스의 형식과 내용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요즘 눈길 끄는 게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보기 좋고 이해하기 쉽도록 만든 이른바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입니다.

하지만 국내 신문들의 경우 아직 초보단계여서 극복해야 할 점도 적지 않습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의 등장 의미, 최서희 기자와 짚어봅니다.

<리포트>

“자, 부딪혔습니다. 4피트 존에 멈출까요?”

“한국이 역전으로 캐나다를 꺾고 4강에 진출했습니다.”

컬링 여자 국가대표팀의 올림픽 도전기를 다룬 이 기사는 선수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를 통해 컬링 대표팀이 어떻게 난관을 극복하고 발전해 가는지를 보여줍니다.

<녹취> 매일경제 <내 사랑 스톤> 선수 인터뷰: “팀원들이 각자 자기 갈 길을 생각하고 그러니까 이게 잘 맞지 않았던 거예요. 저도 그때 포기하려고 했었어요. 다른 일을 찾아볼까 생각을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운동을 처음 시작했는데 마지막 끝까지 올림픽을 나가봐야겠다 생각이 들더라고요.”

컬링의 경기 방식이나 용어에 대해서는 상세한 그래픽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줍니다.

노인을 제외한 사람들은 잘 찾지 않는 섬 같은 도심 속 공원을 무대로 한 기삽니다.

이곳을 찾는 노인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현장의 다양한 사진과 육성을 곁들여 전하면서 대한민국 노인들이 처한 현실의 단편을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복잡다단한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을 다룬 이 온라인 기사는 한 편의 소설을 연상시킵니다.

사건에 얽힌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사건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체계적으로 정리했습니다.

<인터뷰> 최민영(경향신문 미디어기획팀 팀장): “기자들도 사실 알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사건이어서 기자들도 알아보기 힘든데 일반인은 어떨까. 그럼 보통 시민들이 굉장히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가보자.”

이같은 뉴스들은 온라인이라는 공간에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한 기사라고 해서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라고 부릅니다. 또, 독자들이 적극적으로 선택해서 내용을 볼 수 있고 의견도 제시할 수 있어 상호작용적인 뉴스라는 의미에서 ‘인터렉티브 뉴스’라고도 합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는 단순히 이야기만 나열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뒷받침해주는 생생한 현장 영상과 인터뷰, 그래픽을 곳곳에 배치해 온라인 매체의 장점을 최대한 살립니다.

지난해부터 국내에 속속 등장한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

현재까지 신문사 10여 곳이 다양한 주제의 기사들을 선보였습니다.

국내 언론들의 이같은 시도는 해외 주요 신문사들이 내놓은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의 연이은 성공이 자극제가 됐습니다. 지난 2012년 12월 뉴욕타임스가 공개한 <스노 폴>이 그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지난 2012년 미국 워싱턴 주의 캐스캐이드 산악 스키장에서 일어난 눈사태로 세 명의 스키어가 목숨을 잃은 사건이 기사의 소잽니다.

기사에는 생존자들의 인터뷰와 현장 영상, 무선 교신 내역, 항공사진 등 풍부한 자료가 곁들여졌고 작가는 소설의 정교한 문체로 사건을 그려내듯 글을 썼습니다.

독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기사가 게재된 지 6일 만에 290만 명이 방문해 350만 페이지를 둘러봤습니다.

존 브랜치 기자는 이 기사로 지난해 미국의 저명한 언론상인 퓰리처상과, 방송계의 퓰리처상이라 불리는 피버디상을 수상했습니다.

<인터뷰> 최진순(건국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 한국경제신문 기자): “독자들은 이런 뉴스를 보면서 하나의 완결된 영화같은 대서사를 보는 것 같이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고요. 무겁고 어려운 정보가 아니라 재밌고 아름다운 정보라고 하는 새로운 관점을 부여하죠."

국내 신문사들은 이같은 해외의 성공적인 사례들을 모델 삼아 자사가 취재한 내용에 적용해 보는, 실험적인 단계를 거치고 있습니다.

종이 신문 구독자 수가 점점 줄어들고 낚시성 온라인 뉴스가 범람하는 시기에 차별화된 콘텐츠와 멀티미디어 뉴스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섭니다.

<인터뷰> 최민영(경향신문 미디어기획팀 팀장): "과연 우리가 뷰 수에만 얽매이는 일차원적인 디지털 기사 생산에만 머물 것이냐, 아니면 우리가 좀 더 독자의 높이에 맞는 고급 콘텐츠를 생산해서 기획하고 제작할 것이냐에 대해서 동시다발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종이 신문을 잘 읽지 않는 젊은 세대의 관심을 온라인 뉴스로 끌어들이는 것도 중요한 목표 중에 하납니다.

실제로 젊은 세대들은 어떻게 받아들일까. 대학생들에게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를 접하게 한 뒤 소감을 물어봤습니다.

<인터뷰> 신서란(숙명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1학년): "종이신문이나 그냥 인터넷 기사를 읽을 때는 기자가 보고 듣고 취재한 내용을 전달받는 느낌이 들었는데 이런 디지털 스토리텔링 형식의 기사를 보니까 제가 직접 그 상황에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 들었고 그렇다 보니까 더 생생하고 실감나게 그 상황이 어떤 상황인지를 이해할 수 있었고요."

<인터뷰> 강유진(숙명여자대학교 미디어학부 1학년): "선택해서 콘텐츠를 볼 수 있다는 장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동영상을 보고 싶으면 동영상을 그곳에서 볼 수 있고 또한 사진들도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원하는 사진들을 선택해서 콘텐츠를 분류해서 볼 수 있다는 장점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에 대한 관심은 독자들이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에 접속해 페이지를 읽어본 횟수와 체류 시간을 따져봐도 잘 나타납니다.

기사 열람횟수는 매일경제의 ‘내사랑 스톤’이 61만 건, 경향신문 ‘그놈 손가락’이 40만 건 등입니다.

독자들이 기사를 읽으며 머문 평균시간은 일반 기사가 보통 1분 정도인데 비해, 시사인의 ‘응답하라 7452’ 가 3분, 아시아 경제의 ‘그 섬 파고다’는 5분이나 됐습니다.

문제는 신문사들이 고비용의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낼 수 있느냐 여붑니다.

해외에 비해 후발주자인 국내 언론들은 짧게는 2주, 길게는 3개월이라는 비교적 단기간에 적은 인력과 비용으로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를 만들어낸 곳이 많습니다.

뉴욕타임스가 지난 2009년부터 편집국 내에 인터렉티브 뉴스팀을 신설하고 사내 인력과는 별도로 30명 정도로 구성된 뉴스룸을 꾸린 것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국내에선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를 위해 독자적으로 새로운 내용을 기획하기보다는 기존에 취재했던 내용을 재구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익모델을 찾기도 어렵습니다.

아직 시작 단계여서 유료화하거나 광고를 유치하는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지도 않아 현재는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 자체를 알리는 데 주력하는 단계입니다.

또, 많은 독자들이 대형 포털을 거쳐 뉴스를 접하고 있는 현실을 볼 때 독자들을 자사의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사로 접속하도록 유도하는 전략은 언론사들이 꼭 모색해야 할 중요한 과젭니다.

<인터뷰> 백재현(아시아경제 뉴미디어본부장): “국내 뉴스 소비가 포털 위주로 워낙 돼있어서 뉴스 소비에서 당장은 디지털 스토리텔링에 적합한 콘텐츠라고 하지만 독자들이 관심을 보이다가도 여전히 포털 위주로 뉴스가 소비된다면 언론사들이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법을 적용한 콘텐츠를 생산하는데 좀 걸림돌이 될 것 같고요.”

전문가들은 디지털 스토리텔링 방식이 성공하려면 단순한 형식의 변화보다는 각 언론사들만의 심층화된 콘텐츠로 기사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뉴욕타임스의 차별화된 콘텐츠는 유료 구독자수의 증가로 이어져 지난해말 기준 유료 구독자수는 1년 전 구독자 수 보다 19% 늘어난 76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인터뷰> 이민규(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어떤 내용을 전달하고 어떤 이야기를 서로 논의해야 될지 공론의 장에 대해서 고민해야 될 것 같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소재 선택도 굉장히 중요하고요. 이 소재를 통해서 우리가 갖고 있는 가장 밀접하고 생각해야 될 문제들을 언론은 끊임없이 고민해야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미국 국가안보국 NSA의 무분별한 정보 수집 실태를 특종 보도한 영국의 가디언의 경우 탄탄한 발굴 취재 내용을 기본으로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강자 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정보 수집과 관련된 의회, 업계 전문가의 심층적이고 다면적인 인터뷰와 함께 미국 NSA가 어떤 첨단 기술을 동원해 전세계의 주요 정보를 수집하는지 각종 데이터를 정돈된 그래픽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인터뷰> 최진순(건국대학교 언론홍보대학원 겸임교수, 한국경제신문 기자): "언론사 내부에, 뉴스룸 내부에 그만한 역량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어야 하고, 특정 사안에 대해서 가치중립적으로 다룰 수 있는 고도의 저널리즘적 관점이 있어야 되고요. 장기적인 투자가 많이 이뤄져서 가급적이면 독자들하고 상호작용이 일어날 수 있는 토대를 갖춤으로써 참여 저널리즘의 연장선상에서 다뤄질 때 디지털 스토리텔링의 가치, 또 발전 가능성이 담보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국내에 도입된 디지털 스토리텔링 뉴스는 분명 독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가 강합니다.

그러나 이런 기사들이 한 때의 유행처럼 ‘스노우 폴’의 형식만 정교하게 복제하는 실험을 거치다 소리없이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뉴스를 담는 디지털 스토리텔링이라는 새 그릇이 새로운 소재 발굴과 심층적인 취재를 독려하고 건전한 공론의 장을 마련하는 소통의 도구로 소중히 쓰여질 수 있는 방법을 더욱 고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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