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혁명, 미래를 바꾸다

입력 2015.01.06 (21:59) 수정 2015.01.06 (23:1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LA 지진 당시 LA타임스는 로봇이 쓴 지진 발생 기사를 온라인에 가장 먼저 실어 화제가 됐다. 내러티브 사이언스와 StatSheet라는 회사는 보스톤 글로브와 포브스에 컴퓨터가 작성한 기사를 납품한다. 한 달에 만5천 건의 기사를 컴퓨터 알고리즘이 작성하는데 기사 한 건 작성에 1초도 걸리지 않는다. 내러티브 사이언스의 최고기술책임자 크리스티안 하몬드는 5년 안에 컴퓨터가 퓰리처상을 받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월스트리트의 금융거래 중 80%는 인간이 아닌 복잡한 컴퓨터 알고리즘이 대신하고 있다. 미국 UCSF(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등 5개 대학병원에서는 환자들이 복용할 약을 로봇이 조제한다. 따라서 약사가 없다. 아마존 등 글로벌 물류기업들의 창고에서는 키바(Kiva)라는 이름의 로봇들이 수많은 제품들 가운데 특정 고객이 주문한 제품들을 찾아 배송담당 직원에게 신속하게 가져다준다. 사람은 포장만 한다. 구글은 8개의 로봇 관련 업체를 인수했다. 구글의 무인 자동차는 인간만의 고유 영역인 차량 운전마저 자동화했고,BMW와 벤츠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이 이를 뒤따르고 있다.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구글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얼마 전 컴퓨터 알고리즘과 로봇의 발전이 불러올 미래의 파급 효과를 이렇게 표현했다.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는 2025년 쯤 전 세계 제조 및 서비스 직종에서 로봇이 4,000~7,500만 명 분의 일을 하고 알고리즘 역시 1억4천만 명 분의 일을 담당할 거라고 예측했다. 옥스퍼드 대학의 칼 프레이 교수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는 미국의 일자리 중 47% 가량이 20년 내에 사라질 거라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내놨다. MIT의 브린욜프슨과 맥아피 교수 역시 ‘제2차 기계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면서 대량 생산기계가 단순 육체노동을 대체했던 ‘1차 기계 시대’에 이어 복잡한 알고리즘과 로봇,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신이 인간의 지식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로봇은 이미 지난 30년간 타자수, 티켓 판매원 등 인간이 하는 상당수의 일을 대체했다. 무인 매표기의 도입으로 영화관, 경기장, 지하철에서 매표원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사무 자동화 소프트웨어나 ATM기의 도입으로 단순 경리직이나 은행직원 역시 크게 줄었다. 식당에서는 무인 주문기계가 주문을 받고 있고 건물 경비는 CCTV와 센서 시스템 등이 대체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인간 지성의 최후 보루로 여겨져 왔던 글쓰기나 투자분석과 자문, 의사결정에까지 미치고 있다

로봇 가격은 연평균 10%씩 하락하고 있다. 시각인식 기능과 4~5관절을 갖춘 정밀작업용 로봇가격은 현재 10~15만 달러 수준이다.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는 10년 후 이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봇 단가는 떨어지고 인건비가 오르면 기업들은 로봇 도입의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노동집약적 제조업으로 성장해온 중국에서 인건비가 오르면서 로봇 판매량이 연평균 31%씩 증가해 지난 2012년 판매량이 이미 2만3천여 대에 달한 사실은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애플과 삼성 휴대전화를 주문자 상표부착 방식으로 생산하는 중국의 팍스콘은 노동자를 대체할 로봇 100만 대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컴퓨터 알고리즘과 로봇의 발전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명이 인간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인류가 그동안 경험해왔던 것처럼 기술혁명이 또 다른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낙관론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일자리 감소에 찬성하든 그렇지 않든 의견이 다른 두 그룹이 인식을 같이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현재의 교육시스템이 로봇과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대변되는 기술혁신 시대에 필요한 인력과 인재를 양성하는 데는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터넷 사회학자인 하워드 레인골드는 “로봇이 인간을 위해 남겨둘 일자리는 사고와 지식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학생들을 앉혀놓고 기존의 지식을 전파하고 암기시키는 산업사회에 필요한 인력을 만드는데 그치고 있다. 로봇이나 컴퓨터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에 매달리며 인력들을 대량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의 교육은 감성이나 사회성, 창의성 등 로봇이나 알고리즘이 자동화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역량들을 강화시키고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재설계돼야 한다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중론이다.

세계적인 담론으로 떠오르고 있는 로봇과 알고리즘으로 대변되는 기술혁신이 미래에 불러올 변화와 파장은 무엇이고 한국사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신년기획> 시사기획 창 '로봇혁명, 미래를 바꾸다'편에서 살펴본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로봇 혁명, 미래를 바꾸다
    • 입력 2015-01-06 22:42:58
    • 수정2015-01-06 23:14:41
    시사기획 창
지난해 LA 지진 당시 LA타임스는 로봇이 쓴 지진 발생 기사를 온라인에 가장 먼저 실어 화제가 됐다. 내러티브 사이언스와 StatSheet라는 회사는 보스톤 글로브와 포브스에 컴퓨터가 작성한 기사를 납품한다. 한 달에 만5천 건의 기사를 컴퓨터 알고리즘이 작성하는데 기사 한 건 작성에 1초도 걸리지 않는다. 내러티브 사이언스의 최고기술책임자 크리스티안 하몬드는 5년 안에 컴퓨터가 퓰리처상을 받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월스트리트의 금융거래 중 80%는 인간이 아닌 복잡한 컴퓨터 알고리즘이 대신하고 있다. 미국 UCSF(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등 5개 대학병원에서는 환자들이 복용할 약을 로봇이 조제한다. 따라서 약사가 없다. 아마존 등 글로벌 물류기업들의 창고에서는 키바(Kiva)라는 이름의 로봇들이 수많은 제품들 가운데 특정 고객이 주문한 제품들을 찾아 배송담당 직원에게 신속하게 가져다준다. 사람은 포장만 한다. 구글은 8개의 로봇 관련 업체를 인수했다. 구글의 무인 자동차는 인간만의 고유 영역인 차량 운전마저 자동화했고,BMW와 벤츠 등 세계 유수의 자동차 기업들이 이를 뒤따르고 있다.

“2030년까지 전 세계에서 20억 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구글이 선정한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는 얼마 전 컴퓨터 알고리즘과 로봇의 발전이 불러올 미래의 파급 효과를 이렇게 표현했다.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는 2025년 쯤 전 세계 제조 및 서비스 직종에서 로봇이 4,000~7,500만 명 분의 일을 하고 알고리즘 역시 1억4천만 명 분의 일을 담당할 거라고 예측했다. 옥스퍼드 대학의 칼 프레이 교수와 마이클 오스본 교수는 미국의 일자리 중 47% 가량이 20년 내에 사라질 거라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내놨다. MIT의 브린욜프슨과 맥아피 교수 역시 ‘제2차 기계 시대’의 도래를 예고하면서 대량 생산기계가 단순 육체노동을 대체했던 ‘1차 기계 시대’에 이어 복잡한 알고리즘과 로봇,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신이 인간의 지식 노동을 대체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로봇은 이미 지난 30년간 타자수, 티켓 판매원 등 인간이 하는 상당수의 일을 대체했다. 무인 매표기의 도입으로 영화관, 경기장, 지하철에서 매표원들을 찾아보기 힘들어졌고 사무 자동화 소프트웨어나 ATM기의 도입으로 단순 경리직이나 은행직원 역시 크게 줄었다. 식당에서는 무인 주문기계가 주문을 받고 있고 건물 경비는 CCTV와 센서 시스템 등이 대체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인간 지성의 최후 보루로 여겨져 왔던 글쓰기나 투자분석과 자문, 의사결정에까지 미치고 있다

로봇 가격은 연평균 10%씩 하락하고 있다. 시각인식 기능과 4~5관절을 갖춘 정밀작업용 로봇가격은 현재 10~15만 달러 수준이다. 맥킨지 글로벌 인스티튜트는 10년 후 이 가격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로봇 단가는 떨어지고 인건비가 오르면 기업들은 로봇 도입의 유혹에 흔들릴 수밖에 없다. 노동집약적 제조업으로 성장해온 중국에서 인건비가 오르면서 로봇 판매량이 연평균 31%씩 증가해 지난 2012년 판매량이 이미 2만3천여 대에 달한 사실은 이 같은 우려가 현실화 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애플과 삼성 휴대전화를 주문자 상표부착 방식으로 생산하는 중국의 팍스콘은 노동자를 대체할 로봇 100만 대를 도입하겠다고 밝혀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컴퓨터 알고리즘과 로봇의 발전으로 대표되는 기술 혁명이 인간의 일자리를 감소시킬 것이냐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인류가 그동안 경험해왔던 것처럼 기술혁명이 또 다른 일자리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낙관론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일자리 감소에 찬성하든 그렇지 않든 의견이 다른 두 그룹이 인식을 같이 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현재의 교육시스템이 로봇과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대변되는 기술혁신 시대에 필요한 인력과 인재를 양성하는 데는 맞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터넷 사회학자인 하워드 레인골드는 “로봇이 인간을 위해 남겨둘 일자리는 사고와 지식을 필요로 하는 직업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현재의 교육 시스템은 여전히 학생들을 앉혀놓고 기존의 지식을 전파하고 암기시키는 산업사회에 필요한 인력을 만드는데 그치고 있다. 로봇이나 컴퓨터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에 매달리며 인력들을 대량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의 교육은 감성이나 사회성, 창의성 등 로봇이나 알고리즘이 자동화할 수 없는 인간만이 가진 고유한 역량들을 강화시키고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재설계돼야 한다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중론이다.

세계적인 담론으로 떠오르고 있는 로봇과 알고리즘으로 대변되는 기술혁신이 미래에 불러올 변화와 파장은 무엇이고 한국사회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신년기획> 시사기획 창 '로봇혁명, 미래를 바꾸다'편에서 살펴본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