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당 30원’ 폐지값 담합?… 노인 생계 막막

입력 2012.10.22 (09:16) 수정 2012.10.22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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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인들이 하루종일 폐지 100kg을 모아 고물상에 팔면 얼마를 받을까요.

고작 3000원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는데, 이제는 생존 자체를 위협 받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정다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58살 김순옥 씨는 요즘 폐지 값이 너무 떨어져 생계가 더 막막해졌습니다.

손수레에 폐지를 가득 싣고 고물상을 찾았지만...

새벽부터 7시간 일하고 손에 쥔 돈은 고작 1800원.

<녹취> 고물상 : "68kg에서 23 빼면 1800원. 시세가 그런 걸 어떡해."

폐지를 주워 한 달 동안 버는 돈은 10만 원 남짓입니다.

<인터뷰> 김순옥 : "점심도 못 사 먹어. 하루 종일 벌어도 4천 원, 5천 원 벌기 힘들어."

지난해 이맘때까지 kg당 80원이었던 폐지 값이 지금은 1/3 수준인 30원으로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고물상이 수집한 폐지는 중간 유통업체를 거쳐 골판지 업체로 넘어 가는데, 골판지 업체는 수분과 이물질을 감안해 폐지의 무게를 낮춰 가격을 매깁니다.

이렇게 무게를 낮추는 비율을 주요 골판지 업체들이 일제히 높여 KG당 가격이 뚝 떨어진 것입니다.

<인터뷰> 이종한( 한국제지원료재생업협동조합 전무이사) : "기본 감량이라고 해서 10%를 뗐는데, 근래에 와서는 30%까지도 나옵니다. 1t 갖고 가면 20% (감량)하면 800kg, 40% 하면 600kg가 나오는 것이거든요."

중간 유통업체들은 사실상 가격 담합이라며 지난 달 공정위에 제소했습니다.

<녹취> 골판지업체 원료구매 담당자 : "저희도 수익 구조가 있을 것 아닙니까. 저희도 싸게 사야 하는 입장이고. 그래서 저희가 감량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주요 골판지 업체 6개 업체의 순이익은 최고 1400%까지 올랐습니다.

폐지로 생계를 이어야 하는 빈곤층에서는 달리 하소연할 곳도 없습니다.

시장 지배력이 높아진 일부 제지업체가 가격을 좌우하면서 빈곤층 노인들이 생존선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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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당 30원’ 폐지값 담합?… 노인 생계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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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노인들이 하루종일 폐지 100kg을 모아 고물상에 팔면 얼마를 받을까요. 고작 3000원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는데, 이제는 생존 자체를 위협 받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일까요. 정다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폐지를 주워 생활하는 58살 김순옥 씨는 요즘 폐지 값이 너무 떨어져 생계가 더 막막해졌습니다. 손수레에 폐지를 가득 싣고 고물상을 찾았지만... 새벽부터 7시간 일하고 손에 쥔 돈은 고작 1800원. <녹취> 고물상 : "68kg에서 23 빼면 1800원. 시세가 그런 걸 어떡해." 폐지를 주워 한 달 동안 버는 돈은 10만 원 남짓입니다. <인터뷰> 김순옥 : "점심도 못 사 먹어. 하루 종일 벌어도 4천 원, 5천 원 벌기 힘들어." 지난해 이맘때까지 kg당 80원이었던 폐지 값이 지금은 1/3 수준인 30원으로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고물상이 수집한 폐지는 중간 유통업체를 거쳐 골판지 업체로 넘어 가는데, 골판지 업체는 수분과 이물질을 감안해 폐지의 무게를 낮춰 가격을 매깁니다. 이렇게 무게를 낮추는 비율을 주요 골판지 업체들이 일제히 높여 KG당 가격이 뚝 떨어진 것입니다. <인터뷰> 이종한( 한국제지원료재생업협동조합 전무이사) : "기본 감량이라고 해서 10%를 뗐는데, 근래에 와서는 30%까지도 나옵니다. 1t 갖고 가면 20% (감량)하면 800kg, 40% 하면 600kg가 나오는 것이거든요." 중간 유통업체들은 사실상 가격 담합이라며 지난 달 공정위에 제소했습니다. <녹취> 골판지업체 원료구매 담당자 : "저희도 수익 구조가 있을 것 아닙니까. 저희도 싸게 사야 하는 입장이고. 그래서 저희가 감량을 많이 합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주요 골판지 업체 6개 업체의 순이익은 최고 1400%까지 올랐습니다. 폐지로 생계를 이어야 하는 빈곤층에서는 달리 하소연할 곳도 없습니다. 시장 지배력이 높아진 일부 제지업체가 가격을 좌우하면서 빈곤층 노인들이 생존선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다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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