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한반도] 6.15선언 17주년…北 무인기 ‘사드 정탐’

입력 2017.06.17 (07:49) 수정 2017.06.1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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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멘트>

그제는 6.15 남북공동선언 17주년이 되는 날이었는데요.

이 자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한다면 조건 없이 대화하겠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요구하고 뒤로는 무인기로 성주 사드 포대를 정탐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 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논란의 파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6.15 남북공동선언일을 계기로 향후 남북 관계를 전망해보고 북한 무인기의 사드 정탐 소식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맹유나 리포텁니다.

<리포트>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그에 따른 6.15 공동선언 17주년을 기념하는 자립니다.

12년 만의 현직 대통령의 참석. 문재인 대통령은 먼저 남북 간 합의 존중을 강조하고 북한의 핵 도발은 6.15 정신 위배라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북한이 6.15 공동선언과 남북정상선언의 존중과 이행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핵과 미사일 고도화로 말 따로 행동 따로 인 것은 바로 북한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중단을 전제로 조건 없는 대화 의사도 밝혔습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북한도 6.15 공동선언을 다룬 특별 프로그램을 TV로 방송했습니다.

또 관영 매체들을 동원해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했습니다.

<녹취> 北 조평통 위원회 성명(지난 14일) : "외세추종이냐, 우리 민족끼리냐, 한미동맹이냐 하는 중대기로에서 올바른 결심을 내려야 하며 바로 여기에 북남관계와 통일 문제 해결의 전도가 달려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조명균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 비서관이 내정됐습니다.

당시 국정원 3차장이던 서훈 현 국정원장과 함께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실무를 주도했습니다.

조 후보자는 북핵 문제 등 개성공단 재개 조건을 면밀히 파악하되 공단을 다시 가동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찾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명균(통일부 장관 후보자/지난 14일) : "면밀히 파악을 하고 판단을 해서 개성공단을 재개하는 방향 쪽으로 풀어나가는 그런 대책을 강구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대화와 교류에 무게를 싣고 외교안보라인을 짜고 있지만 정작 상대인 북한은 한국의 정권 교체 뒤 오히려 더 빈번하게 군사적 도발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4월 열병식에서 등장한 일곱 가지 신형 미사일 가운데 다섯 종류를 지난 한 달 동안 시험 발사했는데요.

이제는 남은 2종류,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급 미사일의 개발만 남겨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김일성 생일을 계기로 열린 열병식 당시 북한은 신형 미사일들을 대거 공개했습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쏘아 올린 중거리 화성-12형.

한주 뒤 시험 발사한 북극성-2형, 이어, 지대공 미사일과 지대함 미사일까지 북한은 열병식에서 보여준 미사일들을 하나씩 시험 발사하며 전력화에 성큼 다가서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원통에 담겨있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뿐입니다.

실제 북한은 근래 진행한 전략 무기 시험들은 ICBM 시험 발사가 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전역이 타격권 안에 들어있다고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3월) : "‘3.18 혁명’이라고도 칭할 수 있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기쁨에 넘쳐 말씀하셨습니다."

북한은 지난 3월, 신형 대출력 엔진의 성능 실험을 공개하며, 기존 중거리 미사일 엔진들보다 추진력이 두 배 이상 높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한층 진전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탄두가 극한의 온도와 충격을 버텨냈고, 안정적으로 조정돼, 목표 지점 가까이에 떨어졌다는 건, 북한이 ICBM 개발에 바짝 다가섰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지금 북한에게 남아있는 과제는 어느 시점에서 단을 분리해야 될 건지 그 타이밍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화성 12형의 발사를 통해서 거기서 나온 유의미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화성 13호의 단분리 시기를 추정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상당히 빠른 시간 안에 예를 들어 1~2년 이내와 같은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화성 13호의 시험발사가 가능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청장도, 북한이 핵미사일을 미 본토까지 날려 보낼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시링(美 국방부 미사일방어청장) : "현재 핵탄두를 장착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봐야 합니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인식은 대북 압박 책으로 그대로 드러나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미 틸러슨 국무장관은 원유 같은 생필품의 북한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기관들의 명단을 중국 정부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틸러슨(美 국무장관) : "중국이 가시적인 조치를 내리고 있고 미국이 그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거래해 온) 중국 기관에 대해 중국 정부와 논의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협력이 잘 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해당 기업을 직접 제재하는 세컨더리 제재에 나서겠다고도 말했는데 대중 최후통첩으로 해석됩니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실험과 ICBM 개발을 레드라인, 즉 금지선으로 설정하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은 실제 ICBM 시험 발사 여부를 전략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ICBM 발사는 기술적인 차원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발사행위 자체는 미국에 있어서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로 인식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미국이 과연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 이미 자신들이 선포해 놓은 레드라인을 넘은 부분에 대해서 반드시 꼭 군사적 조치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무언가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고 그 다음에 이런 상황까지 몰아가는 것을 북한이 원하는지 혹은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가 결국 ICBM 발사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 북한 무인기가 성주의 사드 포대를 정탐하고 돌아가다 군사분계선 30킬로미터 앞에서 추락했습니다.

그 비행경로를 역추적 해봤는데요.

군사분계선과 철책 방공망을 뚫고 내려온 무인기는, 경북 성주까지 날아갔는데, 침투한 거리는 270킬로미텁니다.

북한 무인기는 성주 기지에 근접하자 2킬로미터 상공에서 남쪽으로 훑으면서 사진 촬영을 시작했는데요.

선회를 한 뒤, 다시 북상하면서 십여 장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은 북한이 지난 달 위성으로 촬영했다며 공개한 사드 포대 사진인데요,

이번에도 이렇게 사드 발사대와 레이더 위치를 알 수 있는 수준으로 찍혔습니다.

5백 장 넘는 사진을 찍은 무인기가 우리 군이 격추시킨 것이 아니라 연료가 떨어져 추락한 사실이 알려지자 방공망이 뚫렸다는 비판이또 다시 제기됐습니다.

<녹취> 한민구(국방부 장관/지난 14일) : "총탄이라든지 포탄이라든지 이런 걸로는 (격추가) 상당히 제한되는 겁니다. 레이저라든지 EMP (전자기파)라든지 선진국도 아직 실전용으로 개발해 놓은 것이 없습니다."

실제 소형 무인기는 500m 미만 낮은 고도로, 계곡이나 협곡을 따라 침투하는데, 우리 군의 방공 레이더는 주로 산 정상에서 그 보다 높은 고도의 항공기를 감시하는 용도여서, 무인기에는 거의 무용지물입니다.

만약 무인기가 생화학 무기를 싣거나 자폭용 공격기로 활용되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열수(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우리가 좀 관심 깊게 봐야 될 것은요. 북한의 무인기 기술도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빨리 가고 있거든요. 2014년 3월 달, 4월에소위 말해서 파주, 그다음에 백령도, 삼척지역에서 발견된 이 북한의 무인기는 총 거리가 맥시멈 한 300km 정도 됐어요, 운행 거리가. 그런데 이번에 성주 같은 경우에는 왔다가 돌아가면 그 거리가 600km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한 2년 반 채 안 되는 사이에 북한의 무인기 기술이 어마어마하게 발전이 됐다라고 하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 무인기의 정탐 활동은 북한이 사드를 경계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드 보고 누락 파문은 외교적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미국 상원에서는 공화당의 가드너, 민주당의 더빈 의원 등이 한국 내 사드 배치 논란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도 한국의 방위 실책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사드 배치가 최대 2년까지 미뤄질 수 있다며,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시도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환경영향평가를 해도, 사드 배치가 철회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싸움을 지연시키며 상대방을 지치게 하는, 이른바 파비우스 전략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드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라고 방한한 섀넌 미 국무부 정무 차관이 밝혔습니다. 사드 철수 가능성은 일축했습니다.

<녹취> 토마스 섀넌(美 국무부 정무차관) : '북한의 위협이 존재하는 한 사드는 존재합니다. 사드배치는 동맹의 결정이었습니다."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사드는 물론 방위비 분담금, 한미 FTA 등 현안들이 다뤄질 전망입니다.

민감한 특정 현안에 매몰되기 보다는 양국의 이익을 포괄적으로 조정하며 동맹의 가치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인터뷰> 김열수(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 "사드 문제가 사실상 한미 정상회담의 주 의제가 돼버리면 한미 정상회담이 좀 잘못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굉장히 농후해요. 사실 이 문제는 굳이 한미 정상 간에 얘기하지 않아도 국방부 장관 선에서 또는 국무부 장관 선에서 충분히 얘기할 수 있고요. 오히려 사드 문제로 인해서 한미 간에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이 부분보다는 오히려 정말 한미동맹을 더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그 비전을 어떻게 더 확대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 될 건가."

남북한 모두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북한의 핵 도발이 계속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대화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북핵 문제와 한미 동맹이 집중 논의될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치밀한 의제 조율과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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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슈&한반도] 6.15선언 17주년…北 무인기 ‘사드 정탐’
    • 입력 2017-06-17 08:13:52
    • 수정2017-06-17 08:35:32
    남북의 창
<앵커 멘트>

그제는 6.15 남북공동선언 17주년이 되는 날이었는데요.

이 자리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중단한다면 조건 없이 대화하겠고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요구하고 뒤로는 무인기로 성주 사드 포대를 정탐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 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드 논란의 파장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이슈 앤 한반도> 오늘은 6.15 남북공동선언일을 계기로 향후 남북 관계를 전망해보고 북한 무인기의 사드 정탐 소식도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맹유나 리포텁니다.

<리포트>

2000년 남북정상회담과 그에 따른 6.15 공동선언 17주년을 기념하는 자립니다.

12년 만의 현직 대통령의 참석. 문재인 대통령은 먼저 남북 간 합의 존중을 강조하고 북한의 핵 도발은 6.15 정신 위배라고 비판했습니다.

최근 북한이 6.15 공동선언과 남북정상선언의 존중과 이행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핵과 미사일 고도화로 말 따로 행동 따로 인 것은 바로 북한입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 중단을 전제로 조건 없는 대화 의사도 밝혔습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북한도 6.15 공동선언을 다룬 특별 프로그램을 TV로 방송했습니다.

또 관영 매체들을 동원해 한국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했습니다.

<녹취> 北 조평통 위원회 성명(지난 14일) : "외세추종이냐, 우리 민족끼리냐, 한미동맹이냐 하는 중대기로에서 올바른 결심을 내려야 하며 바로 여기에 북남관계와 통일 문제 해결의 전도가 달려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런 가운데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조명균 전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 비서관이 내정됐습니다.

당시 국정원 3차장이던 서훈 현 국정원장과 함께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당시 실무를 주도했습니다.

조 후보자는 북핵 문제 등 개성공단 재개 조건을 면밀히 파악하되 공단을 다시 가동하는 방향으로 대책을 찾겠다고 말했습니다.

<녹취> 조명균(통일부 장관 후보자/지난 14일) : "면밀히 파악을 하고 판단을 해서 개성공단을 재개하는 방향 쪽으로 풀어나가는 그런 대책을 강구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대화와 교류에 무게를 싣고 외교안보라인을 짜고 있지만 정작 상대인 북한은 한국의 정권 교체 뒤 오히려 더 빈번하게 군사적 도발을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 4월 열병식에서 등장한 일곱 가지 신형 미사일 가운데 다섯 종류를 지난 한 달 동안 시험 발사했는데요.

이제는 남은 2종류, 대륙간 탄도미사일 ICBM급 미사일의 개발만 남겨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난 4월, 김일성 생일을 계기로 열린 열병식 당시 북한은 신형 미사일들을 대거 공개했습니다.

새 정부 출범 직후 쏘아 올린 중거리 화성-12형.

한주 뒤 시험 발사한 북극성-2형, 이어, 지대공 미사일과 지대함 미사일까지 북한은 열병식에서 보여준 미사일들을 하나씩 시험 발사하며 전력화에 성큼 다가서고 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원통에 담겨있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뿐입니다.

실제 북한은 근래 진행한 전략 무기 시험들은 ICBM 시험 발사가 멀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전역이 타격권 안에 들어있다고 위협하기도 했습니다.

<녹취> 조선중앙TV(지난 3월) : "‘3.18 혁명’이라고도 칭할 수 있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기쁨에 넘쳐 말씀하셨습니다."

북한은 지난 3월, 신형 대출력 엔진의 성능 실험을 공개하며, 기존 중거리 미사일 엔진들보다 추진력이 두 배 이상 높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도, 한층 진전된 것으로 평가됩니다.

탄두가 극한의 온도와 충격을 버텨냈고, 안정적으로 조정돼, 목표 지점 가까이에 떨어졌다는 건, 북한이 ICBM 개발에 바짝 다가섰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지금 북한에게 남아있는 과제는 어느 시점에서 단을 분리해야 될 건지 그 타이밍을 찾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은 화성 12형의 발사를 통해서 거기서 나온 유의미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화성 13호의 단분리 시기를 추정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상당히 빠른 시간 안에 예를 들어 1~2년 이내와 같은 굉장히 빠른 시간 내에 화성 13호의 시험발사가 가능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

미국의 미사일 방어청장도, 북한이 핵미사일을 미 본토까지 날려 보낼 수 있다고 관측했습니다.

<녹취> 제임스 시링(美 국방부 미사일방어청장) : "현재 핵탄두를 장착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이 미국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봐야 합니다."

미국 정부의 이 같은 인식은 대북 압박 책으로 그대로 드러나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미 틸러슨 국무장관은 원유 같은 생필품의 북한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기관들의 명단을 중국 정부에 통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녹취> 틸러슨(美 국무장관) : "중국이 가시적인 조치를 내리고 있고 미국이 그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북한이 거래해 온) 중국 기관에 대해 중국 정부와 논의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협력이 잘 되지 않을 경우 미국이 해당 기업을 직접 제재하는 세컨더리 제재에 나서겠다고도 말했는데 대중 최후통첩으로 해석됩니다.

이처럼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실험과 ICBM 개발을 레드라인, 즉 금지선으로 설정하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은 실제 ICBM 시험 발사 여부를 전략적으로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인터뷰> 양욱(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 : "ICBM 발사는 기술적인 차원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발사행위 자체는 미국에 있어서 레드라인을 넘는 행위로 인식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미국이 과연 가만히 있을 수 있겠느냐, 이미 자신들이 선포해 놓은 레드라인을 넘은 부분에 대해서 반드시 꼭 군사적 조치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무언가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고 그 다음에 이런 상황까지 몰아가는 것을 북한이 원하는지 혹은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가 결국 ICBM 발사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 북한 무인기가 성주의 사드 포대를 정탐하고 돌아가다 군사분계선 30킬로미터 앞에서 추락했습니다.

그 비행경로를 역추적 해봤는데요.

군사분계선과 철책 방공망을 뚫고 내려온 무인기는, 경북 성주까지 날아갔는데, 침투한 거리는 270킬로미텁니다.

북한 무인기는 성주 기지에 근접하자 2킬로미터 상공에서 남쪽으로 훑으면서 사진 촬영을 시작했는데요.

선회를 한 뒤, 다시 북상하면서 십여 장의 사진을 찍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사진은 북한이 지난 달 위성으로 촬영했다며 공개한 사드 포대 사진인데요,

이번에도 이렇게 사드 발사대와 레이더 위치를 알 수 있는 수준으로 찍혔습니다.

5백 장 넘는 사진을 찍은 무인기가 우리 군이 격추시킨 것이 아니라 연료가 떨어져 추락한 사실이 알려지자 방공망이 뚫렸다는 비판이또 다시 제기됐습니다.

<녹취> 한민구(국방부 장관/지난 14일) : "총탄이라든지 포탄이라든지 이런 걸로는 (격추가) 상당히 제한되는 겁니다. 레이저라든지 EMP (전자기파)라든지 선진국도 아직 실전용으로 개발해 놓은 것이 없습니다."

실제 소형 무인기는 500m 미만 낮은 고도로, 계곡이나 협곡을 따라 침투하는데, 우리 군의 방공 레이더는 주로 산 정상에서 그 보다 높은 고도의 항공기를 감시하는 용도여서, 무인기에는 거의 무용지물입니다.

만약 무인기가 생화학 무기를 싣거나 자폭용 공격기로 활용되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김열수(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우리가 좀 관심 깊게 봐야 될 것은요. 북한의 무인기 기술도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빨리 가고 있거든요. 2014년 3월 달, 4월에소위 말해서 파주, 그다음에 백령도, 삼척지역에서 발견된 이 북한의 무인기는 총 거리가 맥시멈 한 300km 정도 됐어요, 운행 거리가. 그런데 이번에 성주 같은 경우에는 왔다가 돌아가면 그 거리가 600km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한 2년 반 채 안 되는 사이에 북한의 무인기 기술이 어마어마하게 발전이 됐다라고 하는 것을 보여주는 거죠. 무인기의 정탐 활동은 북한이 사드를 경계하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드 보고 누락 파문은 외교적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미국 상원에서는 공화당의 가드너, 민주당의 더빈 의원 등이 한국 내 사드 배치 논란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도 한국의 방위 실책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사드 배치가 최대 2년까지 미뤄질 수 있다며, 모두를 만족시키려는 시도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환경영향평가를 해도, 사드 배치가 철회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싸움을 지연시키며 상대방을 지치게 하는, 이른바 파비우스 전략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드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라고 방한한 섀넌 미 국무부 정무 차관이 밝혔습니다. 사드 철수 가능성은 일축했습니다.

<녹취> 토마스 섀넌(美 국무부 정무차관) : '북한의 위협이 존재하는 한 사드는 존재합니다. 사드배치는 동맹의 결정이었습니다."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사드는 물론 방위비 분담금, 한미 FTA 등 현안들이 다뤄질 전망입니다.

민감한 특정 현안에 매몰되기 보다는 양국의 이익을 포괄적으로 조정하며 동맹의 가치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인터뷰> 김열수(성신여대 국제정치학 교수 ) : "사드 문제가 사실상 한미 정상회담의 주 의제가 돼버리면 한미 정상회담이 좀 잘못된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굉장히 농후해요. 사실 이 문제는 굳이 한미 정상 간에 얘기하지 않아도 국방부 장관 선에서 또는 국무부 장관 선에서 충분히 얘기할 수 있고요. 오히려 사드 문제로 인해서 한미 간에 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제가 볼 때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서 이 부분보다는 오히려 정말 한미동맹을 더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그 비전을 어떻게 더 확대하고 어떤 노력을 해야 될 건가."

남북한 모두 6.15 공동선언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지만, 북한의 핵 도발이 계속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대화까지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북핵 문제와 한미 동맹이 집중 논의될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치밀한 의제 조율과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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